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데스 + 로봇/시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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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적의 소니[편집]
죽음으로 끝나는 야수들의 잔혹한 싸움. 하지만 소니는 절대 지지 않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그녀의 강점은 무엇일까.
SF 액션물이다. 붉은색, 보라색 등 강한 색채의 조명을 활용한 정석적인 사이버펑크풍 연출이 특징이다. 높은 퀄리티의 실사 지향의 3D 애니메이션인데, 인물의 이목구비가 약간 과장되어 있어 완전 실사 지향인 '숨겨진 전쟁' 등의 에피소드와는 느낌이 다르다. 디스아너드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원화가 세드리크 페라베르네(Cedric Peyravernay)가 참여하였다.
원작은 피터 F. 해밀턴의 단편집 A Second Chance at Eden에 실린 동명의 단편 SF 소설이다. 본작은 괴수의 외형까지 소설의 묘사를 충실하게 따랐다.
인간이 뇌파로 조종하는 괴수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기장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이겨온 검투사 '소니'와 그녀의 괴수 '카니보어'[1] 를 소재로 삼고 있다.
투기장에서 싸우기 전에, 디코라는 이름의 거부와 그를 수행하는 여자가 찾아온다. 디코는 소니에게 이번 한 번만 싸움에서 져달라고 승부 조작을 제안하며 우승 상금의 몇 배나 되는 거액을 제시하지만 소니와 일행은 '우리는 돈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며 단호히 거절하고 싸움에 돌입한다. 이후 소니의 '카니보어'와 상대 괴수 '터보 랩터'의 피 튀기는 혈투가 이어진다.
터보 랩터는 고릴라 같은 보행 방식에 카니보어와 대비되는 육중한 체형을 지닌 괴수로 울퉁불퉁한 암석질의 갑피로 온몸을 무장하고 있다. 괴력은 카니보어를 상회하기 때문에 근접 육탄전에서는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괴력을 살린 타격기가 주무기다. 처음에는 빠른 속도로 몰아붙이는 카니보어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다 팔을 뜯기는 중상을 입는다. 그때 진정한 조커 카드가 드러나는데, 바로 팔 내부에 숨겨져 있었던 접이식 뼈 칼날. 도저히 생물의 신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부자연스러운 무장이라 소니의 팀원들이 보고 경악했으며 규정 위반이 아니냐고 의아했을 정도다.[2][3] 터보 랩터는 뼈 칼날로 카니보어의 촉수들을 잘라버리고 복부를 찔러 중상을 입히지만 방심한 틈에 카니보어가 칼날 머리뼈로 터보 랩터의 승모근 쪽을 뚫어 속을 헤집어 치명상을 입히고 결국 너덜너덜해진 목이 뜯겨나가며 패배한다.
승부가 끝난 후,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니에게 디코를 수행하던 여자가 나타난다. 여자는 디코에게 잡혀사는 듯 용감한 당신이 부럽다며 소니를 칭찬하고, 어떻게 그렇게 강하느냐고 묻는다. 소니는 예전 갱단에게 성폭행당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증오가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고 한다. 서로를 애무하던 둘은 곧 성관계를 가질 것처럼 옷을 벗는데, 갑자기 여자의 손에서 기다란 손톱이 자라나더니 소니의 아랫턱을 관통한다. 사실 여자는 디코의 승부 조작을 거절한 소니에게 보복하기 위해 그녀를 살해하려 찾아온 것이었다.[4]
이후 디코가 등장해 공포가 느껴지느냐고 묻고, 여자는 바닥에 쓰러진 소니를 무자비하게 짓밟는다. 신체 개조를 받은 건지 몇 번의 발길질에 소니의 머리가 부서지고 눈알이 튀어나오는데, 놀랍게도 여전히 소니는 살아 있었다. 소니는 자신의 척추에 바이오웨어 칩을 심어두었다고 희미한 목소리로 말하는데[5] 불현듯 벽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선명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내 필승의 비결은 항상 싸울 때 목숨을 거는 것이다."
즉 다른 투사들처럼 인간이 본체고 괴물을 조종하는 게 아니라 소니는 괴수가 본체이며 인간이 대외용 조작 단말이었다. 항상 투기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기 때문에 그 정도의 각오는 없고 그저 스포츠 경기 정도로 임하는 다른 투사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카니보어가 캡슐에서 나와 순식간에 여자를 살해, 디코를 꼬리로 붙잡고 공포가 느껴지느냐고 소니가 되묻는 것으로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제목이 "무적의 소니"로 번역되어 그 어감이 잘 살지 못했지만, Edge라는 단어에는 강점, 이점, 유리함이라는 뜻이 있다. 말하자면 제목의 의미는 "소니의 강점", 즉 소니가 괴수 싸움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을 의미하고, 후반부에 그 정체가 드러나는 것이 반전이다. 초반부에는 이 강점이 소니의 트라우마와 거기에서 비롯된 증오라는 식으로 설명되지만 사실 그것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고, 사실 소니는 예전에 모 갱단에게 납치당해서 두개골까지 박살날 정도로 험한 꼴을 당했지만, 동료들이 간신히 구해낸 후 카니보어의 육체에 소니의 의식을 이식해서 살려놓은 것이었다. 즉, 의식이 깃든 진짜 몸은 괴수의 몸이 되었고, 지금 인간의 몸은 바이오웨어를 때려박아 인간인척 하는 가짜 몸인 것이다. 즉, 괴수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괴수였으므로 매 판마다 죽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왔던 것이고, 그녀의 비결은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6]
에로틱하고 잔혹한 본 시리즈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작품으로 그 수위는 깜짝 놀랄 정도로 잔혹하다. 사람의 머리를 발로 밟아 터트리고 머리가 꿰뚫리는 잔인한 장면까지 등장한다. 여성의 상반신 노출이나 동성 애무씬은 애교로 보일 정도다.
2. 세 대의 로봇[편집]
로봇의 시선으로 보는 인간 세상은 어떤 곳일까? 인류가 사라진 지구에서, 세 대의 로봇이 종말 이후의 도시를 관광한다.
이지적이고 관광객 같은 로봇[7] , 게임기에서 발달한 로봇[8] , 어린이 보모 로봇에서 발달한 로봇[9] , 이 세 로봇이 멸망한 도시를 관광하며 로봇의 시선으로 인류를 바라보는 풍자적인 블랙 코미디 콩트극이다.
시즌 1 중에선 가장 가볍고 밝은 코미디적인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대적 배경은 인류가 멸종해버린 가장 암울한 세계관이다.
도중에 만난 고양이와 함께 멸망한 도시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핵미사일 저장고까지 간 세 로봇은 결국 인류가 환경오염으로 멸망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갑자기 고양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는데 실은 유전공학으로 엄지의 형태가 바뀌어 고양이들이 스스로 참치캔을 딸 수 있게 되자, 인류가 더 이상 고양이에겐 쓸모없다고 느껴져 멸종시킨 것. 시즌 3에서 잠시 이 문명화된 고양이들이 다시 등장하는데, 우주여행용 로켓이나 인간형 로봇까지 능숙하게 조작하는 모습을 보면 캔을 따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상 인간의 기술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화해 굳이 인간을 주인으로 둘 필요를 느끼지 못한 듯. 세 로봇들 또한 갑자기 등장한 고양이 떼에게 둘러싸이는데, 우습게도 고양이들의 요구는 쓰다듬어 달라는 것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시즌 3의 '세 대의 로봇: 출구 전략' 에피소드와 이어진다.
3. 목격자[편집]
건너편 호텔에서 울린 총소리. 살인을 목격한 스트리퍼가 공포에 싸여 도망친다. 하지만 살인자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다.
몽환적인 영상미와 충격적인 반전이 인상적인 작품. 실사 그래픽에 만화적인 요소 삽입이 잘 어우러진 작화가 아주 강렬하다.
SF 요소는 없지만 구룡성채 같은 아파트 단지나 중국어와 일본어 네온사인을 통해 드러나는 사이버펑크 분위기가 특징으로, 살해 장면뿐 아니라 여주인공의 전신 노출이 나오는 등 제법 수위가 높다.[10]
방에서 한 여성이 진한 화장을 하고 있던 와중, 맞은편 집에서 총성과 비명소리가 난다. 여성은 맞은편 집을 쳐다보는데, 그곳에는 한 남자가 여자를 살해한 현장이 있었다[11] 스트리퍼는 곧장 밖으로 뛰어 나오고, 택시를 잡아 경찰에 신고를 한 뒤 안도하며 숨는 것을 잊는다. 그때 택시가 신호에 걸리자 옆에 또다른 택시가 서는데, 택시의 승객은 그 살인자였다.
스트리퍼가 향한곳은 한 클럽이었다. 살인자 또한 해당 클럽에 들어가나 스트리퍼가 실랑이[12] 하던 또다른 여성에게 잡혀 클럽 내부로 들어가 두명의 라텍스 의상을 입은 여성들에게 애무 수준의 서비스를 받는다. 이와 같은 시각, 스트리퍼 또한 전라 상태에서 가면과 천 한장만 걸친채 무대에 올라가 천을 벗으며 춤을 춘다.[13] 춤이 한창 클라이막스로 가던 중, 스트리퍼와 의자에 앉아 서비스를 받던 살인자가 서로 눈이 마주친다.
이후 스트리퍼는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채로 '블라디미르'라는 남성의 방에 들어가 권총을 챙기고 자신의 집을 향해 달린다. 살인자 또한 스트리퍼를 따라 달려가는데, 이때 살인자는 "내 말좀 들어봐"와 같이 대화를 하고 싶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며 쫓아온다. 스트리퍼는 자신이 묵던 호텔 맞은편의 건물[14] 로 들어가 문이 열려있는 방을 하나하나 찾다가 열려있는 방에 들어간다. 근데 그곳의 현관은 살인자가 처음 스트리퍼를 쫓기 위해 나오던 현관과 동일했다. 즉, 스트리퍼는 살인마의 방에 들어간 것이다. 이후, 살인마가 방에 들어오자 스트리퍼는 총을 꺼낸다.[15]
결국 스트리퍼는 살인자와 실랑이를 하다가 그를 총으로 쏴 죽인다. 그런데 패닉에 빠져 주위를 둘러본 그녀의 눈에 건너편 호텔방에서 방금 죽인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즉, 남자와 스트리퍼는 상대를 죽이고, 이를 목격하고, 해명하기 위해 쫓고, 무서워서 도망가고, 실랑이 끝에 다시 살해하는 것을 교대로 반복하고 있었던 것.
스트리퍼의 모델디자인은 원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페니 파커 초기 원안에서 따왔다고 한다. 미엘고 감독이 폐기된 본인의 디자인을 재사용한 것.
2019년 제71회 에미상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4. 슈트로 무장하고[편집]
갑자기 마을을 덮친 거대 해충의 공격. 가족과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농부들은 손수 만든 로봇들을 이용해 싸운다.
먼 미래의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 배경이지만, 이곳은 늘 무수한 숫자로 달려드는 '디비'라는 갑각류 외계인[16] 의 침공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항하는 농부들이 '슈트'라고 불리는 강력한 로봇으로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
결말에서는 또 다른 진실이 밝혀지는데, 사실 이 마을은 황량한 행성에 돔 형태로 만들어진 농업 지역이었을 뿐이며, 돔 바깥엔 행성 전체가 바글바글한 벌레형 괴수들로 둘러싸여 방어막을 돌파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는 상황. 게다가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돔 외에도 여러 개의 다른 돔이 존재하고 있다. 즉,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외계인들이 침공한 게 아니라, 외계인들이 살고 있던 행성에 인류가 이동해서 식민지로 거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17]
스타쉽 트루퍼스나 워해머 40,000, 스타크래프트 등을 즐긴다면 매우 즐겁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다. 애니메이션 화풍은 카툰 렌더링 그래픽 게임을 보는 듯하며, 수위도 낮은 편이기에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5. 무덤을 깨우다[편집]
고대의 성에 잠들어있던 악마가 깨어난다. 총과 폭약 같은 인간의 무기로,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를 무찌를 수 있을까?
오컬트 액션물이다. 주인공은 고대의 성에 탐사 목적으로 온 박사와 그를 호위하기 위해 동행한 용병들. 그들이 되살아난 흡혈귀, '꼬챙이 공작 드라큘라'에 맞서 싸우고 탈출한다는 플롯의 이야기이다.
스토리는 별 것 없지만 불빛을 활용한 절제된 화풍, 그리고 그를 이용한 단조롭지만 화려한 영상미와 속도감 넘치는 액션,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드라큘라에 대한 현대적인 재해석이 들어가 있어 성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즐길 수 있다.
용병 일행은 C4 폭탄을 이용하여 겨우겨우 악마를 물리치지만 그들이 대피한 공간에도 흡혈귀들이 가득했다. 이후 정황상 결국 모두 죽었을 거라 추측되기 쉽지만, 작중에선 고양이가 흡혈귀들의 약점이고 그곳까지 일행을 따라왔기 때문에 열린 결말이다.
비교적 단순한 화풍으로 제법 호쾌한 액션을 보여준다. 작중 용병들의 대사가 욕설이 많아 거친 편이고 높은 수준의 유혈 묘사가 있다.
한국인 캐릭터 한 명이 조연으로 등장하는데, 주인공 일행의 박사를 따라온 조수 사이먼[18] 이 바로 한국 출신 대학원생이라는 설정이다. 물론 장르 특성상 엑스트라답게 상반신이 반으로 갈라져 끔살당한다.[19] 대학원생치곤 깔끔한 죽음이었다고.
6. 요거트가 세상을 지배할 때[편집]
과학자들의 실험에서 요상한 요거트가 탄생한다.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하는 요거트. 결국에는 우주 정복까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같은 유머러스한 독백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와 아기자기한 3D 화풍으로 전개되는 5분 가량의 짧은 작품.
모든 일의 발단은 한 생물학자들이 자신들이 한 최우수 DNA를 요거트 발효균에 이식하며 시작되었다. 실험은 초반에 실패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지만, 한 연구원이 요거트를 만들어 먹겠답시고(...) 균의 일부를 빼돌렸고, 발효되는 며칠 동안 요거트는 자의식을 얻게 되었다. 요거트는 연구원과 시리얼로 소통하며 경제 문제를 도울 수 있다고 말하고, 그렇게 미국 대통령을 접견한다. 요거트는 경제 문제 해결의 대가로 오하이오 주를 얻어내고,[20] 진화를 계속하며 1년 안에 미국의 모든 채무를 제거할 방안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다. 한 치의 예외도 없이 정확하게 적힌 대로만 수행하지 않으면 경제가 파탄날 것이라는 주의사항을
7. 독수리자리 너머[편집]
지구로 귀환하려던 우주선. 경로를 벗어나 뜻하지 않은 곳에 도착한다. 여긴 어디인가, 대체 몇백 광년이나 이탈한 건가.
실사 지향 애니메이션으로, '행운의 13', '숨겨진 전쟁'과 더불어 실사를 방불케 하는 높은 수준의 인물 그래픽이 돋보인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실사 합성인지 CG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퀄리티가 매우 높다.
원작은 영국의 SF 소설가 앨러스터 레이놀즈(Alastair Reynolds)의 단편집 'Zima Blue and Other Stories'에 실린 동명의 단편소설이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하면서도 암울하고 소름끼치는 진실을 암시하는 결말이 특징인, 전형적인 코즈믹 호러 풍의 에피소드. 음산한 분위기와 섬뜩한 결말, 이해할 수 없는 것에서 느껴지는 공포를 잘 버무린 공포물로서 높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제대로 공포물을 지향하는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류가 일종의 워프 기술을 이용해 우주를 자유로이 항행하는 우주 시대. 우주선 '블루 구스(Blue Goose, 푸른 거위)'의 승무원인 주인공 '톰'은 일을 마치고 동료인 '레이', '수지'와 함께 지구로 복귀하려 한다. 수지는 지구로 돌아가는 지름길을 찾았다며 오리온 자리에 위치한, 성간 물질로 구성된 국부 거품(Local Bubble)을 지나는 좌표를 입력하고 톰 일행은 동면에 들어간다. 그렇게 우주선은 워프 이동을 도와주는 장치인 아크엔젤(Arkangel)에 돌입하며 워프에 들어간다.
이후 톰은 먼저 동면에서 깨어나는데 어째선지 우주선은 원래 목적지인 지구에서도 한참 떨어진 독수리자리 근처의 어느 정거장에 도착한다. 당황한 톰은 수지를 깨우고 지구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불시착했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 하던 중, 두 사람을 맞이한 건 그곳에 있을 리가 없는 톰의 전 애인 '그레타'와 신원 미상의 기술자 2명.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혼란스러워하는 톰에게 그레타는 이곳은 셰다 섹터의 사움라키 정거장이며, 경로 설정 뒤 아크엔젤과 동기화 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나며 이곳으로 와버렸다고 말한다. 당황하던 수지는 이내 중심을 잃고, 그레타는 워프 이동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인다면서 톰과 함께 수지를 다시 수면 장치에 수면시킨다. 그리고 그레타는 톰에게, "여긴 기술자들에게 맡기고, 나가서 좀 휴식을 취하자."며 그를 다른 장소로 데리고 간다.
우주선 내의 술집(Bar) 같은 곳에서 이야기를 나눈 뒤, 둘은 장소를 옮겨 섹스를 한다. 그 뒤 그레타는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진실을 고한다. 그 진실이라는 것은 사실 이곳은 정거장이 아니라 지구로부터 15만 광년이나 떨어진 곳이라는 것.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이러한 경로 오류로 이곳에 도착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이곳에서 지낸 몇 달 동안 이미 지구에서는 수백 년이 흘러간 상황이란 걸 알려준다. 그래서 다시 지구로 귀환하는 것마저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 얘길 듣고 톰은 멘탈이 붕괴되고, 그레타는 톰의 남은 동료들을 깨우러 갈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수면 캡슐에서 일어난 수지는 그레타를 보더니 기겁하며 저 여자는 그레타가 아니라며 비명을 지른다. 톰이 진정시키려고 할 틈도 없이 그녀는 그레타를 공격하여 그녀의 목에 상처를 입혔으나, 그레타의 안정제 주사기에 맞고 기절한다. 그레타에 대한 톰의 의심은 점점 더 커지게 되고 그는 누워서 쉬고 있는 그녀의 목을 확인해 보았는데 충격적이게도 그곳에 있어야 할 상처가 없었다. 아문 흔적도 없는 모습을 보고 톰은 자신 앞에 있는 무언가가 그레타가 아니라고 확신하게 되고, 그런 그에게 그레타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며 자신과 이 공간은 가상이라고 답한다. 그레타는 '내가 지금껏 여기서 가여운 생명들을 얼마나 많이 봤는 줄 아냐, 네가 괴로워하는 걸 보기 싫다'며 만류하지만, 이미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져 직접 현실을 확인하겠다며 당장 깨워달라고 그녀를 거칠게 몰아세우며 윽박지르는 톰.
파일:Beyond the Aquila Rift Greta.gif
그러자 그레타는 마지못해 그의 바람대로 해주겠다며, 슬픈 얼굴로 "이것만 알아줘, 난 진심으로 너를 걱정해."라는 말과 함께 현실을 보여준다.
깨어난 톰의 머리카락과 수염은 상당히 길어진 데다가 충혈된 눈과 뼈가 앙상하게 말라 초췌해진 몰골은 빈사하기 직전인 거지 꼴이나 다름없었고, 거미줄에 감긴 채 손상된 우주선들과 수많은 백골로 사방이 뒤덮여 있는 모습은 참담한 지옥 그 자체였다. 수지와 레이는 부서진 동면 장치에서 이미 미라처럼 초췌한 모습으로 죽어있었고, 그런 모습들을 보며 혼란에 빠진 그에게 그레타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린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그레타. 하지만 괴이하게 뒤틀리는 목소리와 함께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그레타는 그레타가 아닌, 그녀의 목소리를 내는 아주 흉측하고 혐오스럽게 생긴 거미형 외계인이었다. 그 거미의 얼굴을 보고 완전히 멘탈이 나간 톰은 끔찍한 비명을 지른다.
화면이 다시 바뀌어 캡슐에서 깨어난 톰. 그를 반겨준 것은 그레타다. 기억이 초기화되었는지 우주선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대하는 톰. 그레타는 슬픈 미소를 지으며 여긴 셰다 섹터의 사움라키 정거장이라고 말해준다. 당황하는 그에게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톰이 말한 대사 "그래도 이런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야."를 말하는 그녀. 그리고 비춰주는 정거장의 풍경이 지직거리면서 환상이 아닌 실제 모습을 드러낸다. 거미줄에 칭칭 감겨있는 덩어리와 부서진 우주선 파편들을.[22]
그레타[23] 의 본모습이 등장하는 씬은 러브, 데스 + 로봇 중에서도 가장 소름끼치는 연출로 손꼽힌다. 어렴풋하게 여성의 나체로 보이다가 기괴한 외모가 드러나며[24] 음악과 편집이 어우러진 연출이 압권.
이 에피소드만 보고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이 행성이 그 외계인의 집이고 주인공들을 잡아먹으려는 괴물이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원작 소설에서 거미형 외계인들은 어디까지나 톰을 돕기 위해 환각을 보여주고 있다. 에피소드에서도 이러한 묘사가 드러낸다.[25]
이는 단편영화 특성상 배경 설명이 많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으로, 원작 소설에서는 설정이 좀 더 자세히 설명된다. 그레타는 사움라키 정거장에 먼저 난파해 자리잡은 외계인으로, 톰이 충격으로 미치지 않고 해당 지역에 적응할 수 있도록 깨우기 전에 환각을 주입해 돕고자 하는 것이다.[26] 결말에서 기억을 지운 톰을 보며 그레타가 슬퍼 보이는 미소를 지은 것으로 볼 때, 이런 상황은 상당히 오래동안 반복된 것 같다.
이 에피소드에서 수지는 톰의 '현실 감각', '이성', 혹은 '기억의 잔재'라고 상정할 수 있다. 기이한 상황을 차분히 받아들이는 톰과 달리 동면에서 깨자마자 길길이 날뛰고 정신적 충격에 호소하고, 그레타가 나오는 꿈을 꾸었다며 그녀를 보자마자 진짜 모습을 보라며 톰에게 소리지르다 못 해 그레타를 공격하려 들었다. 이는 반복된 환상에서 그레타가 속이지 못한 톰의 의식의 한 켠, 혹은 마저 지우지 못 한 현 상황에 대한 기억임을 의미한다.[27] 현실에서 수지는 한참 전에 죽은 것으로 추정, 다른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로 보인다.[28]
즉, 이 에피소드는 항법 오류로 독수리자리의 틈 너머 어딘가에 거미형 외계인들이 사는 곳에 불시착한 일행 중 유일하게 톰만 죽지 않았고, 한 외계인이 그를 딱하게 여겨 머릿속 정보를 바탕으로 환상을 만들어, 가엾게 된 그가 현실을 마주하다 미쳐버리지 않도록 그레타를 자처, 정신을 안정시키고 상황에 적응시키고자 노력하지만, 톰의 의식이 잠재적으로 늘 환상을 거부하고 현실을 직시하려다 결국 실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환상을 겪는 것을 반복, 그를 걱정하는 외계인이 슬픈 마음으로 그가 적응할 순간이 올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한다는 이야기이다.[29]
본 회차의 삽입곡인 ' Living in the shadows '도 주목받았다. 톰과 그레타의 정사씬에 한 번,[30] , 마지막에 한 번 나오는데 특히 엔딩 부분에서 정거장이 거미줄 덩어리로 바뀌면서 이야기와 노래가 끝나는 장면은 가히 소름.
에피소드 중 복선으로 5분 31초쯤에 유리병을 통해 그레타의 진짜 모습이 비춰진다.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 이외에도 12분 1초쯤에 톰이 진짜와 현실이 뭐냐고 그레타를 추궁하는 모습에서 하얀 벽에 비춰지는 그레타의 그림자 또한 복선이다.
8. 굿 헌팅[편집]
귀신 사냥꾼인 아버지를 따라 구미호를 잡던 량. 사냥할 때에만 놀라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구미호 옌과 친구가 된다.
켄 리우의 단편 '좋은 사냥이 되길'이 원작인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는 단편집 종이 동물원에 수록되어 출간되었다. 전체적인 서사는 같지만, 선정적이고 과격한 애니메이션에 비해 소설은 은유적이고 수위도 낮은 편.
동양의 구미호와 서양의 스팀펑크라는 장르를 훌륭하게 조화시킨 에피소드. 청나라 말기의 홍콩을 배경으로 한 가상역사물로, 귀신 사냥꾼의 아들인 철도 기술공 '량'과 구미호지만 마법을 잃어진 '옌'이 주인공이다.
량은 아버지에게 사냥당한 구미호의 새끼 옌을 숨겨주고 돌봐주면서 서로 친구가 된다. 그러나 영국이 홍콩을 점령하고, 중국에 수입되기 시작한 서양의 기술력으로 동양의 마력이 점점 사라지자 구미호의 힘도 덩달아 약해진다. 결국 옌은 여우로 변하는 능력을 잃고 매춘부가 되는데, 어느 날 영국인 총독을 손님으로 맞았다가 강제로 전신이 모두 기계로 교체당해 사이보그가 되고 만다. 그는 기계에만 흥분할 수 있는 메카노필리아였기 때문이다. 옌은 총독을 죽이고[31] 량을 찾아오는데, 기술자였던 량은 그녀에게 새로운 금속 육체를 준다. 잃어버린 마력의 힘 대신 기술의 힘으로 다시금 변신 능력을 지닌 사이보그 구미호가 된 옌은 뒷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여성을 해하려는 한량과 성범죄자들을 사냥한다.
서양에 의해 근대화되었지만 식민 지배 속에서 고통받는 동양의 모습이 대비되어 묘사되며, 사라져가는 신비를 향한 안타까움과 억압당하는 약자의 저항을 그려낸다. 성적이고 잔혹한 에피소드지만 분위기 자체는 처연하고 신비롭다.
동양이 배경이고 2D 셀 애니메이션을 많이 쓴 만큼, 해당 에피소드는 한국의 레드독컬처하우스에 외주를 맡겼다고 제작 총괄인 팀 밀러가 밝혔다.
그러나 서양 업체의 입맛에 맞춘 탓에 캐릭터들의 외형은(특히 옌의 외모) 전형적인 서양인이 생각하는 동양인 스테레오 타입이다.
9. 쓰레기 더미[편집]
쓰레기장을 집으로 생각하고 사는 데이브. 위생법 운운하는 조사관 따위가 온다 해도, 그는 성을 빼앗길 생각이 없다.
3D 애니메이션으로 캐리커처처럼 과장된 인물 묘사가 특징. 쓰레기장에 사는 노인 데이브와 쓰레기장에 얽힌 작은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
쓰레기장에 살고 있는 데이브에게 위생관이 찾아온다. 새로 들어올 콘도 투자자들이 이 쓰레기장을 탐탁지 않아했기에 철거 및 이주 동의서를 받으러 온 것. 그런 그에게 데이브는 여기는 자신의 집이고 20년 넘게 살았으니 이제 와 나갈 생각 없다며 철거 동의를 거부한다. 데이브는 오토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부르지만 오토는 다른 곳에서 뭘 먹고 있는지 오지 않고, 데이브는 오토를 보고 "식탐이 참 심하다니까." 하고 투덜댄다.
데이브는 모든 걸 쓰레기장에서 주운 폐품에서 충당하고 있어, 담뱃불을 붙일 라이터가 가스가 떨어지자 담배를 피우지 못하지만, 반면 조사관은 도금된 고급 라이터로 여유롭게 담배를 피운다. 데이브는 자신이 여기서 살게 된 이유를 들으면 당신도 날 여기 살게 둘 수밖에 없을 거라며, 위생관이 듣기 싫다고 하지만 억지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2년 전, 데이브는 펄리라는 친구와 함께 쓰레기장에서 살고 있었다. 둘은 밤이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을 하며 사는 전형적인 거친 캐릭터 중 하나다. 그러던 중 펄리가 잠시 자리를 떠나자 혼자 쓰레기장 깊숙이 들어오는데, 무엇인가 괴물을 보았다며 권총 사격까지 하면서 돌아온다. 처음에는 쥐 따위를 보고 졸았던 것인 줄 알았던 데이브지만 펄리의 반응이 심상치 않고 총성이 연달아 들리자 경계하며 샷건을 들고 둘은 어둠과 대치한다.
그러던 중 어둠 속에서 촉수가 날아와 펄리를 끌고 가 버리고, 데이브는 펄리를 구하기 위해 샷건을 쏘려고 하지만 겁먹은 펄리가 데이브의 샷건 총구를 잡고 늘어져 쏘지 못하고, 끝내 펄리는 어둠 속으로 끌려간다. 격노한 데이브는 쓰레기 더미 구석에서 지게차를 찾아내 탑승하고 괴물을 추격한다. 괴물을 따라잡고 지게차로 들이박아 제압한 데이브는 괴물을 살피고 펄리를 찾으려 하는데, 강아지 소리를 듣는다. 강아지는 괴물의 몸 한구석에 붙어서 괴롭게 낑낑대고 있었는데, 데이브는 이 괴물이 말 그대로 보이는 것을 모든 것을 잡아먹고 몸으로 삼으며, 일단 괴물에게 먹히면 그대로 괴물의 일부가 되는 경이로운 생명체임을 알아차린다. 펄리는 진작 소화가 끝나 비쩍 마른 시체가 되어 있었다.
이후 데이브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오토, 왔구나!" 하면서 위생관의 뒤를 바라본다. 위생관이 뒤를 돌아보자, 여전히 살아 있는 쓰레기장 괴물이 그를 보고 입맛을 다시고 있었고, 곧장 습격하여 그를 잡아먹는다. 오토는 쓰레기장 괴물에서 주운 개를 길들인 것이 아니고 쓰레기장 괴물 그 자체를 길들여 붙인 이름인 것이다. 데이브는 위생관의 시체에서 떨어진 금도금 라이터를 집어 들어 여유롭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여긴 내 집이고 아무도 날 쫓아낼 수 없다는 독백으로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참고로 작중 성인잡지 하나가 등장하는데 이름이 '비버 순찰대'다. 미국 성인잡지 '비버 헌트'의 패러디.
10. 늑대인간[편집]
아프가니스탄에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특별한 용병들. 인간에게 천대받던 그들이 이제는 동족의 위협과도 싸워야 한다.
늑대인간이 실존하는 세계관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대의 미군은 탈레반과 싸우기 위해 늑대인간들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항상 앞장서서 싸우고 팔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부상도 회복해버리는 강력한 능력[32] 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불합리한 차별을 받는다.[33] 강렬한 전투씬과 인종차별에 대한 은유가 짙게 베어있는 씁쓸한 맛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11. 구원의 손[편집]
우주에서 홀로 표류하는 우주 비행사. 구원의 희망이라고는 자기 자신뿐. 그녀는 사지가 찢기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위성수리 중에 갑자기 날아온 파편을 맞고 튕겨나가 우주에 표류하게 된 여성 우주 비행사. 정말 재수없게 우주복의 중추에 맞아서 모든 기능이 정지되고 설상가상으로 산소마저 빠르게 고갈되고있다. 체념하려는 찰나 독한 마음을 먹은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하는데.
여러모로 그래비티를 연상시키지만 내용은 다르다. 주인공의 고생길은 짧지만 엄청나게 잔혹하다. 왼팔의 보호복을 팔꿈치 부분까지 벗겨 이를 우주선의 반대 방향으로 던져서 반동[34] 으로 날아가지만, 아슬아슬하게 우주선을 잡지 못한다.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진공에 얼은 팔을 강제로 뜯어버리고[35] 이를 다시 던져서 귀환에 간신히 성공한다. 왼팔은 잃었지만 우주선에 무사히 들어가 지구로 귀환하는 것으로 끝.[36] 'Helping Hand' 라는 제목의 1차원적인 뜻 그대로 행한 것이다. 주인공이 팔을 잘라 죽음의 위기에서 탈출한다는 소재는 영화 127시간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12. 해저의 밤[편집]
사막에서 차가 고장나자 발이 묶인 두 명의 방문 판매원. 한밤중 그들 앞에, 오래 전 그곳에 살던 존재들이 나타난다.
FPS 게임 보더랜드의 그래픽과 흡사한, 미국 만화처럼 굵은 테두리선을 표현한 카툰렌더링 그래픽이 특징이다.
보수적인 나이 든 상사와 버릇없는 젊은 사원으로 구성된 두명의 외판원들이 미국의 넓은 사막 도로 한가운데 차가 퍼져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보내다 기이한 일과 마주친다는 이야기. '사람이 유령이 되면 살던 곳에서 떠돌게 되는데, 만약 동물 유령이 있다면 한때 바다의 밑바닥이었던 이 사막을 떠돌고 있을까?'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후반부의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연출이 일품이다.
하지만 나중에 젊은 사원은 바다 유령들에게 홀려버려 본인도 같은 영체가 되어버린 후 뒤에서 경고하는 상사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 상어 유령[37] 에 잡아먹힌다.[38] 초반부에 상사가 옛날 바다였던 시절을 상상하며 '세상에 대한 걱정없이 물 속을 유영하면 됐겠지.'라고 말하던 것과 대비하면 생각해 볼 만한 부분. 또 젊은 사원이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렸어요." 라는 대사에서처럼 유령과 같이 수영할 수 있고 간섭할 수 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일 듯 하다.
모든 생물은 생명을 가지고 있는데 왜 사후세계는 인간만이 다뤄지는지에 대한 고찰을 녹여낸 작품으로,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다.
13. 행운의 13[편집]
인기 없는 비행기는 신참의 몫. 두 번이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전투기를 맡은 콜비. 그녀는 미신을 극복할 수 있을까.
실사라 해도 착각할 만큼 수준 높은 그래픽과 속도감을 보여준 작품. 주인공인 '콜비' 중위를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의 사미라 와일리가 연기, 잭 리를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사카이 진 성우로 분한 다이스케 츠지가 더빙했다.
헤일로 혹은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미래 전투의 시대.[39][40] 그러나 콜비는 보병이 아닌 강습수송기의 파일럿이라서, '신참 조종사가 가장 외면받는 비행기를 지급받는다' 는 전통에 따라 '행운의 13'호를 지급받는다. 과거에 두 번이나 탑승 보병들이 몰살했는데 기체만은 혼자서 돌아왔다는 불길한 사연으로 얻은 비아냥조의 별명이 바로 '행운의 13'호.[41][42] 그러나 그녀와 함께 한 13호는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정말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13호란 별명으로 바뀌게 된다. 다른 전투기는 전멸했는데 유일하게 멀쩡하게 귀환한다거나,[43] 이 비행기에 탑승한 전투원은 한 명도 전사하지 않는다. 깊은 유대를 맺게 된 행운의 13호와 콜비 중위. 정비공이 "비행기에도 인격이 있다"라고 한 말이 사실인 듯 콜비 중위는 13호에 깊은 애착을 갖게 된다. 그런 그들에게도 이제껏 없던 위기가 닥쳐오게 된다.
작전 중 최후에는 기관고장에 적들에게 포위까지 되어 도저히 비행으로 탈출할 방법이 없게되자 우선 탑승 보병들을 탈출시킨뒤 기밀 유출 방지를 위해 자폭 장치를 작동시키고[44] 콜비 대령도 탈출하려 하는데 콕핏에서 탈출할 때 조종석에 끈이 걸려 빠져나갈 수가 없다. 콜비는 끈이 걸려 탈출할 수 없자 당황하는데, 직후 오히려 탈출하려던 통로가 적이 쏜 유탄에 폭파된다. 그대로 내려갔다간 유폭에 휘말렸을 것인데 조종석 끈에 발이 묶여 목숨을 구하게 된 셈. 폭파 후 이제는 가도 안전하다는 듯이 끈이 귀신처럼 뽑히는 것은 덤이다.
울먹이며 자폭 시스템을 가동하고 탈출한 콜비. 그러나 타이머가 다 되었음에도 자폭이 되지 않는다.[45] 이후 자폭이 되지 않아 의아하게 지켜보는 콜비는 '너도 죽기 싫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 13호를 장악하고 아군을 사격하는 적들을 보고 내 전투기에서 떨어지라고 소리치며 사격한다. 그러던 중 무엇인가 기이한 직감을 느낀 콜비 중령은 아군들에게 엎드리라고 소리치고 엄폐하는데, 직후 적들이 모두 13호를 에워싸자 기다렸다는 듯 자폭 장치가 재기동되어 자폭과 함게 적들을 몰살시켜 버린다. 덕택에 적들이 전멸하여 주인공과 탑승 보병들은 안전하게 대기하다가 구조된다.
오랜 기간 한 물건을 사용하다 보면 정이 들고 이 물건도 의식이 있지 않을까는 심리 일라이자 효과를 표현한 에피소드. 초반에 기체 정비관인 선임준위 한 명이 "이 놈이 재수없다는 오해가 있는데 틀린 말이고 비행기도 모두 하나의 인격체처럼 성격이 있어서 이해해줘야 한다"는 말을 한다. 우연의 일치일지 정말로 인격이 있어서 주인공의 목숨을 여러 번 구해줬는지는 정확히 나오진 않지만, 과학적으로도 미신적으로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적당히 생각해볼 거리가 주어진 에피소드이다. 워해머 40k의 머신 스피릿이 생각나기도 한다.
더불어 에피소드의 화수도 13화고 길이 역시 13분 13초이다.
14. 지마 블루[편집]
엄청난 규모의 벽화로 유명한 아티스트 지마. 그가 마지막 작품을 공개하기 직전, 숨겨진 과거와 놀라운 계획을 발표한다.
지마 블루란 색[46] 으로 지구를 넘어 행성 단위, 우주 단위의 장대한 벽화를 만드는 어느 예술가의 이야기.
어느 미래, 당대 최고의 예술가이자 백여년간 매스컴을 피해온 지마가 자신의 마지막 작품과 관련해 기자 클레어에게 인터뷰를 의뢰한다. 이에 그녀는 흥미를 느끼고 지마가 마지막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외딴 섬으로 가게 된다. 섬으로 가는 동안 클레어는 지마의 '청색시대'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과 일생, 예술을 위한 희생을 회상한다.
지마는 원래 평범한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로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그만두고 크기가 아주 큰 예술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우주를 그린 거대한 벽화를 발표했는데 특이하게 그 벽화 한가운데에 파란색 사각형을 그려넣었다. 이후 다른 그림들에도 전부 똑같이 한가운데에 파란색 사각형을 그려넣었는데, 갈수록 벽화 한가운데의 파란색 사각형이 점점 커졌다. 지마는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며 캔버스를 통째로 한 가지 파란색으로만 칠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고, 나중에는 규모를 극대화시켜 무려 목성이나 소행성대를 파란색으로 칠한 작품들까지 만들어냈다. 이런 거대한 벽화들로 지마는 굉장한 유명세를 얻었다.
섬에 도착한 클레어와 만난 지마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의 무대가 될 수영장을 건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예술가가 되기 전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한다. 지마는 어느 과학자가 만든 로봇, 그것도 수영장의 타일을 닦는 단순한 로봇이었다. 지마는 그를 지켜보던 주인으로부터 학습을 통해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개조받았으며,[47] 그의 주인이 사망하고 나서도 다른 주인으로부터 더 복잡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계속해서 개조를 받아가며[48] 나중엔 자기 자신을 스스로 개조해[49]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을 밝힌다.[50] 지마가 만든 벽화들의 파란색 사각형은 수영장 타일을 묘사한 것으로 '지마 블루'란 바로 그가 닦던 수영장 타일의 색이었다.
마지막 작품 공개 날 지마는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신이 만든 수영장에 뛰어들어 스스로를 분해했고, 자기 조종만 겨우 할 정도의 지능과 환경을 알아볼 정도의 기능만을 남긴 채 원래의 모습, 수영장 타일을 닦는 작은 로봇으로 돌아간다.
결말에서는 기발하면서도 철학적인 반전을 던지는 작품이다. 다른 에피소드들과 달리 선정성이나 폭력성은 거의 없으며, 스릴이 넘치거나 짜릿한 느낌은 아니지만 담담하게 보여주는 잔잔한 영상미와 심오한 주제, 아이디어 등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았다.
원작은 알레스테어 레이놀즈의 단편집 Zima Blue and Other Stories에 실린 동명의 단편 소설이다.
15. 사각지대[편집]
터널을 빠져나가기 전에 임무를 완수하라! 질주하는 트럭, 중무장한 경비원. 어떤 위험도 사이보그 강도단을 막을 수 없다.
SF 액션물로, 강렬한 색체와 과장된 묘사가 특징이며 국산 애니메이션인 '아치와 씨팍'을 연상시키는 화풍과 묘사가 인상적이다.
호크의 성우는 브라이언 블룸.
전원이 사이보그로 개조된 강도단[51] 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무장한 수송 트럭을 턴다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강렬한 연출로 스피디하게 묘사된다. 강도단은 트럭의 호위병, 호위 로봇과 싸우고 목표물인 칩을 챙기는데 성공했지만 호위 로봇에 의해 신참 한 명을 제외한 모두 죽었다[52] . 하지만 호크, 수이, 칼리의 뇌는 모두 백업되어 있었고 죽지 않았다.[53]
한편 강도단은 작품 말미에서 돈뿐만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한 습격을 한 것으로 보이고, 강도단이 사실상 로봇인데 비해 호위병들은 인간임[54] 을 볼 때 단순히 서부극의 퓨처 오페라화라는 시각은 협소할 수 있다. 그래도 등장인물간 개성이 뚜렷하고 적나라한 성적 묘사나 유혈낭자한 묘사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어서 시리즈 입문용으로는 좋다.
16. 아이스 에이지[편집]
누군가 두고 간 옛날 냉장고, 그 안에 문명이 존재한다. 순식간에 과거에서 현재로 흐르는 시간. 설마 미래까지 보게 될까?
시리즈의 제작자인 팀 밀러가 직접 감독한 유일한 실사 작품. 주인공들이 이사 온 집에 있던 냉장고 안에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문명이 있었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소재로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토퍼 그레이스와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주연작.
커플이 처음 이사온 기념으로 와인에 얼음을 넣었는데 그 얼음에서 뭔가 있어 돋보기를 가져와 보니, 창에 찔린 매머드가 발견된다. 여주가 흥분하며 냉장고 안에 있는 얼음들과 얼어버린 양배추들을 치우고 보니, 그곳에는 중세 시대 초의 문명이 있었다. 완두콩을 옮기는 목조 크레인과 마을 그리고 성이 있는 문명을 확인한 여주와 남주. 매머드를 식물의 거름으로 주고난 후 돌아와보니 단 10분 밖에 안되는 시간만에 산업혁명 시대로 발전한다. 남주가 르네상스를 놓쳤다고 말하는 동안 현대의 도시를 발전한다. 남주는 여주에게 우리가 그들의 신이냐고 묻지만 여주는 아마 아닌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 동안 냉장고의 도시속 공사 인부 두명은 "A: 종일 우릴 쳐다보니 저 얼간이 둘은 누구야? B: 몰라, 저 여자 자기 이에 브로콜리 낀 건 아나?"라며 대화한다. 도시에 스타벅스도 점점 들어차며 발전하던 도중 도시에 핵이 떨어진다. 점점 전쟁이 거세지자 냉장고 문을 닫고, 한시간이 지난 뒤 다시 한번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다행히 도시는 살아남아 SF에 나오는 미래 도시로 발전하고 있었다. 딜도 같은 빌딩도 생기던 중 거대한 피라미드 같은 구조물이 생기고 유년기의 끝의 마지막 장면처럼 더 높은 고위차원으로 문명 전체가 이동한다. 이제 볼건 다봤다고 생각한 남주와 여주는 전원 코드를 뽑고 밤을 보낸다. 허나 다음날,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냉각이 되지 않아 빙하기가 오지 않은 냉장고 속 세상에서는 원시인류[55] 공룡 시체를 먹고 티라노사우루스가 원시인들을 잡아 먹는 새로운 세상이 생겨나 있었다.[56]
이 작품은 러브 데스 로봇과 비슷하게 SF 단편 시리즈를 표방하는 오츠 스튜디오의 'God'과 유사하다. 심슨 가족 시즌8 Treehouse of Horror Ⅶ 과도 비슷.[57]
17. 또 다른 역사[편집]
히틀러가 다른 날, 다른 방식으로 죽었다면? 기존 역사를 뒤집어 보는 발칙한 상상. 최고의 앱, 멀티버시티로 즐기세요!
제목만 보면 진지한 대체역사물 같지만, 실제로는 아주 유쾌하고 황당한 작품이다.
대체역사 시뮬레이터 앱 멀티버시티의 홍보용 체험판이 1908년, 아돌프 히틀러의 6가지 사망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 1. 미술학교 계단에서 벌어진 싸움 중 사망.
결과: 제1차 세계 대전 그대로 진행. 바이마르 공화국 개국 늦어짐. 제2차 세계 대전은 1948년에 발발. 미국이 1952년에 베를린에 원자폭탄 투하. 닐 암스트롱, 인류 최초로 1969년에 달 착륙. 실제 역사와 가장 비슷하다.
- 2. 소시지를 실은 마차에 치여 사망.
결과: 빈에서 마차 금지 법안 통과. 자동차의 빠른 도입 촉진. 오스트리아, 자동차 산업 강국으로 도약. 제1차 세계 대전 원래대로 발발. 기술 진보를 등에 업은 독일이 승리. 세계 대공황을 피함. 빌리 브란트, 인류 최초로 1958년에 달 착륙.
- 3. 젤라틴 덩어리에 갇혀 질식사.
결과: 니콜라이 2세가 러시아 혁명을 주도하는 정적들을 제거하기 위해 젤라틴 무기를 사용.[60] 프란츠 페르디난트의 암살로 제1차 세계 대전 발발.[61] 제1차 세계대전, 1915년에 종전.[62] 러시아가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성장. 블라디미르 푸틴, 인류 최초로 1988년에 달 착륙.[63]
- 4. 오스트리아 매춘부 4명과 섹스 대장정에 나섰다가 사망(...).
결과: 매춘부들을 체포해 조사하니 평행 우주에서 온 여행자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이들은 높은 수준의 다차원적 쾌락을 오스트리아인들에게 전파함. 자닌 린드뮐더,[64] 여성 최초로 1996년에 달 착륙.
- 5. 운석에 정통으로 깔려 사망.
결과: 그 운석은 지구와 거대한 소행성이 충돌할 전조로 몇 시간 뒤 충돌이 발생한다. 모든 생물의 93%와 인류 멸망. 쥐들이 사회를 이루고 발전하여 완벽한 민주주의를 이룸. 하지만 결국 국가주의가 탄생해 대량살상무기 개발. 지구가 또다시 멸망(...). 이후 심해에서 평화를 좋아하는 오징어 문명 탄생. 글루그스너글루그, 오징어 최초로 2,973,412년에 달 착륙.
- 6. 타임 패러독스로 사망.
결과: 인과율이 시공간을 전멸시키고 우주의 모든 생명체를 파괴.
그리고 앱이 맛이 가면서 블루스크린이 뜬다.
[ 블루스크린 내용 펼치기 ] ERROR 1203499(0005)B
Wellp, now you did it. Broke the damn computer. You probably didn't even do anything major, did you? But see, I'm the dreaded Blue Screen of Death, and I pop up totally randomly, and most times, for no good gah-damn reason.
You're probably sweatin' bullets right now, aren't you? I love it. So, there are a couple options you could try, neither of which will work whatsoever, but shit, be my guest.
- Hit CTRL+ALT+DEL. This will restart me. But, everything you've done on me up until this point will be gone. Tough titties. But if you're into downloading weird online GIF's (which you are), I'm guessing this isn't a terrible option. Pervert.
- Don't hit CTRL+ALT+DEL and get on the phone with every computer repair guy in town. All of 'em. Give 'em all a shot. It's fine. I'll wait. I ain't going anywhere. I can stay like this alllllllllllllll daaaaaaaaaaayyyyyy.
그래, 결국 해냈구나. 망할 컴퓨터를 박살냈네. 네가 크게 잘못한 건 없는 모양이다. 그렇지? 하지만 이봐, 나는 공포스러운 죽음의 블루스크린이고, 대부분 빌어먹을 이유 없이 아무렇게나 불쑥 튀어나와.
땀이 비오듯이 흐르고 있겠지, 그렇지 않아? 좋아. 여기 네가 시도해볼 만한 것들이 몇 가지 있어. 어떻게든 잘 되는 건 없겠지만, 씨발, 알아서 해.
- CTRL+ALT+DEL을 누르면 나는 재부팅될 거야. 하지만 네가 지금까지 나에게 한 건 모두 물거품이 되겠지. 잘해봐. 하지만 네가 인터넷에서 이상한 움짤이나 다운받는 걸 좋아한다면 (진짜 그렇겠지) 이건 그리 나쁜 선택지는 아닐 거야, 변태야.
- CTRL+ALT+DEL 눌렀다가 동네에 있는 모든 컴퓨터 수리공들이랑 전화하지 마. 뭐 어디 한 번 해보든가. 난 기다릴게. 난 아무데도 안 가. 난 이렇게 하루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일 있을 수도 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이후 마우스 커서가 X를 클릭하자 블루스크린이 꺼지고, 멀티버시티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존 윌크스 부스에게 총을 맞는 게 아니라 역으로 부스를 먼저 총으로 쐈다면(Lincoln shot first) 어떤 일이 일어났을 것 같냐고 홍보한다. 그리고 화자가 이걸 클릭하면서 에피소드는 막을 내린다.
18. 숨겨진 전쟁[편집]
시베리아의 깊은 숲, 수많은 아군의 죽음을 목격한 공산군. 위험한 괴물들과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필사의 작전을 펼친다.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한창이던 소비에트 연방, 시베리아의 어느 숲에서 정체 모를 식인 괴물[66][67] 들이 나타나고, 그들에 맞서는 붉은 군대 특수부대의 저항을 그리고 있다.
소련군은 구울의 본거지인 땅굴을 발견하고 그 입구를 폭탄으로 봉쇄하려 했지만, 폭발의 여파로 인해 오히려 엄청난 수의 구울들을 불러내는 결과에 이른다.[68] 지휘관은 구울의 이동 속도가 조랑말보다 빠르기 때문에 도망쳐봤자 무의미한 전멸에 이를 것이라고 판단, 자신의 아들을 본대로 보내서 이곳을 폭격하게 지시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구울에 맞서 시간을 벌기로 한다.
남은 소련군들은 해일처럼 밀려오는 구울의 파도에 맞서 장렬하게 싸우다가 전원 전사하고, 마지막까지 버텨낸 지휘관은 공병이 설치해두었던 폭탄을 격발시키기 위해 폭파 스위치까지 조명탄을 휘두르며 다가가 결국 스위치를 작동시키고 생을 마감한다. 그들의 목숨을 댓가로 번 시간 덕분에 지휘관의 아들이 좌표를 본대에 전하는 데 성공하고, 싸움이 지나간 후 소련 공군 폭격기의 융단폭격이 쏟아져 구울들을 몰살한다.
첫번째 에피소드인 '무적의 소니'와 더불어 장편화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이 나온 수작이다. 시베리아의 눈 덮인 숲과 오로라가 어린 밤하늘 등의 배경묘사는 무척 아름답고, 후반부를 가득 채우는 장렬한 전투씬은 애니메이션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다. 더불어 복식, 총기, 장비의 고증 또한 좋다.[69]
동유럽계 스태프들이 주도하여 제작해서 그런지 소련군을 잔인하고 무서운 존재들로 그려내던 그간의 서구 매체들과 달리, 소련군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또한 몽골계 아시아으로 추정되는 병사도 볼수있다. 괴물들에게 끔살당한 마을 사람들을 보고 동요하거나, 전우를 위해 발랄라이카를 연주하고[70] 부상병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71] 또한 수많은 구멍에서 수천에 달하는 식인 괴물이 나오는 장면은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소설 잠재된 공포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