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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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네메스를 쓴 파라오의 이미지.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의 세티 1세의 모습이다. 존 터투로 분.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들이 착용하던 줄무늬가 들어간 머리장식. 보통 고대 이집트 왕관이라고 하면 이쪽을 가리킨다.
먼저 두건을 머리에 씌운 뒤 금속 테를 써서 고정했고, 사자 갈기처럼 두건을 양 갈래로 나누어 어깨에 늘어뜨린 다음 뒤쪽으로 흘러내린 부분은 따로 끈으로 묶어서 단정하게 마무리했다.[1] 이마에는 황금 우라에우스, 혹은 와제트와 네크베트를 박아넣어서 포인트를 줬다. 역사가 최소 5,000년은 가뿐하게 넘어가는 장식물이라서, 이집트 선왕조의 파라오 덴 시절부터 썼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 수많은 파라오들이 애용하던 머리장식으로 나중에는 이중관 프셴트를 위에 겹쳐쓰는 경우도 많았다.[2]
네메스의 모양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 천에 풀을 먹여 뻣뻣하게 고정했다는 설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왕관은 아니다. 파라오 뿐만 아니라 다른 고대 이집트인들 역시 네메스 비슷하게 생긴 두건들을 걸치고 다녔다.[3] 차이점이라면 이마에 있는 태양신의 상징 우라에우스는 오직 파라오만이 달고 다닐 수 있었다는 것. 네메스는 서양 문화권의 왕관이나 홀처럼 그 자체로 신성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4] 파라오의 권위를 상징하는 핵심적인 장식물들 중 하나로 여겨졌다. 두건에 불과해보이는 외양과는 달리 고대에는 매우 예식적이고 의례적인 머리장식이었던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실제 네메스는 단 하나도 없다. 애초에 재질이 썩기 쉬운 리넨이나 천 따위로 만들어져서 보존이 극도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도 실제 파라오가 쓰던 왕관은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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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뒤쪽 부분을 묶을 때는 마치 사자의 꼬리처럼 모양이 나도록 했다고 한다.[2] 대표적인 예시가 아부심벨 신전의 람세스 2세 좌상.[3] 동아시아로 치면 당나라의 복두와도 비슷한 경우다. 당나라의 복두 또한 엄밀히 말하자면 황제만 쓰는 관모가 아니라 신하들도 쓰는 관모였다. 단지 사극에서 신하들의 복두와 구별하기 위해 황제의 복두를 신하들의 검은 복두와 다른 금색 복두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을 뿐이다.[4] 예를 들어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관, 헝가리 왕국의 성 이슈트반 왕관은 그자체로 군주의 권위를 상징하는 보물이라 대대손손 몇 백년에 걸쳐서 물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