패뷸러스 라 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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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일본의 경주마. 1996년에 개설된 암말 3관의 마지막 관문인 슈카상의 초대 우승마이다.7개의 보석
불과 7번의 해후로
그대는 선명한 인상을
내게 남겼다.
그 하나하나가
귀중한 추억이다.
천진난만하게, 열심히
봄을 달려나가, 가을에 빛나고
그리고 겨울이 올 때
떠나간 그대를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
JRA 명마의 초상
1996년 한 해 10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단 7전만을 뛰고 은퇴했지만,[3] 당시 일본 경마계와 팬들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고 터프를 떠난 프랑스산 경주마.
이름의 유래는 아비 패뷸러스 댄서에게 따온 ‘패뷸러스’ + 어미 메르칼의 별명이었던 ‘라 푸인’.[4]
2. 혈통[편집]
아비 패뷸러스 댄서는 G1 승리는 없으나 종마로는 대성한 케이스로, 패뷸러스 라 푸인이 태어나기 1년 전인 1992년 프랑스 리딩 사이어였다.
BMS인 칼둔도 이와 비슷해, 현역 시절 중상 승리가 없지만 1994년 프랑스 리딩 사이어 자리에 오른 종마였다.
어미 메르칼은 총 전적 28전 8승을 기록한 프랑스 경주마로, 8승 중 유일한 중상 승리가 프랑스의 4000m 초장거리 G1인 카드랑상(Prix du Cadran)이라는 특이사항이 있었다.
이렇게 동시대 리딩 사이어가 엮여있는 혈통이긴 했으나, 당시 경마계의 주류에서는 벗어나 있는 혈통이기도 했다.[5]
3. 커리어[편집]
3.1. 출생~데뷔 전 까지[편집]
1993년 4월 13일 메르칼의 첫번째 새끼로 프랑스의 퓌이 가니에 목장에서 출생, 그 후 도빌 경매에서 망아지의 마체에 주목한 샤다이 그룹의 장남 요시다 테루야가 47만 프랑에 구입한다.[6]
바로 일본으로 들여오지 않고 프랑스에서 육성을 거친 뒤 1995년 6월 일본에 수입되고, 그 해 12월 릿토의 나가하마 히로유키 구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일본에서의 활동을 시작한다.
3.2. 1996년 (4세, 현 3세)[편집]
3.2.1. 전반기[편집]
1996년 2월 24일, 한신 더트 1200m 신마전에서 7마신 차 압승극을 보여주며 이름처럼 화려하게 데뷔한 패뷸러스 라 푸인은 3월 16일, 오카상과 같은 무대인 한신 잔디 1600m에서의 조건전 사와라비상도 1:34.3이라는 상당히 빠른 타임을 기록하면서[7] 가볍게 5마신 차로 승리, 그 이름을 널리 알린다.
말의 거리 적성을 스프린터-마일러로 파악한 진영은 당시 클래식 출주가 불가능했던 외산마들을 위해 그 해 신설한 NHK 마일 컵 제패를 노리고 그 전초전인 G2 뉴질랜드 트로피 4세 스테이크스에 출주를 결정한다.
본 대회에서는 내곽 게이트에 배정을 받아, 게이트가 열리자 마자 좋은 스타트를 보이며 본디 선호하는 주법인 강선행 대신 도망치는 형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그대로 말에게 흐름을 맡긴 후지타 신지 기수의 판단이 적중하며 2착 에이신 가이몬에게 1과 3/4마신차 승리를 거두고 NHK 마일 컵을 1번 인기로 출주하게 된다.
그러나 압도적인 1번 인기로 출주한 NHK 마일 컵에서는 그날따라 너무 좋은 마장 상태와 말의 상태가 오히려 독이 되는 바람에, 도주하는 뱀부 피노[8]가 만들어 낸 전반 5펄롱 56.7초의 초 하이페이스에 휘말리면서 14착 대패를 당한다. 레이스 초반부터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챈 후지타 기수도 억누르려는 시도를 해 보았으나 말이 입을 벌려 컨트롤이 듣지 않았고, 도쿄의 긴 직선은 가혹했으며, 승리는 하이페이스 속에서도 중단에서 힘을 온존하고 있다 1:32.6이라는 놀라운 레코드를 기록한 시바타 요시토미 기수의 타이키 포츈에게 돌아간다.
단거리 G1인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수준의 가혹한 하이페이스를 마일 경주에서 선행 포지션으로 4코너를 넘어가는 순간까지도 버텨냈기 때문에 스프린터 이미지가 강하게 입혀져 버리고, 그렇게 그 능력에 의문부호를 남긴 채 대회 후 홋카이도 치토세의 샤다이 팜으로 이동해 하반기를 대비한 여름 휴식에 들어간다.
3.2.2. 후반기[편집]
당초 가을 스프린트-마일 노선을 바라보던 진영이었으나, 어미 메르칼이 4000m 초장거리 G1 우승 기록이 있다는 걸 상기한 조교사 나가하마는 ‘슈카상은 4세인 지금 한 번만 나갈수 있다, 어미를 생각하면 이 말은 단거리에만 국한된 말이 아닐 것이다’라며 그 해 신설된 암말 3관의 마지막 경주이자 클래식 경주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아 외산마의 출주 제한이 없었던 교토 잔디 2000m의 G1 슈카상을 목표로 삼는다.
기수를 훗날 ‘암말의 마츠나가’라는 별명을 얻게 되는 도주/선행책의 명인 마츠나가 미키오로 교체하며 심기일전한 진영은 NHK 마일 컵에서의 대패와 의문인 거리 적성 등의 이유로 5번이라는 다소 낮은 인기를 받았으나,[9] 전반 5펄롱 58.2초의 하이페이스를 선행 포지션에서 꿋꿋히 버텨내며 오크스마 에어 그루브를 꺾고 슈카상의 초대 여왕으로 등극한다. 이는 큰 부상에서 막 돌아왔던 마츠나가 기수에게도 부활의 신호탄이 되었고, 나가하마 조교사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우승의 공을 기수에게 돌렸다.
그리고 중거리에서의 적성을 확인한 진영은 또다른 암말 대회인 엘리자베스 여왕배가 아닌, 수말 상대로도 능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기 위해 재팬 컵으로의 출주를 천명한다.
1996년의 재팬 컵은 개선문상마 엘리시오, KGVI&QES 우승마 펜타이어, 그리고 천재 기수 프랭키 데토리와 함께 하는 브리더스컵 터프 2착마이자 다음 해 두바이 월드컵 우승마 싱스필 등 강력한 해외 명마들이 다수 출주하는 대회였다.
그들을 상대하는 일본 대표로는 그 해 가을 천황상에서 당시 고마 3강인 사쿠라 로렐, 마블러스 선데이, 마야노 탑건을 싸그리 꺾고 4세(현 3세) 나이로는 59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마생 최고로 빛나고 있던 천황상마 버블껌 펠로우가 꼽혔고,[10] 암말 대회인 슈카상이 주 커리어인데다 그때까지 2400m는 너무 긴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던 패뷸러스 라 푸인은 그닥 기대받지 못하며 7번 인기를 받는다.
그러나 본 대회에서 도주하는 카네츠 크로스[11] 뒤로 개선문상마 엘리시오와 함께 강선행 자리에서 좋은 포지션을 유지하다가, 막판 도쿄의 긴 직선에서 치고 올라오는 싱스필과 치열한 일기토를 벌이며 같은 타임(2:23.8)으로 골인, 사진 판독까지 들어가 간발의 차이로 코 차이의 2착을 기록한다. 그리고 이는 당시까지는 황제 심볼리 루돌프도, 괴물 오구리 캡도 이루지 못했던 4세(현 3세) 일본 조교마의 첫 재팬 컵 연대였다.[12]
13착으로 침몰하면서 체면을 구긴 일본 대표 버블껌 펠로우와 비교되며, 그렇게 세계 유수의 명마들을 상대로 당시로는 4세(현 3세) 암말에게 기대하기 힘들었던 퍼포먼스를 보여준 패뷸러스 라 푸인은 일약 일본 경마계의 톱 스타 중 하나로 떠오른다.
그리고 재팬 컵에서의 영광과 함께 출주한 1996년의 마무리이자 그랑프리 아리마 기념.
당시 고마 3강인 사쿠라 로렐, 마블러스 선데이, 마야노 탑건과 여걸 히시 아마존, 호쿠토 베가, 댄스 파트너 등의 선배 암말 강자들이 출주하는 이번 대회에서 고마 3강 바로 뒤의 4번 인기를 받았으나, 재팬 컵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다는 듯 4코너부터 무너지며 10착으로 침몰. 그렇게 영광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1996년을 마무리한다.
3.3. 1997년 (5세, 현 4세)[편집]
1월 13일, 슈카상 우승과 재팬 컵에서의 호주를 바탕으로 에어 그루브를 제치고 1996년 JRA 최우수 4세 암말상을 수상하며 한 해를 산뜻하게 시작하지만, 고작 열흘 뒤인 1월 23일 오른쪽 앞다리에 골절이 발견되며 전반기를 통으로 휴양하게 된다.
9월이 되자 가을의 엘리자베스 여왕배를 복귀 목표로 잡고 릿토 트레센으로 돌아왔으나, 대회를 2주 앞둔 10월 22일 이번에는 왼쪽 앞발에 제엽염이 발병하며 그대로 은퇴, 이틀 뒤 10월 24일 경주마 등록 말소 후 샤다이 팜으로 돌아가 번식암말이 된다.
3.4. 번식마 생활[편집]
은퇴 후에는 번식암말으로도 기대를 꽤 모았다. 수태율도 우수했고 하츠 크라이와의 사이에서 귀스타브 크라이[13]라는 중상마도 낳았으나 결과적으로 기대에 비해서는 약간 아쉽게 끝난 편. 자마들 중에서는 아그네스 타키온과의 사이에서 낳은 6번째 자식인 어그리어블이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하필 아그네스 혈통의 유리다리까지 제대로 물려받아버리는 바람에 데뷔전 1전 1승을 끝으로 굴건염으로 은퇴하고 말았다.
2013년 5월 11일, 20세의 나이로 난산으로 인해 사망했다.
4. 여담[편집]
- 1996년에 기록한 국제 레이팅(IC) L120은 그 해 JRA 소속 경주마 중 탑 레이팅이었다. 당시 국제 레이팅 집계 대상 경주는 이하 개최 순으로 케이오배 스프링 컵, 야스다 기념, 올 커머, 마이니치 왕관, 후지 스테이크스, 재팬 컵, 스프린터즈 스테이크스. 저 국제 경주들 말고 다른 경주까지 포함해 계산한 JRA 독자 프리핸디에서는 4세(현 3세) 잔디 일본 조교마 중 버블껌 펠로우(59.5kg, 중거리)의 뒤를 잇는 59.0kg(장거리)을 기록. 고마까지 포함해도 사쿠라 로렐(61.5kg, 장거리), 버블껌 펠로우 다음이었으며 그 밑으로는 58.5kg의 나리타 브라이언, 마야노 탑건, 마블러스 선데이 등이 뒤를 이었다.[14]
- 패뷸러스 라 푸인의 활약을 바탕으로 반동생들이 몇 마리 더 일본으로 수입되었으나 안타깝게도 경주마로써의 활약은 없었다. 그래도 여동생들은 모두 번식에 들어가 메르칼의 모계는 일본 경마계에 이어져 가고 있다. 패뷸러스 라 푸인의 자손들도 포함해서 주로 지방 경마에서 활동 중.
5. 경주 성적[편집]
[1] 현 JRA상 최우수 3세 암말.[2] 현 World's Best Racehorse Rankings.[3] 저 위 명마의 초상에서 이야기하는 7개의 보석이 패뷸러스 라 푸인의 생애 7전을 의미한다.[4] 프랑스어로 흰 담비를 뜻한다.[5] 20세기 중후반 프랑스 경주마 생산의 흐름은 2차대전 후 보수 정권 아래에서의 부족한 지원, 프랑스 최고의 브리더였던 섬유왕 마르셀 부사크의 몰락 등이 겹쳐 세계적으로는 이미 1980년대 쯤에는 엄청난 자본이 흘러들어 간 신흥 강호 미국, 그리고 전통의 영국과 아일랜드에게 밀려나고 만 상태였다. 패뷸러스 라 푸인이 태어난 1990년대에도 당시 프랑스 브리더들은 이미 진작 유행이 지났다는 평가를 받던 장거리 혈통의 배합을 여전히 고수하는 등 세계의 상업적 경주마 생산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형태를 띈 경향이 짙었다. 패뷸러스 라 푸인의 모계 혈통도 장애물/장거리 혈통이다.[6] 당시 기준으로 약 1000만 엔.[7] 그 해 오카상 우승마인 파이트 걸리버의 기록이 1:34.4였다.[8] 이전부터 스프린트 스피드 하나는 빠른 폭도주로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으나 무엇보다 이 제 1회 NHK 마일 컵에서의 폭주가 1990년대 경마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은 경주마다. 이 경주 이후로 장기 휴양에 들어가 무려 2년 반 뒤 복귀는 했으나 완전히 망가진 폼을 보이다 중앙에서 퇴출, 가나자와를 거쳐 중앙 잔디 G1도 뛴 경주마가 일본 경마의 제일 밑바닥인 고치 경마까지 흘러들어가고 말았던 나름 굴곡이 있는 경주마. 고치 경마장에서는 아직 커리어 초반이라 C급 경기를 뛸 수 있던 싱싱한 하루우라라(...)와 같이 경주를 뛰기도 했다.[9] 단승 배율 18.8배. 에어 그루브가 1.7배의 압도적인 1번 인기였다. 2번 인기 히시 나탈리가 7.1배.[10] 천황상에서 버블껌 펠로우에게 박살난 고마 3강들은 모두 해당 재팬 컵을 회피하고 아리마 기념을 준비했다.[11] 타마모 크로스의 자마, 통산 성적 28전 9승 (중상 3승)[12] 심볼리 루돌프와 오구리 캡 둘 다 3세 재팬 컵에서는 3착을 기록했다.[13] 오르페브르가 날뛰었던(...) 2012년 한신대상전을 우승했다.[14] 당시 JRA 프리핸디는 0~1600m 까지를 단거리, 1600m 초과~2200m까지를 중거리, 2200m 초과부터는 장거리로 구분. 1997년 프리핸디 계산부터 JRA도 SMILE을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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