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오코너

1. 개요[편집]

---

미국의 남배우.

고전 할리우드 황금기인 50년대에 뮤지컬 배우로 맹활약한 배우이며, <사랑은 비를 타고>의 코즈모 브라운 역으로 가장 잘 알려져있다.

2. 생애[편집]

---

2.1. 출생 및 아역 활동[편집]

---

보드빌 서커스단의 차력사 아버지, 말타기 곡예사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무대에 오르며 경력을 시작했다. 1937년, 11세의 나이로 영화 <Melody For Two>에 출연하며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그 후 아역배우로서 활동하며, <Sing You Sinners>(1938)에서 유명 가수 빙 크로스비와 호흡을 맞추거나 <보 게스티>(1939)에서 게리 쿠퍼의 아역으로 출연하는 등, 아역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쌓았다. 어린아이 역할을 하기에는 어중간하게 성장하자, 그는 가족에게 돌아가 보드빌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다 1941년, 16세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계약해 영화계로 복귀하게 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청소년 댄스팀 자이빙 잭스 앤 질즈(Jivin’ Jacks and Jills)에 합류한 그는, 스크린에서 눈에 띄어 곧 주연급으로 발탁된다. 동료 청소년 배우인 페기 라이언, 글로리어 진과 일련의 하이틴 뮤지컬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여, 제2차 세계 대전 시기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간판 하이틴 스타로 떠오른다.

오코너는 만 18세가 되자 2차대전에 출전했으며, 그 직전에 배우 그웬 카터와 어린 나이에 혼인한다. 그의 회고에 따르면 전쟁에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는 두려움 때문에 서둘러 결혼했다고 한다. 후술하겠지만 이 결혼은 10년만에 파경을 맞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오코너가 만 18세가 되어 전장으로 떠나버리기 전에 최대한 많은 영화를 제작해 보관해 두었고, 그가 참전해 있는 동안 그 영화들을 하나씩 개봉했다고 한다.

2.2. 전성기[편집]

---

종전 후 한동안은 예전만큼 활발하게 영화에 출연하지 못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더 이상 하이틴 스타가 아닌 성인 배우가 되어버린 오코너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프랜시스>(1950)가 히트를 치면서, 6편의 후속작에 출연하게 되었다.

1952년, 오코너는 그의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하게 된다. 원래 소속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그가 타사 MGM의 영화에 출연 제의를 받자, 출연료를 회사 측이 몽땅 꿀꺽해버린다는 염치없는 계약 조건을 내세운다. 이 때문에 오코너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코즈모 브라운 역을 거절하려고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계약 조건이 수정되어 그는 출연을 결정했고, 그의 영화인생 최고의 명연기를 펼치게 된다.

<사랑은 비를 타고> 이후 뮤지컬 역량을 크게 인정받은 오코너는 1950년대 전반에 걸쳐 다수의 뮤지컬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사랑은 비를 타고>에 비견할만큼 현재까지도 유명한 작품은 거의 없지만, 당시로서는 고예산에 쟁쟁한 동료 배우들과 함께하는 영화에 여러 편 출연했다. 그나마 국내에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마릴린 먼로와 공동출연한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원래 빙 크로스비 주연의 <화이트 크리스마스>(1954)에 출연할 뻔 했으나 <프랜시스> 시리즈에 출연하는 노새로부터 열병이 옮아 출연이 무산되었다.

또한 그는 당시의 뉴 미디어인 TV에 빠르게 진출하면서 코미디언으로서의 입지를 넓혀 갔다. 당시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인 <콜게이트 코미디 아워>에 출연해 꽁트와 댄스를 선보였고, 자신의 이름을 딴 TV 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진 켈리, 주디 갈런드, 딘 마틴 등 쟁쟁한 동료 스타들과 함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경력은 한창 성공가도에 있었으나, 1954년 그웬 카터와의 10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며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맞게 되었다. 결혼 생활 동안 카터는 오코너가 영화 출연을 많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으며, 심리적・물리적으로 폭력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혼 후 웬만한 재산과 첫째딸 도나의 양육권이 모두 카터에게 넘어가고, 오코너는 강아지 오플린과 달랑 남게 된다. 이후 오코너는 여러 명의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2년 뒤 배우 글로리아 노블과 재혼하여, 2남 1녀를 얻고 사망 시까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2.3. 알코올 의존증 시기 및 중노년기[편집]

---

성인이 되어 음주를 시작한 이후부터, 해를 거듭할수록 음주량이 늘어나 결국 건강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게다가 하루에 담배 4갑을 피우는 골초였고, 늘 무리한 신체 활동을 동반하는 댄스와 슬랩스틱 연기를 했으니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1978년 한 번 쓰러진 이후로 그는 재활을 거쳐 신체 능력을 회복하고 노력 끝에 알코올 의존증을 극복했다.

중・노년기엔 주로 클럽 무대에서의 코미디 순회공연에 집중했으며 간혹 TV 드라마와 연극, 영화에 출연했다. 주목할만한 출연작으로는 로빈 윌리엄스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토이즈>가 있다. 그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무대, TV 및 스크린에서 활동을 멈추지 않고 엔터테이너로서의 직분을 다했다. 2003년 오코너는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3. 연기 특징[편집]

---

주로 코믹한 슬랩스틱이 가미된 뮤지컬 연기를 선보였다. 단순히 춤만 추는 것이 아니라 탭댄스 안무에 적극적으로 공중제비, 매달리기, 넘어지는 척 등의 아크로바틱, 슬랩스틱 요소를 섞었다. 연기하는 캐릭터 역시도 멋지고 점잖은 스타일의 남자보다는 웃기고 촐싹거리거나, 어딘가 모자라고 찌질한 느낌이 있는 캐릭터일 때가 많다.

정식으로 댄스 레슨을 통해 춤을 배운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서커스단 가족에서 자라나면서 자연스럽게 춤을 체득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춤은 자유분방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물론 춤을 정식으로 배우지 못한 만큼 어려움도 있었는데, 10대 시절 댄스팀에 들어갔을 때 안무를 배우고 익히는 것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또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하면서 자신과는 달리 상체까지 화려하게 사용하는 진 켈리의 춤 스타일에 맞추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아역 시절에는 정극에도 많이 출연했으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이후에는 거의 뮤지컬이나 코미디 영화에만 출연했다. 그러나 이후의 영화들에서도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기에 정극에 출연했어도 괜찮은 경력이 되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

4. 주요 출연 작품[편집]

---

5. 일화[편집]

---

• <사랑은 비를 타고> 출연 당시 하루 4갑 줄담배를 피우던 그는, 유명한 코미디 장면 Make 'Em Laugh를 찍은 뒤 폐에 무리가 가서 병원 신세를 졌다. 그러나 촬영 필름이 날아가 몸이 회복되자마자 재촬영을 했다고 한다.

•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여주인공 데비 레널즈와 작품상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흥행에 뒤이어 곧바로 레널즈와 호흡을 맞춰 로맨스물 <내가 사랑한 멜빈>을 촬영하는가 하면, 둘 모두 상당히 나이가 든 1991년에 크리스마스 캐롤 앨범 를 듀엣으로 발매하기도 했다.

• <사랑은 비를 타고>의 Make 'Em Laugh에서 솜 마네킹이 그의 허벅지에 계속해서 손을 올리는 장면은 오코너 본인이 지하철에서 한 남성에게 불쾌한 신체접촉을 당한 에피소드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당장 손 떼지 않으면 내 남자친구가 와서 너를 패버릴 거야”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 <예스 서 댓츠 마이 베이비>에도 공동출연했던 배우 글로리어 디헤이븐 역시 어린 시절부터 보드빌 공연계에 종사했기에 소꿉친구였다. 어린 시절 둘은 어른이 되면 결혼하자고 약속했으며, 오코너가 시가 밴드를 디헤이븐의 손가락에 끼워주며 약혼했다고 한다.

• 오코너는 10대 시절 동료였던 글로리어 진과도 마음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오코너가 진을 너무 세게 껴안아서 진의 갈비뼈를 부숴뜨린 적이 있다고 한다.

• 빙 크로스비와 <싱 유 시너스>를 찍을 당시, 어린 오코너가 말 타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을 극도로 무서워해서 NG가 반복되었다. 이때 크로스비가 어린 오코너를 다독여주어 어린 마음에 크로스비를 우상으로 삼게 되었고, 이후 1956년 영화 <애니싱 고즈>에서 재회한다. 하지만 오코너가 원했던 만큼 개인적 친분을 쌓지는 못했던 것 같다.

• 코미디 프로그램 <콜게이트 코미디 아워> 출연 당시, 첫 번째 배우자 그웬 카터와 공동출연해서 카터가 오코너의 인기 없음을 조롱하는 코너를 선보였다. 실제로도 카터는 오코너에게 변변한 영화에도 출연하지 못하고 유명하지도 않다며 심리적・물리적 폭력을 가했다고 하니 어떤 마음으로 구성한 코너일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 해당 회차에서 오코너는 딸 도너 오코너를 데리고 나오기도 했다. 간단한 농담을 주고받은 뒤 도너 오코너와 노래를 함께 부르기로 했는데, 도너 오코너가 가사를 까먹어서 결국 그가 혼자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