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 of Ruina/모드/소지 접대 모드

#373a3c>소지의 진급은 두가지 중 하나로 이뤄진다.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과 남들보다 질긴 목숨. 위에 서있는 선생들은 언제나 자신의 학생과 부하들에게 솔선수범하여 행동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는 그들이 선생보다 약자이기에 몸을 바치며 행하는 희생이며, 그들에게 가르침을 내려주기 위함이다. 그렇게 위에 선 이들은 늘 목숨을 내던져가며 행동하기에 상관의 자리는 늘 쉽게 비고, 능력 있는 자가 그 자리를 메운다.]] 보통은 당연하게도 재능이 뛰어난 자들이 위로 오르겠지만, 내 경우는 다르다. 수만, 수십만이 죽어나가는 막대한 전쟁을 치르면서도 끝끝내 죽지않고 살아남으며 위로 끌어올려졌을뿐, 내게는 그 어떤 재능도 없다. 그럼에도 죽고 싶지않아 발버둥치니, 끝끝내 나 혼자 살아남아 돌봄선생의 대표라는 드높은 자리에 떠밀려 올라왔을 뿐이다.>>수십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며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소지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건 평등이 아니라 약자의 박해를 금기시한다는 것이다. 약자와 강자를 별개로 본다는 점에서 소지는 결코 평등한 조직일 수 없다. 그렇기에 소지에서 누군가가 힘을 모은다던지, 혹은 권력을 모으는 일 따위는 중요치않다. 가장 중요한건 그렇게 힘을 모은 이가 ‘약자를 박해하는가’뿐이니까. 그가 약자를 박해한다면 약자의 창인 우리가 그를 찔러 죽일 것이며, 사죄한다면 단 한 번 뉘우칠 기회를 주고, 박해하지 않는다면 그를 살려둘 것이다. 소지의 약속은 그뿐이다.>>나는 그 약속을 기계처럼 따를뿐,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평등과 정치적인 견제따위에 일일히 화를 내고 울고 힘들어하기엔 너무 늙고 지쳤다. 그렇기에 그들이 바라는 행위를 묵묵히 따르며 죽을 자리를 찾을뿐이다. 그렇기에 내게 쏟아지는 기대와 관심들은 그저 과분할뿐이다. 나는 이러한 불합리를 부수고 이겨내기엔 너무도 낡았으니, 그저 내 밑의 아이들이 그것을 부숴줄만큼 강해지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런 바람을 이어내려오며 자신을 대신할 약자를 길러내 강자로 만들어내는 것이 소지가 이어온 약속일 것이다.>
>-제라르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소지는 도시에서 무시당하는 약자를 지킨다던가, 강자는 약자를 돕는다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던가 등의 여러가지 슬로건을 내걸며 그것을 따라 행동한다. 실제로 그 슬로건에 빠져 스스로 소지에 몸을 담는 해결사나 조직원도 있을 정도이니 소지는 다른 손가락들과는 달리 정치적으로도 충분한 힘을 가졌다는 방증이 된다. 허나 이 슬로건들은 소지의 진정한 목적은 아닐 것이다.>>거점 이론. 한 지역을 무력이 아닌 유대감으로 자신들과 엮고, 일정 이상 친근해지면 정치적 목적을 드러내며 같은 사상을 가진 이들로 포섭하는 게릴라 전술의 하나이다. 소지는 도시에서 버림받으며 심리적으로 약해진 이들을 데려오고, 그 슬로건에 매료된 이들을 포섭하며 세력을 부풀리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뒷골목 중 일부는 소지에게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소지의 슬로건에 빠져 소지와 같은 사상으로 행동하는 곳도 있다. 도시의 내부에 퍼진 소지의 사상을 교육받은 이들의 금전적 지원과 도시의 곳곳에서 소지의 보호를 받는 이들에게서 퍼져나가는 사상들. 단순히 물리적 싸움뿐인 손가락들과는 달리 정치적인 사상으로도 뒷골목을 주무르는 소지야말로 모든 손가락 중 가장 날카로운 창날일 것이다.>>하지만 현재의 소지는 내부에서부터 생기는 고름에 의해 곪아가며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 상황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소지는 꽤나 큰 위험에 처하겠지. 이 사상의 집행자이자, 소지의 최대의 창이신 제라르 선생님께서 그 고름과도 같은 이들을 벨 것인가, 혹은 그들을 포섭할 것인가. 그것이 이 소지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며, 나는 그것을 보좌할 것이다. 그게 내가 입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방법이니까.>
>-피로스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소지엔 엄지처럼 절대적인 상급자와 예의범절도 없으며, 검지처럼 전지적인 지령과 신앙체계도 없다. 그저 타인을 동정하는 마음과 그를 도우려는 의지.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약자를 도우려는 선인의 모임이었다.>>악한 마음을 가진 도시의 사람들에게서 약자들을 지켜내고자, 외곽의 고아들을 가르치고 보살피고자 보육원과 학원를 짓고, 돌봐줄 이 없는 노인들을 돌봐주고 보살피고자 양로원과 요양원을 지었다.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노인들을 돌보며, 신체가 불편한 이들에게 의체를 만들어주며 약자들만을 위한 작은 도시를 만들었다.>>"오키타 선생. 도서관이란 곳을 알고 있습니까?">>"이 학원에 있는 도서관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군요.">>"예. L사의 둥지에서 손가락 걸기를 벌이던 엄지와 검지, 그 녀석들 모두가 그 도서관이라는 곳에 갔다가 책이 되었다더군요. 그 빌어먹을 녀석들이 말입니다! 참 우습죠!">>소지에서 그 누구보다 엄지를 미워하는 히지카타 선생은 내게 다가와 멋대로 어깨에 팔을 걸치더니 새까만 종이 한장을 건네주었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장식이 된 종이엔 빛나는 글씨로 초대장이라 적혀있었다.>>"거기 오늘의 책이라고 되어있는 부분입니다.">>히지카타 선생이 가리킨 부분에는 검지의 책, 엄지의 책, 그리고 뒤틀림의 책이 쓰여있었다. 그곳에서 싸워 이긴다면 이 책들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일까?>>"원장들이 이건 반드시 얻어야만 한다면서 난리라더군요. 이것들만 있다면 약지를 이길 수는 없어도 엄지와 검지를 이길 힌트를 얻을 수 있고, 무엇보다 뒤틀림의 책에 있을 지식을 판다면 지금보다 더한 것들을 만들 수 있을테죠. 병원을 짓거나, 식량도 더 살 수 있을테고요. 아이들을 더 살릴 수 있습니다.">>"그럼 왜 군사선생이나, 체육선생이 가지 않고 교육선생인 제게 맡기시는거죠?">>"최근 약지 녀석들이 더 기승입니다. 얼마 전엔 요양원까지 와선 사람들을 납치하려고 했습니다. 녀석들하고 한 판 벌이려고 체육 선생부터 군사 선생까지 다 모으고 있죠. 돌봄 선생들은 약지가 또 오지않게 모두를 돌봐야하고요. 그래서 남은게 교육 선생뿐입니다. 그리고 교육 선생 중에 맡길 수 있는 건 전직 체육 선생이던 오키타 선생님뿐이죠.">>"체육 선생 출신이라고 너무 부려먹는군요. 몸도 약한 사람을.">>"사람이기 이전에 선생이니까요. 그렇기에 맡길 수 있는겁니다.">>히지카타 선생을 보내고 초대장을 주머니에 챙긴 나는 교무실로 향했다. 만약 이번 일로 죽게 된다면 내 제자들을 가르칠 수 없게 되니까. 인수인계도 미리 해치우는 성실한 어른이어야 제자들의 본보기가 되겠지.>
>-소지 선생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돌봄 선생은 소지의 모든 이들을 돌본다는 의미로 붙은 이름답게 소지의 전투부대, 첩보부대, 지원부대, 의무부대의 4부대와 소지가 돌보는 약자까지 모든 이들을 지키고 보호해야하는 의무를 지니고 언제나 수호에 열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약자가 납치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원장의 함정이었다고 한들 우리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처벌은 필요한 것이다.>>그렇지만 현재의 처우는 틀림없이 부당한 것이며 이에 대한 반발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모두가 불만의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제라르 기사단장이 침묵하기 때문이겠지. 그는 그 누구보다 소지가 내거는 약속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새기는 분이니 분명 무언가 대책이 있을터. 우리는 그저 그것을 믿고 인내할 뿐이다.>
>-돌봄 선생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소지가 평등한 조직이라는 인식은 꽤 잘 알려져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모든 이들은 자신의 상사에게 존경을 담으며 선생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되어있으며, 군사만 하더라도 대대를 대표한다는 명목하에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체육 선생, 그 체육 선생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군사 선생 등, 상하관계가 존재하고, 외곽에만 존재하기에 도시에선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않는 다른 부대 또한 존재한다.>>도시에서 박해를 받는 약자를 찾고, 소지에게 도움이 될 정보를 찾아내는 첩보부대. 신체를 잃은 약자와 병사들을 위한 의체를 만들고, 전투부대가 쓸 무기와 소지에 온 모두가 살 건물을 만드는 지원부대. 의료, 식료, 주거의 모든 복지후생을 관리하고, 소지에서 사용하는 모든 재산을 관리하는 의무부대. 소지의 뜻에 따라 창을 내지르며, 약자를 박해하는 이들을 찌르는 전투부대. 이렇게 총 4부대가 소지를 이룬다.>>큰일을 정할 때면 전투부대의 대표로 돌봄 선생을 포함해 각 선생들의 리더들이, 지원부대의 대표인 공방주와 공사주, 첩보부대의 대표들, 의무부대의 대표인 원장들을 포함해 약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논의하며 방향을 정하고, 그걸 모두에게 전달한다. 평등한 곳이라고는 하나 수십만에 이르는 이들 모두가 모여 토론을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운영되는 것이다.>>다만, 최근엔 의회에서도 그 뜻이 맞물리지않고 있는 것인지, 각 부대에 내려진 명령이 상이하거나, 같은 부대라도 반대되는 일을 맡게 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피로스 선생님께선 별 말씀이 없으시지만, 분명 무언가 일이 있는 것일 테지만, 밝히지 않으신다면 묻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선생님에게 보이는 충의란 그런 것이니까.>
>-군사 선생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소지의 대표적인 무기는 가장 익히기 쉬운 무기인 창이라 알려져있지만, 우리의 무기는 창이 아니다. 도시에서 버려진 이들이 모인 수많은 병사를 통한 압박,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올린 전략전술,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유대를 통한 보호. 이 세가지야말로 소지의 진정한 무기이며, 이것만 있다면 외곽의 괴물이건 해결사 협회건 다른 손가락이건 능히 부술 수 있다. 창은 그 과정에서 가장 익히기 쉬우며, 안전이 보장되는 무기이기에 주로 사용될 뿐이다. 그렇게 단 한 명의 영웅이 아닌 수많은 병사를 통한 전투는 모든 이들이 동등하다는 소지의 뜻을 가장 잘 내보이는 전투일 것이다.>>허나 도시의 수많은 아이들을 모으기에 당연하게도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도 더 뛰어난 아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는 머지않아 그 능력에 맞는 공훈을 세워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만약 단순히 강인하거나 지혜롭기만 한 영웅이 아니라 소지를 능히 이끌어나갈 수 있는 초인이 나타난다면, 그는 소지의 모든 이를 돌보는 기사가 되어 우리를 수호해줄 것이다.>
>-체육 선생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소지에 들어와 보호를 받는 아이들은 평생을 소지에서 충성을 다하며 살아야 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소지에 온 아이들은 기본적인 교육을 마친 뒤엔 여러가지의 길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하나는 소지에서 벗어나 도시로 돌아가는 것. 소지의 소속이었다는 증표를 가지고 돌아간 이들은 첩보부대의 감시를 받으며 약자를 박해하지 않으며, 강자에게 박해받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 소지의 소속이었다는 증표는 만일 이들을 박해한다면 그만큼의 보복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이자, 약속의 증표이다. 도시로 돌아가 녹아든 이들은 자신이 버는 수입의 일부를 소지에게 감사의 표시로 기부하는 것이 관례이며, 소지는 대체로 도시의 고위직을 꿰찬 이들의 기부로 돌아가게 된다.>>하나는 소지의 전투부대에 들어가는 것이다. 학원에서 교육 선생의 교육을 받으며 군사로써의 훈련과 기강을 다잡으며 학생에서 병사가 되고, 오랜 기간 병사로 지낸 이는 체육 선생이, 그들 중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이는 군사 선생이 되며, 군사 선생으로써 다시 업적을 이룬 이는 돌봄 선생이 되어 소지의 모든 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다만 돌봄 선생이 되면 소지의 휘하에 있는 약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도시의 외곽에서 벗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그 이외에도 의무부대에 들어가 소지의 자금을 관리하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든 이들을 돌보거나, 도시를 감시하고 보고하는 첩보부대에 들어가거나, 지원부대에 들어가 무구와 의체들을 만들거나, 교육 선생이 되도록 교육받기도 하지만 소지의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아이라면 그 대부분이 약자의 창이 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명예로운 길이라 생각할 것이다. 소지에서 가장 지원인원이 많은 곳이 전투부대라는 것만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소지 병사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소지는 도시의 약자들에게 손을 뻗어주는 유일한 장소이다. 부모가 없는 아이, 자식을 잃은 노인, 타고나면서 몸의 일부가 없거나 의체를 살 돈도 없는 장애인들. 도시의 눈길도 손길도 닿지않는 버려진 이들에게도 평등한 사랑을 나누고, 정을 나눠야한다는 일념하에 함께하기에 소지에선 계급에 따른 우위는 없다.>>어린 아이는 학생, 나이가 있는 이는 선생이라 불리지만 그것은 그것으로 배우는 것이 있기에 불리는 것이지, 선생이 학생보다 뛰어난 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선생은 학생들에게 평등한 사랑을 나눠준다.>>그렇기에 우리 같은 학생들도 그런 선생님에게 사랑을 나눠주고 싶다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선생님의 발자취를 쫓아오고 말았다. 선생은 학생보다 높은 곳에 있는 자는 아니지만 학생의 앞에 선 자이기에, 학생이 선생의 발자취를 쫓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소지 학생의 책장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