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딜라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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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 네르바-안토니누스 왕조의 황녀.

전체 이름은 안니아 아우렐리아 파딜라.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름은 파딜라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소 파우스티나의 14자녀 중 유년기 이후까지 생존한 6남매 중 셋째이다. 2살 아래의 남동생이 로마 제국의 암군, 폭군으로 유명한 콤모두스 황제이다. 혈연상 안토니누스 피우스, 대 파우스티나의 외손녀로, 부모 양쪽 모두를 통해 트라야누스 황제의 후손인 공주이다.

남편은 아버지의 의형제이자 동생인 공동황제 루키우스 베루스의 친조카 마르쿠스 페두카이우스 플라우티우스 퀸틸루스이다. 182년 언니 루킬라가 벌인 암살미수사건 이후 큰 충격 속에서 온전한 통치능력, 의지를 상실한 동생 콤모두스를 남편과 함께 보좌하면서, 콤모두스가 더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했다. 따라서 그녀는 간신 클레안데르가 몰락하도록 조언을 하고, 술에 취해 놀고 먹는 동생에게 쓴소리를 아까지 않아, 더 큰 존경을 받았다.

2. 생애[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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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파딜라로 알려진, 안니아 아우렐리아 파딜라는 로마 제국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후 소 파우스티나의 14 자녀 중 유년기를 넘겨 생존한 6남매 중 셋째이다. 그녀는 서기 159년 로마의 팔라티노 황궁에서 태어났다. 이름은 본래 출신 가문이며, 할머니 대 파우스티나의 친정에서 따온 안니아에, 어머니의 언니인 안토니누스 피우스, 대 파우스티나의 장녀 아우렐리아 파딜라를 기린다는 의미를 더해 지었다고 한다.

셋째 딸로 태어났지만, 맏언니 루킬라와는 11살이나 차이가 났다. 따라서 1살 아래의 여동생 코르니피키아, 2살 아래의 콤모두스와 그 사이가 더 각별했다. 파딜라는 아버지,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고, 계속된 이민족의 침입 속에서 전장터로 나가야 했던 아버지가 로마를 비운 틈을 타서, 사람을 모으고 권력을 휘두른 루킬라 공주와 달리, 몸이 불편해진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진심으로 도운 효녀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 왕조의 황녀 소 안토니아처럼 조용하게 지내면서도, 여장부 기질이 있고, 정신력이 강했다.

일찍이 삼촌 루키우스 베루스의 친조카로 법적으로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외증손자인 마르쿠스 페두카이우스 플라우티우스 퀸틸루스와 약혼 후 결혼했다. 남편 플라우티우스 퀸틸루스는 언니 루킬라와 동갑 또는 그보다 조금 어렸는데, 정략혼임에도 부부 사이가 좋았다. 사이에는 아들 플라우티우스 퀸틸루스, 딸 풀라우티아 세빌리아가 있었다.

어머니가 175년 혹은 176년 사망했을 때, 큰 충격에 빠진 남동생 콤모두스에게 형부 폼페이아누스, 남편 플라우티우스 퀸틸루스와 함께 최선을 다해 위로하고 그를 돌봤다. 아버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서거한 180년, 이 해에 겨울철 숙영지로 갔던 1살 아래의 동생 코르니피키아처럼 로마를 떠나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결혼 후, 남편과 황궁 근처의, 캄피돌리오 언덕에 있는 사저에서 살았다. 이 사저는 후일 세베루스 왕조 시절에 엘라가발루스와 그의 어머니 율리아 소아이미아스가 무척 좋아해, 파딜라 후손들에게서 빼앗아 호화로운 개인궁전으로 개조해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182년 언니 루킬라가 지극히 사적인 시기심으로 멀쩡히 제국을 통치하던 콤모두스 황제를 암살하려고 한 사건(콜로세움 암살미수 사건)이 터진 뒤, 정신적으로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대인기피증, 환청, 환각, 우울증 등에 시달린 콤모두스를 위해, 팔라티노 황궁과 사저를 오고가며 살았다. 그러다가 콤모두스의 간곡한 요청으로, 가족들과 함께 팔라티노 황궁으로 들어갔는데, 황궁에 딸린 작은 별궁에서 살았다. 이때 손윗동서 폼페이아누스와 함께 장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유지를 지키고자 동분서주한 파딜라의 남편은 아내가 콤모두스의 안정을 되찾도록 힘쓰는 것을 돕고자, 폼페이아누스가 거의 내버려둔 콤모두스의 고문직까지 추가로 떠맡고, 장인의 유지를 지키고자했다. 하여 그는 완전히 정사를 놓아버린 콤모두스 대신 격무를 처리했고, 원로원 의원들에게 협력을 요청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간신 클레안데르가 침실시종장에서 프라이토리아니 근위대장이 된 뒤, 매관매직을 벌이고 콤모두스가 술과 여자에 빠지도록 하자, 술에 취해 있는 동생 콤모두스를 직접 찾아가서 크게 혼을 내고, 당장 클레안데르를 파면해 처형하라고 직언을 날렸다. 이때 일에 대해 헤로디아누스는 황제의 누나 파딜라가 동생을 혼내다가 펑펑 울면서 무릎을 꿇고 간곡히 호소했다고 한다. 그래서 누나 파딜라를 어머니 이상으로 따른 콤모두스는 누나에게 잘못을 구했고, 이때부터 정사를 형식상으로나마 처리했다고 한다. 이 일화 외에도 파딜라는 바로 아래의 코르니피키아와 함께, 콤모두스 암살 시도가 두번째로 벌어진 189년에 미리 이를 알고 이를 방어토록 하는 기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클레안데르 몰락 후, 콤모두스의 정신 불안 증세는 심화됐고, 이는 콤모두스가 스스로 나약하지 않다는 열망 아래 "로마의 헤라클레스"를 자처하며 검투사로 활동하는 기행으로 발전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남편과 함께, 끝까지 남아 콤모두스를 도왔다. 허나 콤모두스의 기행은 멈추지 않았고, 그 사이에 다시 한 번 암살 미수 사건이 터진다. 그리고 191년 12월 31일 저녁 콤모두스는 암살된다. 콤모두스를 죽인 라이투스, 에클렉투스 등은 미리 페르티낙스에게 제위를 제안하고 다음날 그를 근위대 병영으로 데리고 가서, 황제로 옹립했다. 이때 이들은 콤모두스가 뇌졸중 증세를 호소하다가 급사했다고 둘러댔다.

그리고 비슷한 때인 192년 1월 1일, 원로원과 암살범들의 주장을 의심한 프라이토리아니 일부는 파딜라의 남편과 아들 그리고 언니의 두번째 남편인 폼페이아누스 부자에게 공동 황제에 오를 것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모두 본인과 자녀 모두 황제 자리에 뜻이 없다고 밝히면서 혼란해질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페르티낙스가 제위에 올랐는데, 그는 몇 개월 만에 살해됐고, 이후 콤모두스를 살해한 라이투스 아래에서 제위가 경매로 넘어가면서 다섯황제의 해라는 초유의 내전으로 심화된다. 그러면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가 등장하는데, 이때 세베루스는 로마로 진격해 강압적으로 원로원을 제압하고, 이후 내전 과정 속에서 경쟁자들을 지지한 이유 등을 내세워 살생부를 만든 뒤 사람들을 학살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파딜라의 남편으로 현실의 모습에 완전히 신물이 난 플라우티우스 퀸틸루스는, 아내 파딜라, 자녀들과 함께 시골 별장으로 은거해버린다. 하지만 세베루스는 205년, 근위대장 가이우스 풀비우스 플라우티아누스와 카라칼라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셉티미우스 세베루스와 카라칼라 사이의 미묘한 감정대립이 심화되자, 이를 타개할 의도로 파딜라의 남편을 반역죄로 기소한 뒤 자살을 명해 죽인다. 다만, 남편이 살해될 당시, 세베루스는 파딜라와 그녀의 아들, 딸을 죽이지 않았다.

대략 211년경 사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