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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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특징
3. 설화
3.1. 신화
3.2. 전설
3.3. 민담
4. 무가
7. 민요


1. 개요[편집]


오랜 시간 동안 민간에서 전해져 온 민족의 생활과 풍습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문학을 일컫는다. 이는 민속문학, 민속사회, 민속예술, 민속종교, 민속물질 등으로 나누어지는 민속학의 한 하위 항목으로서, 주로 신화, 전설, 민담, 속담, 무가(巫歌)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민속문학은 기층 민중들이 향유한 문학이라는 의미에서 기층문학(基層文學) 혹은 태고 이래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문학이라는 의미에서 잔존문학(殘存文學)이라고도 일컬어지며 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비전승(口碑傳承)의 특징을 보이고 있어서 구비문학(口碑文學)이라고도 지칭된다.


2. 특징[편집]


일반적으로 민속문학은 독자적인 민족의 정서를 내포하고 있으며 지배문화 혹은 상층문화와는 다르게 전승되는 민중적, 하층적 계층문학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또한 장구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성되었기 때문에 역사적인 변화성을 보여주며 개인 창작과 집단창작이 유기적으로 매개되는 공동체 문화적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민속은 사회경제적인 생산체계와 깊이 연관되어 있어서 민속 문학은 생산문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한국문학에 있어서 민속문학은 무가, 신화, 설화, 민담 등의 구조와 이들의 구비전승 과정 혹은 이본(異本) 연구 등을 민족의 생활과 풍속사와 연관시켜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주로 구비 전승된 자료가 많이 활용되는데, 현대에 와서는 기록문학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어서 구비문학이 활력과 기력을 얻기 어렵지만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이들은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3. 설화[편집]



3.1. 신화[편집]


무속신화가 무당시조에 관한 본풀이라면 건국신화는 건국시조에 관한 본풀이이다. 마찬가지로 씨족신화는 씨족의 시조에 관한 본풀이이다. 여기서 한국신화에서 시조 혹은 창시자가 지닌 비중이 떠오르게 된다. 한국신화가 시조 혹은 조상령에 바치는 신앙과 맺어져 있음을 여기에 확인하게 된다. 한국신화는 조상숭배의 신화라는 일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조상숭배의 실현으로서 한국신화는 조상의 역대기(歷代記)라는 형식을 취하게 된다. 예컨대, 단군신화와 동명왕신화가 각기 그 왕국 창업주들의 삼대기라면, 고려왕조 전승은 왕건의 조상들의 사대기이다. <용비어천가>가 이 선례를 답습하고 있음은 말할 나위 없다. 특히, 조선왕조소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삼대기의 연원을 이들 신화 삼대기에서 구할 수 있어 흥미롭다.

한국신화들의 또 다른 속성인 ‘신화 · 전설의 복합성’은 역사화된 신화 내지 역사속에 편입된 신화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무조, 곧 무당의 시조에 관한 신화는 이사례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고조선 · 삼국 및 가락의 건국신화는 실존한 왕국, 역사적인 왕국의 시조에 관한 이야기인만큼 그 신화성이 역사성과 공존하고 있다. 분명히 여러가지 신비징후 내지 신성징후(예컨대 천마, 자줏빛, 신령의 공수 등)들을 수반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임에도(또는 그와같은 존재의 아들이나 손자임에도) 인간세계에서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우리 신화에 등장하는 건국시조들이다. 신이면서 동시에 왕인 이들은 신이자 인간이기도 하다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화적 존재가 ‘탈신화화’하여 역사적인 왕국의 창업주로 변모하는 것이다. ‘탈신화성’은 다름아닌 ‘역사성’이거니와 그런뜻에서 한국신화는 피안의 원리, 초월적인 어떤 원리가 인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단군신화에서 유명하여진 ‘홍익인간’ 또는 ‘재세이화’ 등의 이념은 바로 이와같은 사실과 관련지어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탈신화화하여 역사화된 신화가 곧 한국신화, 특히 건국신화이거니와 전설이 역사적 믿음을 그 이념으로 삼고 있음을 전제하고서 한국신화가 ‘신화 · 전설의 복합’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이와같은 복합성은 고려왕조의 조상전승의 경우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3.2. 전설[편집]


옛날부터 전승되어온 이야기의 총칭. 학술적으로는 전해오는 설화(說話)를 신화(神話)와 민담(民譚)과 전설로 분류한다. 전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오는 통시간적(通時間的)인 존재이며, 이 시간에 따라 널리 전파되므로 넓은 공간에 파급된 문화형태라고 하겠다.

전달하는 내용, 전달하는 사람, 전달방법, 이것을 수용하는 사람, 그리고 어떤 변화가 있다는 점은 언어나 문학 · 언론과 비슷하지만, 일정한 형식과 내용이 결합한 형태로 전하는 과정을 수없이 대를 물려서 현재까지 이르렀다는 시간의 여과(濾過)와 사라질 것은 사라지고 살아남은 것만 전승하였다는 적자생존한 점이 다른 문화현상과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아무것이나 전설이라고 할 수 없고, 일정한 민족 또는 지방에서 민간에 의하여 내려오는 설화인데, 신화가 신격중심(神格中心)이라면 전설은 인간과 그 행위를 주제로 이야기한 것이다.

전설을,
① 말하는 화자와 듣는 청자가 그 이야기의 사실을 믿으며,
②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기념물이나 증거물이 있으며,
③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어서 역사에서 전설화하였든가, 혹은 역사화의 가능성이 있는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시간을 제시하는 단어에 따라서 고정적인 진행상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맨 처음 전설은 시작할 때, "옛날에 어느 곳에 한 사람이 살았는데"라고 말하는 '옛날에'가 나온다. 전설에는 되도록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려 하지만 대개는 엄밀히 말해서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전설이 전개될 때는 '하루는, 어느날'이 제시된다. '하루는'이 제시되기 전에는 막연히 시간과 공간과 인간을 제시했을 뿐 능동적인 힘(운동)이 가해진 것이 아니므로 이야기가 활동하지 않는 정적(靜的)인 상태로 발단부분이 되고, '하루는' 이후가 전개부분이 된다. 그 다음은 이야기 내용이 바뀔 때마다 '마침, 그때, 한편, 이때,얼마 뒤' 등 구체적인 변화시간이 제시된다. 그러다가 과거 이야기 내용이 끝나서 현재까지 순식간에 이어지려고 할 때는 "지금도 그 증거가 있다." 는 '지금도'가 제시된다.

이런 시간제시 단어를 시간화소(時間話素)라 하고 '옛날에―발단부 시작, 하루는―전개부 시작, 제시된 가변적인 시간―전개부와 결과부, 지금도―증시부'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곧, 시간화소에 따라 전설의 진행은 발단부→전개부→결과부→증시부 등 네 부분이 된다. 전설을 크기에 따라 분석해가면, 맨 처음에 다른 전설과 구분이 되는 전설형(傳說型, type)이 있고, 다음에 독립될 수 있는 이야기인 삽화(插話, episode)로 나눌 수 있다. 이 삽화는 전설마다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어서 일정하지 않다.


3.3. 민담[편집]


한국 민속의 현장에서 원래 민담이라는 말이 쓰인 것은 아니다. 단순히 ‘이야기’ 또는 ‘옛이야기’ ‘전해오는 이야기’ 등으로 불리어왔으나, 지방에 따라서는 ‘이바구’라 하기도 하였다. 이 옛이야기에는 동화는 물론, 지역전설 이외에 야사(야담)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그밖에 일화(逸話)나 우화(寓話), 우스갯소리(소담), 그리고 성인들 사이의 (性)을 소재로 한 이야기(외설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민담민속문학이다. 그것은 민담이 민중 사이에서 창작되고 민중 사이에서 전해진 서사문학임을 뜻하면서 동시에 민중들의 입과 입으로 전해진 서사문학임을 뜻하고 있다. 이같이 지은이듣는이(즐기는 이), 양쪽에 걸친 민중성(民衆性)과 구전성은 민담이 지닌 양대 특성이다. 이 가운데 지은이의 민중성은 무명성(無名性)과 관련되어 있다. 민담은 언제 누가 지었는지도 모르게 그저 옛날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진 옛이야기이고, 동시에 들은 그대로를 남들에게 전해 주는 옛이야기이다. 지역성과 시대성, 그리고 전하는 사람의 개성이나 생활사 등에 의해서 변화를 일으키면서 민담은 전해져 가되, 그 변화의 밑에 변화하지 않는 불변의 보편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하지 않은 보편성을 흔히 규범형식(規範形式)이라고 부른다.

설화의 하위범주로서 민담을 정의하기 위하여는 필연적으로 설화의 다른 하위범주들과의 비 교가 필요하게 된다. 신화나 전설에 비하여 구분될 수 있는 민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화나 전설은 과거의 특정시대에 일어났던 일회적인 사건을 그리는데 비하여, 민담은 과거 언제 어디서나 몇 번이고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인 사건을 그린다. 따라서 신화나 전설은 진실성이 문제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민담은 가장 시적인, 공상에 찬 허구이다. 둘째, 신화나 전설이 현존 증거물에 대하여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과 경험을 설명하려는 객관성을 띠는 데 반하여, 민담은 경험하는 자, 즉 작중인물의 계기(繼起)하는 다양한 운명을 주관적으로 서술한다. 그러므로 화자(話者)에 대하여는 양자가 주관적인 문학이거나 객관적인 문학이라는 차이가 있다. 셋째,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는 피안(彼岸)관념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존재하지만, 민담에서는 주인공을 돕거나 해를 가하기 위한 힘이 되고, 주인공을 예정하였던 목표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화전설은 늘 엄숙하지만, 민담은 엄숙함과 해학 사이를 오간다. 즉, 민담은 본질적으로 오락성을 띠므로 엄숙성과 신앙성에서 본다면, 신화나 전설은 사회적 맥락이 큰 데 반하여 민담은 사회적 맥락이 작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화 · 전설 · 민담 사이에 이와 같은 확연한 차이가 늘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모티프(motif)로서 본다면 이 셋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내용에 의하여 설화를 신화 · 전설 · 민담으로 세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나, 민담이 전설이나 신화의 세계로 혼입되거나, 그와 정반대의 경우도 흔히 있다.

민담이 입으로 전해질 때 구전민담이라 하고, 구전되던 민담이 문자로 기록되면 문헌민담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구전민담이 구비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면, 문헌민담은 기록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구비문학의 여러 다른 장르가 그러한 것처럼 민담의 생명은 구전된다는 데 있다. 문헌민담의 경우 그것은 원래 구전민담의 기록인 것이며, 일단 그것이 기록되어 버리면 생명은 식어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기록된 민담이 다시 민중 속에서 구전될 때 비로소 그 문헌설화는 생명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민담의 현장성이란 중요한 것이다. 문헌민담이 문자를 해득할 수 있는 일부의 유식계급 사이에서만 행해졌던 반면에, 구전민담은 문자의 사용이 시작된 뒤에도, 오랫동안 문자와는 관계가 없었던 대다수의 민중 사이에서 구전된 문학인 것이다.


4. 무가[편집]


무속적(巫俗的) 의례(儀禮)에 의하여 읊어지는 노래의 총칭. 따라서 무격(巫覡)이나 무속(巫俗)을 떠나서 무가는 존재할 수 없다. 일반대중이 무가의 일부를 암기하여 부른다고 해도 그것은 무가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무가는 다른 구비물(口碑物)과 구별되는 몇 가지의 특징이 있다.

첫째, 주술성(呪術性)이 있다. 무가는 어느 것이거나 주술적인 성격이 있다. 무가 이외에 민요에도 주술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신(地神) 밟기요(謠)>와 같은 민요는 무가 중 축원이나 덕담(德談)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고, 그것은 기복(祈福)방재(防災)의 구실을 한다는 면에서 주력(呪力)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민요의 주술성은 민요 전반의 특성이 못되며, 민요 가운데 무가나 기타 종교에서 파생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반면에 무가는 무속의례에서 실제로 주술력을 구현하고 있다. 강신(降神) · 치병(治病) · 예언(豫言) 등이 모두 무가에 내포된 주술의 효과로 볼 수 있으며, 소위 신을 즐겁게 하고 귀신을 물리치는 등 보통 인간의 언어와 다른 주술적인 힘을 가지는 점이 무가의 특성인 것이다.

둘째, 신성성(神聖性)이다. 무가는 그 청자(聽者)가 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설화민요 · 판소리는 모두 인간인 청자를 가진다. 그러나 무가는 실제의 청자는 사람일지 몰라도 무의(巫儀)의 성격상 그 대상은 신임에 틀림없다. 신에게 인간의 소원을 하소연하고 아쉬운 것을 부탁하며, 신을 즐겁게 하는 등의 내용으로 무가는 짜여져 있다. 그래서 무격은 무의에서 인간인 청자가 없어도 얼마든지 무가를 읊조린다. 오히려 인간이 있는 것이 무가의 낭송에 지장이 되는 수가 있다. 이와 같이 신과 인간과의 대화라는 점에서 신성성이 있다. 이 신성성은 인간이 알지 못하는 문구의 삽입으로 과장되기도 하고, 신 자신의 언어로 신의 의사가 전달되는 ‘공수’등의 무가에서 더욱 강력하게 나타난다.

셋째, 전승이 제한되어 있다. 즉, 무(巫)라는 특정 부류에 의하여 전승되고 있으며, 일반대중이 그 전승에 참여하지 못한다. 무가의 전승은 무의 사제관계(師弟關係)나 수양관계를 통하여 무의와 함께 전승된다. 따라서 일반 대중의 소유물이 아니며, 다른 구비 문학에 비하여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에도 불구하고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오락성이 가미 되었기 때문에 문학성이 풍부하다. 무의는 치병(治病) · 치재(治災)와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연중 행사로 정기 의례가 있고 과거의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 · 보은(報恩)의 의례도 있다. 이러한 성격의 무의는 여흥(餘興)과 오락적 요소가 많았으며, 민중의 구경거리이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굿보다’는 말이 ‘구경하다’라는 의미로 씌어졌는데, 굿이 흥미롭다는 것은 굿에서 하는 춤이나 작두타기 등 곡예에도 근거가 있으나 무가가 문학적으로 흥미롭다는 말이다.

또한 이 같은 오락성을 띤 무의에서 선택되는 무(巫)는 무엇보다도 무가의 내용이 문학적으로 풍부하고 제주(祭主) 및 민중의 흥을 잘 돋우어야 했다. 그래서 무(巫)의 생계와도 관련되어 무가의 문학적 조탁(彫琢)은 이루어졌던 것이다. 무가는 무의에 따라서 각각 그 내용이 달라진다. 열두거리굿에는 그것에 따른 무가가 있고, 사람이 죽었을 때 그 혼령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하여 행해지는 ‘지노귀굿’ 등에는 ‘죽음의 말’과 같은 무가가 있다. 또한 청배무가(請拜巫歌)로서 대상신(對象神)의 내력을 읊조리는 서사 무가도 무의와 신격(神格)에 따라 다양하게 전승된다. 그런데 무가의 전반적인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소로 이루어진다.


5. 민속극[편집]


민속극은 농경의례나 장례의식 등 각종 원시 종교 의식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풍농·풍어제(동제 등)와 상제례 등에서 발생되어 예능으로 발전한 연극 양식을 그러한 예로 꼽을 수 있다. 즉, 가면극을 위시하여 민속인형극·그림자극·판소리 등이 그러한 민속극에 속한다.

이 밖에도 민속극에 포함시킬 만한 것이 더 있는데, 가령 농악이라든가 굿의 난장이나 잡색놀이 같은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굿은 예능적 측면이 강해서 탈놀이가 끼어 있다든가 주제가 뚜렷한 묵극적(墨劇的)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민속극은 일종의 초기 형태의 제의성이 강한 연극 양식을 지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학성(희곡)보다는 춤·마임 등 표현성에 치중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민속극을 구비문학에 포함시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민속극은 모두가 축제의 일환으로 연행되어 왔으므로 놀이성이 강하다.


6. 판소리[편집]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과 한 명의 고수(북치는 사람)가 음악적 이야기를 엮어가며 연행하는 장르이다. 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표현력이 풍부한 창(노래)과 일정한 양식을 가진 아니리(말), 풍부한 내용의 사설과 너름새(몸짓) 등으로 구연(口演)되는 이 대중적 전통은 지식층의 문화와 서민의 문화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대 8시간 동안 연행되는 동안 남성, 또는 여성 소리꾼은 1명의 고수의 장단에 맞춰 촌스럽기도 하고 학문적이기도 한 표현을 섞은 가사를 연행하는 즉흥 공연이다.

‘판소리’라는 말은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라는 뜻의 ‘판’과 ‘노래’를 뜻하는 ‘소리’가 합쳐진 말이다. 판소리는 17세기 한국의 서남지방에서, 굿판에서 무당이 읊조리는 노래를 새롭게 표현한 것에서 유래되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한편 조선 영조 30년(1754년)에 유진한이 지은 춘향가의 내용으로 보아 적어도 숙종(재위 1674~1720) 이전에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하고, 조선 전기 문헌에 보이는 광대소학지희(廣大笑謔之戱)가 토대가 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광대 집단과 관련이 있다는 측면에서 판소리는 소리꾼과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후 판소리는 서민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19세기 말경에 문학적 내용으로 더욱 세련되어졌으며 도시의 지식인들 사이에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판소리를 구성하는 배경, 등장인물, 상황 등은 조선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다. 판소리의 창자는 아주 다양하고 독특한 음색을 터득하고 복잡한 내용을 모두 암기하기 위해서 오랜 기간 동안 혹독한 수련을 거친다. 창자 특유의 해석 방식을 개발하여 특정 이야기를 연행하게 되면서 특수한 연행으로 이름난 판소리 대가들이 많다.

한국이 급속하게 현대화되면서 판소리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래서 1964년 국가가 판소리를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조치로 아낌없는 제도적 지원이 장려되었고, 그 결과 판소리의 전통은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 판소리는 전통적 무대예술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장르지만, 원래의 판소리가 지니고 있었던 즉흥성은 많이 잃었다. 판소리 작품의 기록이 증가하면서 판소리가 가진 특징인 즉흥성은 억제되는 경향이 생겼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판소리가 이렇게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은 오히려 판소리를 보존하기 위해 기록하고 정리하는 과정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사실, 오늘날에는 판소리의 즉흥성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창자도 드물지만 관객들 역시 판소리의 즉흥적 독창성 및 전통 판소리의 내용에 그다지 감동을 받지 않고 있다.


7. 민요[편집]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저절로 생겨나서 전해지는 노래이다.

민요의 특징으로는 특정 개인의 창작이거나 아니거나 창작자가 문제되지 않는다. 악보에 기재되거나 글로 쓰이지 않고 구전(口傳)된다. 엄격한 수련을 거치지 않고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악곡이나 사설이 지역에 따라 노래 부르는 사람의 취향에 맞게, 노래 부를 때의 즉흥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민요는 이런 특징을 지니기에 민중의 소리이고, 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예술이라고 평가된다.

민요는 민속이고, 음악이고 문학이다. 민속으로서의 민요는 구비전승(口碑傳承)의 하나이되, 생업·세시풍속·놀이 등을 기능으로 하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집단적인 행위를 통하여 불려지는 기회가 많은 점이 구비전승의 다른 영역과 다르다.

음악으로서의 민요는 일반 민중이 즐기는 민속음악에 속하는 창악(唱樂)이되, 전문적인 수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점에서 판소리·무가·시조·가사 등과 구별된다. 문학으로서의 민요는 구비문학의 한 영역이며 일정한 율격을 지닌 단형시라는 점이 설화·속담·수수께끼 등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징이다. 민요는 이러한 민속·음악·문학의 복합체로 존재할 따름이지, 그 세 측면이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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