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 (r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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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너는 하느님과 겨루어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니 다시는 너를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하여라."
구약성경 창세기의 등장인물이다. 아브라함의 손자이자 이삭과 리브가의 아들이다. 사냥꾼이었던 에사오[2] 와는 쌍둥이 형제지간으로, 야곱이 동생이다. 야곱이라는 이름의 뜻은 고대 히브리어로 '뒤를 쫓는 자', 혹은 '발뒷꿈치를 잡은 자'라는 뜻이며 야곱의 삶[3] 을 생각하면 실로 적절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훗날 새롭게 얻은 이름은 이스라엘로, 히브리어로 '하나님과 겨루어 이김' 혹은 '하느님이 다스리심'이라는 뜻이다.
후술할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야곱이 속한 가정 내의 불화는 대부분 야곱 본인에게서 기인한 바가 크다. 아내 하나만 아껴서 다른 아내를 마음고생시키고 사랑하던 아내가 죽자 그 아내의 자식만을 편애해 다른 아들들의 불만을 사게 하는 등 좋은 가장은 아니었다. 또한 아들들 중 요셉을 늦둥이라는 이유로 너무 편애한 나머지 다른 아들들이 시기하여 이집트에 노예로 팔아버린 후 야곱에겐 짐승에게 물려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4]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 형을 속여서 장자의 권한을 편법으로 취득하여 축복을 받고 이 일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서 도망친 걸 보면 아들로써도 그다지 좋은 아들이라 보기 어렵고 동생으로 쳐도 좋은 동생이라 보기 어렵다.
사기와 잔머리가 성경 내에서도 손꼽히게 돋보이는데, 이는 말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라헬과 결혼할 당시에는 외삼촌이자 장인인 라반에게 역으로 사기당하기는 했고[5] 이후에도 생고생을 했는데, 대신 그를 역이용해 재산을 왕창 불렸다.
결국 그는 자신의 기만을 똑같이 당하며 고생했고, 아버지의 재산은 자신이 속인 형 에사오에게 전부 넘어가며 자신의 부는 스스로 일구어내었다. 이스라엘의 선조가 될 축복도 이삭을 속여 손쉽게 얻는 듯 보였지만, 결국 신과 대면하여 뼈가 나가도록 씨름하여 의지를 보인 후 직접 신의 축복을 받아 자격을 증명한다. 창세기에서도 매우 입체적인 인물이다.
어머니의 태중에 있을 때부터 형제가 서로 싸웠다고 하며, 태어날 때도 야곱이 에사오의 발꿈치를 잡고 나왔다 하여 이름이 '발꿈치(עקב, akév)를 잡았다'는 뜻인 '야곱'이 되었다. 두 형제가 각각 한 민족의 시조가 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고, 이미 야곱이 축복받은 민족의 시조가 될 것임이 점지되었다.
성경적으로는 은혜의 대상은 온전히 전능자의 주권으로 선택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에 속한다. 둘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동생을 형이 섬길 것이 예언되었으며, 후에도 야곱은 사랑하였으나 에서는 미워하였다[6] 거나 태어나서 선이나 악을 행하기도 전에 이미 택함을 입었다는 점이 강조된다. 에서 역시 경박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야곱 또한 결코 도덕적이지도, 모범적인 가장이지도 못했으며, 징계와 훈련을 위해 많은 시련을 겪게 되었다. 본인 스스로도 늘그막에 술회하기를 험악한 삶을 살아왔다고 할 정도. 그러나 자기 하고 싶은대로 막 살고 이방인 아내를 맞아들이며 부모를 근심시킨 에서와 달리 야곱은 삶 전체에 걸쳐 연단의 채찍이 주어진 것 자체가 은총의 발현으로 여겨진다. 또한 주님의 복을 받고야 말겠다, 허락하실 때까지 놓지 않겠다는 끈기 하나는 본받을 점으로 꼽힌다. 출생 전부터 점찍힌 만큼 사기를 치지 않고 착하게 살았어도 섭리 가운데 자기 손에 들어왔을 것인데 굳이 못된 짓을 하여 고생과 시간낭비를 어마어마하게 된다는 점에선 후손들인 이스라엘 자손들의 모습도 겁쳐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성경에서는 종종 '야곱'을 이스라엘을 일컫는 대명사로 활용하기도 한다.[예시]
2. 생애[편집]
아버지는 에사오가 사냥해 잡아오는 고기를 좋아하므로 에사오를 사랑(편애)하고 어머니는 내향적인 성격에 집안에서 자신을 돕는 야곱을 사랑(편애)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사냥을 나가 아무것도 잡아오지 못하고 굶주린 에사오가 집에 돌아와 야곱이 붉은 죽(팥죽이라고도 한다)[7][8] 을 끓이고 있는 걸 보고 죽을 한 그릇만 달라고 하자, 야곱은 그 대신 에사오의 장자권, 즉 '집안의 맏아들로서 아버지에게 축복을 받고 일족의 우두머리가 되어 군림할 권리'를 달라고 했다.
이에 남자답긴 하지만 성급하고 단순한 성격인 에사오는 별 고민도 하지 않고 그러자고 하며 죽을 얻어먹었다. 일부 판본에서는 장자권을 넘겨도 아버지 이사악의 축복을 못 받으면 효력이 없었기 때문에 에사오가 그걸 알고서 그냥 구두로만 넘겼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히브리서에는 에서가 장자권을 헛되이, 즉 소중하지 않게 여겼다고 하는 등 에사오의 행동을 불의하다고 했다. [9]
시간이 흘러 아버지 이사악이 나이가 많이 들어 집안의 장자에게 축복을 내리고 후계자를 결정할 시기가 되자, 이사악은 에사오에게 사냥감을 잡아와 좋은 고기 요리를 만들어 자신에게 가져오면 그 자리에서 장자의 축복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때 그를 더 사랑한 어머니 리브가는 에사오가 사냥을 나간 사이 비밀리에 그 사실을 야곱에게 알려주고, 네 아버지가 늙어 눈이 어두우니 내가 만든 염소고기 요리를 네가 들고 가 에사오인 척 하고 축복을 받으라고 시킨다. 형은 털이 많고 자신은 피부가 매끈한 사람[10] 이라 오히려 거짓말이 들통나서 하느님의 저주를 받을 것 같다고 야곱이 걱정하자 리브가는 그 저주는 무조건 내가 다 받을 테니 안심하라며 야곱을 부추긴다. 그 후 야곱에게 에사오의 옷을 입힌 뒤, 팔과 목에 염소의 털가죽으로 된 토시를 입힌다. 그리고 이후 리브가는 과연 본인의 말대로 두 번 다시 야곱을 만나지 못하는 불행을 겪게 된다. 본인이 책임을 지게 된 셈.[11]
이사악은 고기를 너무 빠르게 구해왔다는 점, 그리고 목소리가 다르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품었으나 손을 만져보니 털이 있어서 눈이 좋지 않았던 이사악은 야곱을 에사오라고 철썩같이 믿고 장자의 축복을 내렸다. 이후 늦게 에사오도 아버지에게 사냥한 요리를 가지고 갔지만 이미 이사악이 야곱에게 모든 축복을 내린 뒤였다. 이사악은 자신이 야곱에게 속은 걸 알았지만 축복의 말은 일단 한 번 하면 취소할 수 없는 것이기에 이미 야곱에게 내린 축복은 야곱의 것이 되었다고 얘기했다.
결국 자신에게 크지 않은 축복[12][13] 만 돌아오자 분노한 에사오는 동생 야곱을 죽이려 했고, 리브가는 야곱을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주시켰다. 단, 형식 상으로는 이방 여자와 결혼하지 말고 친족인 외사촌과 결혼하기 위해 멀리 떨어진 어머니의 고향인 '밧단아람'으로 가는 것으로 말해두었다. 이에 이사악은 야곱을 축복하고 결혼 상대자를 구하기 위해 보낸다. [14][15]
야곱이 외갓집으로 가는 여정 중에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하늘에까지 이어진 사다리와 천국에 있는 여호와를 본다. 야곱은 여호와로부터 아브라함의 후계자임을 인정받고 축복과 땅의 상속권을 받자 여호와를 섬기고 십일조를 바칠 것을 약속한다. 야곱이 꿈에서 본 천국에 이르는 사다리를 '야곱의 사다리'라고 하는데 유대교에서는 이를 신과 유대인들을 잇는 연결고리로, 천사들이 드나드는 지상과 천국을 잇는 통로로 여기고, 기독교에서는 신자들이 승천하여 천국에 이르는 계단으로 여긴다. 이슬람교에서는 지혜의 길로 신에게 이르는 방법을 상징하며 기독교보다 더 중시한다.
외갓집에서 외삼촌의 두 딸[16] 레아와 라헬과 만나게 된 야곱은 아리따운 라헬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 후 사랑하는 라헬과의 결혼을 조건으로 7년을 무상으로 일했지만, 자신이 사는 고장에서는 여동생을 언니보다 먼저 시집 보내지 못한다는 것을 이유로 삼촌 라반이 첫날 밤에 라헬 대신 레아를 들여보냈고,
라헬과 결혼하고 7년이 지난 후에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라반은 원하는 품삯을 줄 터이니 가지 말라고 야곱을 붙잡았다. 이에 야곱은 장인인 라반의 양떼를 돌봐주는 대신 그 가운데서 검은 양의 새끼와 얼룩지고 점 있는 염소의 새끼를 품삯으로 달라는 요청을 해 라반의 승낙을 받았다. 그러나 라반은 계약을 맺은 후 자기 아들들을 불러 야곱이 맡은 가축들 중에서 검은양과 얼룩진 염소를 모두 빼고 야곱에게는 흰 양과 흰 염소만 맡겼다.
하지만 그게 야곱의 큰 그림이었다. 야곱은 양과 염소들에게 나무껍질을 벗겨 흰 줄무늬를 낸 가지들을 계속 보여주면서 세뇌교육을 시켰고 가축들이 물을 마시는 구유 밑바닥과 교미하는 자리에 줄무늬 가지를 보여줘 그들이 검은 양과 얼룩진 염소를 낳게 했다. 당연히 아무 가축이나 그렇게 한 것은 아니고 건강한 양과 염소에게만 보여줬다.[17]# 이렇게 되자. 6년이 더 지난 후에는 야곱의 가축이 훨씬 많아졌고 라반과 그의 아들들이 야곱에게 위기감을 느끼고 이를 느낀 야곱은 라반을 떠나기로 한다. 결국 자신의 아버지와 남자 형제들의 태도에 서운함을 느꼈던[18][19] 레아와 라헬에게 라반의 집을 떠나자는 동의를 얻은 야곱은 20년 만에 귀향길에 오른다.
그 후 이 사실을 안 라반은 당장 아들들과 장정들을 이끌고 야곱을 잡으러 달려갔고, 야곱과 한나절 사이 거리를 좁히게 된다. 그런데 하느님이 꿈에 나타나 "너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간에 야곱에게 아무 말 하지 말라"라고 명령했고, 라반은 결국 싸우지 않고 조용히 야곱을 만나게 된다.라반은 '미리 얘기를 했으면 내가 송별회를 열어 주고 축복해줬을 것을, 마치 강도가 훔쳐가듯이 돌아가는가'라고 야곱을 찔렀고, 야곱은 '외삼촌이 저를 빈손으로 쫓아낼까봐 염려했습니다'라고 변명한다. 그러자 라반은 '하느님 말도 있으니 죽이진 않겠고, 대신 드라빔[20] 은 우리 집안의 것이니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라헬이 드라빔을 챙겼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야곱은 '집안의 신상을 함부로 훔치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직접 찾아보시고 만약 찾으면 그를 죽이셔도 됩니다'라고 한다.
안 그래도 그동안의 부당한 노동 착취에 화가 나 있던 야곱은 '저는 단 한번도 외삼촌의 것을 함부로 빼앗은 적이나 억지를 부린 일도 없는데, 외삼촌은 저를 아내 일로 2번이나 속이셨고 그것도 모자라 제 품삯을 7번이나 바꾸시더니 이젠 이런 일로 와서 저를 비난하시는 겁니까'라며 라반에게 화를 냈고, 라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결국 야곱은 라반과 화해의 언약을 맺기 위해 바위를 하나 세운 뒤 그 주변에 돌을 쌓아 돌무더기를 만들고 두 사람은 서로 이 돌무더기를 넘어가 상대를 해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 뒤 헤어진다.
가나안에 돌아가던 당시 에돔 지방 세일 땅에 있던 에사오의 땅을 지나가야 했는데 야곱은 이전에 사기치던 게 마음에 걸려 야곱은 형이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 예상하고 두려워 했기에 형과 만나기 직전에 가족을 세 무리로 나누었고[24] 에사오에게 줄 예물도 잔뜩 준비했다.
또 에사오와의 화해 전날 그를 만나러 가던 야곱이 가족들과 일행을 먼저 강 건너로 보내고 혼자 남아 기도하던 중 누군가를 만나 밤새도록 씨름을[25] 했는데, 야곱이 좀처럼 지지 않자 씨름 상대가 그의 환도뼈[26] 을 차면서 제발 좀 놓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때 야곱의 골반이 어긋나버렸고, 이 날 이후로 야곱은 평생 한 다리를 절며 살게 된다.[27]
야곱은 축복을 줄 때까진 절대 놓지 않겠다고 떼를 썼고, 씨름꾼은 "너는 하느님과 겨루어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니 다시는 너를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하여라"하고 말했다. 야곱이 그의 정체를 알려 하자 그런 걸 뭣하러 알려 하느냐면서 야곱을 축복했고, 야곱은 그가 하느님이라고 굳게 믿고 하느님과 싸워 이겼다고 스스로 놀라면서 그곳을 '브니엘'이라 칭했다고 한다. 야곱과 씨름한 상대는 하느님의 천사였다. 그 후 야곱은 천사의 말대로 '하느님과 겨루었다'는 뜻인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28]
에사오가 사백 명의 장정을 이끌고 오자 야곱은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하며 에사오에게 다가왔다. 그러자 에사오는 달려와 야곱을 끌어안고 울면서 맞이했고, 야곱이 데리고 있던 여자와 아이들에 대해 물어본 뒤 야곱의 선물을 보고 "나에게도 많으니 네 것은 네가 가져가거라." 하고 말했다. 그러자 야곱은 에사오를 주인이라 부르며 자신은 모든 것이 넉넉하니 화해의 증거로 호의를 받아달라 부탁하자 받아들이게 된다. 에사오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에돔을 세우는 등 나름 성공한 상태였고 야곱의 행동을 보고 용서한 것으로 보인다. 에사오는 야곱에게 자신의 수하들 중 일부를 넘겨주려 하지만 야곱은 정중히 거절한다. 에사오는 세일로 돌아갔으며 야곱은 수꼿으로 갔다.
12남 1녀를 두었으나 첫눈에 반한 뒤로 평생 동안을 사랑했던 라헬의 자식은 11남 요셉과 12남이자 막내인 베냐민뿐이다.[29] 요셉이 이집트에서 살게 된 뒤, 기근이 들어 일가족이 굶을 지경이 되자 야곱은 베냐민을 제외한 열 아들을 이집트로 보내 곡물을 구해오게 한다.[30] 그런데 요셉이 형제들을 모른 척 하며 2남 시므온을 가둬둔 뒤 막내 베냐민을 데려오라며 곡식을 주어 보내자 사정을 듣게 된 야곱은 '너희들이 요셉을 잃어버리더니 이젠 시므온과 베냐민까지 같이 잃어버리려 드느냐'며 펄펄 뛰었다. 4남 유다가 책임을 치겠다며 아버지를 설득하여 베냐민을 데려간 뒤, 이국 이집트에서 재상 자리까지 오른 가장 사랑(편애)한 아들 요셉의 도움으로 대기근이 든 가나안 땅을 떠나 이집트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14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죽기 전, 유언으로써 요셉의 두 아들인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축복했는데, 팔을 X자로 꼬아 안수하고 축복하였다. 때문에 '권능'과 '자격'을 상징하는 오른팔이 둘째 아들 에브라임의 머리에 올라가자 요셉이 '아버지, 에브라임은 둘째 아들입니다. 오른손은 형 므낫세에게 얹으시지요'라고 말하는데, 야곱은 '나도 잘 안다. 그러나 에브라임은 므낫세보다 훗날 더 크게 될 것이다'라며 오른손을 에브라임에게 얹었다.
3. 가족관계[편집]
3.1. 에사오와의 관계[편집]
형인 에사오에겐 지독한 사기를 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리브가의 충동질이 있었다곤 하지만 본인도 자책감이 심했는지 잡히는 순간 죽을 거라고 우려해 고향을 떠나 수십 년을 방랑했다. 훗날 만남에서도 신에게 형이 용서해주길 바랐고 사과의 의미로 선물을 주었지만, 에사오도 사백 명이나 되는 장정들을 끌고 온 것을 보면 만일 야곱이 뻔뻔하게 나왔다면 정말로 죽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에사오와 마지막에는 좋게 끝난 편. 그냥 선물 주고 끝낸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선물'로 번역된 단어를 자세히 보면 창세기가 굉장히 정교한 문학적 장치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minhah는 친구 특히 아랫사람이 드리는 선물을 일컫고, 여기까지야 야곱이 숙이는 입장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더 파격적인 표현은 선물과 축복을 동시에 일컫는 단어인 berakah이다. 이를 통해 야곱이 예전에 자신이 움켜쥐었던 축복의 선물을(27장 3-36절) 에사오에게 돌려주는 모양새로 화해가 되었다. 물론 야곱이 받은 축복이 취소되었다고 창세기 저자가 여겼을리는 없지만, 형제간 불화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축복 사건에 대해서 야곱이 용서를 청하는 방식으로 화해가 된 것.[31]그런 말씀은 마십시오. 저를 아우로 여기시거든 제 선물(minhah)을 받아주십시오. 형님이 저를 이렇듯이 사랑으로 맞아주시니 형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마치 하느님을 뵙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잘 돌보아 주셔서 제 살림은 이렇게 넉넉하답니다. 그러니 제가 드리는 선물(berakah)을 받아주셔야 하겠습니다."
-창세기 33장 10-11절
3.2. 부인(들) 및 자식들과의 관계[편집]
한편 야곱은 정식으로 결혼한 두 아내를 평등하게 사랑하지 않고 라헬만을 아꼈다. 위에도 나왔듯 레아는 라반이 억지로 결혼시킨 거였으니. 이에 사랑받지 못한 레아[32] 가 크게 슬퍼하자 하느님이 그 보답으로 레아에게 많은 자식을 낳도록 해주었다. 레아는 아들을 얻을 때마다 '이제 내가 아들을 낳았으니 남편이 나를 사랑할 것이다'라는 기대와 자신감과, '하느님께서 사랑받지 못하는 나에게 보답을 내려주셨다'와 같은 하느님께 대한 감사를 표하는 뜻의 이름을 많이 지었다.
라헬은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나 오랫동안 자식이 없었는데, 사랑받지 못하였으나 다산한 언니를 질투하여[33] 자신의 시녀 빌하를 야곱에게 첩(씨받이)으로 주어 아들을 낳게 했다. 이 시기 레아는 자식이 태어나지 않는 상태였기에 레아 역시 자신의 시녀 질바를 야곱에게 주어 양아들을 얻었다. 빌하와 질바는 본래 이들의 아버지 라반의 몸종이었는데 야곱과 결혼하면서 각각의 몸종으로 준 자들이었다.
그러다 르우벤이 자귀나무를 주워 레아에게 주는데 라헬은 야곱과 레아를 한동안 동침하게 해 주는 것을 대가로 자귀나무를 받아갔고, 그 사건 이후 레아는 다시 자식들을 낳을 수 있게 되어 아들 2명과 딸 1명을 더 낳았다. 한편 하느님은 라헬이 자식을 낳을 수 있게 해 줘서 뒤늦게 아들이 생기자 아들 하나만 더 줬으면 좋겠다면서 요셉이라 이름을 짓는다.
라헬은 야곱이 라반에게 벗어나 이사악의 땅으로 돌아가던 도중 막내아들 베냐민을 낳지만 도중에 죽는다. 야곱은 라헬의 장남인 요셉을 편애했는데[34] 편애를 시기한 다른 형제들이[35] 요셉을 죽은 것처럼 위장해 노예로 팔아버리고[36] 요셉의 생존을 알기 전까지는 막내아들 베냐민을 제일 사랑했는데 당시 야곱이 너무 슬퍼하던 게 마음에 걸렸던 건지 베냐민은 최대한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부모에게 물려받은 기질인지는 몰라도 자식과 아내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너무 심했다. 아버지인 이사악은 에사오만, 어머니인 리브가도 야곱만 편애했는데, 앞서 말했듯 리브가는 야곱을 너무 편애한 나머지 사실상 이사악의 권리까지 함부로 침범해 야곱이 수십년간 고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런데 야곱은 이런 일을 겪고도 레아와 라헬을 대하는 대우도 차별대우가 너무 심했다.[37] 아내 차별이 자식 차별로도 이어져 라헬이 낳은 자식들인 요셉과 베냐민만 감싸고 돌았다. 어찌나 심했던지 요셉의 이복형들이 요셉을 죽이려고 했으며, 베냐민은 요셉 다음으로 싸고 돌았을 정도. 요셉 이야기에서 요셉이 그토록 고생했던 이유가 따지고 보면 아내 차별과 자식 차별이 쩔었던 야곱에게 있는 셈이다. 하다못해 아버지인 이사악은 그래도 자기가 고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훌륭한 사냥꾼인 에사오를 편애했고[38] 할아버지인 아브라함도 하갈과 이스마엘을 추방하긴 했어도 본인도 처음엔 번민하다가 하느님이 이스마엘과 그 후손도 돌봐주겠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행동에 옮겼다. 거기다 하갈은 정식 아내가 아닌 소실이란 점에서 애초에 대우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애하는 아내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식들에게까지 차별대우를 한 야곱의 수준은 윗세대들보다 한 술 더뜬 셈이다.
심지어 이스마엘과 이사악은 그리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고,[39] 에사오는 야곱을 죽이려고 할 정도로 싫어했지만 야곱이 먼저 에사오를 속인데다가 장자권도 어머니와 작당하여 빼앗은 만큼 어그로를 끌 대로 끌어 놨으며 끝내는 자기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음에도 용서해줬는데, 요셉과 베냐민을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요셉이 꿈 이야기를 늘어놓은 일이나 형들의 잘못을 야곱에게 꼰지른 일이 있기는 했지만 야곱에 비하면 딱히 잘못한 게 없음에도 야곱의 대놓고 벌이는 요셉에 대한 편애로 요셉을 죽이려고 했다. 물론 이쪽도 결국 형들은 요셉을 팔아넘긴 걸 후회하고, 그걸 본 요셉이 자기를 죽이려고 한 데다가 팔아넘기기까지 한 형들을 용서해 줬다는 훈훈한 결말로 끝나긴 하지만, 에사오-야곱 관계와 비교하면 아버지 잘못으로 형제관계가 막장이 되어 이 지경까지 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 와중에도 야곱은 요셉이 시험삼아 시므온을 인질처럼 삼아[40] 베냐민을 데려오란 말에 베냐민을 잃는게 두려워[41] 베냐민을 보내는 것을 한참이나 망설였다.[42] 따지고 보면 본인이 이 모든 일의 원죄를 제공한 셈인데 아버지로서 능동적으로 뭘 해결해보려는 의지는 없고 심지어 시므온은 확실하게 잡혀 있는데 베냐민을 잃는게 두려워 머뭇거렸다는 점은 참... 심지어 저렇게 보낸 것도 베냐민만 빼고 보냈던 거다. 처음 보낼때마저 베냐민을 잃을까봐 요셉의 형들만 보냈던 것.
그 업보인지는 몰라도 라헬에게서 낳은 후손들은 행보가 썩 좋지 못했다. 우선 요셉은 두 배로 분배받아 요셉의 두 아들인 므낫세와 에프라임이 므낫세 지파와 에프라임 지파를 형성하지만 에프라임 지파는 다 알듯 여로보암 1세의 출신지고 십볼렛 사건에서 전사 4만 2천명이 학살당했으며 므낫세 지파도 길르앗에 정착한 므낫세 반지파는 타 지파들에게 차별받았다. 베냐민의 후손인 베냐민 지파도 처음엔 타 지파들 못지않은 세력을 자랑했지만 판관기에서 타 11지파와 맞짱을 떴다가 남자 600명 제외하고 몰살당하는 참극이 일어난다. 그 후 다시는 세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나마 왕정시대 초기에 베냐민 지파 출신인 사울이 왕이 되나 스스로의 잘못으로 유대 지파 출신의 다윗에게 왕위가 넘어가고 그 이후로는 유다 지파에 흡수되다시피한다. 물론 끝이 영 좋지 않기로는 유다 지파만 뺴고 마찬가지였지만[43] 아무리 그래도 이들은 저 일이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후도 아니고 왕조시대 전부터 막장끼가 있었던 것.
3.3. 자녀[편집]
두 아내와 두 첩에게서 열 두 아들과 딸 하나[44] 를 얻었고, 요셉의 두 아들도 자신의 양아들로 삼았다. 나중에 그의 이름(이스라엘)이 민족의 이름이 된 것처럼 아들들의 이름이 각 지파의 이름이 되고, 손자들의 이름이 각 씨족의 이름이 된다.
여기에는 각 자녀에 대한 내용만 적었으며, 각자의 후손인 12지파에 대한 내용은 12지파 문서 참조.[45]
3.3.1. 르우벤[편집]
야곱과 레아의 장남. 레아는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했지만 그 대신 주님이 많은 아들을 내려주셨고, 첫째 아들이 태어나자 내가 장남을 낳았으니 남편이 나를 사랑해줄 것이라며 르우벤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이름의 뜻부터 자신이 아들을 낳은 것을 자랑하는 것으로, 야곱의 총애를 받던 라헬보다 먼저 아들을 낳았으니 자랑스러워했던 것이다.
31. 야훼께서 레아가 남편에게 차별대우를 받는 것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 그러나 라헬은 아기를 잉태하지 못하였다.
32. 레아는 마침내 임신하여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는 "야훼께서 나의 억울한 심정을 살펴 주셨구나. 이제는 남편이 나를 사랑해 주겠지" 하면서 아기 이름을 르우벤이라 불렀다.
창세기 29장 31~32절
레아가 유다를 낳고 한동안 임신이 멈추었던 당시, 밀을 거두려 밖에 갔다 자귀나무를 발견하고 레아에게 준 게 르우벤이다.[46]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동안 믹달에델 건너편 일대에 머물렀을 당시 야곱의 소실 빌하와 동침하는 추태를 저지르고, 야곱이 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창세기 35장 21절~22절) 당시 야곱의 반응은 나오지 않으나, 후에 복을 내려줄 당시 이때의 일을 거론하며 남보다 뛰어나지 못하리라 말한 것으로 보아 자신의 명예를 더럽힌 것에 대해 분노했던 것으로 보인다.
3. 르우벤아 너는 내 맏아들, 내 힘, 내 정력의 첫 열매라, 너무 우쭐하고 세차구나.
4. 터져 나오는 물줄기 같아, 걷잡을 수 없는 홍수 같아, 끝내 맏아들 구실을 하지 못하리라. 제 아비의 침상에 기어 들어 그 소실마저 범한 녀석!
창세기 49장 3~4절
야곱이 이스라엘로 이름이 바뀌고 가나안에 도착해 정착해 살던 시절, 아버지의 편애를 받은 이복 동생 요셉을 동생들이 죽이려 하자 "피를 흘리지 말고 광야에 있는 구덩이에 던져 버리자" 제안했는데, 일단 구덩이에 넣었다 나중에 아버지에게 돌려보내려 했다.[47] 그러다 이스마엘 인인 상인들이 이집트를 향해 고무나 유향 같은 물건들을 챙기고 내려가는 것을 본 유다가 그래도 살붙이니 그냥 팔아버리자 제안했고, 미디안 인[48] 들이 구덩이에서 끌어냈다. 형제들은 요셉을 은전 스무 닢에 팔아넘겼고 이스마엘 인들이 데리고 갔다. 돌아왔을 때 이미 요셉이 없자 옷을 찢고 "그 애가 없어졌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냐!"라면서 대단히 슬퍼하였다고 한다. 미디안 인들은 이집트로 가서 이집트의 경호대장에게 요셉을 팔았다고 한다. 당시 묘사에 이스마엘 인과 미디안 인들이 같이 나오는 것을 볼 때 두 행상이 같이 다니고 있던 모양.
이후 이집트의 총리가 된 요셉이 정체를 숨기고 일부러 형제들을 몰아세우자 동생들을 가리켜 "내가 요셉을 해치지 말자고 했는데 듣지 않더니 요셉의 피를 흘린 것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벌을 받는다"고 한 걸로 보아 죄책감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49] 처음 베냐민과 같이 이집트에 가야 한다 제안할 당시 자신이 데려오지 못하면 자신의 두 아들을 죽여도 된다고 말했지만 거절당하고, 후에 정말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넷째 아들 유다가 나서서 베냐민의 일을 책임졌다.
르우벤의 후손인 르우벤 지파에 대해서는 문서 참조.
3.3.2. 시므온[편집]
야곱과 레아의 차남. 유대인들이 흔히 쓰던 이름 중 하나인 시몬을 뜻한다.
33. 레아는 또 임신하여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는 "내가 차별대우를받아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야훼께서 나에게 또 아들을 주셨구나" 하면서 아기 이름을 시므온이라 불렀다.
창세기 29장 33절
하나뿐인 여동생 디나가 야곱 일가가 거주하던 지역의 토착세력 족장[50] 이자 하몰의 아들 세겜에게 강간당하고, 이후 세겜이 정식으로 혼례를 청해오자 할례를 받으라고 이들을 속인 후, 할례받은 뒤의 고통이 가장 심한 3일째 되던 밤에 성을 습격해 세겜의 부족을 도륙할 때 레위와 함께 선봉에 나서 하몰과 세겜을 죽였다.
가나안에 흉년이 들자 이집트에 곡식을 구하러 갔을 당시 요셉이 형제들을 시험하고자 한 명을 인질로 잡는데 그게 시므온이었다. 베냐민을 데리고 와야 곡식을 구할 수 있다며 베냐민을 데리러 갈 것을 부탁하자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다. 그런데 이제는 베냐민까지 데려가려 하는구나."라면서 거부하는데, 이를 보아 자식이라고 나름대로 생각은 했던 것 같기는 하다. 후에 베냐민을 데리고 오자 요셉이 풀어준다.
5. 시므온과 레위는 단짝이라, 칼만 잡으면 사나와져
6. 나는 그들의 모의에 끼어들 생각도 없고 그들의 모이는 자리에 섞일 마음도 없다. 홧김에 사람을 쳐 죽이고 닥치는 대로 소를 박살하는 녀석들!
7. 저주받으리라. 화가 나면 모질게 굴고, 골이 나면 잔인해지는 것들! 내가 그들을 야곱의 자손 가운데서 분산시키고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 흩뜨리리라.
창세기 49장 5~7절
시므온의 후손인 시므온 지파에 대해서는 문서 참조
3.3.3. 레위[편집]
야곱과 레아의 셋째 아들.
34.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아들을 셋이나 낳아 드렸으니 이제는 남편이 별 수 없이 나한테 매이겠지" 하면서 아기 이름을 레위라 불렀다.
창세기 29장 34절
레위는 영어권 남자 이름 중 하나인 리바이의 유래이기도 하다.
세겜 사건에서 시므온과 함께 하몰와 세겜을 죽이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5. 시므온과 레위는 단짝이라, 칼만 잡으면 사나와져
6. 나는 그들의 모의에 끼어들 생각도 없고 그들의 모이는 자리에 섞일 마음도 없다. 홧김에 사람을 쳐 죽이고 닥치는 대로 소를 박살하는 녀석들!
7. 저주받으리라. 화가 나면 모질게 굴고, 골이 나면 잔인해지는 것들! 내가 그들을 야곱의 자손 가운데서 분산시키고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 흩뜨리리라.
창세기 49장 5절~7절
레위의 후손인 레위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4. 유다[편집]
야곱과 레아의 넷째 아들.
35.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는 "이제야말로 내가 야훼를 찬양하리라" 하면서 아기 이름을 유다라 불렀다. 그 뒤 얼마 동안 레아는 아기를 낳지 못했다.
창세기 29장 35절
이후 한동안 레아의 출산이 멈춰 질바에게서 두 아들을 얻었고, 르우벤이 가져온 자귀나무 소동 이후에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더 가질 수 있었다.
8. 유다, 너는 네 형제들의 찬양을 받으리라. 네 손은 원수들의 멱살을 잡겠고 네 아비의 자식들이 네 앞에 엎드리리라.
9. 유다는 사자새끼, 아들아, 너야말로 짐승을 덮쳐 뜯어 먹고는 배를 깔고 엎드린 수사자라 할까?
10. 왕의 지팡이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지휘봉이 다리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리라. 참으로 그 자리를 차지할 분이 와서 만백성이 그에게 순종하게 되리라.
11. 포도나무에 나귀를 예사로 매어 놓고 고급 포도나무에 새끼 나귀를 예사로 매어 두리라. 포도주로 옷을 빨고 포도의 붉은 즙으로 겉옷까지 빨리라.
12. 눈은 포도주로 상기되고 이는 우유로 희어지리라.
창세기 49장 8절~12절
인생은 다사다난했다. 장남과 차남은 잘못을 저질러서 하느님에게 저주를 받아 죽어버리고,[51] 아내마저 일찍 죽고 만다. 형사취수제에 따라 맏며느리 다말은 셋째 아들 셀라에게 주어야 했는데, 유다는 셀라까지 죽어버릴가봐 셀라가 아직 어리다는 구실로 그녀를 친정에 돌려보내고 찾지 않았다.
다말은 이에 의도적으로 창녀로 변장하고 양털 깎으러 다말의 고장을 방문하던 시아버지 유다를 기다리고 있었고, 유다는 유혹에 덥썩 넘어가서 그녀가 자기 며느리인지 모른 채 동침한다. 이후 며느리의 임신 소식에 불살라버리라며 노발대발했지만 다말이 자신이 창녀에게 내밀었던 삯인 소지품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그 창녀가 자기 며느리란 걸 알고 그야말로 멘탈붕괴. 의도적으로 저지른 짓은 아니라고 하나 며느리랑 동침해서 아이까지 낳은 과오를 저질렀음에도 축복을 받은 이유는 다말의 책임보다 형사취수제의 원칙을 어기고 며느리를 내친 자신의 책임이 더 크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녀를 가까이 하지 않은 점이 크게 인정된 거 같다. 그리고 며느리와의 사이에서 낳은 베레스의 집안이 유다 지파의 종가(宗家)가 되며, 다윗과 예수로 이어진다. 베레스는 셀라의 동생이지만, 형사취수의 원칙에 따르면 베레스는 어머니 다말의 남편, 곧 유다의 장남 에르의 가문을 이어가는 책무를 담당하는 것이라서 이렇게 된 것 같다.
동생 요셉이 구덩이에 빠져 있을 당시 요셉을 해치지 말고 상인에게 팔아버리는 선에서 퉁치자고 형제들을 달래 그의 목숨을 구명했다. 기근이 닥치자 자기가 가장 어린 베냐민을 책임질 테니 부족을 위해서 식량을 구하도록 베냐민을 보내달라고 아버지를 나서서 설득하고, 요셉이 형제들을 떠볼 심산으로 베냐민을 억류하여 종으로 삼으려 하자 베냐민이 돌아가지 못하면 아버지는 돌아가실 것이라며 자기를 종으로 삼고 베냐민과 나머지는 보내달라고 간청하는 등 아버지 야곱이 가장 사랑한 두 형제의 문제에 앞장서서 나섰다. 르우벤도 나름 요셉의 목숨을 보전하려 했고 베냐민을 데려가려 할 때 자신의 두 아들의 목숨을 걸었으나 유다는 베냐민이 잘못될 경우, 모든 저주를 자신이 받겠다며 사실상 자신의 목숨까지 걸었기 때문에 야곱의 믿음을 더 얻은 것으로 보인다.[52] 그 결과 살아있을 때는 아버지의 사랑을 별로 받지 못하였지만 살아있을 때의 축복인 장자권은 요셉에게, 영적인 축복인 치리자의 권리는 유다에게 가면서 사실상 가장 큰 축복을 받게되었다. [53]
위의 형제들이 각각 사고를 치면서 복들을 별로 받지 못한 데 반해, 많은 공훈을 세운 유다는 윗 형제들 몫을 대신 받아서 다른 형제들보다 많은 복을 받을 수 있었다.
유다의 후손인 유다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5. 단[편집]
이스라엘의 5남이자 라헬의 시녀 빌하의 장남.
라헬은 자기가 야곱에게 아이를 낳아 주지 못하는 것 때문에 언제나 시샘하며 야곱에게 말하였다. "저도 아이를 갖게 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죽어버리겠습니다." 야곱은 라헬에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내가 당신에게 소생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하느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이오?"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보십시오, 제 몸종 빌하가 있습니다. 그 아이와 한자리에 드십시오. 빌하가 아기를 낳아 내 무릎에 안겨 준다면, 그의 몸을 빌려서나마 나도 아들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해서 라헬이 야곱에게 자신의 몸종 빌하를 아내로 주자, 야곱이 그와 한자리에 들었다. 빌하가 임신하여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라헬은 "하느님께서 나의 권리를 되찾아 주셨구나. 그분께서는 내 호소도 들으셔서 나에게 아들을 주셨다네." 하면서 그 이름을 단('내 권리를 되찾아 주셨다'와 관련된다)이라 하였다. - 창세기 20장 1절~6절
라헬이 불임이던 시절[54] 몸종을 통해 얻은 아들이다.
단은 이스라엘의 여느 지파처럼
제 백성을 정의로 다스리리라.
단은 길가의 뱀
오솔길의 독사
말 뒤꿈치를 물어
그 위에 탄 사람이 뒤로 떨어진다.
창세기 49장 16절~17절
이스라엘은 유다에 대해 말한 뒤 즈불룬, 이사카르 뒤에 단에 대해 말했다.
단의 후손인 단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6. 납탈리(납달리)[편집]
이스라엘의 6남이자 빌하의 차남.
라헬의 몸종 빌하가 다시 임신하여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라헬은 "내가 언니와 죽도록 싸워서 이겼다." 하면서 그 이름을 납탈리('싸움'과 관련되다)라 하였다. - 창세기 30장 7절~8절
이 당시 레아는 이미 아들이 넷이나 되었고, 라헬에게 있어 두 번째 아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양자지만) 정신승리성이 강하기는 하지만, 레아와 달리 라헬은 남편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었기 때문에 총애받지 못한 언니와 달리 총애받는 상태에서 아들 둘이 생겼으니 내가 우위다라 여긴 것으로 보인다.
납탈리는 풀어 놓은 암사슴
예쁜 새끼들을 낳는다.
창세기 49장 21절
이스라엘은 르우벤, 시메온&레위, 유다, 즈불룬, 이사카르, 단, 가드, 아세르 다음에 납탈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납탈리의 후손인 납탈리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7. 가드(갓)[편집]
이스라엘의 7남이자 레아의 시녀 질파(질바)의 장남.
레아는 자기의 출산이 멈춘 것을 알고, 자신의 몸종 질파를 데려다 야곱에게 아내로 주었다. 그래서 레아의 몸종 질파도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다행이로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가드('다행, 행운'와 관련된다)라 하였다. - 창세기 30장 9절~11절
레아는 르우벤에서 유다까지 낳고 나서 최소 2년 이상 출산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그 사이 라헬이 빌하를 통해 단과 납탈리를 얻은 걸 보고 질파를 통해 아들을 가지고 자신의 권리를 되찾아 주셨다며 가드라 지었다. 레아는 총애받지 못했기 때문에 하느님에게 많은 아들이라는 권리를 받았는데 라헬에게 아들 둘이 생기며 자신이 이겼다고 하자 그 권리를 되찾기 위해 질파를 통해 아들을 가진 것이다.
가드는 약탈자들의 습격을 받겠지만
그 자신이 그들의 뒤를 습격하리라.
창세기 49장 19절
이스라엘은 르우벤, 시메온&레위, 유다, 즈불룬, 이사카르, 단, 가드 순으로 언급했다.
가드의 후손인 가드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8. 아세르(아셀)[편집]
이스라엘의 8남이자 질파의 차남.
레아의 몸종 질파가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여인들이 나를 행복하다고 할 것이니, 나는 행복하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아세르('행복')이라 하였다. - 창세기 30장 12절~13절
당시 레아는 친자식 넷에 양자 둘을 합쳐 아들 여섯으로, 가정[55] 에서 아들이 많은 여자가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좋게 여길 만 했다.
아세르는 양식이 넉넉하여
임금에게 진미를 올리리라.
창세기 49장 20절
이스라엘은 르우벤, 시메온&레위, 유다, 즈불룬, 이사카르, 단, 가드, 아세르 순으로 이야기했다.
아세르의 후손인 아세르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9. 이사카르(잇사갈)[편집]
이스라엘의 9남이자 레아의 5남.
밀을 거두어드릴 때, 르우벤이 밖에 나갔다가 들에서 합환채[56]
를 발견하고, 자신의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드렸다. 라헬이 레아에게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나눠 주세요." 라고 하자,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내 남편을 가로챈 것으로 모자라, 내 아들의 합환채까지 가로채려느냐?"[57]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언니 아들이 가져온 합환채를 주면, 그 대신 오늘 밤에는 그이가 언니와 함께 자게 해 주겠습니다." 저녁에 야곱이 들에서 돌아오자, 레아가 나가 그를 맞으며 말하였다. "저에게 오셔야 합니다. 제 아들의 합환채를 주고 당신을 빌렸습니다." 그리하여 야곱은 그날 밤에 레아와 함께 잤다. 하느님께서 레아의 소원을 들어 주셔서, 그가 임신하여 야곱에게 다섯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내가 남편에게 내 몸종을 준 값을 하느님께서 나에게 갚아 주셨구나." 하면서, 그 이름을 이사카르('값', 또는 '빌리다')라 하였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당시 레아와 라헬 사이의 기싸움이 무척 강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레아가 유다 이후 한동안 자식이 태어나지 않았던 게 사실 야곱이 레아와 한동안 동침하지 않아 그런 것으로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사카르는 튼튼한 나귀
가축우리 사이에 엎드린다.
쉬기에 좋고
땅이 아름다운 것을 보고는
그곳에서 짐을 지려고 어깨를 구부려
노역을 하게 되었다.
창세기 49장 14절~15절
이유는 불명이나 이스라엘은 유다 다음에 즈불룬부터 말하고 그 다음에 이사카르에 대해 말했으며 즈불룬보다 내용도 좋지 않다.
이사카르의 후손인 이사카르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10. 즈불룬(스불론)[편집]
이스라엘의 10남이자 레아의 6남.
레아가 다시 임신하여 야곱에게 여섯 번째 아들을 낳아 주었다. 레아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셨구나. 내가 남편에게서 아들을 여섯이나 낳아 주었으니, 이제는 나를 잘 대해 주겠지." 하고는, 그 이름을 즈불룬('잘 대해 주다'와 관련되다)이라 하였다. - 창세기 30장 20절
레아가 낳은 마지막 아들로[58] 많은 아들이라는 선물을 내린 하느님께 감사하고 남편에게 많은 아들을 낳아 주었으니 잘 대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담아 지은 이름이다.
"즈불룬은 바닷가에 살며
배들의 항구가 되고
그 경계는 시돈에 이르리라."
창세기 49장 13절
이스라엘은 유언으로 즈불룬의 자손들은 해안에 살며 페니키아의 도시 시돈까지 이르리라 말했다. 한 가지 특징은, 이스라엘은 르우벤에서 유다까지는 태어난 순서대로 말했지만 유다 다음에 즈불룬부터 이야기했다. 이스라엘의 예언도 그럭저럭 무난한 편.
즈불룬의 후손인 즈불룬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11. 요셉[편집]
이스라엘의 11남이자 라헬의 장남.
그 뒤에 하느님께서 라헬을 기억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그의 청을 들어주셔서 그의 태를 열어 주셨다. 그리하여 라헬은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하느님께서 나의 수치를 없애 주셨구나." 하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주님께서 나에게 아들 하나를 더 보태 주셨으면!" 하면서 그 이름을 요셉('치우다' 또는 '보태다'와 관련되다)이라 하였다. - 창세기 30장 23절~24절
야곱이 유일하게 사랑하던 아내 라헬이 처음으로 낳은 아들로, 라헬이 오랫동안 불임이었다 레아가 마지막 자식을 가진 이후에 하느님이 태를 열어 주셔서 가진 아들이다. 라헬은 이때 아들 하나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바라는데,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가는 사이 막내아들을 낳다 죽게 된다. 라헬만이 총애받았기에 레아에게 많은 자식이라는 복이 내려졌는데, 같은 시기 라헬이 아이를 가지게 되면 서로의 충돌이 클 게 뻔하기에 우선 레아에게 많은 자식을 내려준 뒤에 라헬에게 자식을 내려준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사항은 요셉을 참고하시길.
이스라엘은 죽기 전 아들들을 부르기 전에 요셉을 불러 므나쎄와 에프라임를 양자로 삼아 제 형들과 같은 상속 재산을 받을 것이고, 그 이후에 태어나는 아들들은 그냥 네 아들들이라 말한다. 이스라엘이 나이가 많아 눈이 침침하자 요셉은 장남인 므나쎄를 오른손으로 이끌고 차남 에프라임을 왼손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손을 교차해서 머리에 손을 댄다.
이스라엘은 그 상태에서 요셉에게 축복하였다.
"저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을 당신 앞에서 살아가게 하신 하느님,
제가 사는 동안 지금까지 늘 저의 목자가 되어 주신 하느님,
저를 모든 불행에서 구해 주신 천사께서는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
나의 이름과 내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이름이
이 아이들에게 살아 있으리라.
또한 이들이 세상에서 크게 불어나리라."
창세기 48장 15절~16절
이를 본 요셉은 손을 교차한 이스라엘의 손을 정정시키려 했으나 이스라엘은 "아들아, 나도 안다, 나도 알아. 이 아이도 한 겨레를 이루고 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아우가 그보다 더 크게 되고, 그의 후손은 많은 민족을 이룰 것이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본인이 차남으로서 겪은 여러 일들 때문에 차남 쪽에게 더 큰 복을 내려준 것으로 보인다.
그날 야곱은 그들에게 이렇게 축복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너희를 들어 말하며 이렇게 축복하리라.
'하느님께서 너를 에프라임과 므나쎄처럼 만들어 주시리라.'"
이렇게 그는 에프라임을 므나쎄 앞에 내세웠다.
창세기 48장 20절
그리고는 이스라엘은 요셉에게 "나는 너의 형제들보다 너에게, 내 칼과 활로 아모리족의 손에서 빼앗은 스켐 하나를 더 준다."라고 말해준다.
나중에 모든 아들들에게 예언할 당시 이스라엘은 요셉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요셉은 열매 많은 나무
샘 가에 심긴 열매 많은 나무.
그 가지가 담장 너머로 뻗어 간다.
궁수들이 그를 어지럽히고
그에게 활을 쏘며 덤벼들었어도
그의 활은 든든히 버티고
그의 손과 팔은 날쌔었다.
이는 야곱의 장사 손,
이스라엘의 목자요 바위이신 분의 이름 덕분이고
네 아버지의 하느님 덕분이시다. 그분께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전능하신 분 덕분이다. 그분께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위에 있는 하늘의 복,
땅속에 놓여 있는 심연의 복,
젖가슴과 모태의 복을 내리시리라.
네 아버지의 복은
예로부터 있던 산들의 복보다,
처음부터 있던 언덕들의 탐스러운 것들보다 크다.
그 복이 요셉의 머리로,
제 형제들 가운데에서 봉헌된 자들의 정수리로 내리리라."
창세기 49장 22절~26절
납탈리 다음에 언급된다.
요셉의 후손인 에프라임 지파와 므나쎄 지파에 대한 내용은 각각 문서 참조
3.3.12. 베냐민[편집]
이스라엘의 12남이자 막내아들이며 라헬의 차남.
그들이 베텔을 떠나 에프라타까지는 아직 얼마 더 가야 하는 곳에서 라헬이 해산하게 되었는데, 산고가 심하였다. 이렇게 라헬의 산고가 심하자 산파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이번에도 아들입니다." 라헬은 마침내 죽게 되어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아기의 이름을 벤 오니('내 고통의 아들')라 하였다. 그러나 아기의 아버지는 베냐민('오른손의 아들' 또는 '오른쪽의 아들')이라 불렀다. - 창세기 35장 16절~18절
베텔에서 에프라타에 가던 당시 라헬이 낳은 아들로 베냐민을 낳고 라헬은 사망한다. 그 때문에 라헬은 에프라타 즉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가에 라헬의 묘비를 세웠다.
친형 요셉이 죽은 걸로 알려졌던 당시 이스라엘은 유일하게 남은 라헬의 아들 베냐민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베냐민이 아주 어린 시절에 요셉이 이집트로 끌려간지라[59] 성장한 베냐민을 만나고 싶어해 시메온을 인질로 잡아 가면서 불러왔고, 베냐민에게는 다른 형제들보다 다섯 배로 많은 식사를 베풀어 주었다.
"베냐민은 약탈하는 이리
아침에는 움켜진 것을 먹고
저녁에는 잡은 것을 나눈다."
창세기 49장 27절
이스라엘이 죽기 직전에 자식들에게 복을 내려주던 제일 마지막에 언급된다. 그런데 당시 요셉에게는 온갖 꼼수로 잔뜩 줬는데 베냐민은 평범하게 복을 내려준 걸 보아 베냐민은 요셉보다는 덜 사랑받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베냐민이 태어나면서 사랑하던 라헬이 죽은 요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의 후손인 베냐민 지파에 대한 내용은 문서 참조
3.3.13. 디나[편집]
이스라엘과 레아의 고명딸이자 막내딸. 다만 디나가 태어난 이후에 요셉과 베냐민이 태어났기 때문에 요셉과 베냐민에게는 누나다. 이름의 뜻은 '공의', '심판'.
레아는 또 얼마 뒤에 딸을 낳아 그 이름을 디나라 하였다. - 창세기 30장 21절
야곱이 이스라엘로 이름을 바꾸고 에사오와 만나 헤어진 뒤 파딴 아람을 떠나 가나안 땅에 있는 스켐 성읍에 무사히 이르러, 그 성읍 앞에 천막을 치고 스켐의 아버지 하모르의 아들들에게 돈 백 닢을 주고 천막을 친 땅을 사들여 제단을 세워 그 이름을 엘 엘로헤 이스라엘(이스라엘의 하느님 엘)이라 하였다. 디나는 그 고장 여자들을 보고 싶어 성으로 들어갔다 족장인 히위 사람 하모르의 아들 스켐이 디나를 보고는 잡아가서 겁탈했다. 스켐은 디나가 마음에 들어 다정하게 이야기했다는 것으로 보아 적당히 위로해준 모양. 스켐은 하모르에게 가서 디나의 집안에게 부탁해 정식으로 아내로 받게 해 달라 요청했다. 당시 야곱은 그걸 들었지만 아들들이 들에 있어서 말하지는 않았다.
하모르가 야곱에 대해 이야기하러 왔을 당시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집에 돌아온 상태였는데 이스라엘에게 추잡한 짓을 했다며 화가 치밀어 있었다. 하모르는 각자의 딸들끼리 겹사돈을 맺고 함께 살자는 제의를 하고, 스켐도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아들들에게 충분한 몸값과 선물을 혼수로 줄 테니 디나를 아내로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감히 여동생을 건드렸다며 머리끝까지 화가 나 있던 디나의 오빠들은 성읍의 사람들이 모두 할례를 한다면 디나를 넘겨주고 아니면 그냥 떠나겠다고 거짓말했다.
스켐의 아버지 하모르는 고장에서 가장 존경받는 원로였기에 성읍 사람들은 하모르의 말을 따랐다. 이때 하모르는 이스라엘과 한 겨레가 되어 함께 어울려 살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이나, 이스라엘의 본목적이 아버지가 있는 가나안으로 돌아가는 것이었기에 아들들이 사고를 치지 않아도 디나만 준 뒤 떠났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은 약속대로 디나를 넘겨줬으나,[60] 야곱의 둘째 아들 시메온과 셋째 아들 레위가 칼을 들고 하모르와 스켐을 비롯한 성읍의 사내들을 죽인 뒤 스켐의 집에서 디나를 데리고 나왔다. 다른 아들들은 여동생을 더럽힌 것에 대한 복수로 성읍을 약탈해 재산을 빼앗고 어린아이와 여자들을 잡아가고, 집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약탈했다고 한다. 여진족, 몽골족을 보면 알겠지만 정착민과 달리 유목민들에게 약탈과 학살은 흔한 일이었다.
이걸 안 이스라엘은 아들들을 불러 "가나안 족속(페니키아인)과 프리즈 족속에게 적대되어 이들이 힘을 합쳐 우리에게 쳐들어오면 우리는 꼼짝없이 몰살당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면서 노발대발해했지만,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그들이 우리 여동생 디나를 창녀처럼 다루어도 아버지는 좋다는 겁니까?"라고 따졌다. 이스라엘은 디나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던 것으로 보이는데, 레아의 딸이라서 그런 모양. 이 때문에 이 일을 주도한 시메온과 레위는 후손들이 흩어질 것이라는 저주를 받았다.
그 뒤 야곱은 에사오에게서 도망치던 당시 하느님을 만난 장소인 베텔을 지나 에프라타로 가는 사이 벤야민이 태어난다.
세월이 흘러 이스라엘이 이집트로 일족들을 이끌고 갈 때 디나도 동행했다는 것으로 보아 이후 디나는 혼인하지 못하고 친정에서만 살다 죽은 것으로 보인다.
영미 문학 작품 중에 디나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있다. 제목은 '붉은 천막(The Red Tent)'. 작가는 '애니타 다이아먼트(Anita Diam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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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ṣǎ·ḥēq]
)인데, meṣǎ·ḥēq는 '비웃다'라고도 번역 가능하고 갈라디아서 4장 29절에서 바울로는 그러한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부정적 의미로 번역할 수 있다.(개신교 표준새번역, 개역개정의 관점) 그러나 창세기 자체로만 보자면 이스마엘이 이사악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명시되지 않아서 그냥 이스마엘이 이사악과 놀고 있던 거라고 번역하기도 한다.(공동번역, 가톨릭성경의 관점) 설령 전자의 입장을 취하여 이스마엘이 이사악을 놀려댔다고 해도, 어린이가 동생을 놀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이를 본 사라가 하갈을 쫓아내라고 성을 냈다는 구절을 보면 하갈이 이스마엘을 임신했을 때 몸종에 불과한 자신의 처지에도, 본처인 사라를 업신여겼다는 것을 감안하면 PTSD가 도졌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형으로서 동생에게 놀리는 수준이었는데도 그랬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40] 말이 좋아 인질이지 어차피 테스트였기에 시므온은 잘 지내고 있었다.[41] 물론 베냐민이 당시로서는 죽었다고 판단한 요셉 외엔 라헬이 남긴 유일한 아들이라 참작할 만도 한데 베냐민이 라헬의 자식이 아니었다면 정말 저정도로 아꼈을까?[42] 참고로 저 때 요셉의 형들은 "이게 다 요셉 팔아먹은 우리 죄다!" 라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베냐민도 라헬의 아들이고 요셉만은 못해도 편애받고 살았으나 베냐민은 안 미워하고 지냈다.[43] 특히 시므온 지파는 분열시대 이후로는 유다 지파에 흡수되다시피해서 전혀 이름을 드러내지 못한다.[44]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딸의 이름을 굳이 기록하지 않는 고대의 특성 상, 기록되지 않은 딸이 더 있을 수도 있다. [45] 참고로 12지파란 제사장 레위 지파 + 12지파로 실제론 13개 지파다. 요셉의 두 아들이 각각 지파를 형성했기 때문.[46] 자귀나무는 지중해 일대에서 자라는 풀로 임신 촉진제로 쓰던 약이다.[47] 뒷부분의 언급을 보면 처음에는 살해하지 말자고 주장했는데 형제들이 듣지 않아서 이 정도로 타협을 노린 것 같다.[48] 아브라함이 사라 사후 결혼한 크두라 사이에서 낳은 넷째 아들 미디안의 자손.[49] 사실 다른 형제들도 '요셉이 애원하는 걸 무시했더니 이렇게 벌을 받는구나'라고 생각하긴 했다. 그러나 '피를 흘렸다'고 운운하는 것으로 보아 르우벤은 요셉이 살해당한 것으로 알고있었던 모양.[50] 혹은 족장의 아들.[51] 장남의 잘못은 언급되지 않고, 형사취수제에 따라 차남이 다말을 취하지만 자식이 태어나도 명분상으로는 형의 자식이 될 것이기에 임신을 피하려고 질외사정을 했다.[52] 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자식이 본인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쪽이 더 무거운 담보를 내밀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불륜 사건 때문에 믿음을 잃은게 큰듯.[53] 이때 베냐민을 놔주지 않으려는 요셉을 설득하기 위하여 '아비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이 서로 결탁되었거늘' 이라고 하면서 제 자식을 잃고 난 뒤,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하여 베냐민마저 잃으면 아버지가 크게 슬퍼할 것이라며 설득하고 베냐민의 죄(사실 요셉이 뒤집어씌운 무고)를 자신이 담당하겠으니 저를 붙잡고 베냐민을 놔달라는 모습을 보이며 요셉 때와는 달리 기독교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인 진정한 회개를 한 모습을 보여 그에 대한 것으로 가장 큰 축복을 받게 되었다고도 한다.[54] 레아가 막내딸 디나를 낳은 뒤에야 하느님께서 태를 열었다 나오는 것을 통해 당시까지는 불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55] 20세기까지의 선진국과 현대 선진국 제외한 나라의 가정들.[56] 지중해 일대에 자라는 풀로 임신 촉진제로 쓰인다.[57]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인데, 본래 레아는 라반이 사기쳐서 야곱의 아내가 된 거고 본래 라헬과 결혼할 예정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가로챘다는 것은 그 때문에 아들을 많이 낳아도 총애받지 못한 서러움과 총애를 많이 받고 아들 둘이 생겨 의기양양해하던 라헬에 대한 질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58] 이후 딸 디나가 생긴다. 아들로는 마지막.[59] 베냐민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거의 다 왔을 당시에야 태어난 늦둥이었다.[60] 이스라엘의 반응을 봐서 아들들이 거짓말한 걸 눈치채지 못하고 아들들의 주장을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