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데트 나스르 시대

---

Jemdet Nasr Period

기원전 3100년부터 기원전 2900년까지 지속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시대구분. 이 시대의 유물이 최초로 확인된 유적 '텔 젬데트 나스르'에서 이름을 따왔다. 대부분의 유적은 이라크 중남부에 위치해 있다. 이전 우루크 시대에서 점차 발전을 거듭해 극초기적인 형태의 국가가 형성되기 시작했는데, 이같은 경향은 후일 초기 왕조 시대까지도 지속된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세력은 우루크, 우르, 니푸르 등등이 있다.

언급했지만 '젬데트 나스르'라는 독특한 이름은 지역명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 1900년대 초에 '텔 젬데트 나스르' 일대에서 설형문자 토판, 다색 도자기 파편 등이 발굴되자 학자들이 모여 1926년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150~180여개의 토판 더미가 들어있는 거대한 진흙 벽돌을 발굴했던 것. 워낙 엄청난 발굴이라 1930년 바그다드에서 열린 고고학 회의에서 해당 건물이 지어진 시대를 '젬데트 나스르 시대'라고 부르기로 합의하게 된다.

이 시대는 유물도 적어 알려진 게 많지도 않고 연구하는 학자들도 별로없다. 그래도 몇몇 특징을 열거해보자면 상형문자 수준에 머물던 메소포타미아 문자체계가 슬슬 설형문자, 즉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쐐기 문자로 진화했다는 것. 단순히 사물의 모습을 형상화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더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모습의 문자로 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문학은 등장하지 못해 모든 기록은 계산용이거나 회계관리 용도에 그쳤다. 사회 역시 이전보다 더 조직적으로 변해 도시 전반을 모두 통제하는 중앙정부의 기틀이 제대로 잡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참고로 장거리 무역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하부 메소포타미아 일대의 인근 도시들을 중심으로 무역이 이루어지긴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