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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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왕의 죽음을 가리키는 말로 알려져 있으나, 제후(및 황족)의 죽음은 훙(薨)/훙서(薨逝)/훙거(薨去)라고 한다. 제후국을 자처했던 조선에서도 공식적인 기록을 할 때에는 훙이라고 표현하였지만, 실상은 그리 잘 지켜지지 않았다.《월절서》에 의하면 "천자의 죽음은 붕(崩)이라 하고, 제후는 훙(薨)이라 하며, 대부는 졸(卒)이라 하고 사(士)는 불록(不祿)이라고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개인적인 편지나 대담, 일반적인 회의 석상에서는 역시나 전왕조와 마찬가지로 붕어 또는 천붕이라는 표현을 썼고, 심지어 실록에도 조선 왕의 죽음을 '천붕'으로 표현한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숙종과 경종의 죽음을 '천붕', 정확히는 天崩之痛이라 표현한 영조의 발언(#)
훗날 일본에서는 화족의 죽음도 훙거라고 한다. 옛날에 3품 이상 벼슬아치의 죽음을 훙거라고 했을 뿐더러 훙거는 본래 제후의 죽음인데 화족은 작위를 가졌거나 가진 이의 피붙이고 작위는 제후의 칭호니까 맞는 쓰임새다. 그리고 일본어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현직 수상의 죽음도 훙거라고 했다는데 1945년 히틀러가 자살하자 아사히신문에서는 "ヒ總統薨去(히총통 훙거)"라고 보도했다고 한다.
비슷하게 사대부의 죽음은 졸(卒)이라고 한다. 제후가 죽으면 훙기, 대부가 죽으면 졸기를 써서 인물에 대한 평가를 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많은 졸기가 남아 있다. 대표격으로 이조판서 이이졸.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사망씬에서 훙, 붕, 졸을 구분해서 연출한다.
비슷한 말로 승하(升遐/昇遐)[1] , 예척(禮陟), 안가(晏駕), 조락(殂落), 빈천(賓天), 기국(棄國), 용어(龍馭), 상빈(上賓), 척방(陟方)이라고 하기도 했다. 붕어하다는 일본어로 신이 되어 오른다는 뜻의 카무아가루(
한자문화권인 현대 동아시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이미 군주제는 폐지했거나 폐지되었기 때문에 접할 일이 드문 단어다. 가장 최근에 실생활에서 쓰인 예시는 1989년 일본에서 쇼와 덴노가 붕어했을 때이다. 그런데 당시 쇼와 덴노가 무려 재위 64년을 기록한지라
그 외에도 제갈공명의 명문인 출사표에서도 붕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출사표 원문에서는 崩殂(붕조)라고 쓰여 있다. 붕어와 붕조는 같은 뜻이다.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 《은하영웅전설》에서는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이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그의 부하들에게 은하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 4세의 사망을 알릴 때, "황제께서 붕어하셨습니다."라는 표현 대신 "황제가 후계자도 안 정하고 죽었습니다."라는 표현을 써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오베르슈타인은 증오하는 골덴바움 왕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개인에게 충성을 맹세했기 때문이다. 자세한 것은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항목으로.
왕정을 폐지한 지 오래인 대한민국의 독자들에게는 오베르슈타인의 '죽었습니다'라는 표현이 딱히 무례하거나 충격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는지 은하영웅전설 해적판인 을지서적 판본에서는 이 문장을 "황제가 후계자도 안 정하고 뒈졌습니다."로 초월번역한 바 있다. 초창기 해적판이었던 을지서적판에서
일단은 뒈지다도 '죽다'를 낮춰 부르는 말로서 표준어기는 한데... ('뒤지다'는 비표준어다.) 원작에서는 '붕어하다'로 높일 것을 '죽다'라는 평어로 낮춘 건데, 한국어 독자들로서는 '붕어하다'가 생소하니, 평어인 '죽다'가 원래 표현이었다고 보고 그것을 비속어로 내려서 '뒈지다'로 표현한 듯하다. 그러나 한국어 독자에게도 익숙한 높임말인 '돌아가시다' 대신 '죽다'로 말한 것이라고 보아도 되므로 '뒈지다'는 아무래도 너무 떨어뜨린 감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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