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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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ltra-high-molecular-weight polyethylene, UHMWPE)

폴리에틸렌의 일종. 고탄성 폴리에틸렌(high modulus polyethylene, HMPE)이라고도 부른다.
중합체가 엄청나게 긴 사슬을 구성하고 있어 분자량이 엄청나게 높다(대개 350만~750만 Da 언저리[1]). 때문에 큰 하중이 걸려도 기나긴 중합체 사슬에 부하를 분산시켜 받음으로써 끊어지지 않고 버텨내며, 분자끼리의 결합도 튼튼하다. 현존하는 플라스틱 중 충격에 견디는 힘이 가장 강하다.


2. 경쟁 소재[편집]


주로 비교되는 재료는 강철(철사), 탄소섬유, 아라미드 섬유(케블라 등)다.

UHMWPE는 습기에 견디는 성질(흡습성이 거의 없다)[2], 내마모성, 각종 유기용매 및 강산, 강알칼리에 견디는 성질 등이 모두 우수하여, 강철(특히 철사) 대신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강철보다 훨씬 가벼워 물에 뜨므로 선박의 케이블, 낚시줄 등에도 널리 이용된다. 특히 강철제 케이블은 팽팽히 당겨진 상태에서 절단될 경우 아주 위험한데(사람이 맞으면 죽을 수도 있다), UHMWPE제 케이블은 가벼워 혹시 절단되어 날아오는 케이블에 사람이 얻어맞더라도 크게 부상당하지 않는다.

탄소섬유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고 만들기 쉽다는 점이 강점. 다만 탄소섬유 관련 기술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일부 분야에서 탄소섬유에게 자리를 내놓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케블라와도 종종 비교된다. 케블라는 UHMWPE보다 분자 자체는 짧지만 사슬끼리 형성하는 결합이 튼튼한 물질로, 재료의 강성은 서로 비견할 만 한데 케블라는 습기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때문에 케블라 섬유는 반드시 방습 처리를 해줘야 한다. 반면 UHMWPE는 흡습성이 거의 없다. 또한 케블라는 유연성이 낮아(뻣뻣하다) 직물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기가 어려운데 UHMWPE는 그렇지 않다. UHMWPE가 열에 약하지만 않았어도 케블라를 완전히 대체했을 것이다.[3]

3. 용도[편집]


1950년대에 발명된 후 선박(밧줄, 요트용 돛 등), 자동차 부품, 의료용 소재(인공관절) 등으로 널리 이용되었으며, UHMWPE로 만든 직물은 군경용 방탄복[4], 아웃도어 배낭, 가방, 텐트 등의 소재로도 사용된다. 낙하산줄 소재로도 이용된다.

UHMWPE 소재 로프는 가볍고 물에 뜨는데다 물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선박(항해) 분야 외에도 각종 레져 스포츠에서 애용된다.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하는 성질이 낮아 접착이나 염색이 어렵다. 일부 분야에서 테플론 대용으로 이용될 정도. 특히 인공 관절의 활면을 만들 때 테플론 대신 이용하기도 한다. 매끄럽고 이물질이 침착되지 않는 성질은 테플론이 더 우세하지만, UHMWPE는 테플론보다 내마모성이 더 우수하다.


4. 단점[편집]


UHMWPE의 가장 큰 약점은 열에 약하다는 것이다. 대개 섭씨 80~100도 부근에서 변형이 발생하며 130도쯤 되면 녹는다. 한여름 자동차 안에 방치하기만 해도 손상된다는 말이다. 이 온도에서 케블라, 강철, 탄소섬유는 모두 멀쩡하다.[5]

열에 약하기 때문에 등반용 로프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로프에 강한 마찰이 가해질 경우 녹아 끊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폴리에틸렌계 소재의 특성인 낮은 마찰계수로 인해, 매듭을 지어도 미끄러지며 쉽게 풀릴 가능성이 있다. 반드시 매끄러운 로프에 적합한 매듭을 사용해야 하며, 사람의 목숨을 지탱하는 등반용 로프로는 적합하지 않다.

폴리에틸렌계 소재들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접착성이 극히 나쁘다. 접착제고 뭐고 아무것도 달라붙지 않는다. 때문에 접착제를 이용한 본딩이 불가능하며 나사 등을 이용해 고정해야 한다. 아니면 액티베이터나 프라이머라는 물질을 도포해 표면을 보다 접착이 용이하도록 가공한 뒤 접착할 수도 있으나, 그래도 접착 고정성이 좋지는 않다.


5. 브랜드[편집]


우리말 명칭(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과 영문 명칭(UHMWPE) 모두 아주 길어 사용하기 불편하다. 때문에 대개 브랜드명으로 부른다.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으로 부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과 같다.

  • 원조 개발자의 네덜란드 회사인 DSM의 UHMWPE 상표명은 다이니마(Dyneema)로, 주로 가방이나 낚시줄 재질로 유명하다. 낚시를 즐기는 이들 중엔 UHMWPE는 몰라도 다이니마는 안다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 DSM 특허를 상용화한 일본의 Toyobo사도 다이니마(Dyneema) 브랜드를 쓴다.
  • 미국 허니웰사(Honeywell Performance Fibers)의 상표명은 스펙트라(Spectra)로, 주로 방탄복, 방탄헬멧 등의 재료로 널리 이용된다. 밀리터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 중엔 UHMWPE는 몰라도 스펙트라는 안다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경주용 요트의 돛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당시 상표명은 큐벤(Cuben) 섬유였다.

6. 한국 내 제조사[편집]


  • 대한유화에서 원료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원료수지를 개발하였다.
  • 동양제강은 2006년 9월 초고강도 폴리에틸렌섬유 제조장치 특허를 등록하고, 2010년 7월 진해마천 초고강도 폴리에틸렌 원사 섬유(MirAcle) 제조공장을 완공하였다.#
  • 한화토탈은 촉매기술과 생산공정을 적용해 순수 독자 기술로 2019년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한화토탈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시스템(ESS),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확대에 따라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했으며 향후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국의 방탄모 생산업체 BMI도 DSM사와 협약을 맺고 방탄모를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 현대오일뱅크도 HPC(중질유석유화학시설)에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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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고로 일반적인 폴리머의 분자량은 10만 내지 100만 Da 사이이다.[2] 비슷한 고강도 섬유 소재인 케블라의 경우, 폴리아미드의 아미드 결합이 물분자를 잘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가수분해에 극히 취약하기 때문에(단백질의 가수분해와 유사하다) 물에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성능이 떨어진다.[3] 케블라같은 아라미드 소재는 열에 강하며 대개 300도까지는 버틴다.[4] 대표적으로 2000년대부터 구형 나일론 철모의 대체로 보급된 현용 국군 방탄 헬멧이 이 재질이며, 자이툰 부대 등 중동 파병 부대용 차량의 방탄재로도 사용되었다. 케블라가 보다 저렴하고 내열성도 강했으나, 70년대 설계를 아직도 그대로 우려먹고 있는 국군 차량은 중량 증가를 감당할 여유가 적어 방호 성능 대비 무게가 더 가벼운 UHMWPE를 적용하였다. 방탄 헬멧 역시 국군에서 케블라제 PASGT 헬멧과 비슷한 방호 성능과 더 가벼운 중량을 요구했기에 비강도가 더 높은 UHMWPE 섬유를 사용하였다.[5] 케블라는 섭씨 300도, 강철과 탄소섬유는 섭씨 400도까지는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