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포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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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ἀσφόδελος | Asphodelos, Asphodelus[1]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지만 엄연히 실존하는 꽃으로, 죽음과 관련이 많다고 여겨졌다. 꽃말은 나는 당신의 것.
2. 상세[편집]
2.1. 신화와 문학 속의 아스포델[편집]
칙칙하고 창백한 하얀 꽃과 회녹색을 띠기도 하는 잎, 바위가 많은 황무지나 추운 곳과 가뭄 속에서도 잘 자란다는 점 때문에 방황하는 유령을 연상시킨다는 특성 상 명계의 신 하데스가 다스리는 지하세계에서만 피어난다는 꽃으로 여겨졌으며, 평범하게 죽은 이들이 간다는 잿빛의 평원 아스포델 들판(Asphodel Meadows)[2][3] 에 많이 자라고 있다는 전설이 붙었다.[4] 이에 더해 페르세포네와 헤카테의 왕관으로 쓰이는 꽃이기도 하며, 죽은 자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라고도 한다.[5]
존 밀턴의 실낙원에서도 이 꽃이 언급된다.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저승으로 데려왔을 때, 갓 딴 제비꽃과 아스포델, 히아신스 등의 꽃들을 의자 위에 깔아놓아 앉게 함으로서 기분을 달래주려 했다고. 저승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는 인상이 매력적이어서 그런지, 앞서 설명한 존 밀턴과 헤시오도스, 호메로스 말고도 서구권의 여러 시인들의 손에 의해 자주 언급되기도 했다. 목록 및 원문은 위키피디아의 시 항목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실 실체가 뚜렷한 꽃은 아니기에, 신화 상의 아스포델이 후술할 실존하는 아스포델과 동일한 꽃이라 볼 수 없다고도 한다. 이 경우 하얀 수선화와 동일시되며,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기 위해 미끼로 삼은 수선화가 곧 아스포델이라거나 수선화 또한 죽음의 꽃으로 여겨진다는 설도 있다.[6]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이 설을 채택했다.
그래서인지 아스포델이라는 단어는 수선화를 가리키는 영단어인 대포딜(Daffodil)의 어원이 되었다고도 한다. 아스포델로스(Asphodelos)→아스포델루스(Asphodelus)→아포딜루스(Affodillus)→아포딜(Affodil)→다포딜(Daffodil) 이런 식으로 변화했을 거라고.
2.2. 역사 속의 아스포델[편집]
현실에 실재하고 있는 아스포델은 추위에 잘 견디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지중해 일대의 남유럽, 북아프리카와 중동, 인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었으며, 고대 그리스는 이 꽃을 여러 용도로 써왔다. 무덤가에 심어 조의를 표하는 꽃이나 제삿밥으로 쓰거나, 쥐약 내지는 돼지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뱀의 독을 치유하는 약초로도 쓴 것이 대표적. 맵고 몸에 열을 내게 해주는 덩이줄기는 한 아스포델에서 80개, 최대 200개까지 채취할 수 있었기에 가난한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는 구황작물 비슷한 위치에 있었고[7] 새순과 씨앗도 식용 가능하다고 하니 버릴 게 없었던 모양이다. 뿌리 또한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약용으로도 쓰였는데, 종양을 억제하거나 화상 치료에 썼다고 한다. 사마귀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었고, 포도주와 섞어 만든 혼합물은 구토제로도 쓰였다.
리비아 출신의 유목민들은 오두막을 짓는데 아스포델의 줄기를 썼고, 페르시아는 뿌리를 말리고 가루낸 뒤 다시 물에 불려 일종의 접착제로도 사용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파리로 부라타 치즈를 포장하는데 써 잎의 색과 촉촉함으로 치즈의 신선도를 나타내기도 했다.[8]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내 유통·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자리잡게 된 지금은 아스포델 잎에 싼 전통적인 방식의 부라타 치즈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3. 그 외[편집]
고대 그리스에선 가난한 사람의 식량이나 망자들의 주식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아스포델을 적극적으로 써먹은 조리법이 그닥 알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귀리처럼 가축 사료로 썼던 적이 많다고 하니[9] 식용은 가능해도 사람이 먹을 건 못 된다는 인식이 있었을지도. 콩밥마냥 기피의 상징이었을 수도 있겠다.
죽은 자에게 바치는 꽃이라는 위치는 훗날 아마란스에게 밀려 내주고 마는데, 이는 아마란스가 시들지 않는 꽃, 즉 영원한 생명을 상징했기 때문.
7월 11일에 태어난 사람들의 탄생화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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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왕의 창(King Spear)이라거나 하는 의미로 불리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정확한 어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서 쓰이던 말을 그리스식으로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고. 고대 그리스식 민간어원에 의하면 꽃이 만발한, 향기로운, 비옥한이라는 긍정적인 의미와 재(σποδός | spodos)를 가리키는 비교적 부정적인 의미 중 하나일 거라고 한다.[2] 그리스어로는 아스포델로스 레이몬(ἀσψδελος λειμών | Asphodelus Leimon)이라 읽는다.[3] 꿈의 땅 데모스 오네이론(δῆμος ὀνείρων | Demos Oneiron)이라 불리는 영역 근처에 이 들판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한다. 꿈의 땅은 모르페우스와 그 형제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양귀비를 비롯한 온갖 약초들이 자라고 있는 땅이기도 하다.[4] 엘리시온 들판에서 자라는 꽃이 아스포델이라는 설도 있다. 이 경우 긍정적인 의미를 살려 평범하지만 화사한 꽃으로 묘사되기도.[5] 아스포델 말고도 제물로 바쳐진 소나 양에게서 흘러나온 피를 마신다는 묘사도 있는데, 이건 저승으로 찾아온 산 자와 멀쩡히 대화하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이라 그렇다. 해당 묘사는 오디세이아에서 확인 가능.[6] 사실 아스포델도 수선화처럼 노란 꽃이 피기도 하니 동일시되기 딱 좋은 셈. 차이점이 있다면 거의 모든 부위를 먹을 수 있는 아스포델과는 달리 수선화는 독초에 가깝다는 점이 있겠다.[7] 잿불에 구워서 군고구마 비슷하게 먹거나, 삶은 뒤 곡물과 섞어 빵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8] 싸놓은 잎이 신선한 녹색과 수분을 유지하는 기간은 3~4일 정도다. 부라타 치즈는 생치즈니만큼 그와 동일한 기간 이내에 섭취해야 한다.[9] 습한 계절이었던 겨울에는 양과 염소에게 유해한 알칼로이드가 생성되기에 먹일 수 없었지만, 잎이 마르면서 그 성분이 빠지는 철인 여름에 수확해 사료로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