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연

대한민국의 군인, 항공기 개발자, 조종사로 초창기 대한민국 해군의 항공기 개발 및 운용을 주도했다. 본관은 풍양[1]

1918년 전남 강진에서 성전면장을 지낸 조남택의 아들로 태어났다. 10대 시절부터 배와 항공기를 만들어 시험비행을 했던 그는 강진공립보통학교와 광주서중을 거쳐 1937년 진해고등해원양성소 기관과를 졸업한 뒤(김재승, 2001, p.127) 고베 상선학교를 다녔다(정인재, 노경우, 2018, p.271). 이후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고향에서 라디오방을 운영했다.[2]

1950년 해군 중위로 임관한다. 주민 증언에 따르면 면장의 아들이었던 조경연은 인민군이 고향을 점령하자 생존을 위해 기술자로서 협력했고, 인민군이 물러나자 부역자로 몰리는 것을 피하고자 장교로 임관했다고 한다.[3] 모교인 진해고등해원양성소 교사에 따르면 개전 이전인 1950년 4월 20일 특교대 9기로 임관했는데(김재승, 2001, p.127), 만약 사실이라면 증언자가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4]
PF-62 압록의 전기관으로 복무하던 1951년 불시착한 미국 공군의 AT-6 항공기를 불하받는다. 이를 수리하고 개조하기 위해 14명의 항공기술자를 모집, 해군 공창 항공반을 조직해 8월 15일 해군 최초의 항공기인 해취호를 완성한다(정인재, 노경우, 2018, p.271). 육상기인 기존 AT-6를 수상기로 개조한 해취호는 인원 수송, 업무연락 등의 임무를 수행하다 그 해 11월 착수 중 사고로 손실되고 항공반도 해체된다(정인재, 노경우, 2018, p.272).

1953년 조경연은 야마나시 항공기술학교 출신 문관 정학윤[5]을 포함한 23명의 기술자를 모아 해군 항공반을 재조직하고 단발 비행정인 SX-1 서해호의 개발에 나선다(장학근, 방수일, 2017, p.187). 해취호와 달리 처음부터 새로 설계된 서해호는 1954년 5월 초도비행해 6월 14일 정식으로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서해(誓海)라는 이름을 받고[6] 이듬해 5월까지 활동하나 해수에 의한 부식으로 퇴역한다. 1955년에는 일본 항공잡지에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단발 육상기인 SX-2의 개발에 나서나 시험비행 중 사고로 폐기한다(정인재, 노경우, 2018, p.273).

1956년 기존의 항공반이 해군과학연구소 제1연구부 항공과로 개편되고 조경연이 소령으로 진급, 과장으로 발령되자 새로운 항공기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육군 항공대 비행 조종 훈련을 이수한다. 강원도에서 L-19 연락기용 엔진 네 개를 습득한 후 이를 이용해 1957년 신형 쌍발 비행정인 SX-3 제해호를 개발한다. 완성된 제해호는 한 명 내지 두 명이 탑승하고 100~200마력 수준의 왕복엔진을 하나 탑재하던 이전의 다른 국산 항공기들과는 달리 200마력급 엔진 두 개를 탑재해 최대 여섯 명이 탑승하고 로켓, 기관총과 같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당대 최대 규모의 국산 항공기였다.[7]

제해호의 개발 성공을 기초로 1957년 7월 17일 정식으로 해군 함대항공대가 창설되고 조경연은 중령으로 진급해 초대 함대항공대장에 부임한다. 함대항공대장으로서 L-19를 개조한 수상기 SX-5 통해호를 추가 제작하고 육상형 L-19를 수리, 배치해 함대항공대를 5대의 항공기와 10명의 조종사, 22명의 정비사를 포함한 규모까지 키워낸다. 그러나 미국 군사고문단이 미국이 제공하지 않은 미인가 장비에 대한 군수지원을 거부하면서 1961년 2월 항공기는 해경으로 이관되고 뒤이어 1963년 3월 함대항공대는 해체된다(장학근, 방수일, 2017, p.190).

항공기 이관 이후 조경연 중령은 1962년 8월 31일 예편(장학근, 방수일, 2017, p.191), 고향인 강진 신안마을로 돌아간다. 이후 1991년 타계할 때까지 자동차 차동장치에 대한 특허[8]를 출원한 것 외에는 별다른 대외활동 없이 정미소를 운영하면서 서화와 낚시, 수렵, 발명 등 개인 활동에 힘을 쏟았다.[9]

현재 전남 강진 성전면 신안마을에는 그가 말년을 보낸 생가가 강진군 향토문화유산으로써 보존되어 있다.[10]

해군항공사령부에는 그와 그가 제작한 항공기의 이름을 딴 경연관과 서해관, 제해관이 존재하며[11] 조경연과 함대항공대의 역사에 대한 자료를 전시한 항공역사관[12]을 운영하고 있으나 2022년 11월 기준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중이다.

김재승. (2001). 鎭海高等海員養成所校史 : 韓國海運과 海軍 創設期의 主役들. 부산 : 鎭海高等海員養成所同窓會.
장학근, 방수일. (2017). 해양개척의 선구자 박옥규. 해군본부 해군역사기록관리단.
정인재, 노경우. (2018). 초기 해군 항공기 개발 역사 (우리 항공의 선구자 조경연 선생님 업적 중심으로). 한국항공우주학회지, 46(3). 269-273. Doi: 10.5139/JKSAS.2018.46.3.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