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르 드 빌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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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작중 행적
2.1. 에드몽 당테스를 내치다
2.3. 에르민 드 당글라르 사이에서 베네데토가 생기다
2.4. 가정이 생기다
2.5. 가장 비참한 파멸
2.6. 광기로 물든 최후
3. 기타


1. 개요[편집]


Gérard de Villefort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의 아들. 작중에서 '빌포르'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은 이 사람을 뜻한다.


2. 작중 행적[편집]



2.1. 에드몽 당테스를 내치다[편집]


에드몽 당테스무기징역수로 만들어버린 담당 검사대리다. 에드몽과 같은 날에 본인도 약혼식을 올려서 그런지, 처음에는 그에게 어느 정도 동정심을 느끼기도 했고 에드몽의 역할이 단순한 편지 운반일뿐이라는 점에서 유죄로 취급할 생각도 없었다. 심지어 원래는 용의자에게 보여줘서는 안 되는 밀고장을 당테스에게 보여주고는 "이게 누구 필적인지 알아볼 수 있겠나? 혹시 그동안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적은 없었나?" 하고 물어보기까지 했을 정도였다.[1] 실제로 나폴레옹의 몰락 전후 수년간은 이런 식의 묻지마 고발이 횡행해 마녀사냥을 당하는 피해자도 매우 많았고, 당테스도 이와 비슷한 케이스였다.

그런데 에드몽 당테스가 운반했던 편지는 하필 보나파르트 파인 그의 아버지에게 전달되어 나폴레옹의 귀환 준비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자신의 출셋길이 막힐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편지를 태워버렸다.[2] 그러면서 당테스를 안심시키려고 '편지는 이미 태워서 증거를 없앴으니, 자신만 믿고 편지에 대해 입다물고 있으면 무죄로 풀려날 것이다'라고 그를 속인다. 실제로 편지를 없애버린 이상 당테스와 선주, 선원들이 합심해서 나폴레옹의 편지같은 건 없었다고 증언하면 법원에서도 증거가 없으니 그를 어찌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빌포르는 여기에서 한술 더 떠서, 당테스를 재판도 없이 감방에 집어넣고 '아주 위험한 보나파르트 지지자'라고 기록해 평생 나올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이 때 그가 보인 태도가 친절했기 때문에 당테스는 그가 원수일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 하다가, 몇 년 후 파리아 신부가 진실을 알려주자 당글라르나 페르낭 때보다도 격한 충격을 받는다.[3] 그도 그럴 것이, 빌포르가 처음 자신에게 대해 줬던 대로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면 당테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빌포르는 당테스를 속여 가면서 그의 운명을 가장 직접적으로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2.2. 조반니 베르투치오와의 갈등[편집]


조반니 베르투치오의 형이 나폴레옹파로 프랑스 육군에 근무하다 고향인 코르시카로 돌아오는 도중 죽은 적이 있는데, 베르투치오는 죽인 자를 처벌하거나 유공자 가족으로 대우해달라 부탁했지만 당시 시대가 루이 18세가 즉위하고 부르봉 가문이 왕정복고했던 시절이라 그게 불가능하다고 거절한다. 그것도 동생 앞에서 형에 대해 '죽을 짓을 했으니 죽은 거다'라는 모욕적인 대답을 해 버려서[4] 베르투치오에게 피의 복수(벤데타)를 선포당한다. 이에 두려움을 느껴 일하던 지역을 옮기게 된다.


2.3. 에르민 드 당글라르 사이에서 베네데토가 생기다[편집]


에드몽 당테스에게 음모를 꾸몄던 당글라르 남작의 아내, 에르민 드 당글라르는 당글라르와 혼인하기 전에 나르곤 대령과 혼인했었는데, 대령이 해외에 나간 사이에 에르민은 빌포르와 불륜을 저질러 아이까지 갖게 된다. 9개월 만에 돌아왔더니 아내가 임신 6개월인 걸 본 대령은 치욕을 느껴 자살해버린다.

에르민의 남편이 사라지긴 했으나, 에르민이 사생아를 임신했다는 소문은 이미 나 있었기에[5] 이 상황에서 그녀와 공개적으로 어울리거나 지원해주면 자신이 그 사생아의 아버지라고 자백하는 꼴이 되는 것은 뻔했다. 법관이었던 빌포르에겐 이것만으로도 치명적인 오점이었고, 게다가 그는 당시 유부남[6]이었기에 들키면 더더욱 큰일이었다. 이 때문에 빌포르는 에르민을 오퇴유 별장에 남몰래 데려와 아이를 낳게 했다. 이후 에르민이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가 울지도 움직이지도 않자 사산되었다고 생각한[7] 빌포르는 아이를 서둘러 정원에 암매장하려 했다.

하지만 그에게 복수를 맹세하고 뒤를 쫓던 베르투치오가 마침 그날 별장에 침입해 빌포르를 칼로 찔렀고, 이때 거의 죽을 뻔하기는 했으나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그를 찌르고 아기가 든 상자를 재물이 든 것으로 오해해 빼앗아 달아났던 베르투치오는 이때 자신이 빌포르를 죽였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빼앗은 상자에서 아기를 발견하고는 가엾게 여겨 자기 형수에게 맡겨 베네데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양육하게 된다.


2.4. 가정이 생기다[편집]


처음 혼인한 르네 드 상메랑과의 사이에서 발랑틴 드 빌포르라는 딸이 생기고, 르네가 사망하자 엘로이즈 드 빌포르와 재혼해 에두아르 드 빌포르라는 아들이 태어나게 된다. 사생아 베네데토는 사산되었다고 판단하자마자 암매장해 은폐하려 했지만, 정당한 가족에 대한 사랑은 진심이었다. 이를 알 수 있는 부분이 나중에 발랑틴이 죽은 줄 알았을 때 비탄에 빠진 그 앞에 막시밀리앙이 나타난 장면이다. 이 때 제라르는 '평소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고 깐깐한 아버지'가 '딸을 사랑한답시고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를 대하는 태도로써는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운 편이다. 막시밀리앙이 자기 집에 멋대로 침입한 상황이었는데도 딸을 사랑했던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축복해주고, 다만 자기가 혼자 있을 수 있게 나가달라고 부탁할 정도.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할 정도로 큰 죄를 지은 인물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지극했던 것이다.

그 뒤 존경받는 법조인으로서 살아왔고, 결국에는 검찰총장이라는 높은 지위에 오른다.

2.5. 가장 비참한 파멸[편집]


빌포르를 가장 비참하게 파멸시키려고 한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암약으로 주위에 연쇄독살사건이 일어나면서 가문이 풍비박산난다. 집안 주치의 다브리니는 독살이라며 수사를 권고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가문의 명예를 생각해 집안에 독살마가 있다는 것을 쉬쉬했었다. 그러나 급기야 딸 발랑틴 드 빌포르까지 독살당하자[8] 다브리니는 물론 발랑틴의 약혼자 막시밀리앙 모렐과 그의 아버지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까지 눈을 꿈뻑거리며 살인자를 잡아달라고 펄펄뛰었기 때문에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고 맹세한다.

그런 빌포르에게 아버지 누아르티에가 알려준 범인의 이름은 다름아닌 그의 아내 엘로이즈 드 빌포르. 귀족 카발칸티로 행세하던 범죄자 베네데토의 재판이 있던 날 아침 빌포르는 아내를 찾아가 추궁하고, 그녀에게 "내가 돌아왔을 때도 당신이 살아있다면, 오늘 밤은 콩시에르주리[9]에서 보낼 준비를 하라"는 선고를 내린 후 집을 나선다.

하지만 재판에서 그가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진다. 피고 베네데토가, 자신의 생부는 생모와의 불륜 관계에서 태어난 자신을 생매장하려 한 자이며 그 이름은 다름아닌 검찰총장 빌포르라고 말한 것. 재판을 참관하던 뤼시엥 드브레, 라울 드 샤토 르노, 보샹이 "나 같으면 이 꼴 보느니 차라리 모르세르 씨처럼 했겠는걸," "저 사람 딸은 이런 일 모르고 죽었으니[10] 차라리 다행이구만"이라고 수군댈 정도의 엄청난 스캔들이었고, 빌포르는 만천하에 드러난 자신의 치부를 부정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법원을 빠져나온다.


2.6. 광기로 물든 최후[편집]


집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퍼뜩 자신이 아내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 빌포르는 '나조차도 법정에 설 죄인인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아내에게 죽으라고 말했나', '둘다 부끄러운 죄인인데 죄인끼리 잘어울리는 한쌍이니 외국으로 함께 도망치자'하는 생각에 아내의 자살을 말리러 가지만, 이미 때는 늦어서 아내는 어린 아들 에두아르 드 빌포르살해 후 자살한 뒤였다.

아끼고 사랑하던 가족을 모두 잃었다고 생각한[11] 빌포르는 이미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그 와중에 복수를 완전히 마무리짓기 위해 현장에 나타난 에드몽 당테스에게서 그의 정체까지 듣게 되자 결국 실성해 버린다.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다는거냐? 말을 해! 어서!"

"나는 당신이 이프 성의 토굴에 묻어버린 불행한 사나이의 망령이요. 결국 그 토굴에서 빠저나온 망령에게 신은 몬테크리스토라는 가면을 씌워주었던 거요, 그래서 당신이 알아보지 못하게 다이아몬드와 황금을 뒤집어 쓰고 다녔지."

"너는..."

"그렇다! 내가 에드몽 당테스다!"

"에드몽 당테스라고?" 검사는 백작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이걸 봐라!"

그는 백작을 끌고 계단으로 갔다. 백작은 놀라면서, 새로운 비극이 또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하며 검사의 뒤를 따라갔다.

"자! 이걸 봐라 에드몽 당테스!" 검사는 백작에게 아내와 아들의 시체를 가리키며 소리첬다. "이제 속이 시원하냐?"

백작은 이 끔찍한 광경에 얼굴빛이 변했다. 그는 이미 복수의 한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제 '신은 내 편이요, 나와 함께 계시다'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백작조차도 일이 이 지경이 된 건 미처 몰랐기에 대단히 경악하여, 아이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지 오래였다. 이에 그는 '더 이상은 신께서 내 복수를 가호하지 않으실 것이다'라고 읊조린다.[12] 그러면서 자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빌포르를 어떻게든 위로해주려 했다. 아예 딸인 발랑틴 드 빌포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려 했지만, 이미 미쳐버린 빌포르는 뛰쳐나가 자신이 오래 전에 묻었던 아이를 찾겠다며 정원 이곳저곳을 마구 파헤치고 있었다. 백작은 이 꼴을 보고 다시 한 번 더 전율한다. 이 장면은 정말 살떨리는 냉혹한 문체로 묘사되는데, 빌포르가 갑자기 훼까닥 돌아 버리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묘사되지 않지만 상태로 보아 정신병원이나 그에 준하는 곳에서 여생을 마감했을 듯하다.

이 사건은 에드몽 당테스가 변화를 겪는 계기가 됐다. 빌포르 가문의 비참한 파국이 자신의 예상조차 넘어서자 자신의 복수의 정당성과 도덕성이 희석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의 행동이 이전처럼 마냥 신의 가호를 받거나 정당하다는 등의 확신을 지닐 수 없게 되었다. 이 때문에 마지막 복수 대상이자 모든 일의 시작점이었떤 당글라르는 결국 전 재산을 빼앗기는 선에서 용서받게 된다.


3. 기타[편집]


에드몽 당테스가 복수를 다짐한 4인방중 가장 찜찜하게 끝난 인물이다. 다른 인물들은 당테스가 자신의 가짜 신분(몬테크리스토 백작, 부소니 신부 등)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때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거나, 목숨을 구걸하거나, 저항하지 못하고 도망쳤다. 그런데 제라르 드 빌포르는 오히려 화를 내고 당테스도 찍소리 못하는게 특이한 점이다. 다른 원수들은 적어도 가족 중에 죄가 없는 이[13]는 당테스의 복수를 벗어났으나, 빌포르 가만은 죄 없는 이들이 죽었고 거기에 어린아이까지 포함되었기 때문이었던 듯하다.

백작의 복수극은 원수들이 지은 죄를 그대로 돌려받는 것인데, 빌포르 또한 마찬가지다. 에드몽 당테스의 사회적 성공(선장 자리)을 빼앗아간 당글라르가 재산을 모두 잃는 것으로, 그가 가장 사랑한 가족(아버지와 약혼녀)를 빼앗아간 페르낭이 가족에게 버림받는 것으로[14] 응보를 받았다면 빌포르가 미쳐버린 것은 에드몽을 감옥 속에서 미쳐가도록 만들었던[15] 죄의 응보라고 볼 수도 있다.

각색물 등에서 간혹 비리 법조인 같은 이미지로 나오기도 하는데, 원작에서는 야심이 컸을 뿐 그 외에는 모범적인 법조인 그 자체다. 작중 나레이션에서는 (비꼬는 조가 다분하긴 하지만) '법의 화신'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단 두 번의 부정, 에드몽 당테스에게 누명을 씌운 것과 에르민 드 당글라르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사생아 베네데토를 죽이려고 한 것이 강력한 타격이 되어 스스로를 파멸로 이끈 것이다. 특히 베네데토를 생매장하려 한 것은 말 그대로 최악의 범죄로, 작중에서도 대놓고 "아기를 생매장한 사람은 사형"이라고 표현되었을 정도다.

하지만 빌포르가 타인에게만 엄격할 뿐, 자신이나 그 외 사적인 분야에서는 너무나 관대한 위선자라는 표현은 굉장히 자주 등장했다. 에드몽과의 첫 대면에서 단순히 같은 날 약혼식을 치렀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밀고장을 보여 주거나, 누아르티에가 프란츠의 아버지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려 하자 이를 막으려 하는 모습 등이 그렇다. 그가 파멸한 것조차 백작이 직접적으로 손을 댄 것이 아니라, 법에 따라 사람을 심판하면서 자신은 명백한 위법을 저지른 그 자신의 위선 때문이었다.

한결 작 만화에서는 원작대로 빌포르에 대한 복수가 가족에게까지 확산되고 빌포르 본인도 결국 미쳐버리자 에드몽이 '복수가 너무 지나쳤어. 하느님 용서하소서. 하지만 빼앗긴 나의 인생은? 그래. 끝까지 가보는거야.' 라고 독백한다.

TVA 암굴왕에서의 성우는 아키모토 요스케. 근데 이분이 베네데토의 성우같이 출연한 작품에서의 배역이 각각 이 분이 친구라는 걸 안다면 성우 팬들은 실소를 자아내게 될 듯(...).

몬테크리스토(뮤지컬) 2020~2021년판에서 본인은 목을 매달아 자살하지만, 2023~2024년판에서 지하감옥 샤또 디에 갇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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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헌데 이 점에서 빌포르의 이중성이 드러난다. 원칙상 보여줘서는 안 되는 밀고장은 단순히 동정심 같은 심정으로 보여줬으니...[2] 파리아 신부는 어수룩하던 에드몽이 사정을 들어달라는 말에 들어봤자 위로밖에는 해줄 말이 없다고 생각하고 들었지만, 이 부분에서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사건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지만 일단 조서를 쓰고 기록은 남겨야 할텐데도 굳이 증거자료인 편지를 태우기까지 하면서 사건을 은폐하려 드는 것이 지나치게 과하고 모순되었다는 점을 눈치챈 것. 여기에 성씨인 '빌포르'까지 듣고 나자 그가 보나파르트 파의 거물인 누아르티에의 자식이라는 걸 알면서 진실을 알려준다.[3] 그 때문에 원수들 중 빌포르에 대한 증오심이 가장 심했다. 빌포르의 딸인 발랑틴 드 빌포르의 죽음을 방관하려고 할 때 은인의 아들인 막시밀리앙 모렐이 그녀를 제발 구해달라고 하자 그녀가 죽든 살든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성냈을 정도였다. 막시밀리앙이 자신은 그녀를 죽도록 사랑한다고 털어놓으며 애원하자 백작은 왜 하필 발랑틴을 사랑하느냐고 외치며(막시밀리앙을 힐난한다기보다는 왜 상황이 이 모양이냐고 탄식하는 식의 혼잣말에 가까운 투였지만) 상당히 충격받은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은 마음을 돌려 발랑틴의 목숨을 살려준다.[4] 빌포르 입장에서는 골수 나폴레옹 지지자인 아버지를 둔 입장인만큼, 자신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나폴레옹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 강경하게 나갈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에드몽 당테스를 처박아 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5] 작중 현재 시점에서 에르민이 재혼한 남편 당글라르가 부부싸움을 벌이던 중 '당신 전남편은 출장 갔다왔더니 당신이 임신한 걸 보고 자살했지'라며 공격한 것에서 이미 알음알음 소문이 나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6] 작중 설정오류로 정확한 나이가 조금 왔다갔다하기는 하나, 빌포르의 적장녀 발랑틴은 베네데토보다 나이가 어리다. 발랑틴의 생모이자 빌포르의 첫 아내 르네 드 상메랑은 발랑틴을 낳은 후에 죽었으니 이때는 르네가 살아있었을 것이다.[7] 나중에 아이를 구조한 조반니 베르투치오가 몽테크리스토 백작에게 당시 일을 고백하면서 "아이 목에 탯줄이 감겨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 때문에 숨을 못 쉬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8] 사실 거의 죽을 뻔 하긴 했지만, 발랑틴을 사랑하는 막시밀리앙 모렐의 애원을 들은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남몰래 가사 상태에 빠지는 마취제를 주어 빼돌린 상태였다. 하지만 빌포르 일가와 다른 사람들(심지어 연인인 막시밀리앙조차도)은 영락없이 그녀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나마 누아르티에는 발랑틴의 장례식을 치르기 전 정황을 보면 신부로 변장한 백작이 사실을 알려준 게 분명하지만, 신체적으로 말을 할 수 없는 환자의 몸이기도 했고 아들 제라르나 예비 손녀사위로 인정한 막시밀리앙에게 따로 알리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그 이전까지의 장면에서 누아르티에가 보였던 의지와 카리스마를 생각하면, 일단 마음만 먹는다면 말을 할 수 없다고 알리지 못할 사람이 아니기에 범인을 확실히 잡기 위해서 아예 알리지 않기로 백작과 뜻을 맞췄을 가능성이 크다.[9] La Conciergerie. 본래는 프랑스 왕실의 궁전이었지만,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1914년까지 감옥으로 쓰인 건물. 현재는 역사기념관이 되어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형당할 때까지 여기 갇혀있었던 등 주로 사형수들이 수감되는 감옥이었기에, 빌포르의 말은 '스스로 죽음으로 죗값을 치르지 않겠다면 내 손으로 당신을 고발해 사형 선고를 내리겠다'는 의미이다.[10] 백작의 보호 아래 살아 있었으나, 대외적으로는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11] 발랑틴은 죽은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었고, 아버지 누아르티에와는 정치적 차이 때문에 몇십 년 전부터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아버지는 이미 오늘내일하는 전신불수 팔순 노인이다. 그러니 빌포르가 사랑하던 가족이라는 관계는 모조리 박살난 것.[12] 백작의 스탠스는 자신의 인생을 망친 자들이 파멸하기만 한다면 그 외 인물들은 어찌되든 알 바 아니라는 주의였다. 당장 발랑틴도 막시밀리앙 모렐의 개입이 없었다면 그대로 독살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복수극 진행 과정에서 원수의 주변인물들 중 죄 지은 자들은 그에 걸맞는 대가를 치르고, 죄 없는 자들은 구원받는다. 이는 백작의 복수가 정당하다는 걸 증명하는 안배로, 백작 또한 여기에서 자신의 복수가 정당하다는 확신을 얻는다. 그러나 에두아르는 성격이 좀 나빴을 뿐 기본적으로는 죄 없는 어린 소년이었고, 그런 무고한 어린이가 죽으면서 백작의 도덕적 정당성이 깨져버린 것이다.[13] 모르세르 가는 페르낭만 죽었을 뿐 메르세데스와 알베르는 무사했고, 당글라르 가는 빌포르 가의 사례 때문에 당글라르조차 용서받은 데다가 외제니는 자유를 얻었다. 사실 빌포르 가도 누아르티에와 발랑틴이 목숨을 건졌고 이후로도 막시밀리앙 모렐과 잘 살 것으로 보이나, 그들을 제외하고는 다 죽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무고한 희생자가 너무 많았다.[14] 알리 파샤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 명예를 잃은 것은 에드몽보다는 하이데의 복수다.[15] 실제로 파리아 신부를 만나기 전까지 에드몽은 감옥 토굴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반쯤 미쳐가고 있는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