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튀데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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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등장인물
3. 줄거리
3.1. 도입부
3.2. 소피스트 형제의 첫번째 궤변과 소크라테스의 첫번째 권유
3.3. 소피스트 형제의 두번째 궤변과 소크라테스의 두번째 권유
3.4. 소피스트 형제의 세번째 궤변
3.5. 크테십포스의 난입
3.6. 결말
4. 여담


1. 개요[편집]


에우튀데모스는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이다. 부제는 '논쟁에 관하여'

2. 등장인물[편집]


  • 소크라테스
  • 크리톤 : 부유한 농부이자 소크라테스의 오랜 동갑내기 친구. 초기 대화편 <크리톤>의 등장인물로 유명하다. 아들 크리토불로스의 교육 문제에 관심이 깊다.
  • 에우튀데모스 : 원래 무장 전투술을 가르치다 나이가 들어 논쟁술을 연마해 소피스트로 전업한 이. 형 디오뉘소도로스보다 논쟁에 철저하다.
  • 디오뉘소도로스 : 에우튀데모스의 형. 역시 무장 전투술을 가르치다 나이들어 소피스트가 되었다. 동생보다 논쟁에 조금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타 기록에 언급이 거의 없는 에우튀데모스와는 달리 디오뉘소도로스는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 회상>에서 무장 전투술 선생으로 등장하는 바, 실제로 전투술을 가르쳤던 것이 증명되었다.
  • 클레이니아스 :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잘생긴 소년.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알키비아데스의 사촌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클레이니아스와 소년애를 나누고 싶어한다. 대화편 속에서는 상당히 총명한 모습을 보인다.
  • 크테십포스 : 클레이니아스를 사랑하는 젊은 청년. 상당히 혈기 넘치고 건방진 모습을 보인다.

3. 줄거리[편집]



3.1. 도입부[편집]


크리톤과 소크라테스가 대화를 나눈다. 크리톤은 어제 뤼케이온[1]에서 어떤 외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소크라테스를 봤는데 주변에 사람이 많아 제대로 무슨 일인지 확인은 못했다며 그 외지인은 누구였는지 묻는다. 그리고 그 바로 옆에는 악시오코스의 아들 클레이니아스를 봤는데 그와 나이 차이가 많이 안나는 자기 아들 크리토불로스[2]와 비교해보면 참 훌륭하게 큰 것 같다고 클레이니아스를 칭찬한다. 소크라테스는 그 외지인들은 에우튀데모스와 디오뉘소도로스 형제이고, 키오스 출신으로 투리오이[3]에서 살다가 아테네로 넘어온 이들이라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들이 진정한 만능 싸움꾼으로 팡크라티온 선수들보다 더 훌륭하다고 칭송한다. 그들은 원래 무장 전투술을 가르쳤는데 이제는 논변술을 배워 몸 뿐만 아니라 말로도 잘 싸울 수 있게 되었으니 몸으로만 싸울 수 있는 팡크라티온 선수들보다 훨씬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아무래도 자기는 디오뉘소도로스와 에우튀데모스에게 논쟁술을 배워봐야 할 것 같다고 한다. 크리톤은 그러기엔 자네 나이가 너무 많지 않냐고 묻지만 소크라테스는 그 둘 역시 제작년까지는 소피스트 기술을 모르고 있었으니 자기같은 노인 역시 그 기술을 잘 배울 수 있다는 증거 아니냐고 너스레를 떤다. 다만 지금 콘노스[4]에게 키타라 연주를 배우고 있는데 자기 때문에 그가 노인네의 선생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자 다른 노인을 꼬드겨 학우로 만들어 이를 해결했는데 이번에 논쟁술을 배울때는 자네와 같이 배워보는건 어떨까 싶다면서 같이 소피스트 형제의 제자가 되자며 크리톤을 꼬드긴다. 거기다 배움을 청하러 갈 때 크리토불로스를 같이 데려가면 그를 노려 자기들 역시 가르쳐주지 않겠냐며 크리톤의 아들 역시 데려가자고 제안한다.

크리톤은 안될 건 없지만 무엇을 배우게 될 지는 알아야 하니 그 두 사람의 지혜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어제 뤼케이온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소크라테스는 전날 뤼케이온에 홀로 있다가 떠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다이몬의 신호[5]가 떠나지 말라고 붙잡아 그 자리에서 좀 더 기다렸다. 그러자 조금 뒤에 에우튀데모스와 디오뉘소도로스가 제자들을 거느리며 들어왔고 곧이어 아름다운 클레이니아스와 크테십포스를 비롯한 그에게 구애하는 이들이 뒤따라 왔다. 클레이니아스는 소크라테스를 발견하더니 그 옆에 앉았고 디오뉘소도로스와 에우튀데모스가 이를 보고는 그 옆자리에 따라 앉았다.

소크라테스는 에우튀데모스 형제에게 인사를 건네고 클레이니아스에게 훌륭한 무장 전투술 전문가라면서 형제를 소개한다. 그런데 에우튀데모스가 이를 비웃으며 전투술은 이제 부업일 뿐이고 이제는 덕을 전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누구보다 아름답고 빠르게 덕을 전수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런 훌륭한 앎을 어떻게 얻었냐며 놀라하고 만일 그런 궁극적인 앎을 얻은게 사실이라면 거의 신 취급 해야겠다며 능청댄다. 그런데 너무 엄청나 믿기지 않으니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해달라고 하며 은근슬쩍 에우튀데모스 형제를 검토하려 한다. 형제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자신감있게 단언하며 안그래도 공개적으로 시범을 보여 이를 증명하려고 여기 왔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 뿐만이 아니라 여기 클레이니아스와 크테십포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역시 덕을 가지고 싶어한다며 한번 가지고 있는 앎을 내보여 덕을 아름답고 빠르게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달라고 하며 판을 키운다. 그리고는 그들 형제의 앎을 통해 덕이란 가르칠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하는 이만 가르칠 수 있는지, 아니면 덕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 또한 설득시켜 좋게 만들 수 있는지를 묻는다.[6] 디오뉘소도로스는 물론 후자라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지혜를 사랑하고 덕을 돌보라고 가장 아름답게 권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냐고 묻고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렇다고 답한다.

3.2. 소피스트 형제의 첫번째 궤변과 소크라테스의 첫번째 권유[편집]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여기 있는 클레이니아스에게 지혜를 사랑하고 덕을 돌보라고 설득시켜봐달라고 한다. 그는 명문가에서 태어난 앞길 창창한 훌륭한 소년인데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그가 덕이나 지혜에서 벗어나 이상한 관심사에 빠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중 마침 에우튀데모스와 디오뉘소도로스를 만났으니 잘 되었다는 것이다. 에우튀데모스는 대답만 잘해주면 괜찮다며 클레이니아스와 문답을 시작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우선 배우는 사람들은 지혜로운지 무지한지에 대해 물었다. 클레이니아스가 당황해 소크라테스를 바라보자 소크라테스는 자신있게 대답하라며 독려한다. 그런데 디오뉘소도로스가 웃음지으며 소크라테스에게 귓속말하기를 어느 쪽으로 대답하던간에 논박당할거라고 한다. 그 와중에 클레이니아스가 배우는 자들은 지혜로울 거라고 답했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경고를 전하지 못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선생에게 무언가를 배울 때를 생각해보라며, 그 당시에는 아직 배우는 것을 알지 못하지 않았냐고 반문한다. 그러니 배우는 이들은 무지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클레이니아스는 이에 수긍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소피스트 형제의 추종자들이 박장대소를 하더니 디오뉘소도로스가 선생이 무언가를 가르칠 때 이를 받아들이고 배움을 얻어가는 이는 지혜로운 학생이었는지 아니면 무지한 학생이었는지를 묻는다. 클레이니아스가 지혜로운 쪽이라고 답하자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럼 지혜로운 쪽이 배우는 것이 맞고 방금 대답을 잘못 한 게 되지 않느냐고 한다.[7] 모두가 이에 어안이 벙벙해 있는 틈을 타 에우튀데모스는 배우는 사람들은 그가 아는 것을 배우는지, 아니면 모르고 있는 것을 배우는지를 묻는다. 디오뉘소도로스는 다시 한번 비슷한 종류의 질문이라고 소크라테스에게 귓속말한다. 그 사이 클레이니아스는 에우튀데모스에게 모르는 것을 배운다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러자 글은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글공부를 하는 사람은 글자를 공부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그런데 글공부는 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글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니 아는 것을 배우는 것이 맞다고 한다. 클레이니아스가 반응을 하기도 전에, 디오뉘소도로스는 안다는 것은 앎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알지 못한다는 것은 앎을 가지지 못했단 뜻인데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 아니냐면서 그러니 알지 못하는 사람이 배우는 것이라고 하며 클레이니아스를 혼란스럽게 한다.

소피스트 형제가 세번째 논변을 꺼내기 직전에 이것이 말장난이라는 것을 알아챈 소크라테스가 개입해 클레이니아스를 구해준다. 소크라테스는 우선 이름의 올바름을 제대로 알아야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배우다'[8]라는 단어에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앎을 받아들인다는 의미(학습하다)도 있지만 이미 아는 것을 헤아린다는 뜻(이해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점을 이용한 말장난일 뿐이라고 설명해준다.[9] 이는 사물들이 진실로 어떠한지에 관해서는 하등 관련 없지만 딴죽걸고 장난치는 용도로는 쓸 수 있는 앎이라고 말하며 그저 장난일 뿐이니 너무 괘념치 말라 한다. 그리고는 에우튀데모스 형제에게 이제 장난은 그만치고 진심으로 지혜와 덕을 권유해달라고 부탁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러면서 그 전에 직접 시범을 보이겠다면서 클레이니아스와 직접 문답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훌륭한 소피스트 형제들이 보기에는 조잡할 수도 있으나 너그러이 봐달라며 에우튀데모스와 디오뉘소도로스에게 양해를 구한다. 소크라테스는 우선 모두가 잘 살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잘 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지를 묻는다. 클레이니아스는 좋은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훌륭한 삶은 어떤 것인지를 탐구해보자며 '있는 것들' 중 어떤 것들이 좋은 것들인지를 따져보자 한다. 소크라테스와 클레이니아스는 부와 건강, 미, 명예, 권력이 좋은 것들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절제, 정의, 용기와 같은 미덕들은 어떠한지 묻는다. 클레이니아스는 그것들 또한 좋은 것에 속한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지혜와 행운[10]은 좋은 것으로 분류해야 할지 묻는다. 클레이니아스는 그렇다고 답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아무래도 똑같은 것을 중복해서 분류한 것 같다며, 외지인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자책한다. 지혜와 행운은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클레이니아스가 무슨 소리냐고 의문을 표하자 소크라테스는 악기연주를 잘 함에 관해서는 악기 연주자가 가장 운이 좋고, 읽기와 쓰기에 관해서는 글 전문가가 가장 운이 좋고, 바다의 위험과 관해서는 지혜로운 선장이 운이 좋지 않냐는 것이다.[11] 그리고는 전쟁터에서는 지혜로운 장군과 함께함이, 아플 때는 지혜로운 의사와 함께함이 운이 좋으니 무지한 이보다는 지혜로운 이와 함께 할 때 운이 좋음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편다. 소크라테스는 이에 의거해 지혜는 실수를 막고 언제나 적중하게 만드니 사람들을 운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봐도 된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게 좋은 것의 분류를 마친 후, 소크라테스는 좋은 것들이 있더라도 우리가 그로 인해 이로워야 행복해지는데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좋은 것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지 않느냐는 질문을 꺼낸다. 목수에게 훌륭한 도구와 목재가 있어도 목공일을 하지 않는다면 얻을 수 있는 건 없듯이 어떤 사람이 모든 좋은 것을 가졌더라도 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일 없지 않냐는 것이다. 클레이니아스가 이에 동의하자 소크라테스는 누군가가 행복을 얻기 위해선 좋은 것을 획득하고 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소크라테스는 다음으로 넘어가 그것들을 사용하더라도 그 방법이 옳지 못하다면 나쁜 결과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결과를 불러올 거라면서 행복을 위해선 좋은 것을 옳게 사용해야 함을 주장한다.

그리고 행동의 옳고 그름을 바로잡는 것은 다름아닌 앎 아니냐고 물으며 지혜는 행운 뿐 아니라 잘함 역시 제공하는 것 같다고 하고 클레이니아스는 이에 동의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무지할 경우 많은 것을 얻는 것 보다는 차라리 적은 것을 얻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무지가 인도하는 부유보다는 앎이 이끄는 가난이 낫고, 무지가 인도하는 명예보다는 앎이 이끄는 불명예가 낫지 않냐는 주장을 편다. 클레이니아스가 이 모든 것에 동의하자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좋은 것이란 그 자체가 본성상 좋다기보단 지혜와 분별이 인도하면 좋은 것이 되고 무지가 인도하면 나쁜 것이 되는 것에 가까우니 최종적으론 지혜란 좋은 것이고 무지란 나쁜 것, 그리고 그 외의 것들은 본성상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12]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행복은 옳게 사용함에서 나오고 옳음은 지혜에서 나오니 돈보다는 지혜를 얻으려 노력하는 쪽이 더욱 좋지 않겠냐고 한다. 지혜가 모든 행복의 근원이니만큼 지혜를 위해 노예 노릇을 하고 남의 시중을 드는 것 또한 감당할 만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전에 지혜를 가르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첨언한다.[13] 클레이니아스는 자기는 지혜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고, 소크라테스는 훌륭한 대답 같다면서 추가적인 탐구 없이 넘어간다.[14] 그 뒤, 그렇기 때문에 지혜를 사랑하라고 클레이니아스에게 권유를 하고, 클레이니아스는 지혜 탐구를 가능한 많이 하겠노라고 답변한다.

3.3. 소피스트 형제의 두번째 궤변과 소크라테스의 두번째 권유[편집]


소크라테스는 클레이니아스의 훌륭한 답변에 기뻐하며, 소피스트 형제들에게 자신은 이런 식의 논변을 원하니 같은 주제의 논변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만일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 것인 모든 앎을 획득해야 하는지, 아니면 앎중에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한가지 지혜가 존재하는지를 논의해달라고 한다.[15] 이에 디오뉘소도로스가 여기 있는 사람들은 클레이니아스가 지혜로워지기를 진심으로 갈망하는지, 아니면 장난삼아 그런 말을 하는 건지를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드디어 소피스트 형제가 말장난을 그만두고 이제야 진심을 보이는 것에 들떴다 하며 클레이니아스가 지혜로워지기 바라는 자신의 마음은 놀랍도록 진지하다고 답한다. 이에 디오뉘소도로스는 소크라테스에게 지금 한 말을 부인하지 말도록 조심하라고 한다.

그런데 그는 소크라테스에게 클레이니아스는 지금 지혜로운지 아닌지를 먼저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본인이 말하길 아직까지는 아니라고 하고 그가 허풍쟁이는 아니니 아직 지혜롭지 않은 것이 사실일거라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소크라테스와 다른 사람들이 클레이니아스가 지혜롭고 무지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소크라테스가 동의하자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렇다면 그것은 현재의 클레이니아스가 더이상 아니기를 바라는 것이자 더이상 그이지 않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거냐고 묻는다. 소크라테스가 어리둥절해하는 틈을 타 디오뉘소도로스는 클레이니아스가 더이상 있기[16]를 바라지 않는 것이니 이는 그가 죽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고 한다.[17] 그리고는 자신들이 사랑하는 소년이 죽어 없어지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것 아니냐며 소크라테스와 클레이니아스의 추종자들을 힐난한다.

디오뉘소도로스의 말에 클레이니아스를 사랑하는 크테십포스는 분노해 거짓말로 우리를 모략하는 행위는 그만하라고 일갈한다. 이에 에우튀데모스가 나서 거짓말이라는 것을 하는 것이 정말로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당연히 가능하지 않냐면서 어이없어한다. 그러자 에우튀데모스는 거짓말을 할때는 그 말과 관련되는 사물을 말하는지, 아니면 말하지 않는 것인지를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말할 때라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렇다면 그 말을 할 때는 그 대상이 되는 사물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그 대상도 존재하는 것들 중 하나라는 점을 동의시킨다. 뒤이어 에우튀데모스는 그렇다면 그럼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있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냐고 묻는다. 있는 것을 말하는 사람은 참된 것을 말하는 것이니[18] 디오뉘소도로스가 있는 것들을 말한 거라면 그건 참을 말한 것이지 거짓말로 모략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크테십포스는 이에 수긍하나[19]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있는 것들을 말하는게 아니라[20]며 에우튀데모스를 거짓말쟁이라고 힐난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지 않은 것들은 어디에도 있지 않은 것들 뿐이지 않냐고 묻는다. 크테스포스가 이에 수긍하자 그렇다면 있지 않은 것들과 관련해 무언가를 하거나 만들 수 있겠나고 반문한다. 연설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하는 행위인데 있지 않은 것에 관한 행위를 할 수 없으니 어느 누구도 있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을 할 수는 없지 않냐는 것이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러니 디오뉘소도로스도 있는 것과 참된 것을 말했다고 주장한다.[21]

크테십포스는 이에 수긍하나,[22] 거짓말쟁이는 있는 것을 말하나 있는 그대로 말하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주장을 바꿔 재반박을 시도한다.[23] 이번엔 디오뉘소도로스가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람은 어떤 이들이냐고 묻는다. 크테시포스는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들은 참된 것을 말하기에 그리 한다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좋은 것은 좋은 상태이고 나쁜 것은 나쁜 상태인데 그렇다면 훌륭한 이들은 좋은 것을 좋게 말하고 나쁜 것을 나쁘게 말하냐고 묻고 크테십포스는 이에 동의하며 그러니 훌륭한 이들이 소피스트 형제를 나쁘게 말하지 않도록 당신들 역시 훌륭한 이가 되도록 하라며 훈계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럼 훌륭한 사람들은 큰 사람을 크게, 뜨거운 사람을 뜨겁게, 차가운 사람을 차갑게[24] 말하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가 동의하자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럼 훌륭한 사람이 냉혹하게 말한다고 주장하는거냐며[25] 차라리 욕을 하라고 면박을 준다. 크테십포스는 자신은 욕을 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충고를 하고 있으며, 자신이 클레이니아스가 죽기를 바란다고 한 말을 철회해달라 요구하며 맞선다.

소크라테스는 과열된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저 형제들이 사람을 죽이든 어쩌든 간에 그렇게 해서 분별과 쓸모를 찾아낼 수 있다면 저들을 한번 믿어보자며 크테십포스에게 농담을 던진다. 그러면서 만일 겁이 난다면 이미 늙은 자신이 시범삼아 그들에게 몸을 맡겨보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크테십포스는 자기 역시 두 외지인에게 자신을 맡길 자신이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디오뉘소도로스가 자신의 반박을 욕 취급한다면서, 그러지 말아달라고 형제에게 부탁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이에 반박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당연히 존재한다며, 그럼 반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한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가 반박 아니냐는 말도 덧붙인다. 디오뉘소도로스는 반박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을 거라면서[26] 있는 것들 각각에 대해선 이를 진술하는 말(logos,명제)이 존재하고 있지 않은 것들에 관해선 그렇지 않다는 점을 동의시킨다. 그러면서 아까 어느 누구도 있지 않은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가 그래서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하자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렇다면 두 사람이 동일한 사물에 대한 말을 하면 모두 동일한 것을 말할테니 반박할 수 없을테고 둘 모두 그 사물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반박이 아니라 아예 그 대상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봐야 하지 않느냐고 한다. 또한 한 사람은 참을 말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말을 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반박이라 볼 수 없다고 하며 반박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말문이 막힌 크테십포스는 이에 침묵한다.[27]

이에 소크라테스가 끼어들어, 프로타고라스와 그 제자들이 하는 말과 닮았다는 점을 짚으며[28] 거짓말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디오뉘소도로스에게 묻는다, 그가 동의하자 그렇다면 거짓된 의견을 갖는 것도 없을테니 모든 의견이 참일테고 무지 또한 존재하지 않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이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냐 묻고 디오뉘소도로스는 직접 논박해보라고 한다. 어이가 없어진 소크라테스는 방금의 논변에 따르면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을텐데 논박이 존재하겠냐고 묻는다. 에우튀데모스가 이에 동의하자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방금 디오뉘소도로스가 논박해보라 했던건 뭐냐고 따진다. 에우튀데모스는 어느 누가 있지 않은 것을 시키겠냐고 반박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이상한 소리를 하는 이유는 그저 둔하고 무지하기 때문이가로 둘러댄 다음, 거짓 의견도 무지도 없다면 무언가를 행할때 역시 잘못함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으며 이 부분을 파고들기 시작한다.[29] 에우튀데모스가 이에 동의하자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행위도, 말도, 생각도 잘못하지 않는다면 덕을 가르칠 필요가 없을텐데 당신들은 누구의 선생 노릇을 하려 왔냐고 공격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구질구질하게 논의 시작 때 있던 이야기를 꺼내지 말고 지금의 논의를 사용하라고 말을 돌린다. 소크라테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논의를 사용해 '반론'해보라는 소리 아니냐고 반박하며 논쟁 불가능성 논증의 모순점을 들추어낸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이에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라고 면박을 준다. 소크라테스는 이게 공정한거냐고 반발하지만 소피스트 형제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자 논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자꾸 논변을 해보자고 하는[30] 그들의 모순을 지적하려 한다. 당신들이 하는 말(logos,논변)이 무슨 뜻이냐고 캐묻는 소크라테스에게 디오뉘소도로스는 대답은 안하고 쓸데없는 소리만 늘여놓는다며, 잠자코 묻는데에 답이나 하라 한다.

소크라테스는 일단 이에 응해 논답을 시작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뜻을 가진 것은 혼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묻는다. 소크라테스가 혼을 가진 거라고 답하자 이어서 그럼 문장이 혼을 지닌 경우를 봤냐고 묻는다. 소크라테스가 그런 경우는 잘 모른다고 답하자 디오뉘소도로스는 자신들이 한 말의 뜻을 캐물은 방금은 도대체 무슨 저의였냐고 따진다.[31] 소크라테스는 평소처럼 자신이 무식해서 그랬다며 무지를 자처해 이를 넘기고, 그런데 자신이 잘못 말한 것인지 잘못하지 않은 것인지를 묻는다. 거기에 더해 만일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면 에우튀데모스 형제는 틀린 주장을 펴니 논박이 불가능 할 것이고, 잘못했다면 형제의 주장대로 논박이 존재하지 않을테니 자신을 논파할 수 없을거라 한다. 그러면서 말을 정교하게 사용하는게 놀랍긴 하지만 다른 사람을 엎어치며 자신도 엎어지는 꼴이라고 에우튀데모스 형제를 비판한다. 소피스트 헝제가 한방 먹은데에 흥분한 크테십포스는 끼어들어 놀라운 헛소리꾼들이라면서 에우튀데모스와 디오뉘소도로스를 욕한다. 소크라테스는 분위기가 격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직까지는 두 사람이 장난치고 있는거고 진지해지면 지극히 아름다운 것을 내보일 거라며 크테십포스를 달랜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시범을 보이겠다면서 클레이니아스와 다시금 대화를 시작한다.

소크라테스는 아까의 논의가 지혜를 사랑해야 한다는 점에서 끝났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클레이니아스와의 논답을 재시작한다. 그런데 지혜 사랑앎의 획득의 일종이라는 점을 짚으며 그렇다면 어떠한 앎을 얻으려 노력해야 할까를 질문으로 던진다. 소크라테스는 그 앎은 우리에게 이득을 주어야 하는데 이전 논답에서 만드는 것 뿐만이 아니라 만든 것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까지 알아야만 진정으로 이로울 수 있다고 했던 것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앎에는 만드는 법과 만든 것을 사용하는 법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클레이니아스가 여기에 동의하자 소크라테스는 악기 만드는 기술은 연주 기술과 영 딴판이라 악기 장인이 연주는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는 아닌것 같다며 제외한다. 그리고는 논변 만드는 기술은 어떻냐고 묻자 클레이니아스는 논변 만드는 이들도 자신의 논변을 사용할 줄 모른다면서 이 또한 아닌것 같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클레이니아스의 대답에 흡족해하며 논변 만드는 기술은 지혜롭고 신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사람을 홀리는 주술과 같다고 부연한다. 소크라테스는 뒤이어 그렇다면 어떤 기술일 것 같냐고 묻고 클레이니아스는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장군의 기술은 어떻냐고 묻자 클레이니아스는 이는 사람을 사냥하는 기술인데 사냥술은 쫓고 잡기만 할 뿐 결과물을 사용할 수 없기에 사냥꾼들은 자신이 잡은 것들을 요리사들에게 넘긴다고 답한다. 추가로 기하학자, 천문학자, 산술학자들 역시 사냥꾼의 일종으로 자신들의 발견물을 변증술 전문가에게 넘기고, 장군들 역시 자신들이 잡은 군대와 나라를 정치인들에게 넘긴다고 한다. 그러니 장군의 기술 역시 만들기와 사용하기를 둘 다 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고, 우리가 찾는 지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 이야기를 전해듣던 크리톤은 클레이니아스의 총명함에 깜짝 놀라면서 소크라테스가 지어낸 이야기는 아닌지 의심한다. 소크라테스는 그 말을 클레이니아스가 크테십포스가 했었나 하면서 능청을 떤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에우튀데모스나 디오뉘소도로스가 말하진 않았다고 확신하며 어떤 우월한 존재가 곁에서 말한 건 아닐까 추측해보고 크리톤은 분명 더 우월한 어떤 존재가 맞을거라고 이를 긍정한다. 크리톤은 뒷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이에 소크라테스는 그 앎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해봤으나 번번히 실패했고 최후에는 왕의 기술을 탐구해봤다고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그 직후 바로 왕의 기술이 장군의 기술을 비롯한 다른 기술들의 산물을 넘겨받아 사용하는 기술로 나라의 조종간을 잡고 모든 것을 다스리며 유용하게 만드는 기술 아닌가 추측하여 보았으나 지혜 사랑이 추구해야 하는 앎은 사용 뿐만이 아니라 유용한 것을 만들기도 해야 하는데 왕의 기술이 만들어 내는 산물이 어떠한 것인지를 정의내릴 수 없었다. 또한 찾고 있는 앎은 이로워야만 하고 아까 동의한 바에 따르면 그 앎 말고는 이 세상에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만족해야만 하는데 과연 정치술의 산물이 좋거나 쓸모있는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3.4. 소피스트 형제의 세번째 궤변[편집]


소크라테스는 다시 한번 에우튀데모스 형제에게 진지한 태도로 도움을 달라고 간청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 앎이 무엇인지 배우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그것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길 원하는지 골라보라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이미 늙어 배움이 힘드니 이미 앎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편이 낫겠다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이에 아는 것이 있는지를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사소한 것들이기는 하지만 꽤 아는 것이 많다고 답한다. 그러자 에우튀데모스는 있는 것 중 어떤 것이 있지 않은 상태일 수 있냐고 묻는다. 소크라테스가 절대 아니라고 답하자 그렇다면 이미 당신에겐 앎이 있는데 그 중 어떤 것이 있지 않을 수는 없지 않냐고, 따라서 당신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태라고 답한다.[32] 소크라테스는 '그 어떤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모르는 것도 많다고 반박하나 에우튀데모스는 그럼 당신은 알지 못하는 상태겠다고 받아친다.

소크라테스는 어이없어하며 그럼 동일한 것이 있으면서 있지 않는게 불가능하기에 알면서 알지 못하는 상태는 존재할 수 없고, 그럼 자신이 하나를 알면 모든 것을 아는 것이고 그럼 찾고 있는 앎도 이미 알고 있다는 소리냐고 따진다. 에우튀데모스는 자신을 직접 논박하냐고 말하며 이를 긍정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당신들도 무언가는 알고 무언가는 모르는 상태일 수 없냐고 묻고 에우튀데모스는 그렇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럼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상태냐고 묻자 형제는 그건 아니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태라고 답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나 다른 사람 역시 하나를 안다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부연한다.

소크라테스는 정말로 대단한 좋은 것이 등장했다고 비야냥대며 모든 것을 알면 목공 기술, 갖바치 기술, 신발 고치기를 할 줄 아냐고 묻고 형제는 당연히 안다고 고집을 부린다. 소크라테스가 이어서 별들의 수모래의 개수도 아냐고 묻자 당연하다고 답한다. 이 때 크테십포스가 끼어들어 그것들을 알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한다. 디오뉘소도로스가 무엇을 입증해 보일까 묻자 크테십포스는 에우튀데모스의 치아 개수[33]를 묻는다. 소피스트 형제는 놀림받는다 여겼는지 안다는 것을 들었다는 걸로 충분하지 않냐 하며 이에 응하려 하지 않지만 크테십포스는 굴하지 않고 온갖 수치스러운 것들을 할 줄 아냐고 캐물어 결국 할 줄 안다는 대답을 받아낸다. 소크라테스 역시 단검들 사이로 뛰어들어 재주넘고 바퀴 위에서 빙글빙글 돌 줄 아느냐 고 물으며 이를 거들고 디오뉘소도로스는 이것 역시 할 줄 안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항상 모든 것을 알고 있었나고 묻고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렇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그럼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알았냐고 물어보고 에우튀데모스는 혹시 못 믿겠냐고 하며 이를 긍정한다. 에우튀데모스는 묻는 것에 대답만 잘 해주면 이를 입증해주겠노라 제안하고 소크라테스는 이를 받아들인다. 에우튀데모스는 우선 소크라테스에게 자신이 어떤 것을 아는 상태에 있는지 아닌지를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아는 상태라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이어서, 그렇다면 그 앎을 당신이 아는 상태가 된 그것에 의해 알게 되었는지 아니면 다른 것에 의해 알게 되었는지를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아는 상태가 된 그것에 의해서라고 답하며 이것이 혼을 말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질문을 덧붙이지 말라고 소크라테스를 윽박지른다. 소크라테스는 그럼 자신이 질문을 이해 못했을 때에도 물어볼 수 없는 거냐면서, 그렇다면 당신의 의도와는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다고 항변해보지만 에우튀데모스는 그냥 대답이나 잘 하라고 화를 낸다. 소크라테스는 에우튀데모스의 속내를 알아채고 일단 순응해 논답을 계속한다.

에우튀데모스는 다시금 질문하고 소크라테스는 혼에 의해 안다고 질문형 문장 없이 답변한다. 애우튀데모스는 또 질문에 무언가를 덧붙이려 든다고 소크라테스를 힐난한다. 소크라테스는 자기가 무지해서 그런거라고 둘러대고 알고 있는 것을 무언가에 의해 안다고 답변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언제나 동일한 무언가에 의해 아는지, 아니면 때에 따라 다른 무언가에 의해 아는지를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알때면' 언제나 동일한 그것에 의해 안다고 답하고 에우튀데모스는 또 덧붙여 떠벌린다고 소크라테스를 비난한다. 소크라테스는 '언제나'라는 단어가 자신을 함정에 빠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하나 에우튀데모스는 그건 내 알바 아니라고 일축한다. 소크라테스는 이에 '알 때면'을 뺀다면 언제나라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럼 하나하나를 다 알지 못하면 모든 것 전부를 알 수 있겠냐고 묻고 소크라테스는 그건 아니라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렇다면 지금 당신이 동의한 모든 문장들을 합쳐보면 당신은 자신이 아는 그것에 의해, 언제나 모든 것 전부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며 그러니 태어났을 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던거라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알때면'이 힘을 못썼다며 푸념한다.

소크라테스는 우선 디오뉘소도로스 역시 이 결론에 동의해야 당신의 말이 옳다고 확신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하며 훌륭한 사람들이 부정의하다는 것을 자신이 어떻게 아는 것 같냐고, 즉 어디에서 배운 것 같냐고 질문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어디서도 배우지 않았다고 답하고 소크라테스는 그렇다면 자신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거냐고 반문한다. 에우튀데모스는 모든 것에 대한 앎을 원래 지니고 있다는 자신의 논변이 깨졌음을 알고 디오뉘소도로스의 허술함을 질책한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놓지지 않고 에우튀데모스에게 그럼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당신 형제가 틀린 말을 했다고 생각하냐고 공격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정말 자신이 에우튀데모스의 형제라고 생각하냐고 하며 궤변으로 이를 무마하려 하나 소크라테스는 우선 에우튀데모스에게 물은 것부터 듣고 답하겠다고 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지금 도망치냐고 소크라테스를 도발한다. 소크라테스는 형제에게 협공을 당하는 자신의 신세를 히드라를 잡다가 에게 협공당하는 헤라클레스에 비유하며 이올라오스가 조력하러 오면 좋겠지만 와봤자 방해만 할 것 같다고 한탄한다.[34]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럼 이올라오스는 헤라클레스의 조카인지 당신의 조카인지를 물으며 논변을 시도한다.

소크라테스는 대답 안하면 계속 방해할테니 여기에 대답을 하는게 맞겠다며 이올라오스의 아버지는 자신의 형제인 파트로클레스가 아니라 헤라클레스의 동생 이피클레스이니 이올라오스는 헤라클레스의 조카가 맞다고 답변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파트로클레스가 당신의 형제냐고 묻고 소크라테스는 아버지는 다르지만 어머니는 같다고 자기 가족사를 설명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럼 파트로클레스는 당신의 형제이면서 형제가 아니겠다고 답한다. 소크라테스는 적어도 아버지가 다른 것은 맞다며, 그의 아버지는 카이레데모스, 자기 아버지는 소프로니코스라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그걸 듣고는 그럼 카이레데모스는 아버지가 아닌 거냐고 묻고 소크라테스는 '내' 아버지는 아니라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렇다면 아버지와 다르면 아버지냐고, 이는 마치 당신과 돌이 같다고 주장하는 꼴 아니냐고 공격한다. 소크라테스는 그건 아니라고 답하자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렇다면 카이레데모스 역시 아버지와 다르다면 아버지가 확실히 아닌게 맞지 않냐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아버지가 아닌게 맞는 것 같다고 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이어서 만일 카이레데모스가 아버지라면 반대로 소프로니코스 쪽이 아버지가 아니겠다고 한다. 이때 에우튀데모스가 끼어들어 그렇다면 소크라테스 당신은 아버지가 없겠다고 한다.[35]

3.5. 크테십포스의 난입[편집]


이때 크테십포스가 까어들어, 그건 당신들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당신들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지 다른지를 묻는다. 소피스트 형제는 당연히 같다고 답한다.[36] 크테십포스는 이어서 그럼 당신들 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냐고 묻고 에우튀데모스는 당연히 다른사람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고 답한다. 크테십포스는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끔찍하겠다면서 그럼 그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말들과 다른 동물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냐고 묻고 에우튀데모스는 그렇다고 답한다. 크테십포스는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냐고 묻고 그렇다는 답이 오자 당신 어머니는 바다 섬게의 어머니이겠다고 공격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자네 어머니 역시 그렇다고 답한다. 크테십포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럼 당신은 피라미와 강아지, 새끼돼지겠다고 도발하고 에우튀데모스는 자네도 역시 그렇다고 맞불을 놓는다. 크테십포스는 그렇다면 당신 아버지는 수퇘지와 개이겠다고 하고 에우튀데모스는 자네 아버지 역시 그렇다고 답한다.

이때 디오뉘소도로스가 끼어들어 크테십포스에게 개를 가지고 있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몹쓸 놈 한마리를 가지고 있다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그 개에게 새끼가 있다면 그 개 역시 아버지 아니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가 그렇다고 답하자 그렇다면 그 개는 아버지이면서 자네의 것이니 그 개가 자네 아버지이고 너는 강아지들의 형제가 아니냐고 공격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이후 크테십포스가 다음 말을 꺼내기 전에 재빨리 그 개를 때린 적 있는지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웃으면서 당연하다며, 당신을 때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럼 자네는 자네 아버지를 때린 것 아니냐고 하지만 크테십포스는 이렇게 지혜로운 아들들을 낳아준 당신들 아버지를 때리는 편이 더 정의롭겠다면서 비야냥댄다.

당신들 때문에 당신들 아버지가 좋은 꼴을 많이 보겠다는 크테십포스에게, 에우튀데모스는 좋은 것은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하며 또다른 논변을 시작한다. 에우튀데모스는 약을 마시는 것과 무장을 하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지만 약을 필요 이상으로 마시는 것은 좋은 거냐고 묻고 크테십포스는 델포이 인물상 정도 되는 사람에게라면 분명 좋을 거라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럼 무장은 좋은 것이니 창과 방패를 잔뜩 가지고 가는 것이 좋냐고 묻고 크테십포스는 그럼 창이랑 방패 하나씩이면 되냐고 역으로 반문한다. 에우튀데모스가 답하자 크테십포스는 그런 식으로 머리 셋, 팔 백개 달린 거인들도 무장시킬거냐고 비야냥댄다.[37]

에우튀데모스는 입을 다물지만 디오뉘소도로스는 아랑곳 않고 그럼 금덩이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좋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가 그렇다고 하자 그럼 뱃속과 두개골에 금덩이를 지니고 눈에 금화가 박혀있으면 좋겠나고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스키타이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더라며 스키타이인들이 황금으로 두개골을 장식해 술잔으로 쓴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이를 반박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렇다면 스키타이인을 포함한 사람들은 볼 수 있는 걸 보는지 볼 수 없는 걸 보는지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볼 수 있는 걸 본다고 답한다. 에우튀데모스는 그렇다면 지금 우리 겉옷을 볼 수 있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가 그렇다고 답하자 무엇을 보는지 묻는다. 하지만 에우튀데모스의 의도[38]를 간파한 크테십포스는 자지 않으면서 잠든 것으로 보이고 말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말[39]을 할 수 있는 식의 말을 꾸며내려 하는거냐며 빈정댄다.

디오뉘소도로스는 크테십포스의 말꼬리를 잡고 침묵하는 것은 정말 말할 수 없는지와 말하는 것들은 침묵할 수 없는지를 묻는다. 크테십포스가 그렇다고 답하자 그럼 돌과 나무, 쇠붙이에 관해 말하면 침묵하는 것들을 말한 게 아니냐고 묻는다.[40] 크테십포스는 능청스럽게 대장간에서 쇠를 두들길 때 나는 소리를 보고 쇠가 아우성친다고들 한다면서 이를 반박해 넘긴다. 그러면서 말하는 것들은 어떻게 침묵할 수 있는지 보라며 소피스트 형제를 도발한다.[41] 에우튀데모스가 이를 받아들이고 침묵할 때면 모든 것에 대해 침묵하지 않냐고 질문한다. 크테십포스가 긍정하자 그 모든 것들이 말하는 것의 일부라면 말하는 것에 대해 침묵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크테십포스는 이에 모든 것은 침묵하지 않냐면서 역으로 질문한다. 에우튀데모스는 크테십포스가 애매어로 자신을 곤경에 빠트릴 것을 눈치채고 이를 부정하나 크테십포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럼 모든 것은 말하는지를 묻는다. 에우튀데모스는 '말하는 것들은' 그렇다고 답하나 크테십포스는 지금 그걸 묻는게 아니라 모든 것은 침묵하는지 아니면 모든 것은 말하는지를 묻는 거라고 추궁한다.[42] 디오뉘소도로스가 끼어들어 둘 다 사실이 아니기도 하고 둘 다 사실이기도 하다고 답하지만 크테십포스는 폭소를 터트리며 지금 당신 형제가 논의를 전부 망쳤다고[43] 에우튀데모스를 조롱한다. 클레이니아스는 이를 보고 매우 기뻐하고 크테십포스는 그걸 보고 매우 의기양양한다.

3.6. 결말[편집]


크테십포스의 기고만장을 걱정한 소크라테스는 클레이니아스에게 이런 진지하고 아름다운 논의를 보고 왜 웃냐고 묻는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소크라테스에게 아름다운 것을 본적이 있냐고 물으며 논의의 흐름을 돌리고 소크라테스는 많이 본적 있다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렇다면 이는 아름다운 것과 같은지, 아니면 아름다운 것과 다른지를 묻는다.[44] 소크라테스는 잠시 허둥대다가 아름다움 그 자체와 아름다운 사물들은 서로 다른 것이나 각각의 아름다운 사물들에 아름다움 그 자체가 자리잡기는 한다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이를 듣고 그럼 소가 당신 곁에 자리잡으면 당신은 소고 자기가 지금 당신 곁에 있으니 당신이 디오뉘소도로스인거냐고 반문한다.[45] 소크라테스는 천벌받을 소리 하지 말라고 한다.[46]

디오뉘소도로스는 하지만 무언가가 다른 무언가에 자리한다면 그 둘이 어떻게 다를 수 있냐고 반론한다.[47] 소크라테스는 '지혜로운' 소피스트 형제가 이 점을 어려워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인다.[48] 디오뉘소도로스는 '다른 것(ho me esti)'과 '그렇지 않은 것(tatheron)'의 관계는 예로부터 어려운 주제 아니었냐고 반론한다.[49] 소크라테스는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고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듯이 동일한 것은 동일하고 다른 것은 다른 게 당연한 진리 아니냐면서 대화 나누기의 장인과 같은 모습을 보인 당신들이 어린아이도 알만한 기본적인 동일률 원칙을 어긴 걸 보면 일부러 빼먹은 게 아니냐고 반론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소크라테스가 말한 장인이라는 단어의 말꼬리를 잡고 화제를 전환해, 대장간 일과 도공 일, 고기 요리에 적합한 일을 하는 장인들은 각각 어떤 이들인지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순서대로 대장장이, 도공, 요리사라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도살하고 가죽 벗기고 삶고 굽기에 적합한 사람이 요리사라면 요리사는 잘게 자르고 벗기는 것이 적합하냐고 묻는다.[50] 비슷하게 대장장이를 벼리고 도공을 도기로 만들어도 적합한 것을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형제가 지혜의 종지부를 찍었다며 혀를 내두르고는 그 지혜가 언제나 되어야 자신의 것이 될 수 있겠냐고 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또 말 꼬투리를 잡아 만일 지혜가 당신 것이 되면 알아는 보겠냐고 하고 소크라테스는 당연하다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당신 자신의 것들을 안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하고 소크라테스는 이 역시 당연하다고 답한다. 이에 디오뉘소도로스는 당신이 다스리고 원할 때 아무데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당신의 것이냐고 묻고 소크라테스는 질문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는 무슨 말을 또 하려는지 듣기 위해 긍정하는 답을 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살아있는 것이란 혼을 가진 것을 말하는데 살아있는 것들 중 당신이 다스리고 아무데나 사용할 수 있는 것들만이 당신의 것 아니냐고 묻고 소크라테스는 그렇다고 답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이에 당신은 조상신 제우스가 있지 않냐고 묻는다. 소크라테스는 디오뉘소도로스의 본의를 눈치채고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이를 부정하고 디오뉘소도로스는 당신에게 조상신이 없다면 아테네 시민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며 소크라테스를 난처하게 한다. 소크라테스는 자포자기하고 사실 우리 이오니아인들[51]은 조상신으로 아폴론을 모시고 제우스아테나는 가정과 부족의 신으로 모신다고 해명한다.

디오뉘소도로스는 그럼 당신에게는 아폴론, 제우스, 아테나가 있는데 당신에게 신이 있고 그 신들은 혼을 가진 살아있는 존재들이니 당신은 신들을 팔아 치우거나 아무데나 사용할 수 있는거냐고 묻는다.[52] 이에 크테십포스가 다시 난입해 '우와 헤라클레스!'라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디오뉘소도스를 비꼰다. 디오뉘소도로스는 다시 말꼬리를 잡아 헤라클레스가 우와인지, 우와가 헤라클레스인지 묻지만 크테십포스는 자기는 대적할 수 없는 능란한 논의라 이만 물러나야겠다며 끝까지 형제를 조롱한다. 이에 뤼케이온 장중은 웃음바다가 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지금까지 확인한 소피스트 형제들의 지혜를 찬미해야겠다고 나서며 논의를 정리하는 연설을 시작한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 형제들의 논의는 대다수 다른 이들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논박해 치우는 데에 부끄러움을 느낄 정도로 우매해서 지혜로운 소수의 이들만 좋아하는 방식인데 형제가 이를 능수능란하게 행하는 걸 보니 그 고매함을 느낄 수 있다고 찬양한다. 또한 말로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다가 자신들도 곤란해지는 걸 보면 타인에 대한 배려심과 품격이 넘쳐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도 한다. 마지막으로 크테십포스가 형제의 기술을 곧잘 따라하는 걸 보면 그들의 앎은 굉장히 배우기 쉬운 훌륭한 지혜라는 점을 알수 있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는 그 앎이 너무 쉽고 훌륭해 다른 이들에게 지혜를 강탈당할 것이 걱정되니 가급적 형제 둘 끼리만 말하고 돈을 주고 논변술을 수강하는 제자들 외에는 논변을 삼가라고 조언한다. 또한 제자들 역시 논변을 삼가야 하니 가급적 자신들끼리만 말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한다.[53] 그리고는 아무튼 당신들의 지혜를 잘 알았으니 자신과 클레이니아스를 제자로 받아달라는 말을 덧붙인다.

소크라테스는 그 이후 얼마 안가 모임이 해산되었다며 당시 상황 설명을 마친 후 크리톤에게 그러니 같이 소피스트 형제의 강의를 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다시 한번 꼬신다. 크리톤은 자신 역시 이런 논박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우매한 부류에 가까운 것 같다며 에둘러 거절한다. 그리고는 알려야 할 게 있다면서 당시 청중 중 법정 연설문 대필을 하는 이가 소크라테스와 철학을 안좋게 말했다는 점을 말하기 시작한다. 크리톤이 말하기를, 그는 에우튀데모스 형제를 헛소리꾼이라 매도하고 그런 형제의 제자로 들어가겠다고 말하는 소크라테스 또한 이상하다고 욕했고, 거기에 더해 쓸데없이 논변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 자체가 우스꽝스럽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크리톤은 그러니 앞으로는 굳이 소피스트 형제 같은 이들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대화 나누며 밉보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소크라테스는 이를 듣더니 마침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며, 법정 연설문 대필가들은 철학자와 정치가의 중간 지대에 있는 이들인데 양쪽 모두에 관한 앎이 있지만 철학 관한 앎은 철학자보다, 정치 관련 앎은 정치가보다 어쩔수 없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지혜롭다고 생각하는데 비해 철학자와 소피스트들에게 논변에 패해 망신을 당하다보니 이를 막기 위해 철학자들을 지혜롭지 못하다고 폄하하곤 하고, 아마 그의 반응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일 거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들 역시 지혜와 분별에 관한 훌륭한 일을 하는 이들이니 그들의 욕망에 화를 내기보다는 이해해주고 존중해줘야한다고 주장한다. 크리톤은 그건 그렇고, 자기 아들 크리토불로스의 교육 문제는 해결이 안된 것 같다고 한탄하며 어떻게 해야 아들을 진리 탐구의 길로 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에 연연하기보다는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 좋을 지 직접 끊임없이 생각해보라고 조언하며 대화편을 마친다.

4. 여담[편집]


<향연>, <파이드로스>와 함께 문학성이 가장 뛰어난 플라톤 대화편으로 손꼽힌다. <에우튀데모스>는 특히 풍자로 유명한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구성을 띄고 있다. 소피스트들의 궤변을 풍자의 형식으로 효과적으로 비판하기 위해 대화편속 소피스트 형제 에우튀데모스와 디오뉘소도로스는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설정되었고 소크라테스는 이들을 의도적으로 과장하여 칭찬하는 모습을 보인다.

플라톤은 소피스트와 당대 민중들에게 비슷한 소피스트로 인식된 스승 소크라테스의 차이를 해명하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였다.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 모두 덕(arete)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며 덕을 가르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심도깊게 탐구했다. 플라톤은 소피스트들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수용하되 상대주의적 관점을 지니고 공동체의 덕성을 파괴해가면서까지 남들을 논변으로 이기는 데에 집착한 소피스트들보다 보편적인 올바름의 존재 여부를 끊임없이 연구한 소크라테스를 훨씬 높게 보는 관점을 지녔다.

<에우튀데모스>는 이데아론이 등장하는 등, 보통 중기 대화편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데아 이론이 말싸움 중 궤변의 소재로만 잠시 등장하는 등 비중이 상당히 낮고 사물의 개념과 논쟁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등 초기 대화편으로 볼만한 요소도 상당히 많다. 따라서 <뤼시스>, <메논>, <고르기아스> 등과 함께 초기와 중기의 과도기 대화편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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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테네 외곽의 귐나지온(체육관)으로 후대에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위치에 자신의 학당을 연다.[2] 크리톤의 희망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크세노폰의 <향연>(플라톤의 것과는 다르다)에 등장하는데 거기서는 클레이니아스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이 드러난다.[3] 페리클레스의 주도로 아테네와 여러 폴리스들이 힘을 모아 이탈리아 남부에 세운 그리스 식민도시.[4] 유명 키타라 연주자로 <메넥세노스>에서도 소크라테스의 키타라 스승으로 언급된다.[5]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비롯한 여러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는 자기 마음속에 다이몬이 존재해 좋지 않은 일을 할 때마다 막으려 했다고 말한다.[6] 덕을 가르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당대 소피스트들 사이에서 굉장히 널리 탐구된 주제이며 플라톤 대화편 중에선 <메논>이 이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 대화편에서는 간단히 언급만 하고 넘어간다.[7] 이는 세상에 지혜로운 이와 어리석은 이 두 부류만 있을 것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몰아가며 만든 거짓 딜레마이다. <메논>과 <향연> 등 다른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가 비슷한 논변을 행하나 소크라테스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지혜롭지도 어리석지도 않은 이'라는 중간자를 설정해 이를 설명한다.[8] manthanein[9] 이 뒤로도 이어지는 소피스트 형제의 논변은 애매어의 오류와 유도신문등을 이용한 말장난으로 점철되어있다.[10] 혹은 성공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 플라톤 대화편에서 유일하게 행운을 덕으로 분류하는 부분이다.[11]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에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는 점에서 운이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니면 행운 대신 성공이라는 번역을 이용하면 그들이 그들의 지혜를 활용해 성공을 이룩한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12] 소크라테스와 초기 플라톤의 대표 사상으로 손꼽히는 지덕합일이 드러나는 부분이다.[13] 덕이 선천적인 건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당대 소피스트들 사이에서 쟁점이 되는 주제였다.[14] 지헤를 가르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이 대화편에서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다른 대화편 <메논>에서 상세히 다룬다.[15] 소피스트 형제가 또 말장난을 하기에 결국 소크라테스 본인이 두번째 논의에서 이 주제로 탐구한다.[16] 영어를 비롯한 다른 인도유럽어족 언어들 처럼 고대 그리스어 역시 be 동사에 해당하는 einai 동사에 '이다'와 '있다' 두개의 뜻이 존재한다. 이런 다의어 관계를 이용해 '그이기를 바라지 않는 것'을 '그가 있기를 바라지 않는 것'으로 해석한 말장난이다.[17] 사실 이 문제(실체와 속성의 관계)는 파르메니데스가 '있음'과 '~임'을 사유의 중심에 놓고 einai 동사의 성격을 규명한 이래 그리스 철학자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된 중요한 논제였다. 그런데 에우튀데모스와 디오뉘소도로스는 이를 말장난과 궤변으로 이용한 것이다.[18] einai의 동사형인 to on(~인 것, 있는 것)에는 참된 것이라는 의미도 존재하는데 이를 이용한 것이다. 혹은 ~을 말하다(legein ti)라는 단어에 ~에 대해 말하다라는 뜻도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있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거짓말)은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19] 에우튀데모스의 논리 전개 자체에는 수긍한 것이다. 이후 자신이 내걸었던 전제를 바꾸어 반박을 시작한다.[20] 기존 논변에서 거짓말 하는 사람은 있는 것에 대해 말한다는 점에 동의했는데, 이로 인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자 거짓말쟁이는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말한다는 주장으로 고친 것이다.[21] 말하는 것은 무언가를 하는 것이라는 전제를 동의시키며 거짓말은 있지 않은 것에 관한 것이라는 크테십포스의 새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22] 역시 논리 전개 자체에는 수긍한 채 자신의 주장을 바꾼다.[23] 기존엔 참된 것을 말하는 것은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전제에 동의했으나 이 전제를 바꾼 것이다.[24] 차갑다는 뜻의 그리스어 단어 psychros는 실속이 없다와 냉혹하다는 의미 또한 가지고 있다.[25] 대상의 질을 행위의 질로 은근슬쩍 바꿔치운 것으로 이 역시 애매어의 오류를 이용한 것이다.[26] 있는 것은 없고, 있더라도 알 수 없고, 알더라도 다른 이에게 이를 전달할 수 없다는 고르기아스존재론, 인식론적 주장을 존재 불가능성이 아니라 반박 불가능성에 맞춰 나름대로 각색한 것이다,[27] 존재하는 것에 대한 말은 곧 참이라는 데에 이미 동의했기 때문에, 같은 것에 대해 말하면 이는 곧 같은 (참된) 내용이 되기에 반박이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디오뉘소도로스가 든 나머지 두 경우는 서로 다른 것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상황만 경우의 수로 들며 서로 동일한 것들을 다르게 이야기하는 상황(반박이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28] 논쟁이 불가능하다는 논변은 프로타고라스보다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안티스테네스의 주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래 연구 결과 프로타고라스의 제자인 프로디코스가 비슷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고, 프로타고라스 사상 역시 말의 영역에선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본질의 영역에서는 불가능 하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곤 한다.[29] 소피스트 형제가 이미 말함과 행위를 동일시 했기에 할 수 있는 주장이다.[30] 소피스트 형제들은 논변을 해야 말장난과 유도신문으로 상대를 휘두르는게 가능하다.[31] 그리스어 noein은 의미하다와 뜻을 품다는 두 의미가 존재한다. 역시 다의어 관계를 이용한 말장난.[32] 앎라는 단어에 따라붙어야 하는 '~에 대한'에 해당하는 수식어구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논변이다.[33] 소피스트 형제는 노인이라 이빨이 여럿 빠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34] 이후 크테십포스가 난입해 소피스트 형제와 말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말꼬리잡기를 벌이며 상황이 논변 검토와 진리 추구와는 더더욱 멀어진다.[35] 이 논변 역시 에우튀데모스의 유도신문과 유사하게 수식어구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궤변이다.[36] '아버지'의 일부인 점에서는 형제의 대답이 당연히 참이고, 아니더라도 자신들이 한 짓을 크테십포스에게 돌려받기 싫다면 같다고 답해야만 한다.[37] 크테십포스는 앞선 소피스트 형제들의 궤변과는 반대로 수식어구를 오히려 붙여서 역설을 만들어낸다.[38] 그리스어로 '옷들을 볼 수 있다'와 '옷들이 볼 수 있다'는 같은 표현이다. 애매어구의 오류를 이용해 겉옷에 시력이 있다는 식으로 답하도록 몰아가려 한 것이다.[39]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와 허튼 소리를 한다라는 두가지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40] 대격이 여러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한 궤변이다.[41] 소크라테스는 크테십포스가 클레이니아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지나치게 전투적으로 굴고 있다며 걱정한다.[42] 이런 이분법적인 유도신문은 소크라테스가 소피스트 형제에게 앞서 당한 것이다.[43] 소피스트들은 언어적 모순률을 중요시하고 이를 어길 시 패배한 것으로 간주했다.[44] 아름다운 사물과 아름다움이란 개념 자체를 고의적으로 혼동시키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말싸움의 수단으로 소비되었지만 이 논의는 아름다움 그 자체, 즉 이데아와 관련해 더더욱 깊이 생각해볼 여지가 존재한다.[45] 그리스어 pareinai에는 자리잡다와 곁에 있다라는 두 의미가 존재한다.[46] 대화편 내내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 형제의 지혜를 능청스레 신에 비유한다. 자신을 신이라 자칭하는 것은 신성모독 아니냐는 것이다.[47] 디오뉘소도로스는 자리한다를 곁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동음어로 공격을 가할 뿐이지만 사실 이 논변은 이데아와 개별자의 관계 설정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후기 대화편 <파르메니데스>에서 비슷한 논변이 등장한다.[48] <파르메니데스>에 따르면 이데아 이론을 전제하면 형상과 개별자가 맺는 관계를 쉽게 정의내릴 수 있다. 다만 그 대화편은 이 때 도입된 분유(metexis)라는 개념을 비판하는 것이 주 논제이다.[49] <소피스테스>에서도 등장하는 상당히 중요한 주제이다. 디오뉘소도로스의 입에서 이런 주제가 나온 것이 특이점.[50] 동명사와 부정사의 대격 주어를 일부러 혼동하여 만든 궤변이다.[51] 고대 아테네는 그리스인 분파 중 이오니아인들이 세운 도시이다.[52]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 신성모독도 서슴치 않는 모습이다.[53] 사실상 궤변을 하지 말라는 말을 돌려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