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토크(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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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Восток

공식 홈페이지

러시아의 시계 메이커. 회사 이름의 유래는 보스토크 계획에 따라 발사된 소련의 유인 우주선들이다.

회사 자체는 보스토크 1호 발사 훨씬 전부터 있었다. 원래 모체는 모스크바에 있던 시계 공장이었는데, 독소전쟁 중이던 1942년에 다른 군수공장과 마찬가지로 동쪽 후방 지역인 타타르스탄 치스토폴로 이전했다. 독일군이 물러간 후 원래 있던 모스크바에 시계공장들이 다시 재건되었으나, 치스토폴에 이전했던 공장은 그대로 조업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오늘날 보스토크로까지 이어진다. 시장에서의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 브랜딩에 관심이 없었던 소련 기업 특성상 원래는 이 곳도 우랄바곤자보드처럼 그냥 치스토폴 시계 공장이라고 불렸는데, 나중에 보스토크호의 이름을 따와서 사명을 지금의 보스토크로 변경했다.

1965년에는 당시 소련군의 표준 지급품 손목시계 메이커로 선정되었다. 소련 붕괴 이후 다른 소련 기업들이 그렇듯 어려움을 겪었었으며, 2010년에는 한번 파산했으나 기업회생을 거쳐 2013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의 공식 시계 메이커로 선정되기도 했다.

참고로 보스토크 유럽과는 다른 회사이니 주의. 자회사로 설립되었다가 분리되었다. 이쪽은 리투아니아 회사이다.

이 회사의 시계 중 유명한 물건을 꼽자면 흑색 바탕에 흰색 전차[1]가 그려져 있는 코만디르스키예(Komandirskie) 모델과 잠수부용 시계인 암피비아(Amphibia)가 있다. 무브먼트는 소련시절부터 자체 개발한 무브먼트가 사용된다. 즉 나름대로 인하우스 무브먼트 회사이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같은 섬세한 마감과는 거리가 멀지만, 기계식 시계임에도 저렴한 가성비가 강점이다. 다만 밴드 재질이 너무 뻣뻣하고 좋지 못하다는게 흠.

보스토크 시계 중 유명한 것은 위 시계가 아니라 '암피비아'시계 특히 1967년부터 1983년까지 소련 해군 전투다이버용으로 납품된 군용시계인 '암피비아 클래식' 시계가 세계적으로 컬트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암피비아는 316L 스테인레스 재질 케이스의 형상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며 그 안에서도 다이얼(시계판)에 잠수부가 그려진 소위 '스쿠버듀드(SCUBAdude)'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시계들이 가장 유명하다.

보스토크 암피비아 클래식 시계에 동봉된 설명서에는 20 atm, 즉 수심 200m 까지 방수가 되는 것으로 나와있는데, 실제 테스트에서는 158 atm까지 버틴다. 헬륨배출용 밸브가 달린 고급 전문가용 다이버시계가 아닌 저렴한 양산형 군용 시계가 이 정도 방수능력을 가진 것은 놀라운 일이다. 비결은 전면유리를 다이버용 시계에 많이 쓰이는 미네랄 크리스탈, 하드렉스 크리스탈[2], 사파이어 크리스탈(인공사파이어 유리)가 아닌 3mm 두께의 두꺼운 아크릴을 사용한 것. 수압이 수심에 의해 수압이 커질 수록 경도가 낮은 아크릴이 변형되면서 시계 케이스에 더 강하게 밀착되어 방수가 된다.[3] 더하여 시계 케이스백(뒷 뚜껑))도 다이버 시계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회전식 케이스백이 열고닫기를 반복하는 경우 내부의 얇은 고무 씰이 뒤틀림에 의해 쉽게 훼손되어 방수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넓은 고무 씰링을 채용하고 케이스백을 돌려서 열고 닫는 대신 케이스백을 둘러싼 원형 너트를 돌려서 잠그게 하여 고무 씰링에는 수직방향 압력만 작용하게 하여 방수성능을 증대시켰다. 로터 아래에 충격방지용 플라스틱 레일이 달려있는 것도 구조적으로 좋은 부분.

1967년부터 80년대까지 소련군에 납품된 코만디르스키예 클래식, 암피비아 클래식들은 여느 군용시계들처럼 야간작전을 위해 시계바늘과 다이얼에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 즉 트리튬관이 적용되어 있었으나 현재 민간용으로 팔리는 코만디르스키, 암피비아 클래식들은 일반 야광도료가 발려져 있다. 야광성능은 당연히 수퍼루미노바 도료로 떡칠을 하여 수 시간 동안 야광성능이 지속되는 세이코, 오리엔트 등의 시계와 달리 6분 정도가 한계라고 한다. 수심이 조금만 깊어져도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바닷물 속에서 쓰이는 다이버용 시계의 경우 야광성능이 매우 중요(사용자의 생명과도 관련)한데 다이버용 시계의 야광이 이 정도인 것은, 일반적인 반시계 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휙휙 돌아가는 베젤과 함께 두고두고 까이고 있다.

보스토크 암피비아 클래식이 유명세를 타는 다른 이유는 치스토폴의 보스토크사 및 다른 써드파티사들에서 다양한 부품들을 출시하고 있기에 사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부품을 사서 자기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이 간단한 시계 수리용 도구들을 이용해 다양한 베젤, 시계 케이스, 다이얼, 시계바늘, 시계줄들을 교체하여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만든다. 또, 기계식 시계는 2~3년마다 전문가의 점검을 받고, 5년마다 전문가의 오버홀 및 윤활유 주유를 받아야하는데 암피비아 클래식 시계의 무브먼트는 군용으로 개발이 되었다보니 무브먼트에 아무런 점검이나 오버홀이 없어 내부가 기름때, 먼지로 오염되어도 10년은 거뜬히 간다는 터프함이 특징이다. 그리고 매우 저렴한 가격에 무브먼트를 별도로 판매하므로 시계 점검 및 오버홀 비용으로 새 무브먼트를 사서 직접 교체해버리는 것이 더 이익이다. 한국에 보스토크가 진출해있지 않아 정식 서비스가 불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지보수가 딱히 필요없다는 점도 상당한 장점이다.

위와 같은 장점들이 있어 컬트적인 팬덤을 거느리고 있긴 하지만 암피비아 클래식 시계에 쓰이는 무브먼트의 정확도는 썩 좋지 않고[4], 용두를 뽑았을 때 초침이 정지하는 핵(Hack) 기능이 없으며, 용두를 뽑아 돌려서 날짜만 고칠 수 있는 퀵데이트(Quick-date)기능이 없어 용두를 계속 돌려 시각아 12시가 지나 날짜가 넘어가도록 해야 하므로 사용자를 난감하게 한다. 또한 요즘 일반적인 기계식 오토매틱 시계들엔 대부분 오버와인딩[5] 되면 헛돌아서 태엽의 손상을 막는 안전장치가 없어서 손으로 용두를 돌려 태엽을 감다가 오버와인딩이 될 경우 태엽이 망가져버린다. 수동 무브먼트에는 오버와인딩 방지 기능이 들어가 있다. 여러모로 요즘엔 어지간한 무브먼트에는 대부분 구현되어있는 편의사항이 구현되어있지 않아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구 공산권이었던 지역의 제품답게 시계 내부에 먼지, 작업자의 지문, 체모 등 이물질이 들어있어 그나마 좋지 않은 무브먼트의 성능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 워치메이커나 시계수리가 가능한 사용자들은 구입하자마자 오버홀하는 영상들이 유튜브에도 많이 올라와 있다. 시계 제작시 부착된 브레이슬릿(금속제 시계줄)의 품질도 좋지 않아 얼마간 차다보면 시계줄 구성품들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발생군용시계라며?[6]하므로[7]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구입 즉시 시계줄을 가죽줄, 직물줄, 나토(줄루)밴드, 스트랩코드사 같은 시계줄 전문회사가 만든 금속제 브레이슬릿으로 교체해버린다. 어떻게 보면 시계 계의 로모카메라[8]라고 볼 수 있다.

보스토크社 제품들은 종류를 불문하고 국내에 수입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직구로만 구할 수 있다. 미국이나 서유럽 등 서구에서 보스토크 같은 소련 시계에 대해 컬트적인 인기가 있어서 아마존닷컴 등 영미권 쇼핑몰에서의 직구를 통해 비교적 쉽게 구해볼 수 있다. 러시아에서 직구를 하게되면 일반 배송으로 선택을 할 때 도착까지 3개월이 걸린다. 유튜버들의 표현을 빌리면 인터넷으로 구입한 후 돈 날렸다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포장이 너덜너덜해진 소포가 왔다고 한다. 러시아 판매사들은 배송용 상자를 쓰지 않고 플라스틱으로 된 시계 케이스를 그냥 뽁뽁이 비닐로 둘둘 감아서 보낸다. 3개월 동안 이리 저리 굴러다니다보면 뽁뽁이 포장은 다 찢어져 너덜너덜해지므로 판매사에서 옵션으로 제공하는 ups 택배를 이용하거나 러시아 구입, 배송대행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온전한 제품을 빨리 받아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배송대행업체를 이용하면 튼튼한 상자에 포장을 해서 보내는데 현재는 COVID-19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때문에 배송대행업체에서도 우체국 EMS 소포만 가능하다. 단점은 유명한 코만디르스키 클래식, 암피비아 클래식을 구입할 경우 한국까지 EMS 배송비가 시계 가격과 맞먹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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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는 대표적인 디자인 중 하나이고 실제로는 수십가지 디자인이 있다. 워낙 많다보니 해외에는 아예 보스토크 시계 수집가도 존재할 정도.[2] 실은 이름만 거창하고 둘 다 그냥 유리[3] 보스토크 외에도 가격 및 기능성을 위해 글라스를 아크릴을 사용해 만드는 시계가 꽤 있다.[4] 뽑기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정확한 것도 있다. 꼭 보스토크만의 문제는 아니고, 원래 저가 기계식 시계의 경우 오차는 뽑기운에 따른 품질차이가 크다. 사용하는 부품이 저가이기도 하거니와, 고가의 시계와 같은 뛰어난 마감이나 품질보증이 생략되기 때문이다.[5] 태엽이 다 감아졌는데도 더 감기는 경우[6] 원래 군용 등 아웃도어 활동용 시계들의 경우 브레이슬릿은 마디 및 링크 연결부위가 파손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시계줄이 브레이슬릿이 아니다. 나토밴드나 젖어도 상관없는 고무 소재 밴드가 일반적. 물론 일단 브레이슬릿을 끼워 파는 이상 그 품질이 안좋으면 비판을 피할 수는 없지만.[7] 메탈 시계줄의 마디 연결핀이 너무 얇고 품질도 별로라서 강도가 약해 쉽게 변형되거나, 핀 구멍보다 가늘어 스스로 빠져버리기도 한다.[8] 구 소련 시절부터 판매되어 온 카메라로 많은 컬트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기계적 성능이나 사진의 화질이 좋아서가 아니라 색 및 형태가 왜곡되어 좀 오묘한 사진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연히 구소련이 없어진 후 이런 단점때문에 파산해서 문을 닫을 뻔 했으나 우연히 여행 중이던 미국인 대학생에게 그 오묘함이 발굴되어 전 세계적으로 로모카메라 열풍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