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라우그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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Áslaug[1]

고대 노르드어 발음으로는 오슬로우그 혹은 어슬로우그에 가깝다고 한다.

, Aslaug, Aslaugr

아슬라우그는 스노리 에다, 볼숭 사가,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사가 등에 등장하는 볼숭 가문의 인물이다. 영웅 시구르드와 발키리 브륀힐드의 자식이란 유니크함과 에다에 별다른 행적이 적혀있지 않다는 창작하기 좋은 설정 덕에 후기 게르만 전설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복 동생으로 시그문드와 스반힐드가 있다.

2. 에다, 볼숭 사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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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리의 산문 에다에선 시구르드가 젊어서 본 자식이며 흘륌탈(Hlymtal)[2]에 있는 헤이미르(Heimir 혹은 Heimer)의 손에서 자랐고, 그녀의 슬하에서 위대한 가문이 많이 나왔단 짧은 설명만 있으며, 특이하게도 어머니가 누구인지 적혀있지 않다.[3] 동시에 헤이미르가 누구이며 시구르드와는 어떤 관계인지, 흘륌탈은 어디인지, 아슬라우그는 어쩌다가 아버지와 떨어져서 자라게 됐는지도 마찬가지로 생략됐다.[4]

운문 에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시구르드가 시그드리파(=브륀힐드)와 언약을 맺은 직후부터, 브륀힐드가 사기결혼 당한 것을 깨닫고 시구르드를 죽이라고 요구하는 시점 사이를 연결하는 시들이 전부 유실됐기에 이 공백으로 남은 부분에 아슬라우그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진실은 불명이다.

볼숭 사가에서는 브륀힐드가 군나르와 결혼하러 떠나기 전 헤이미르에게 시구르드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인 아슬라우그를 부탁하는 장면에서 짧게 언급된다.

3.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사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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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이 알고 있는 아슬라우그의 행적은 대부분 라그나르 로드브로크 사가에서 나온다. 따라서 노르드 민족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위대한 바이킹 왕의 격을 보다 더 높이기 위해 / 혹은 작중에서 뱀눈 시구르드의 손자로 언급된 미발왕 하랄의 노르웨이 왕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후세에 창작되거나 특정한 지방의 전승에서 편입했다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사가(Ragnars Saga Loðbrókar)는 제목대로 라그나르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아슬라우그와 헤이메르의 이야기를 프롤로그에 배치시켜 볼숭 사가와의 연결고리를 강조하며[5], 아슬라우그와 그녀의 아들들도 라그나르 못지않게 주인공에 가까운 비중과 활약을 보여준다.[6]

3.1. 어린 시절[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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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시구르드와 발키리 브륀힐드의 딸로 태어난 아슬라우그는 브륀힐드가 군나르와 결혼한 이후 양부인 헤이미르의 손에서 자랐다. 불행히도 그녀가 세 살 되던 해에 친부모가 모두 비극적으로 죽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헤이미르는 브륀힐드의 죽음을 애도하며 자기 왕국을 다스리는 것도 잊을 정도로 슬퍼했다.[7] 그러다 시구르드와 브륀힐드의 딸 아슬라우그까지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8]을 깨달은 헤이미르는 정신을 차리고 큼지막한 하프를 만들어서 그 안의 빈 공간에 아슬라우그를 집어넣어 숨긴 뒤[9] 왕국을 떠나 북쪽을 향해 방랑길에 올랐다. 그는 뛰어난 연주자이기도 했기에 아슬라우그가 울면 하프를 연주해 그녀를 재웠고, 길을 걷다 폭포가 나오면 손수 씻겨주기도 했으며, 굶주림을 대비해 하나만 먹어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식사할 필요가 없어지는 "Vinlauk" 라는 마법의 부추(혹은 양파)도 먹여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어느 날 헤이미르는 노르웨이의 린데스네스 지방을 여행하다 스판가르헤이드(Spangarheið)라고 불리는 농가[10]에서 묵게 됐는데, 그곳엔 아키(Aki 혹은 아케Ake)와 그리마(Grima)라는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헤이미르가 방문할 당시 남편인 아키는 일을 하러 나갔기 때문에 집에는 그리마만 남아있었는데, 그녀는 처음에 헤이메르의 차림새를 보고 그를 거지라고 생각했으나 헤이미르가 입은 낡은 옷 아래에서 반짝이는 금반지와, 하프 밖으로 살짝 빠져나온 비단옷을 보고 부자라는 것을 눈치챈다. 욕심에 눈이 먼 그리마는 일터에서 돌아온 남편을 꼬드겨 잠자던 헤이미르를 살해하고 만다. 남편인 아키는 그나마 양심이 있었는지 헤이메르를 살해하길 주저했지만, 그리마는 "당신이 없는 동안 헤이미르가 내게 음탕한 말을 하며 추파를 던졌고(당연하지만 거짓말이다), 그를 죽이지 않는다면 난 내게 반한 헤이미르와 결혼해서 당신을 내쫓아 버리겠다." 라며 몰아세웠고, 그는 결국 날카롭게 갈린 도끼를 들고 잠이 든 헤이미르를 죽인다.

그 후 부부는 하프 속에 있던 아슬라우그를 발견하고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이 키우기로 결정한다. 그리마는 아슬라우그에게 자기 모친의 이름을 따서 까마귀라는 뜻의 '크라카(Kráka)'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리고 못생긴 자신들과는 전혀 닮지 않은 아슬라우그를 딸이라고 주장했다가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살 것을 우려해서 머리를 밀어버린 뒤에 두피에 타르를 발라 머리카락이 자라지 못하게 만들고[11], 후드를 쓰고 다니게 강요했다. 여기에 더해 까마귀라는 이름에 걸맞게 낡은 검은 옷만 입혀준데다, 장성해서 그들을 떠날 때까지 허드렛일을 시키며 부려먹었으니 그야말로 아동학대.[12]

3.2. 라그나르와의 만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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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크라카가 장성하고,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러 노르웨이를 찾아온 덴마크의 왕 라그나르의 부하들이 여행 중에 먹을 빵을 굽기 위해 마침 근처에 있던 아키와 그리마의 농장을 방문했다. 부하들은 그리마에게 빵 굽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그녀는 빵을 굽기엔 자기 손이 너무 뻣뻣하니 대신 딸을 불러주겠다고 했다. 이때 근처에서 양을 치고 있던 크라카는 라그나르의 배들이 집 근처 항구에 정박하는 것을 발견하고 일부러 목욕을 해서 타르를 씻어내리고 부하들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미모에 반한 부하들은 멍하니 있다가 그만 굽던 빵을 홀랑 태워먹었고,[13] 그 일로 라그나르가 질책하자 부하들은 크라카를 본 것을 설명한다.

호기심이 동한 라그나르는 그래봤자 죽은 전처인 토라만큼은 아름답지 않을거라 여기며 '그녀를 데려오되, 옷을 입지도 벗지도 않고, 굶지도 먹지도 않으며, 혼자도 여럿도 아닌 상태에서 찾아오게 하라'는 명을 내린다. 부하들에게 그 말을 전달받은 크라카는 그물로 몸을 가려 말 그대로 입지도 벗지도 않은 어정쩡한 차림을 하고, 식사를 한다고 볼 수는 없는 양파를 먹으면서, 여러 사람이 아니라 개 한 마리를 끌고 찾아가는 것으로 지혜롭게 답을 보였고, 그 지혜에 감탄한 라그나르는 그녀에게 전처인 토라의 소유였던 금실이 수놓아진 옷들을 선물하며 청혼했다. 그러나 크라카는 그런 귀한 옷은 농부의 딸인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말하며 거절했고, 라그나르가 여행을 마친 후에도 자신을 아내로 맞아들이고 싶다는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그때 다시 찾아와서 청혼해달라고 요구했다. 라그나르는 자신의 마음은 변치 않을거라 장담했고, 그 말대로 노르웨이에서의 볼일을 마칠 때까지 크라카를 잊지 않았는지 돌아오는 길에 다시 농장으로 찾아가서 그녀를 맞아들였다.

라그나르가 돌아오자 크라카는 양부모를 찾아가서 '너희가 내 대부였던 헤이미르를 죽인걸 이미 알고 있다.' 고 밝힌 뒤에 "여태 같이 살았던 정이 있으니 지금 당장 너희를 벌하진 않겠지만, 앞으로 매일매일이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울 것이다." 라는 저주 겸 예언을 하고 남편과 함께 떠났다고 한다.[14] 라그나르는 왕국으로 돌아가는 배 위에서 크라카와 첫날밤을 보내려 했지만, 그녀는 돌아가서 제대로 된 결혼식을 치른 뒤에 관계를 갖고 싶다고 부탁했고 라그나르는 이를 들어준다. 그들은 라그나르의 왕국으로 돌아가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뤘는데, 정작 그날 밤 크라카는 예지력으로 미래를 보고 "첫날 밤 관계를 가져선 안되고 3일을 신들께 희생 제물을 바치며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아이에게 해로운 일이 일어날 것이다." 라고 라그나르에게 충고했으나 그는 듣지 않았고 결국 그날 관계를 가지고 만다.[15]

이후 크라카는 라그나르와의 사이에서 장남 뼈없는 이바르(Ívarr hinn Beinlausi)[16][17], 차남 굳센 비요른(Björn Järnsidas)[18], 삼남 휫세르크[19] 라그나르슨(Hvítserkr Ragnarsson), 사남 로근발드(Rögnvaldr) 사형제를 낳았다.[20]

3.3. 에위스테인과의 불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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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라그나르의 대리로 스웨덴을 통치하던 섭정왕이자 친우인 에위스테인[21]이 축제를 열고 라그나르를 초대했다.[22] 에위스테인은 자신의 딸 잉기뵤르그(Ingibjörg)를 데려다가 라그나르에게 술시중을 들게 해서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이 보여지게끔 유도했고, 그 모습을 본 라그나르의 부하들은 "미천한 크라카와의 결혼만 아니었다면 폐하께선 저 고귀하신 공주님과 맺어졌을텐데!" 하고 안타까워하며 라그나르에게 크라카를 내치고 잉기뵤르그를 아내로 맞으라고 부추기기 시작했다.

라그나르는 그 말을 듣고 귀족 집안과의 결혼에 욕심이 난건지, 아니면 부하들의 눈치를 본 것인지 결국 잉기뵤르그와 약혼을 맺고 말았다. 다만 라그나르도 막상 크라카를 내치려니 조금 망설여지긴 한 건지 그자리에서 바로 공주를 데리고 자기 왕국으로 돌아가도 됐을 것을 굳이 언약만 맺은 상태로 기다리라고 한데다, 귀가하는 길에 부하들을 모아놓고 약혼사실을 함부로 떠벌리지 말라고 명했으며 이를 어기는 자는 사형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하지만 과거 아버지 시구르드가 파프니르의 심장을 먹고 새들의 이야기를 알아듣게 된 능력을 물려받은 크라카는 마찬가지로 새들의 말을 듣고 그 사실을 눈치챘고, 왕국으로 돌아온 라그나르를 찔러보며 자신에게 할 말이 있지 않냐고 여러 차례 물어봤으나 라그나르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는지 계속해서 답변을 회피한다. 라그나르가 끝까지 시치미를 떼자, 크라카는 그가 스웨덴의 공주와 약혼한 사실을 알고 있으며[23], 마침내 자신이 영웅 시구르드와 발키리 브륀힐드의 딸 아슬라우그라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자신이 용살자의 딸이라는 증거로 곧 태어날 막내아들의 눈에 뱀(혹은 용)의 형상이 있을 것이라 예언했고, 예언이 틀린 것으로 밝혀지면 그땐 잉기뵤르그와 결혼해도 좋다고 장담했다. 얼마 후 아슬라우그는 아들을 낳았고, 아이의 이름을 아버지의 이름을 가져와 시구르드라 붙인다. 과연 아슬라우그의 예언대로 아기의 한 쪽 안구에 뱀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고, 라그나르는 그 아들에게 '눈 속에 뱀을 품은 자'라는 뜻으로 '오름 이 아우가(ormr í auga)'라는 이명을 지어주었다.

다만 이 '눈 속의 뱀'은 안구에 뱀의 형상이 새겨진 게 아니라 시선 자체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즉 볼숭 일족에게 내려오는 일종의 마안이 와전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볼숭 사가에 따르면 시구르드는 맹렬하게 이글거리는 눈동자를 가지고 태어났는데 그를 암살하려던 구토름도 시구르드의 눈을 보고 쫄아서 몇 번이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아슬라우그의 이복 여동생인 스완힐드도 아버지로부터 이 마안을 물려받은 덕분에 그녀와 눈을 마주보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간통죄를 저지르고 말에 짓밟히는 방법으로 사형당할 때 스완힐드가 눈을 크게 부릅뜨자 말들이 두려워하며 짓밟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씌워서 시선을 차단시킨 뒤에야 겨우 형을 집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혹은 뱀의 눈과 같은 강렬한 세로동공이라는 말도 있다.

이후 라그나르는 당연하게도 잉기뵤르그와의 약혼을 무효로 돌렸으며, 에위스테인과의 우정도 깨지고 만다.

아슬라우그와 결혼할 당시 라그나르는 사별한 전처인 토라와의 사이에서 에이렉(Eirek 혹은 에이리크)과 아그나르(Agnar)라는 두 아들을 두고 있었는데, 이들은 라그나르와 에위스테인 사이의 우정이 깨지자 그에게 반역을 일으켰다가[24] 실패하고 처형당했다.[25] 이 소식을 전해들은 아슬라우그가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했고, 에이렉 역시 자결하기 직전 아슬라우그에게 자신의 반지(혹은 팔찌)들을 유품으로 남기며 그녀를 "상냥하신(혹은 고우신) 숙녀 아슬라우그" 라고 부르며 그녀가 자신이 죽은 걸 알면 분노해서 의붓동생들을 데리고 복수해 줄거라 믿은 것을 보면 계모에 대한 통념과는 다르게[26] 전처의 자식들과 매우 원만한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유언대로 에이렉과 아그나르의 죽음에 분노한 아슬라우그는 자신이 낳은 아들들에게 이복형제들의 복수를 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으나, 맏이인 이바르는 에위스테인을 보호하고 있는 마법이 두려워서 나서기를 주저했다고 한다.[27] 그런데 고작 세 살이었던 막내 시구르드가 어머니를 따라 이복형제들의 복수를 하겠다는 결의를 내비치자, 이바르와 다른 형제들도 마음을 바꿔서 다함께 스웨덴으로 쳐들어가게 된다. 아슬라우그 역시 1,500기의 기병들을 이끌고 친히 스웨덴으로 진격했는데 이때부터 스스로를 란달린(Randalin)이라고 칭했다.

이 란달린이라는 명칭의 의미는 확실치 않으나 방패의 가장자리라는 뜻의 Randa[28] 와 북유럽의 보호의 여신 Hlin의 합성어, 즉 보호(방패)의 여신으로 실드 메이든 혹은 발키리를 의미하는 케닝(Kenning)이라는 설이 있다. 이 설이 맞다면 역시 피는 못속이는 걸지도.

3.4. 라그나르의 죽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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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달린과 아들들은 긴 전쟁 끝에 에위스테인을 쓰러뜨리고 에이렉과 아그나르의 원수를 갚았으며, 모험과 약탈을 통해 아버지를 능가하는 명성을 얻게 됐다. 하지만 이에 왕권이 흔들릴 것을 우려한 라그나르는 그들의 명성을 넘어서기 위해 친히 배 두 척을 끌고 잉글랜드로 원정을 나가기로 결정한다. 이에 란달린은 배 두 척으로는 부족할테고, 잉글랜드의 개울과 얕은 강들을 고려해서 롱십은 물론이고 작은 보트들도 몰고 가라고 충고했지만, 라그나르는 배 두 척만 가지고 잉글랜드를 약탈하는 최초의 바이킹이 되고 싶다면서[29] 그녀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라그나르가 떠나기 직전 란달린은 결혼할 때 받은 토라의 비단옷들에 대한 답례라며 직접 만든 솔기 없는 옷[30]을 건네줬고, 라그나르는 이를 고맙게 받아들이며 작별을 고한다.

라그나르는 준비해간 배 두 척이 전부 난파하는 일을 겪으며 겨우겨우 잉글랜드에 도착했으나, 결국 역으로 노섬브리아의 왕 엘라에게 포로로 잡혀 뱀굴에 던져진다. 처음엔 란달린이 준 옷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지만 옷에 걸린 마법을 간파한 엘라가 이를 벗겨냈고, 라그나르는 결국 뱀의 독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31] 이복형제들도 모자라 아버지까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들은 시구르드 형제들은 마침내 분노가 폭발해버렸고,[32] 바이킹으로 대규모 군대를 조직하여 전쟁을 벌인다.

처음에는 엘라에게 열세로 밀렸으나, 맏형 이바르가 엘라를 유인해 포위하는 작전을 고안해냈고,[33] 작전이 적중하여 엘라는 순식간에 포위되어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이바르는 산 채로 늑골을 뽑아버리는 끔찍한 처형으로 엘라를 처단함으로써 아버지의 원수를 곱절로 갚아주었다.[34]

이후의 묘사를 보면 란달린은 노인이 될 때 까지 별일 없이 잘 살았으며, 휫세르크가 죽었을 때 아들을 기리는 짧은 시를 지은 후 사가에서 퇴장한다.

4. 그 밖의 전승들[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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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uggu vér með hjörvi.

Hér mundu nú allir

burir Áslaugar bröndum

bitrum hildi vekja,[35]

보통 전투를 시작한다고 번역되나, 아슬라우그의 혈통을 고려해서 "힐드의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고 번역한 버전도 있다.

ef vandliga vissi

um viðfarar ossar,

hvé ófáir ormar

eitrfullir mik slíta.

Móðernis fekk ek mínum

mögum, svá at hjörtun dugðu.

Krákumál

• 크라쿠말(Krákumál)의 26연에서도 라그나르의 마지막 아내이자 이교도 대군세를 이끌 바이킹들의 어머니로 언급된다. 시구르드나 브륀힐드의 자식이라는 말은 없지만 아들들의 강인한 심장은 아슬라우그에게서 물려받은거라는 구절을 통해 범상찮은 여인이라는 암시를 준다.

• 라그나르의 아들들의 이야기(Ragnarssona þáttr)에서는 아슬라우그의 행적들이 위와 유사하지만 조금 간략한 버전으로 전해지며, 뱀눈 시구르드가 아르눌프(Arnulf)와의 싸움에서 전사한 뒤에 그의 딸[36]
  손녀의 이름 역시 아슬라우그다.
  을 데려다가 대신 키워줬다고 한다.

• 아슬라우그가 크라카로 살았던 노르웨이 린데스네스의 크라케베켄(Kråkebekken)이라는 강이 크라카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또한 17세기의 기록에 따르면 한 소녀가 하프를 타고[37]
  소녀는 공주였으며, 계모가 황금 하프에 소녀를 넣고 호수에 던졌다고 한다.
  린데스네스의 해안으로 흘러들어왔고 이후에 덴마크의 왕비가 됐다는 전설이 아주 옛날부터 구전되고 있으며, 아슬라우그의 이름을 딴 작은 고분(Asløgshaugen)도 있었다고 한다. 이때문에 아슬라우그 이야기는 라그나르와 별개로 존재하던 린데스네스 지방의 전설이었으나, 린데스네스와 덴마크 사이에 교류가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합쳐진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이 설이 사실이라면 덴마크의 왕이었던 라그나르가 스판가르헤이드의 항구에 정박했다가 크라카를 만난 에피소드는 현실에서 서로 다른 지방의 전승들이 만나서 섞인 상황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삭소 그라마티쿠스의 데인인의 사적(Gesta Danorum) 9권에 등장하는 레그네루스(Regnerus, 라그나르의 라틴어식 이름)의 세번째 아내[38]
  첫번째 아내인 라드게르다와는 이혼했고, 두번째 아내인 토라는 사가에서와 마찬가지로 병사했다. 여담이지만 레그네루스는 스완로가와의 결혼생활 중에 이름없는 귀족 영애와 바람을 피우고 그녀에게서 우베를 얻었다.
  인 스완로가(Suanlogha, 스완라우그-Svanlaug의 라틴어식 이름)가 아슬라우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완로가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휫세르크의 죽음을 전해들은 레그네루스가 슬픔을 못이기고 폐인이 되자 그런 남편을 질책하고 아들의 복수를 하도록 격려했고, 삭소는 그녀를 남자보다 더 용감하다고 서술했다. 그러나 이후 레그네루스가 스코틀랜드를 터는 도중에 토라처럼 병사한다. 5권에서 마법을 써서 의붓아들 웅변가 에리쿠스(Ericus Disertus)를 도와주는 크라카(Craca)라는 마녀[39]
  그녀의 남편 역시 이름이 레그네루스지만 로드브로크와 동일인물처럼 묘사되진 않는다.
  도 아슬라우그의 전설과 관련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있다. 이 스완로가와 크라카에 대해선 삭소가 아슬라우그의 전설을 알고는 있었지만 자세히 언급했다가는 덴마크가 아닌 노르웨이 왕조가 주목받을걸 염려해서 일부러 그녀의 행적을 파편화했고, 스완로가라는 이름 또한 스완힐드와 아슬라우그의 이름을 섞어서 그녀가 시구르드의 딸이란걸 간접적으로 드러낸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Elizabeth Ashman Rowe의 Vikings in the West)

• 덴마크의 민담에 등장하는 크라겔릴(Kragelil) 이라는 소녀 역시 아슬라우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며, 특히 카를과 크라겔릴(Karl og Kragelil)이라는 발라드에서 설명되는 크라겔릴의 사연은 아슬라우그의 캐릭터와 몇가지 유사점을 보인다.[40]
  농부들에 의해 부모님이 죽었고(아슬라우그의 경우에는 양부지만) 그 농부들에 의해 양육됐으며, 어머니의 이름은 브뤼닐드(Brynild)이며, 아델룬(Adelrun)이라는 본명이 따로 있는 것 등.

• 페로 제도의 민요 브륀힐드의 발라드(Brynhildar Táttur)에서도 역시 브륀힐드와 시구르드의 딸이며 여기선 어슬라(Ásla)라고 불린다. 그러나 그림힐드의 음모로 시구르드를 잃고, 설상가상으로 약혼자를 뺏어간 구드룬의 조롱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린 브륀힐드는 어슬라를 낳자마자 아이를 보고싶지 않다며 시녀들을 시켜 딸을 강물에 버린다. 강에 떠내려간 어슬라는 이후 본문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 라그나르와 만나 덴마크의 왕비가 된다. 그나마 세살때 까진 어머니와 함께 살았으며 헤어질 당시에도 믿을만한 보호자에게 맡겨진 메이저 전승과는 달리, 여기선 멘붕한 어머니에겐 버림받고 아버지는 물론이고 외할아버지에게도 잊혀진 탓에 취급이 더 나빠졌다. 그래도 여왕이 됐다는 결말은 동일하니 모두가 죽거나 패망한 와중에 호그니 2세와 더불어 유이하게 끝이 좋은 인물.

5. 기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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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비극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가인 볼숭 일족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사가에 나오는 등장인물들과 비교해도 잘 살다 갔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긴 했지만 그땐 이미 둘 다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였을테고, 특히 연상인 라그나르는 노년에 가까웠을테니 일찍 사별한 것도 아니다. 게다가 어려서 전사한 로근발드를 제외한 나머지 자식들이 대성한 것을 보면 자식농사도 성공했다.

어머니인 브륀힐드와 좋은 의미로도 닮았지만 그 험난한 연애운 까지 닮아버렸는지 마찬가지로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뺏길 뻔 했다. 다행히 아슬라우그 쪽은 자신의 숨겨진 혈통을 무기로 삼아 남편을 지켜냈지만, 기억을 잃었다는 정당성이라도 있는 시구르드와는 다르게 라그나르는 거의 자의로 넘어갔다.[41]

헤이미르가 어린 아슬라우그를 돌보는 장면과, 아키와 그리마가 하프에서 아슬라우그를 발견하는 장면, 그리고 크라카가 나신에 그물을 휘감고 라그나르를 찾아간 장면들이 북유럽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줬는지 각각 여러가지 버전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또한 19세기 스웨덴에서는 "헤이메르 왕과 아슬라우그"(Kung Heimer och Aslög)라는 발라드가 작곡되기도 했으며, 아이슬란드의 에이나르 욘손 박물관에는 어린 아슬라우그를 재우는 헤이미르를 묘사한 조각상이 있다.

노르웨이의 스판게레이드에서는 여전히 토속적인 캐릭터로서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지 크라카의 모습을 본딴 조각상이 세워지거나[42] 라그나르와의 만남을 각색한 연극이 상영되기도 했다.

6. 각종 매체에서의 등장[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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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바이킹스에서 라그나르의 두번째 부인으로 등장한다. 전승을 반영해서 환시를 보는 예지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용살자 시구르드와 실드메이든 브륀힐드의 딸을 자칭한다. 다만 사가와는 다르게 라그나르의 첫번째 부인이었던 라게르사가 진히로인급으로 각색된데다, 아슬라우그는 그 진히로인의 심기를 거스르는 포지션이라 그런지 주인공급 활약을 하는 라게르사에 비하면 불륜을 저지르거나이건 안하는 캐릭터를 찾는게 더 드물다[43]
  주인공인 라그나르는 물론이고 라게르사도 시동생인 롤로와의 불륜을 통해 비요른을 낳았음이 암시된다.
  , 자식들을 공정히 대하지 않거나, 술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다가 비요른의 딸이 죽도록 방치하는 등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물론 전처의 자식인 비요른의 사랑을 이뤄주거나, 반역자의 아내인 토르비를 거둬서 보호하고, 시기와도 친분을 다지는 등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결국 본인 과실로 인해(드물게는 단순히 운없이) 말아먹고 최후에는 모두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 크루세이더 킹즈 2의 올드갓 시나리오에서 이미 고인이 된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아내로 구현돼 있으며, 본인도 자연사 하기 직전의 노인이지만 시작 시점에서는 살아있다. 역사적으로 검증하기 힘든 볼숭 일족이 미구현이기 때문에 아슬라우그 본인도 천한 신분(lowborn)이다. 당연하지만 부모로 알려진 시구르드와 브륀힐드도 미구현이다. 다만 트레잇과 능력치 만큼은 라그나르가 신분차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아내로 삼고 싶어 했을 정도로 뛰어나다.[47]
  마이다스의 손, 영재, 매력, 신비주의자, 절제(온화), 독실을 고정으로 가지고 나온다. 안타깝게도 아들들은 저 유전 트레잇을 물려받지 못했다.
  정작 2대부터 라그나르로 플레이 해볼 수 있는 샤를마뉴 시나리오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등장하지 않는다는게 아쉬운 점. 여담이지만 전설에 따르면 둘이 결혼할 당시 라그나르는 이미 전처 토라와의 사이에서 아들들을 두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서 둘의 나이차는 무려 36살. 3편에서도 등장하며 트레잇은 2편과 유사하다. 그리고 라그나르와의 나이차가 6살로 확 줄었다. 같은 사가 내에서 토라와 결혼했을 당시의 라그나르가 15살이었고, 아그나르와 에이렉이 아슬라우그를 양어머니로 인식하고 따를 정도로 어린 나이였다면 3편의 나이차가 훨씬 납득할 만 하다. 덤으로 막내아들 뱀눈 시구르드는 전승이 반영된건지 눈동자가 조금 특이하다.

• 붕괴3rd의 성흔 중 하나로 등장한다.

• Fate: Lost Einherjar 극광의 아슬라우그에서 남편과 함께 서번트로 등장한다. 클래스는 아처. 자세한건 아슬라우그(Fate 시리즈) 문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