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디즈니 캐릭터)/캐릭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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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평등적 면모
4. 여왕의 반전
4.1. 여왕으로서의 엘사



1. 성격[편집]


나는 엘사가 참 마음에 든다. 비록 우리가 그녀를 차갑고 도도한 모습으로 그려냈지만, 그녀에게 계속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녀는 자신을 가두는 감옥과도 같은 곳에서 살고 있고, 그 누구와도 자신의 비밀을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대목에 있어서 <겨울왕국>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기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정할 수 없는, 꽤 깊은 주제를 담고 있다.

- 겨울왕국 아트북 중, 스토리 아티스트 크리스 윌리엄스.


엘사(디즈니 캐릭터)/캐릭터성/성격 문서 참조.


2. 성평등적 면모[편집]


(기존 디즈니 프린세스들은) 상품화된 페미니즘의 도구로 쓰인 측면이 있다. 반면 겨울왕국의 엘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 한 명 없이 혼자서 삶의 비극을 극복해낸다. 이런 면에서 겨울왕국의 캐릭터 (엘사)가 새롭다고 할 수 있는 것.

-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한창완 교수 #


현대적으로 해석된 동화를 내놓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미국의 대중문화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엘사라는 캐릭터를 논의함에 있어서 그녀의 정체성 자각과 페미니즘 담론을 거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디즈니가 가진 대중문화에서의 위치와 그에서 비롯되는 영향력 때문이다.

남성성과 여성성에 특별한 우위관계가 없다는 현대 사회에서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디즈니 프린세스들은 결국 누군가와 맺어지는 것을 통해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전통적 여성상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개별 캐릭터들의 성격은 점차 발전해왔지만 이야기 구조의 한계는 지속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페미니스트들에게 지속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1]

그러한 측면에서 자기 자신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이성과 맺어지지도 경쟁하지도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끝까지 지켜가는 여왕 엘사의 캐릭터성은 디즈니 프린세스 가운데서도 특별한 존재로 여겨진다. 그녀에게 있어 여성성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며 남성성은 획득의 대상이 아니다.[2] 결과적으로 엘사는 '남자와 대비되는 존재로서의 여성' 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난 캐릭터가 되었다.

또한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여왕'들이 부정적이고 사악하게 묘사된 것과 달리, 엘사는 여왕이면서도 선하고 긍정적으로 묘사된다. 기존에 디즈니의 '공주'들이 그토록 지독하게 비판을 받았던 이유는 '공주'라는 프레임 자체의 문제도 있었다. 공주는 아버지인 왕보다는 약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제아무리 왕국을 잘 통치하여도 결국 왕이 오면 물러나 왕의 휘하로 종속되어야 하는 신분이다. 반면 엘사의 지위는 왕(남성)과 대등하다.그동안 디즈니의 매체는 남성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진 여성들을 부정적으로 다루어왔다. 그러한 측면에서 여왕이면서도 선하고 아름답게 묘사되는 엘사는 남성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권력을 가진 여성을 긍정하는 캐릭터다. 이전까지 여자아이들이 공주가 되고 싶어했던 이유가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선하고 아름다운 공주와 그와 대비되는 사악하고 추하다 비난받는 여왕의 프레임 때문이었음을 생각하면 엘사의 진보성을 엿볼 수 있다.

엘사의 정체성 자각 역시 성평등적 면모로 작용한다. 현대 페미니즘 문학은 개인의 정체성 형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는 곧 여성이 사회를 통해 강요된 관습화된 여성상(gender)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자각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 것을 의미한다. 다가온 고난에 대처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엘사의 모습은 이러한 면모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그녀의 '깨달음' 에서 구원자로서의 남성은 배제되어 있다. Let It Go를 부르며 자신을 억압하던 장갑, 망토, 왕관을 날려버리는 것은 그녀를 억압하던 사회적 시선에서 엘사가 자유로워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다.


3. 능력[편집]


엘사(디즈니 캐릭터)/능력 문서 참조.


4. 여왕의 반전[편집]


백설공주: "나도 여왕일 수 있겠는데?"

왕비: "잊었나? 모든 여왕은 사악하다!"

백설공주: "그것부터 바꿔나가려고."

왕비: "..."

NC논평 - 왜들 그리 공주를 싫어하세요? 9:23~9:28


엘사는 디즈니 히로인들의 명예의 전당 격인 디즈니 프린세스에 가입한다면 최초의 여왕 신분의 공주(?)가 된다.[3] 또한 즉위 당시 21세였으므로 최초의 20대 공주이기도 하다.[4]

이는 상당한 시사점을 가지는데 기존까지 프린세스물에서 '순수한' 공주와 대립하는 '사악한' 이미지로 그려지던 마녀-여왕(힘을 가진 여자)이라는 캐릭터적 클리셰를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5] 이러한 클리셰로는 백설공주그림하일드 왕비의 구도가 가장 전형적인 모습이었고 이후 그것의 변형으로 신데렐라트리메인 부인, 오로라말레피센트, 에리얼우르슬라의 대비가 이어졌다.[6] 더군다나 본작의 모티프가 된 눈의 여왕에서 '눈의 여왕' 은 초자연적인 존재로 묘사되며 그야말로 대표적인 악역 마녀 여왕이다. 2003년에 디즈니가 기획했던 눈의 여왕 컨셉아트. 어? 메텔??

하지만 바로 이 눈의 여왕을 각색한 캐릭터인 엘사는 마녀이자 여왕이면서도 그 심리가 설득적으로 묘사되고 여기에 할애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이는 스스로의 능력을 두려워하기에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 살던 억눌린 시절을 보낸 후 'Let It Go' 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라는 깨달음을 얻을 때 절정에 달한다. 기본적으로 유약한 듯 부드러운 이미지만을 보여주면서도 절정부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연급 여자 캐릭터들과 비교하여도 굉장히 독특한 특성에 해당된다. 이는 기존 공주들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안나와 대비되며 더욱 부각된다.

이와 관련해 IMDB발 정보와 초기 컨셉아트 그리고 OST 2cd에 수록된 미사용곡에서 기원하는 추측성 이야기로 '초기 설정에서 엘사는 악역이었다' 는 루머가 떠도는데 당초 기획했던 눈의 여왕이 엎어지고 대신 겨울왕국으로 재탄생한 배경을 고려하면 틀린 소리만은 아니다. 다만 이미 겨울왕국으로 기획이 변경된 뒤의 버전부터는 눈의 여왕이 아니라 엘사로서의 독자적인 캐릭터가 되었고 동시에 악역으로서의 위치를 벗어났으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엘사가 악역이었다는 것은 틀린 이야기. 이전 버전에서도 특별하게 악역의 위치라기보다는 안나의 대립자(antagonist)적인 캐릭터였고 작중 악역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스다. 참고 1, 참고 2.

이에 따라 엘사는 본래 가지고 있던 악역으로서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희석하고 변경시켜 나갔는데 공식 아트북에 나오는 엘사의 초기 디자인에서는 여전히 구 디즈니 악역들의 모습이 비춰지기도 한다. 엘사 초안, 엘사 디자인 변천사. 해맑게 저주 구엘의 매력을 모르시는군요 가장 최근까지 남아있던 것은 소위 "That's no Blizzard! That's my sister!!" 로 대표되는 클립[7]인데 산 꼭대기에서 직접 블리자드를 일으키고 있는 엘사를 보여주고 있다. 엘사가 자기 의지로 직접 블리자드를 일으키는 버전도 존재했다는 것. 다만 이 클립에서 엘사의 블리자드가 아렌델을 얼리는 것인지, 타인이 성으로 오지 못하게 막는 것인지, 타인이라면 그 타인이 안나인지 한스 등의 수색대인지 아예 광고용으로 별도로 제작한 영상인지에 대한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으므로 루머를 긍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불어 사운드트랙 디럭스 에디션 2CD에 수록된 미수록곡 가운데 "Life's Too Short" 에서 아렌델로 돌아가자고 설득하던 안나가 화가 난 나머지 '언니가 (영원한 겨울을 가져온다는) 예언의 인물인 것 같다' 고 하자 엘사가 분노하는 모습에서 수정되기 이전의 엘사 또한 아렌델을 일부러 얼린 것이 아니란 것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엘사가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것은 아렌델을 녹여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모처럼 얻은 자유를 다시 잃고 싶지 않아서인데 현재 상영되는 버전에서 남을 상처입힐까봐 두려워서 돌아가지 않는 것과도 다르다. 엘사의 캐릭터성 기획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내용.

어쨌든 제작진들의 인터뷰를 볼 때 엘사의 성격과 캐릭터가 상당히 늦게 정립되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4.1. 여왕으로서의 엘사[편집]


나는 평범한 소녀죠. 하지만 나는 공주입니다.

디즈니 CF Merida - I am a Princess 中 #


그동안의 클리셰를 깨고 주인공이자 여왕이 된 엘사인 만큼 키다 지못미 그녀가 여왕으로서 보이는 특징도 주목해 볼 만하다. 지금까지 공주라는 지위가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기본적으로 타인(주로 성인)의 보호 아래 있으면서 자신으로 인해 촉발된 문제에 대하여 해결자를 필요로 하는 자리라는 이유에서였다. 즉 권한과 책임이 상응하지 않는 자리라는 것.[8] 이러한 문제는 뮬란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수정하려는 노력이 있어왔고 메리다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이야기의 전면으로 부상했다.

그러한 면에서 엘사의 여왕이라는 신분은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엘사는 통제되지 않는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는 와중에도 대관식을 치루었으며 모든 사건이 마무리된 후 여왕으로서 함께 백성과 어울리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엘사에게 있어 여왕이라는 직책은 단순히 계급과 책임의 차원을 넘은 정체성과 직결하는 문제였던 것. 이는 그녀의 심상을 상징하는 마시멜로의 쿠키 영상에서도 드러난다. 마시멜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 것을 결의한 엘사가 집어던진 왕관을 발견한 후 그것을 쓴다. 이는 그녀에게 있어 여왕이라는 신분이 획득의 대상이 아닌 회복의 대상이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여왕으로서의 상징성을 떠나 책임과 권한의 측면에서 엘사가 기존의 디즈니 프린세스들과 차별화될 정도의 캐릭터인지에 대해서는 논의의 필요성이 있다. 공주라는 소재 자체에 가해지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꾸준히 자주적인 여성상을 녹여내는 노력을 통해 그녀들을 발전시켜왔기 때문. 이는 겨울왕국이 개봉되기 16년전 작품인 뮬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뮬란이 병사라는 역할에 도달하는 과정은 온전한 자신의 선택에서 비롯되었고 스스로의 힘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중요한 것은 공주나 왕비라는 극중의 신분이 아니라 실제 캐릭터가 어떤 형태로 완성되었는가이다.

그런 면에서 본 작품에서의 엘사는 사건의 원인이자 해결의 주체로서 여왕으로서의 책임과 권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다. 단순히 여왕이라는 신분을 가진 것 만으로는 기존 프린세스물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뛰어넘었다 평하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 작중 여왕 엘사의 모습은 '공주' 와 아직 정립되지 못한 '여왕' 사이의 과도기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형태이며 책임감에 한정한다면 기존 프린세스보다 발전한 형태라 말하기는 힘들다.

후일담을 다룬 공식 소설 등에서는 여왕으로써 국정을 수행하는 모습이 종종 언급되긴 한다.


[1] cine21의 겨울왕국 평론에서는 디즈니 프린세스들이 점차 활발하고 자주적인 모습으로 변해간 것을 긍정적으로 서술하면서도 '그들은 모두 더 넓은 세계로 나가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고 싶은 욕망을 가진 공주였지만 매번 그 모험은 행복한 결혼이라는 매우 가부장적인 결말로 귀결되고 말았다' 라고 아쉬움을 표하며 그간 디즈니 프린세스의 한계를 지적했다.[2] 16년 전 디즈니 프린세스를 한 단계 진보시킨 '뮬란' 에서 여성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남성성을 획득함으로서 가능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뮬란은 초기 페미니즘의 영향이 짙은 캐릭터이다.[3] 아직 대관식을 안 치렀다. 여기서 말하는 대관식은 본편에서의 대관식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대역 배우를 써서 진짜로 대관식을 하는 것.[4] 이전까지 가장 나이가 많았던 사람은 19세의 신데렐라티아나.[5] 더불어 디즈니의 대부분 여왕들은 망토를 두르고 있다. 근데 엘사는 스스로 망토를 풀어 바람에 날려보냈다. 이로써 디즈니의 작은(?) 클리셰 하나를 또 벗어던졌다... 라기엔 'Let It Go' 를 열창하면서 망토를 얼음으로 새로 만들어서 둘렀으니 좀 애매. 그냥 디즈니가 망토=여왕에 열광하는 거 아닐까. 그래도 남에 의해 두른 망토와는 달리 스스로 만든 망토니까 의미가 좀 다를 수도?[6]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악역이 남자로 바뀌지만 여전히 강대한 마법적 힘을 가진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알라딘자파, 공주와 개구리파실리에가 대표적이며 라푼젤에서는 다시 공주여성의 대립으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7] 여담이지만 이때의 마시멜로는 정말 마시멜로처럼 생겼다. 조금 더 샤프해진 지금과는 달리 둥글둥글한 모습.[8] 백설공주신데렐라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남에게 문제였고 오로라 공주에리얼포카혼타스는 이상적인 남자를 갈구하는 것이 문제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들은 기본적으로 일탈을 갈구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