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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Καλυψώ[1] / Calypso

파일:LeSphinx192008T18831.jpg
윌리엄 해밀턴의 '동굴에서 텔레마코스와 멘토르를 맞이하는 칼립소'.
1. 개요
4. 대중 문화에서
5. 토성의 위성


1. 개요[편집]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여신 혹은 님프. 세상의 가장 서쪽 끝에 있는 오기기아 섬의 주신(主神)이다. 3천 오케아니데스 중 한 명, 50~100명 네레이데스 중에도 한 명 있다.

출생에 대해서 여러 설이 있는데 그 중 로마 시인 휘기누스가 주장한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 사이에서 나온 자식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2. 오디세이아[편집]


칼립소는 지중해의 가장 서쪽 끝에 위치한 오기기아 섬을 통치하는 주신이자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여신이었다. 오디세이아에서는 칼립소가 살고 있던 세상 서쪽 끝의 섬 '오기기아'에 오디세우스가 동료 선원들을 전부 잃고 표류했을 때 자신이 거느리는 시종 님프들과 함께 오디세우스를 발견하고 그를 침대에 데려다눕혀 정성스럽게 상처를 치료하고 간호를 해주었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간호하면서 점점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다가 자신의 남편이자 영원한 동반자로 삼기로 마음 먹는다.

한편으로는 오랫동안 오기기아 섬에서만 외롭게 살아온 영향인지 오디세우스에게 한눈에 반해 거의 집착과 소유욕에 가까운 뒤틀린 애정을 품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수년간[2] 오기기아 섬 안에 가둬 살게 만든다. 그리고 시녀들에게 오디세우스가 도와 달라고 하면 절대 돕지 말라고 명령한다. 먹은 자에게 영원한 생명과 젊음을 부여하는 신들의 음료 넥타르와 신들의 음식 암브로시아로 오디세우스를 불로불사의 신으로 만들어 줄 테니[3] 영원히 자신과 함께 이 섬에서 행복하게 살자고 권유한다.[4] 오디세우스는 고향 이타카에 있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 아버지 라에르테스 등 가족들을 그리워할 뿐이며, 불로불사에 관심이 없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천수를 누리고 죽는 필멸자의 삶을 살고 싶다고 대답한다. 칼립소는 인간이 불로불사의 신이 되는 것마저 보장할 만큼 신격이 강한 여신이라 오디세우스로서는 감히 칼립소에게 대들지 못하고 제발 아내와 아들이 있는 고향으로 가게 해달라고 절절히 호소하는 게 고작이었다. 오랫동안 섬에 틀어박히면서 외부인과 교류하지 않고 섬에서 님프들과 고독하게 살아온 칼립소는 오디세우스의 애원을 완강하게 거절하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불로불사의 신이 될 것을 강요한다.

그래도 칼립소는 자기가 사모하는 인간의 거절에 분노하다 못해 천벌과 저주로 받아치는 다른 신들에 비하면 비교적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 당장 오디세우스와 같이 아내만을 사랑하는 순정남이자 유부남인 피쿠스는 키르케의 프러포즈를 거절하고 "나의 아내 카넨스가 당신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진노한 키르케의 저주를 받아 딱따구리가 되었기 때문. 심지어 그 키르케조차 맨 처음에는 아이아이 섬에 당도한 오디세우스를 먹을 것으로 환술을 건 뒤 돼지로 만들어버리려고 했다. 칼립소와 키르케보다 격이 높은 새벽의 여신이자 헬리오스셀레네의 남매 에오스 역시 자신을 거절한 케팔로스의 의처증을 부추겨 아내 프로크리스와의 관계를 파탄내는 식으로 잔인하게 복수했는데, 이간질이 성공하자 이를 엄청 재밌게 구경하기까지 했다. 특히 아폴론카산드라가 프러포즈를 거절하자 그녀의 예언 능력에서 설득력을 빼앗아 모든 사람이 그녀를 거짓말쟁이라고 불신하고 서서히 고립시켜 파멸로 몰고 가는 잔인한 저주로 보복했다. 그에 반해 칼립소는 여신인 자신 앞에서도 꿋꿋이 페넬로페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오디세우스가 고백을 거절했다고 키르케처럼 무작정 앙심을 품거나 저주나 복수로 받아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페넬로페도 잊어버릴 것이라며 천천히 생각하고 선택할 시간을 주었다. 계곡으로 데려가 신이고 인간이고 할 것 없이 신나게 물놀이도 즐기고 화려한 진수성찬도 대접했다.[5] 오디세우스는 처음에는 즐거운 듯 싶었지만 슬슬 몸과 마음이 지쳐가기 시작한다. 오디세우스의 입장에서는 칼립소의 집착 섞인 환대조차 지독한 가스라이팅희망고문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집요하고 악랄하게 괴롭히는 포세이돈과 위의 세 사례들처럼 일반적으로 인간이 신을 거절한 대가가 얼마나 잔혹하고 비참한지 생각하면, 칼립소가 저주를 걸지 않고 자비와 인내를 베풀어 살려둔 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었다.

이를 보다 못한 아테나제우스에게 항의했고[6], 아테나 이외 나머지 여러 신들이 오디세우스를 도와줄 것을 제우스한테 호소하였다. 이에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칼립소에게 파견시킨다. 칼립소는 헤르메스를 환영하며 그에게 넥타르암브로시아를 대접하지만, 고국에 처자식이 있는 인간 오디세우스와는 절대 이어질 수 없다는 전언을 보낸다. 그러나 칼립소는 순순히 명령을 따르지 않고 억울해하며 "난 배가 난파되어 표류하던 사내를 구해주었을 뿐이고, 당신 올림포스 신들은 맘에 드는 인간 여자와 인간 남자들을 닥치는 대로 납치해서 멋대로 애인으로 삼고 자식들까지 두는데 나는 급이 낮은 신이니 안 된다는 거냐?"는 식으로 대항했다.[7] 결국 제 아무리 여신이라 해도 그보다 서열과 지위가 훨씬 높은 올림포스 12신을 거스를 수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오디세우스를 이타카로 돌려보낼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 오디세우스에게 뗏목을 만들어 주고[8] 쓸쓸하게 떠나보내면서 이별을 고한다.

칼립소는 이별 직전 수년간 오디세우스를 억류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그가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여신으로서 진심으로 축복한다. 오디세우스도 칼립소의 은혜에 진심 어린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언젠가 여신님께서 자기보다 더 훌륭한 남자를 만나 행복해지기를 기원하면서 둘은 그럭저럭 좋은 마무리로 지으며 헤어졌다. 비록 저주는 걸지 않되 오랫동안 오디세우스를 향한 지나친 사랑과 집착으로 그를 피폐시켰지만, 결국 오디세우스의 행복을 기원하고 그의 귀환을 위해 자비를 베풀었다. 칼립소가 그토록 갈망했던 오디세우스와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었지만 다른 방향으로 성숙한 사랑을 실천한 셈. 최종적으로는 칼립소 역시 자신이 원하던 오디세우스의 부인이 될 수 없었지만, 키르케와 나우시카 공주와 더불어 오디세우스, 나아가 그의 정실부인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의 조력자로 남았다.

또한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그녀의 섬에 들렀는데 이 때에 그를 붙잡아 두려고 했다. 그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자신의 스승인 멘토르[9]로 분장해 같이 다니던 아테나의 도움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전승도 있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종전 이후 지중해를 표류하던 도중에 만나 동거했었던 여주인공들중 유일하게 오디세이아에서만 등장하고, 여타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주인공이다. 그나마 오디세우스가 표류도중에 처음으로 만났던 키르케의 경우 트로이 전 이전 아르고호 원정대와 대면하여 아르고호 원정대의 대장인 이아손과 이아손과의 사랑에 빠져 고국 콜키스를 배신하고 도망친 조카 메데이아를 만나 이아손과 메데이아를 도운 이야기에 등장했다. 그러나 칼립소는 키르케와 달리 오디세이아 외에 그리스 신화의 다른 이야기들을 다 뒤져도 오디세우스와 처음으로 만나기 전 다른 그리스 신화 속의 등장인물들과 어떤 식으로 얽히거나 상호작용하는 이야기가 없다. 철저히 오디세우스와의 모험을 위한 서사용으로 등장한 일회용 주인공으로 여겨진다.


3. 신들의 계보[편집]


헤시오도스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칼립소는 오디세우스에게서 두 아들, 나우시토오스와 나우시노오스를 낳았다고 한다. 다른 전승에서는 외아들 라티노스[10]를 낳았다고 전해진다.


4. 대중 문화에서[편집]



5. 토성의 위성[편집]



토성의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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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티
S/2007 S 2
스콜
S/2004 S 13
히로킨
야른삭사
문딜파리
S/2006 S 1
S/2004 S 17
나르비
수툰그르(수퉁)
하티
S/2004 S 12
트리므르
S/2007 S 3
베스틀라
S/2006 S 3
수르투르(수르트)
카리
로게
포르뇨트
S/2019 S 1


토성으로부터의 거리 순으로 정렬  ·  : 이누이트군 (순행 1)  ·  : 갈릭군 (순행 2)  ·  : 노르스군 (역행)

칼립소(Calypso) 또는 토성 XIV는 토성의 제14위성이며 트로이 위성에 속한다. 지름은 약 21.4km(30.2×23×14)정도이고 임시 명칭은 S/1980 S 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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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숨기다’, ‘덮다’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칼립토(καλύπτω, kalypto)에서 유래. 그녀의 행적과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2] 전승에 따라 1년, 5년, 7년 등 차이를 보인다.[3]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특히 셀레네에오스 자매가 저지른 실수를 들먹이며, 자신은 오디세우스에게 영원한 젊음과 생명을 약속하는 동시에 치명적인 실수로 비극적인 사랑을 맞이한 두 여신들을 뒷담까기도 한다. 1세대 달의 여신과 새벽의 여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뒷담깔 정도로 올림포스 12신 이하의 신들 중에서는 제법 권능이 높은 모양. 만일 인간이 이런 말을 했다가는 두 신들이 신벌을 집행했을 것이다.[4] 대표적으로 원래 지상계의 인간 왕족이였으나 이후에 에로스의 아내가 되면서 영혼의 여신이 된 프시케가 있다.[5] 물론, 작정하고 저주를 걸었다간 오디세우스를 격렬하게 증오하는 포세이돈은 몰라도, 아테나를 비롯해 오디세우스에게 우호적인 올림포스 12신들이 그녀를 가만 두지 않았을 것이다. 칼립소도 거기까지 계산을 했을지 불확실하지만, 결과적으로 현명하게 대처한 셈.[6] 사실 아테나가 권력 서열상 제우스 다음 가고 칼립소보다 위계가 높은 12신 중 한 명인데 왜 굳이 직접 칼립소를 압박하지 않고 아버지 제우스에게 도움을 청하는지 의아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그리스 신화에서는 다른 신이 맡고 있는 일을 다른 신이 개입하는 건 원칙상 금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하늘의 제왕이자 신들의 왕인 제우스도 거스를 수 없었고, 격이 높은 신도 그보다 하등한 신의 업무에 끼어들 수 없다. 그래서 아테나는 먼저 아버지 제우스에게 이 문제를 건의해보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제우스와 다른 12신들의 동의를 구해내서까지 오디세우스를 칼립소의 억류에서 구하려고 한 것이다.[7] 뭐 올림포스 12신들은 내로남불이 기본값이니 칼립소 입장에서는 충분히 분노할 만한 일이었다. 거기다 제우스의 명령을 하달하러 온 헤르메스조차 장난기 많은 순수한 소년의 이미지와 달리 자신의 아버지 제우스나 큰아버지 포세이돈처럼 수많은 여인들과의 사이에서 강간 또는 불륜을 통해서 여러 사생아들을 낳은 남신이었다. 이렇게 여인들을 마구 갈취해온 헤르메스가 갑자기 자기에게 찾아와 오디세우스를 풀어달라고 반협박식으로 강요하고 앉아 있는 이 상황이 칼립소에게 있어서는 내로남불이 따로 없었다. 거기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만을 바라봤지, 그에게 어떤 저주를 걸지 않고 선택의 시간을 주었지 적어도 역강간 같은 최악의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마법이나 권능을 써서 오디세우스를 세뇌시켜 같이 잠자리를 하지도 않았다.[8]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뗏목을 직접 만들어주지 않고 도끼를 건네면서 그걸로 섬에 있는 나무들을 베어서 뗏목을 만들라고 말한다.[9] Mentor.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늘날 우리가 스승이라는 뜻으로 쓰는 '멘토'라는 단어는 여기서 유래했다. 오디세우스가 갓난아기 텔레마코스를 두고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기 전 친구 멘토르에게 아들의 후견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10] 대부분은 키르케의 아들로 보는 시각.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서도 라티노스는 키르케와 오디세우스의 아들로 나온다. 보통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와 부부로 살았고,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불로불사의 신으로 만들어 함께 영생을 누리는 부부가 되고 싶었지만 필멸자로 살다 죽고 싶어했던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