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벤티노 언덕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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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Collis Aventinus.
이탈리아어: Aventino.

로마의 일곱 언덕 중 하나. 카라칼라 목욕탕, 산타 사비나 교회가 위치한 장소로 유명하다.

2. 지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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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곱 언덕 중 최남단에 위치한 언덕으로, 테베레 강과 거의 닿을 만큼 가깝다. 2개의 고지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대 아벤티노(Grande Aventino)[1]로 해발 46m에 달하며, 다른 하나는 소 아벤티노(Piccolo Aventino)[2]로 해발 43m에 달한다. 다소 사다리꼴 형태를 띠고 있으며, 테베레 강으로 향하는 경사면은 상당히 가파르다.

3. 역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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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전승이 전해진다. 티투스 리비우스 파타비누스는 두 가지 이야기를 전한다. 하나는 아이네아스의 후손이며 알바롱가 왕국의 국왕인 아벤티누스가 이 언덕에 묻힌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레무스가 이 언덕에 이르렀을 때 테베레 강에 살던 새들이 날아와 레무스에게 인사를 건넸고, 레무스는 라틴어로 새를 의미하는 아베스(Aves)를 따 언덕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또다른 전승에 따르면, 아이네아스가 이탈리아에 당도하기 전 이탈리아에 살았던 원주민 왕 아벤티누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헤라클레스의 아들 아벤티누스의 이름을 따왔다는 설도 있고, 사비니족이 지배하는 땅을 흐르는 아벤스 강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로마 건국 신화에 따르면,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는 도시를 건설할 위치를 놓고 대립했다. 로물루스는 팔라티노 언덕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레무스는 아벤티노 언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자는 신의 뜻에 따라 결정하기로 합의하고, 각자가 원하는 언덕에서 희생제를 거행했다. 아벤티누스 언덕에 있던 레무스의 머리 위로 수리 6마리가 먼저 날아갔지만, 팔라티노 언덕의 로물루스의 위로는 12마리가 날아갔다. 그들은 먼저 본 사람이 우선인지, 많이 본 사람이 우선인지 다투다가 끝내 로물루스 또는 로물루스의 부하 켈레르가 레무스를 살해했다고 한다. 할리카르나소스의 디오니시오스에 따르면, 레무스의 유해는 레무리아( Remuria)에 묻혔다고 한다. 고대의 일부 학자들은 레무리아는 아벤티노 언덕에 있다고 주장했다.

할리카르나소스의 디오니시오스와 리비우스에 따르면, 로마 왕국 4번째 국왕인 안쿠스 마르키우스가 아벤티노 언덕에 주민들을 처음으로 정착시켰다고 한다. 이후 로마의 여섯 번째 왕인 세르비우스 툴리우스가 건설했다고 전해지는 세르비우스 성벽에 둘러싸였다. 다만 이때까지는 로마 시의 경계인 포메리움 외곽으로 간주되었다. 기원전 456년 호민관 루키우스 이킬리우스가 평민들에게 아벤티노 언덕과 그 주변의 토지를 나눠주자는 법안을 통과시킨 이래, 아벤티노 언덕은 평민들의 거주지가 되어 귀족들의 집단 거주지인 팔라티노 언덕과 대조되었다. 다만 기원전 3세기의 저명한 로마 시인 엔니우스와 극작가 그나이우스 네비우스도 아벤티노 언덕에 거주했다.

공화국 초기에는 포룸 바아리움 등 아벤티노 언덕의 북쪽 경사면에서 상업 활동이 주로 이뤄졌다. 리비우스에 따르면, 기원전 449년 10인 위원회의 횡포에 격분한 평민들이 아벤티노 언덕에서 농성한(제2차 성산 사건) 끝에 로마 최초의 성문법인 12표법 제정을 이뤄냈다고 한다. 한편, 아벤티노 언덕은 공식적으로는 포메리움 밖에 위치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유래한 신을 숭배하는 장소로 종종 선택되었다. 기원전 391년 마르쿠스 푸리우스 카밀루스는 에트루리아 도시인 베이를 공략한 뒤 아벤티노 언덕에 주노 레지나 사원을 봉헌했다. 이후 아벤티노 언덕에는 달의 여신 루나, 다이애나, 유피테르 리베르타스, 미네르바, 순결과 출산의 여신 보나 데아 사원 등 해외에서 유래한 여러 사원이 세워졌다.

기원전 193년 로마의 항구인 엠포리움Emporium)이 아벤티노 언덕 부근에 건설되었고, 테베레 강을 통해 로마 시로 들어오는 상품들을 보관하는 창고 및 유통 센터 역할을 수행했던 포르티쿠스 아이밀리아(Porticus Aemilia)도 아벤티노 언덕에 세워졌다. 이후 포르티쿠스 아이밀리아에서 다 담지 못한 상품들을 추가로 보관할 목적으로 호레아 갈바에(Horrea Galbae)가 건설되었고, '빵 굽는 사람들의 포룸'이라는 뜻의 포룸 피스토리움(Forum Pistorium)도 아벤티노 언덕에 형성되었다. 기원전 121년 가이우스 그라쿠스는 원로원 최종 권고를 선고받은 뒤 추격대를 피해 아벤티노 언덕의 다이애나 신전으로 피신했다가 다시 테베레 강변으로 이동하던 중 추격대에게 거의 따라잡히자 자살했다.

로마 제국 출범 후, 아벤티노의 성격은 완전히 바뀌어 귀족들의 거주지로 변모했다. 비텔리우스, 트라야누스, 그리고 하드리아누스는 황제가 되기 전에 이곳에 개인 주택을 두었고,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 치세 때 프라이펙투스 우르비를 역임한 루키우스 파비우스 킬론도 이 언덕에 거주했다. 반면 아벤티노 언덕에 살았던 가난한 평민들은 남쪽으로 내려가 테베레 강의 강둑에 집단 거주했다. 한편, 트라야누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여러 차례 집정관을 역임했던 루키우스 리키니우스 수라가 건설한 수리나에 목욕탕, 카라칼라 황제가 건설한 카라칼라 목욕탕, 데키우스 황제가 건설한 데키우스 목욕탕이 지어졌는데, 이중 카라칼라 목욕탕 만이 현재까지 온전하게 보전되고 있다.

410년 알라리크가 로마 약탈을 자행했을 때, 아벤티노 언덕 전역이 가장 심한 약탈과 파괴를 당했다고 전해진다. 537년 동고트 왕국의 국왕 비티게스와 내통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은 교황 실베리오가 이 언덕에 피신했다가 체포된 뒤 폰차(Ponza) 섬으로 유배되었으며, 중세 시대에 산타 사비나 성당, 성 보니파시오와 알레시오 성당, 산타 프리스카 성당이 대 아벤티노 고지에 세워졌고, 산 사바 성당, 산타 발비나 교회는 소 아벤티노 고지에 세워졌다.

1380년대, 로마의 주유 귀족 가문인 사벨리 가문이 요새를 세웠다. 이곳은 나중에 산타 사비나 성당에 소속된 도미니코회에 넘겨져 채소밭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오렌지 나무 정원으로 개조되었다. 7,800평방미터에 달하는 이곳은 로마 시의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아벤티노 언덕에는 15세기에 몰타의 구호기사단에 인수되었고 1765년 이탈리아 건축가 조반니 바티스타 피라네시에 의해 개조된 비야 델 프레오라토 디 몰타(Villa del Priorato di Malta)도 있다. 구호 기사단은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이곳에서 치외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대사관을 이곳에 두고 있다.

1924년 이탈리아의 사회주의 정치가 자코모 마테오티가 파시스트 성향의 암살자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벌어지자, 이탈리아 사회당, 이탈리아 자유당, 이탈리아 인민당, 이탈리아 공산당은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의회에서 집단 탈퇴하고 '아벤티노 그룹'을 결성했다. 이들은 새로운 반파시스트 정당인 Unione Nazionale를 창설했는데, 이에 속한 이들은 현직 하원 의원 11명, 전직 하원 의원 16명, 상원 의원 11명이었다. 그러나 1925년 1월 베니토 무솔리니가 반대 세력을 대대적으로 탄압하면서 강제 해산되었다.

현재 아벤티노 언덕은 고대 로마, 중세, 근현대 건물들이 늘어선 역사적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로마 구시가지에서 가장 비싼 주거 지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