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e d'amour/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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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본문
2.1. 서막 / 결의
2.2. 1막 / 비밀
2.3. 2막 / 나날
2.4. 3막 / 친구
2.5. 4막 / 소원
2.6. 종막 / 고백
3. 관련 문서


파일:재킷-MTW 11.jpg
THE IDOLM@STER MILLION THE@TER WAVE 11 オペラセリア煌輝座
2020년 9월 23일 발매
트랙
곡명
가수
1
ドラマ『Parade d'amour 序幕 決意』
드라마 『Parade d'amour 서막 결의』

-
2
Parade d'amour
키타자와 시호, 사쿠라모리 카오리
토쿠가와 마츠리, 타나카 코토하
3
ドラマ『Parade d'amour 一幕 秘密』
드라마 『Parade d'amour 1막 비밀』

-
4
ドラマ『Parade d'amour 二幕 日々』
드라마 『Parade d'amour 2막 나날』

-
5
ドラマ『Parade d'amour 三幕 友』
드라마 『Parade d'amour 3막 친구』

-
6
ドラマ『Parade d'amour 四幕 願い』
드라마 『Parade d'amour 4막 소원』

-
7
星宙のVoyage
별천지의 Voyage
키타자와 시호, 사쿠라모리 카오리
토쿠가와 마츠리, 타나카 코토하
8
ドラマ『Parade d'amour 四幕 願い』
드라마 『Parade d'amour 종막 고백』

-



1. 개요[편집]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의 앨범 시리즈 MILLION THE@TER WAVE의 11번째 앨범인 オペラセリア煌輝座에 수록된 드라마 파트 'Parade d'amour'의 번역을 실은 문서.

문서명은 해당 드라마 파트가 메인 곡명과 겹치는 관계로 현재 문서명과 같이 구분하였다. 이하 본문은 아래 출처들로부터의 내용이 혼재되어 있다.
출처 1
출처 2.


2. 본문[편집]




2.1. 서막 / 결의[편집]



사람의 일생이란 것은, 퍼레이드 같은 것이다.

어디까지 갈 것인가? 누구와 갈 것인가?

가는 길의 화려함은 모두가 제각각이지만, 누구나 항상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신께선 가끔씩, 퍼레이드의 톱니바퀴를 뒤틀고 싶어하시는 듯하다.


남자1 : 열어! 안에 있는 거 다 안다!!

남자2 : 빌려 간 돈도 안 갚고 없는 척하냐?! 귀족이란 놈들은 하는 짓도 더럽구먼!!!

세실 : 애슐리 언니, 무서워….

애슐리 : 괜찮아, 루시안, 세실. 언니가 같이 있으니까.

아버지 : 애슐리….

애슐리 : 아버지…. 이건 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저분들은 누구죠?

아버지 : 미안하구나, 애슐리. 그… 괜찮을 거다. 저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애슐리 : 아버지, 저도 벌써 15살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가 아니라고요.

아버지 : 그래도….

애슐리 : 아버지!

남자1 : 어이, 열라고! 열라고 몇 번이나 얘기하냐!

남자2 : 남작님은 빚을 안 갚는 비겁한 놈이라고 마을 전체에다가 소문내줄까?!

아버지 : …사기당했단다.

애슐리 : 사기당했다? 누구한테요?

아버지 : 오랜 친구가, 어떤 사람이 철도 사업을 할 건데 융자를 주지 않겠냐고 권유받아서 말이지…. 출자금을 내버렸어. 하지만 돈을 건네주자마자 친구와 연락도 닿지 않고, 그가 사업을 위해 빌려간 빚의 증서에 내 서명이 있다면서.

애슐리 : 빚?! 대체 누구한테?!

아버지 : 헤릭… 로버트 헤릭이야.

애슐리 : 설마… 작위를 돈으로 샀다던 그 헤릭 상회인가요?

아버지 : 그래….

애슐리 : 정말이지! 이걸로 대체 몇 번째예요?! 애초에 아버지는 너무 간단하게 사람을 믿어버린다고요!

아버지 : 미, 미안하다 애슐리. 내가 잘못했어. 그렇지만, 그 친구와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그…. 그만 믿어 버리고 말았어.

남자1 : 어이! 저쪽 방이야!

세실 : 언니!

애슐리 : 괜찮아, 괜찮을 거야.

남자1 : 어이! 안에 있었으면 빨리 열라고!

남자2 : 당신, 아가씨인가? 아버지가 진 빚, 지금 당장 이자까지 쳐서 뱉어내라고!

애슐리 : 지금 당장은 힘들어요!

남자1 : 그럼 아이들을 노예상에 팔아넘겨도 되겠지?

아버지 : 그, 그것만은…. 아이들에게만은 손대지 말아 주게.

남자1 : 그럼 증서대로 이 저택과 당신이 가지고 있는 농지의 권리서를 받아가야겠군!

애슐리 : 뭐, 뭐라고요?!

아버지 : 어쩔 수 없어…. 명시된 날까지 갚지 못하면, 이 저택과 토지를 넘겨주기로 한 계약이야….

애슐리 : 그런….

남자1 : 자, 빨리 권리서를 내놔!

아버지 : 아, 알겠어. 그러니 부탁이네, 가족에겐 손을 대지 말아주게나.

애슐리 : 아버지….


권리서를 가지러 가는 아버지의 등은, 무척이나 약해 보였다.

세상 물정 모르고, 연약하고, 마음 약하고…. 하지만 가족을 아끼는 상냥한 아버지.

나는 더 이상 아버지를 힐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결정했다.

우리 가족의 저택과 토지는, 내 손으로 되찾을 거라고!


2.2. 1막 / 비밀[편집]



헤릭 상회로부터 저택과 토지를 되찾겠다.

그렇게 결의한 나는, 증서를 되찾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로버트 헤릭의 거처에 잠입했다.

애당초 상대가 비겁한 수를 썼으니, 이쪽도 다소 실력행사를 할 각오로 임해야 한다.

좌우간에 상대는 악명 높은 헤릭.

하녀, 외양간 종자, 정원사. 여러 가지 직업을 꾸며내서 저택에 숨어들려고 했지만….

그럴 때마다 누군가에게 들켜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타겟을 로버트가 아닌, 아들인 오스카로 바꿨다.

성별을 속여 사관학교에 입학하고, 그에게 접근한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자기 아버지와는 달리 오스카는 무척이나 귀족스러운 도련님이라는 듯하다.

그렇다면 기회를 잡기는 쉬울 터.

연말이 되면 헤릭 상회는 사관학교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초대해서 파티를 연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스카와 친한 성적우수자가 되어 거기에 숨어들면 된다. 그런 계획이었다.


하비 : 시, 신입생 여러분. 왕립사관학교에 입학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 학교에서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하비 버티입니다. 이 사람은 재학생 대표이자 연장자인 오스카 달버트.

오스카 : 잘 부탁해.

(하비 : 지금부터 사관학교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 몇 가지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교장님께서 설명하셨듯이, 왕립 사관학교는 우리나라 군의 정예 장교를 육성하기 위한 특수목적학교입니다.)

남학생1 : 저 학생회장님 뒤에 있는 사람이, 그 유명한 오스카 님인가! 묘하게 박력이 있는걸!

남학생2 : 저 사람 유급하고 있다면서? 2년? 3년? 학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말이지. 역시 벼락부자의 자식이라는 걸까?

(하비 : 그 때문에 일반적인 학교와는 규율이 다릅니다. 우선 그것에 대해서 익숙해지셔야 합니다.)

애슐리 : (저게 헤릭가의 아들, 오스카 헤릭이군. 어떻게든 저 녀석을 꾀어내서, 증서를 되찾아야….)

하비 : 저, 저기… 여러분, 이야기를 좀….

오스카 : 상관없잖아, 하비. 딱딱한 인사는 교장님이 하신 거로 끝내자고.

하비 : 오, 오스카. 그렇지만….

오스카 : 신입생 제군, 왕립사관학교에 입학한 걸 축하해. 학생회장은 이런 느낌이지만, 재학생을 대표해서 너희를 환영할게. 이다음은 파티야. 마음껏 즐겨주렴.

하비 : 정말이지….

남학생1 : 야, 가자!

남학생2 : 그래!

남학생1 : 오스카 님!

남학생2 : 오스카 님!

애슐리 : (오스카 주위로 사람이 잔뜩 모이고 있군. 과연, 이번 기회에 얼굴을 비춰두고자 하는 건가. 이렇게 사람이 많아서야 기대할 순 없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진 해볼까?)

하비 : 크흠, 애슐리 군. 애슐리 군!

애슐리 : 하비… 뭐야? 난 지금 바쁘다고.

하비 : 그…. 같은 방을 쓰는 인연이 있으니 충고해주는 건데, 그렇게 오스카를 꾀어내려는 건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

애슐리 : 어째서?

하비 : 아니, 눈에 띄니까. 게다가 눈여겨볼지도 모르고.

애슐리 : 눈여겨본다고? 누가?

아리엘 : 거기 두 사람!

하비 : 으으… 들켰나.

애슐리 : 뭐, 뭐야? 누군데?

아리엘 : 아까부터 소곤소곤, 뭘 하고 있는 거지? 혹시 너, 형님을 노리고 있는 거냐?! 뭐하는 녀석이냐!

애슐리 : 형님?

하비 : 오스카 얘기야.

애슐리 : 오스카한테 남동생이 있었던가?

하비 : 아니… 남동생은 아닌데.

아리엘 : 너, 설마 나를 모르는 거야? 정말로?

애슐리 : 몰라.

아리엘 : 너… 나랑 같은 신입생 같은데, 그러면서도 이 아리엘 하워드의 이름을 모르다니…. 정말이지, 어느 촌구석의 귀족이냐?

애슐리 : 촌구석 귀족이라 미안하구만. 하지만, 그 촌구석 귀족에게 입학시험 수석을 뺏기다니, 도시의 귀족도 별거 없네.

아리엘 : 뭐, 뭐라고?! 그럼… 네놈이 애슐리 노리스?!

애슐리 : 헤에, 내 이름은 알고 있구나.

하비 : 애슐리, 도발하지 마! 아, 아리엘. 그녀…, 크흠. 그는 정말로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까….

오스카 : 이건 대체 무슨 소란이지?

아리엘 : 아, 형님!

오스카 : 어라, 아리엘이잖아. 입학하자마자 다툼이라도 일으킨 거니?

아리엘 : 아, 아니에요! 수상한 사람이 있기에….

(하비 : 지금이야, 애슐리. 이쪽으로.)

(애슐리 : 어째서? 기다려, 하비!)

오스카 : 여전하구나, 아리엘은. 하지만 학교에서는 '형님'이라곤 부르지 말라고 했잖니?

아리엘 : 앗! 죄, 죄송합니다….

오스카 : 알아주면 됐단다. 착한 아이구나.

아리엘 : 형님…!

애슐리 : 하비… 대체 뭐야, 저건?

하비 : 아.… 저건 오스카의 사촌 동생이야. 서포크 백작가의 아리엘 하워드.

애슐리 : 서포크? 대귀족이잖아! 거기 자제가 왜 굳이 사관학교 같은 곳을?

하비 : 아리엘은 어렸을 때부터 오스카의 열렬한 신봉자라고 했었으니까, 오스카를 쫓아온 게 아닐까?

애슐리 : 하아….

하비 : 뭐, 뭐야? 그 표정은.

애슐리 : 아니, 왕립의 사관학교라면서, 군인이 될 생각은 없는 녀석들뿐이라 국왕도 힘들겠다 싶었을 뿐이야.

하비 : 오, 오해야! 그야… 나는 임관하고 싶은 건 아니고, 아리엘도 오스카를 동경해서 온 걸지도 모르지만…. 그렇지만 아리엘도 노력은 하고 있을 거야.

애슐리 : 노력이라니?

하비 : 아리엘의 입학시험 성적은 수석인 너의 바로 뒤인 2등이거든.

애슐리 : 헤에, 의외인걸.

하비 : 그러니까 아리엘도 어중간한 마음으로 들어온 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해.

애슐리 : 하비… 너 사람이 너무 착하단 말 자주 안 들어?

하비 : 그 정도까진 아닐 텐데….

애슐리 : 뭐, 그래도 네가 말한 대로야. 이 학교에 들어오기 위해서, 나도 나름대로 노력했지. 결과적으로 수석으로 입학했고, 학비도 면제됐지. 입학 평가에 부정은 없다고 믿고 있어.

하비 : 그렇지. 그렇다곤 해도 나는… 네가 여기에 있다는 게 지금도 믿어지진 않지만.

애슐리 : 어째서?

하비 : 그야, 넌….

애슐리 : ?


하비 : 이런…. 입학식 준비 때문에 완전히 늦어졌네. 같은 방에 배정된 신입생은… 이미 방에 들어갔으려나? 어디 보자… 분명 이름이… 애슐리 노리스….

(문 여는 소리)

애슐리 : 어?

하비 : 에엥?! 여, 여자애?! 어째서?! 내 방에 여자애가?!

애슐리 : 칫!

하비 : 저, 저기, 방을 잘못 들어왔네요!

(쾅)

하비 : 히익!

애슐리 : 봤지?

하비 : 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못 봤어요! 그보다… 저기… 그런 모습으로 다가오면, 그… 눈을 둘 곳이….

애슐리 : 봤지?

하비 : 네, 네…. 봤습니다….

애슐리 :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 거래를 하자. 네가 방금 내 알몸을 본 건 용서해줄게. 대신 내가 여자라는 건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해줘. 알겠지?

하비 : 아, 네….


하비 :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어. 이 왕립사관학교에 여자애가 입학하다니….

애슐리 : 뭐야 그게. 바보 취급하는 거야?

하비 : 그런 게 아니라. 하지만 여긴 여성이 들어올 수 없는 사관학교니까 말이지. 누군가의 애인이 숨어들어온 것도 아니고, 설마 신입생이… 심지어 수석 학생이라곤 생각지도 못할 거 아냐.

애슐리 : 그건 우연히…. 아… 내가 우수했을 뿐이야.

하비 : 우연히라….

애슐리 : 뭐, 됐어. 그건 그렇고 저 아리엘이라는 사촌 동생…. 오스카에게 찰떡처럼 붙어있네. 오스카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저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하비 : 쉿, 애슐리 군. 오스카가 이쪽으로 온다!

애슐리 : 어?

오스카 : 여어, 신입생. 조금 전엔 아리엘이 실례했던 것 같군.

애슐리 :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달려들지 않도록 목줄이라도 채워두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하비 : 아니, 애슐리 군!

아리엘 : 뭐라고, 이 자식!

오스카 : 흐음~ 아니, 그것도 귀여울지도 모르겠지만, 공교롭게도 내 취향은 아니겠는걸.

애슐리 : 아, 그러신가요. 당신의 취향 같은 건 관심 없습니다만.

아리엘 : 너…! 형님에게 무슨 말버릇이야!

애슐리 : 달리 무슨 볼일이라도?

오스카 : 아니, 딱히 없어.

애슐리 : 그럼 저희는 이만. 가자, 하비.

하비 : 엥?! 잠깐만, 애슐리 군, 기다려!

아리엘 : 형님, 저 녀석 어딘가 수상한 것 같은데요… 내버려 둬도 되나요?

오스카 : 흠. 조금은 말이지. 저기, 아리엘. 저 애의 이름, 뭐라고 했었지?

아리엘 : 애슐리. 애슐리 노리스예요.

오스카 : 노리스…. 재밌는 아이네. 게다가 같은 방이라곤 해도, 입학하자마자 학생회장인 하비를 아군으로 만들다니, 대단한 녀석이야.

아리엘 : ?

오스카 : 한동안은 따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후훗.



2.3. 2막 / 나날[편집]



남학생1 : 오스카 님! 오늘도 누구보다도 늠름하고 아름다우시네요!

오스카 : 고마워. 너희도 건강해 보여서 다행인걸.

남학생2 : 오스카 님, 차 한 잔 드세요. 최고급 다즐링입니다.

오스카 : 그래, 고마워. 음, 정말이지 좋은 향기인걸.

남학생2 : 가, 감사합니다! …오스카 님에게 칭찬을 듣다니….

남학생1 : 오스카 님, 이 다과도 드셔보세요.

남학생3 : 오스카 님!

애슐리 : 정말이지… 온종일 추종자들한테 둘러싸여 있다니… 제대로 다가갈 수가 없잖아.

하비 : 애슐리 군, 슬슬 교실에 돌아가는 게….

애슐리 : 하비, 일일이 따라올 필요 없다고 말했었잖아.

하비 : 그, 그래도…. 네가 터무니없는 짓을 할까봐 걱정되는걸. 애초에, 네가 이런 짓을 하지 않으면 나도….

애슐리 : 걱정 같은 건 필요 없어. 그렇게 걱정된다면 네가 나 대신 저 녀석의 집에서 증서를 뺏어다 줄래?

하비 : 아니, 그건….

아리엘 : 어이, 너희.

하비 : 어, 아리엘?!

애슐리 : 뭐야, 오스카의 개였나.

아리엘 : 뭐라고?! 어이, 너… 방금 뭐랬어?

애슐리 : 아무 말도 안 했어. 나는 바빠. 볼일이 없다면 다음에 와.

아리엘 : 그러는 너는, 형님에게 무슨 볼일이지?

애슐리 : ….

아리엘 : 어째서 형님을 따라다니는지 이유를 묻고 있는 거야!

애슐리 : 만약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너에게 그 이유를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리엘 : 뭐라고?!

하비 : 애, 애슐리 군….

애슐리 : 게다가 어느 쪽이냐고 하면, 오스카를 따라다니는 건 너 아니야?

아리엘 : 뭐, 뭐라고?!

애슐리 : 매일 매일 형님, 형님 거리면서…. 우리 집 동생들도 그렇게 응석 부리진 않는다고.

하비 : 애슐리 군, 말이 너무 심해…!

아리엘 : 너…! 나를 애라고 말하고 싶은 거냐?!

애슐리 : 애보다도 알아듣는 게 못하구만.

아리엘 : 뭐, 뭐라고?!

하비 : 자, 잠깐! 얘들아!

오스카 : 이런 이런… 소란스럽다 싶더니 또 너희들이니?

애슐리 : 오스카 헤릭…!

아리엘 : 혀, 형님…!

오스카 : 아리엘, 너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간신히 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돼. 문제를 일으키면 학교에 있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르지. 그건 알고 있겠지?

아리엘 : 네, 네…. 죄송합니다, 형님….

오스카 : 알아줬으면 됐어. 자, 교실까지 바래다줄게. 넌… 애슐리였지? 소란스럽게 해서 미안하군. 하비, 뒤는 부탁할게.

하비 : 아, 응….

오스카 : 아, 그렇지. 애슐리.

애슐리 : !

오스카 : 내 이름은 오스카 탈버트다.

애슐리 : 어?

오스카 : 적어도 학교에선 그렇게 이름을 대고 있지. 그럼 이만.


애슐리 : 짜증나….

하비 : 애슐리 군…. 그렇게 말하면 안 돼. 자, 우리도 교실로 돌아가자.

애슐리 : 그래. 저기, 하비.

하비 : 응?

애슐리 : 왜 저 녀석이 탈버트라고 한 거지? 저 녀석의 부모는 로버트 헤릭이고, 집은 헤릭 상회잖아? 그런데 왜….

하비 : 아, 탈버트는 오스카의 어머니 쪽 성이야. 작위를 가지고 있는 건 탈버트가야.

애슐리 : 뭐야, 그런 거였나.

하비 : 응…. 뭐, 그것뿐만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오스카 : 아리엘, 어째서 애슐리에게 시비를 건 거니?

아리엘 : 제, 제가 나쁜 게 아니에요. 저 녀석의 행동이 수상한 게 문제예요.

오스카 : 수상하다니?

아리엘 : 수상하다니까요! 항상 형님에게 따라붙어선 감시하고 있잖아요.

오스카 : 헤에… 나는 틀림없이, 애슐리 때문에 수석이 되지 못한 걸 신경 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리엘 : 그, 그런 게 아니에요!

오스카 : 흐음 ~? 그럼 신경 안 쓰여?

아리엘 : 윽…. 형님은 심술쟁이예요….

오스카 : 하핫, 미안, 미안.


하지만 그 일 이후로, 아리엘은 하나하나 나를 방해하게 되었다.


아리엘 : 애슐리 노리스! 너, 또 형님에게 따라붙었지? 오늘이야말로 각오해!

애슐리 : 시끄럽네…. 짖을 거면 밖에서 짖는 게 어때?

아리엘 : 누가 개냐?! 형님을 우롱할 셈이냐?!

애슐리 : 나는 그런 말은 안 했는데?

하비 : 우, 우롱당하고 있는 건 오스카가 아니라, 아리엘이 아닐까….

아리엘 : 하비…! 학생회장, 이 자식…! 뭐라고 했어?!

하비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오스카 : 여어, 애슐리랑 아리엘이구나. 또 이렇게 모여있는 거니? 너희는 정말로 사이가 좋구나.

애슐리&아리엘 : 누가?!

오스카 : 하하.

애슐리 : 흥.

아리엘 : 으으으…!

하비 : 애슐리 군, 싸우면 안 된다니까!

(하비 : 애당초, 치고받는 수준까지 가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애슐리 : 뭐, 괜찮겠지.)

(하비 : 그런 태평한 소릴….)

아리엘 : 어이! 또 뭘 소곤거리는 거야. 아직 결판은 안 났다고!

애슐리 : 결착이고 뭐고, 승부 같은 건 안 했거든.

아리엘 : 시, 시끄러워! 누가 더 형님에게 걸맞은 사람인지, 승부야!

(아리엘 : 승부의 방법은 네가 정하게 해주지. 자, 뭐든지 말해!)

(애슐리 : 그럼, 시험 성적으로.)

하비 : 아아, 정말이지…! 오스카, 웃고만 있지 말고 말려주면 안 돼?

오스카 : 어째서지? 둘 다 즐거워 보이는걸.

(하비 : 그런 문제가….

(아리엘 : 그건 안 돼! 기각!)

(애슐리 : 학생의 본분이잖아?)

(아리엘 : 성적으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애슐리 : 그럼 내일 쪽지 시험으로.)

(아리엘 : 윽.…!)

오스카 : 저기, 하비. 나는 말이지, 저 두 사람이 좋은 라이벌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

하비 : 라이벌?

(애슐리 : 그럼 불만은 없겠지?)

(아리엘 : 조, 좋아! 그 승부, 받아들여 주겠어! 그 대신, 내가 이기면 다시는 형님에게 접근하지 마.)

오스카 : 그래. 언제까지고 나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될 테니까 말이지.

하비 : 오스카… .

(애슐리 : 그럴 수는 없지. 같은 학교의 학생이니 어딘가에서 마주칠 수도 있을 거 아냐.)

(아리엘 : 구, 군소리하지 마!)

오스카 : 경쟁함으로써 서로가 발전해나가는, 호적수…. 나쁘지 않지?

하비 : 그건 그렇지만….

(애슐리 : 그보다, 내가 이기면 무슨 이득이 있지?)

(아리엘 : 응? 뭐가?)

(애슐리 : 설마… 자기만 이득을 보려고 했던 거야?)

오스카 : 아니면…. 너에게는, 저 둘의 싸움을 멈추고 싶은 이유가 있는 걸까? 나에게도 말하지 못할, 무언가가….

하비 : 아,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아리엘 : 조, 좋아. 네가 이기면 그때는…. 그때는…. 그때는…. 그때는 말이지….)

오스카 : 흠….

하비 : 스, 슬슬 실례할게. 애슐리 군, 돌아가자.

애슐리 : 그래.

아리엘 : 어이! 멋대로 돌아가지 마! 어이!! 으으….

오스카 : 후훗, 여전히 솔직하네, 하비는.

아리엘 : 형님, 무슨 일 있어요?

오스카 :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도 돌아가자.

아리엘 : ?


2.4. 3막 / 친구[편집]



사관학교에서의 나날은 신선한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나인 채로 있었더라면, 아마도 평생 경험할 일 없었던 세상….

언제부터인가 나는, 원래의 목적을 잊을 정도로….

사관학교에서의 생활, 그곳에서 배우는 모든 것에 몰두하고 있었다.


애슐리 : (이 시간이라면 검술 연습실에는 아무도 없을 테지…. 나는 다른 사람들만큼의 힘은 없으니까 조금이라도 연습해둬야….)

아리엘 : 어이!

애슐리 : 응? 아리엘인가. 무슨 볼일이지?

아리엘 : 너, 어디에 가려는 거야? 수업은 이미 끝났잖아.

애슐리 : 너랑은 상관없잖아. 거기서 비켜줘.

아리엘 : 설마 형님이 있는 곳으로 가려는 거냐?

애슐리 : 내가 너도 아니고, 그만큼 한가하지도 않아.

아리엘 : 뭐라고?! 그럼 어디에 가려는 건데?

애슐리 : 검술 연습실이야. 모의시험도 얼마 안 남았으니, 조금이라도 연습해두고 싶을 뿐이야.

아리엘 : 뭐라고? 설마 빈 시간에 번번이 연습실을 쓰고 있다는 학생이 너였어?

애슐리 : 그게 뭐 어때서?

아리엘 : 어째서지?

애슐리 : 뭐?

아리엘 : 애초에, 너는 작아. 그 체격으로는 다른 녀석들에게 이기지 못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잖아? 헛된 일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 왜 연습하는 거야?

애슐리 : 헛된 게 아니야.

아리엘 : 뭐?

애슐리 : 설령 시합에서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노력한 만큼 조금은 결과가 남겠지.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남는 건 없어. 제로야. 그런 것도 몰라?

아리엘 : 그,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어디에….

애슐리 : 음… 그렇네. 나는 단지, 지금이 즐거운 걸지도 모르지.

아리엘 : 즐거워…? 사관학교가?

애슐리 : 그래. 나는 공부도 무술도, 대부분 처음 하는 거니까.

아리엘 : 너… 학교엔 다니지 않았던 거야? 가정교사는?

애슐리 : 공교롭게도 너의 집과는 달리, 집이 어려워서 말이지. 그래서 대부분 독학이야.

아리엘 : 그랬나….

애슐리 : 동정하는 거야?

아리엘 : 누, 누가 그런! …. 난 너에 대해서, 조금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아.

애슐리 : 응?

아리엘 : 그, 그렇다고 해서 널 인정한 건 아니야! 이번 모의시험에서 누가 더 형님에게 어울리는지, 정정당당하게 결착을 내보자고!

애슐리 : 알겠어. 대신 내가 이기면, 앞으로 다시는 내 방해를 하지 않아줘야겠어.

아리엘 : 좋지. 그 말, 잊지 말라고, 애슐리.


하비 : 뭐? 그럼 아리엘이랑 승부하겠다고 약속한 거야?

애슐리 : 그래.

하비 : 그러면 안 된다니까!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애슐리 : 그러니까 매일 연습하고 있잖아?

하비 : 애슐리 군…. 아니, 애슐리. 너는 여자야.

애슐리 : 알고 있어. 하지만 시험이니까 안 할 수는 없잖아?

하비 : ….

애슐리 : 걱정해주는 건 기뻐, 하비. 하지만 학교에 있으려면 당연히 시험을 봐야 해. 알고 있잖아?

하비 : 그건 그렇지만….

애슐리 : 나라면 괜찮아.

하비 : 알겠어…. 외과 치료는 전문은 아니지만… 만약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치료해줄게.

애슐리 : 고마워. 네가 있으니까 안심되네.

하비 : 신뢰해주는 건 기쁘지만… 나는 의사가 아니니까.

애슐리 : 그래. 그래도 매일 밤마다 늦게까지 공부하고 있잖아.

하비 : 의학서를 읽는 것만으로 의사가 될 수 있다면, 고생은 안 하지.

애슐리 : 저기, 하비. 너는 어째서 의사가 되고 싶은 거야?

하비 : …. 우리 어머니는 몸이 약해서, 어릴 적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창백한 얼굴을 한 어머니가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뿐…. 그러니 내가 의사가 되어서, 어머니를 낫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첫 계기였으려나.

애슐리 : 그랬구나…. 멋진 꿈이네.

하비 : 응. 하지만 우리 집안은 대대로 군인이라 말이지.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삼촌들도, 모두 군에 소속되어있어. 그래서…. 내가 군에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 외의 길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애슐리 : 그래…. 너는 그래도 괜찮은 거야?

하비 : 물론 괜찮진 않지. 그렇지만….

애슐리 : 자기 미래조차도 자기가 선택하지 못하는 거야? 의외로 겁쟁이네, 하비.

하비 : ….

애슐리 : 뭐, 나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하비 : 응?

애슐리 : 나도 이런 식으로 남자인 척하고 사관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모르는 게 잔뜩 있었을 거야. 이렇게 무언가를 배우는 즐거움은 평생 몰랐을지도 모르지.

하비 : 애슐리….

애슐리 : 그러니까 오스카에 대해서는, 성가시긴 하지만 계기를 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해도 되겠는걸.

하비 : 오스카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애슐리 : 뭐?

하비 : 이건 소문으로 들은 얘기긴 한데, 오스카는 아버지인 로버트 헤릭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나봐.

애슐리 : 어, 그래?

하비 : 오스카의 어머니 쪽이 백작가 출신이지만, 오스카가 어릴 때 돌아가셨다더군. 아버지는 오스카가 학교를 졸업하면 가업을 잇게 하려고 하지만, 오스카는 그걸 바라지 않아. 그래서 일부러 사관학교에 입학해서, 유급까지 하면서 학교에 남아있다나봐. 어디까지나 소문이지만.

애슐리 : 몰랐어…. 틀림없이 고생해본 적도 없는 도련님일 거라고….

하비 : 오스카는 어지간해선 본심을 보여주지 않으니까.

애슐리 : 너에게도?

하비 : 응. 그러니까 애슐리, 오스카라면 사정을 설명하면 이해해주지 않을까?

애슐리 : ….

하비 : 네가 이렇게 남장을 해서 학교에 숨어들지 않더라도, 뭔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애슐리 : 그런 방법이 있다면 처음부터 고생도 안 했지.

하비 : 아, 하지만….

애슐리 : 나는 끝까지 해낼 거야.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비 : 하아….


나는 약간 고집부리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자기 자신이 깨닫지 않도록.

그런 마음의 흔들림이 생각도 못 한 사건을 일으킬 줄은, 그때의 나는 생각지도 못했다.


교사 : 알트! 승자, 애슐리 노리스!

아리엘 : …. 훌륭하군, 애슐리. 나의 완패야.

애슐리 : 헉, 헉….

아리엘 : 애슐리…?

(털썩)

아리엘 : 애슐리?! 누가 의사를!

애슐리 : 하아, 하아….

하비 : 실례하지. …. 걱정하지 않아도 돼, 과호흡이야. 바로 의무실로 옮기지.

아리엘 : 나도 갈게!

하비 : 너는 안 돼!

아리엘 : 어째서야! 애슐리와 대련한 건 나라고!

하비 : 어쨌든 안 돼. 애슐리로부터 누구도 가까이 오게 하지 말라고 부탁받았어.

아리엘 : 뭐라고…? 어째서!

하비 : 미안하지만, 거기서 비켜줘.

아리엘 : 큭…. 기다…. 하비! 애슐리…. 어째서 내가 가까이 가면 안 된다는 거야? 저 녀석이 쓰러진 건 내 탓일지도 모르는데….


애슐리 : 괜찮아, 하비. 정말이지, 의사 선생님도 참, 걱정도 많으셔.

하비 : 애슐리…. 나는, 진심으로 너를 걱정하고 있는 거야.

애슐리 : 시합 때문에 숨이 조금 흐트러졌을 뿐, 호들갑을 떨 정도는 아니야.

하비 : 하지만 이건 스트레스로부터 오는 현상이야.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잖아.

애슐리 : ….

하비 : 너에게는 목표가 있으니까, 마음으로는 아직 힘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몸은… 한계에 달했다는 거야.

애슐리 : ….

하비 : 이제 무리가 아닐까? 네가 여자라는 걸 계속 숨기는 건….

애슐리 : 큭….

(쿵)

애슐리 : 누구야?!

(문 여는 소리)

하비 : 아, 아리엘… ?!

아리엘 : 여, 여자…?

하비 : 너… 어째서 여기에…?

아리엘 : 애슐리…! 네가 여자라는 게 진짜야?!

애슐리 : 하아…. 들켰으니 어쩔 수 없네. 그래, 맞아.

하비 : 아, 아리엘. 이건 그….

아리엘 : 너는… 너는 날 속이고 있었던 거냐?!

애슐리 : ….

아리엘 : 나는 너를…! 큭…!

하비 : 아리엘…?

아리엘 : 큭 ··. 절대 용서 못 해…!

하비 : 아리엘! 애슐리, 아리엘을 막지 않으면…!

애슐리 : 그렇네.

하비 : 애슐리….

애슐리 : 아리엘이 모두에게 말해버린다면 어쩔 수 없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니….

하비 : 학교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납득하겠다고?

애슐리 : 그래.

하비 : 그건 도피하는 거야, 애슐리.

애슐리 : 응?

하비 : 네가 말했었지, 애슐리? 자신의 미래를 직접 정하지 않는 건, 겁쟁이라고.

애슐리 : ….

하비 : 너의 말 덕분에 나는 변했어. 변하고자 생각할 수 있었어. 아리엘도, 분명 그럴 거야.

애슐리 : 아리엘이?

하비 : 그에게 있어서 너는,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니었을까. 집안도 작위도 신경 쓰지 않고, 단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정면으로 받아들여준….

애슐리 : ….

하비 : 그런 사람에게서 도망치는 건, 잘못된 게 아닐까.

애슐리 : 그렇네…. 고마워, 하비.

하비 : 아니야. 자, 아리엘을 쫓아가자!

애슐리 : 그래.


(울음소리)

오스카 : 이런 곳에 있었구나, 아리엘. 찾고 있었어.

아리엘 : 아, 혀, 형님.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오스카 : 응, 다들 너에 대한 소문을 얘기하고 있길래, 조금 신경 쓰여서 말이지. 패배한 개 아리엘 하워드가 애슐리 노리스와의 시합에서 진 것에 그치지 않고, 의무실까지 상대방을 쫓아가선 온갖 험담을 내뱉었다, 라나 뭐라나.

아리엘 : 다들…. 저를 비웃고 싶을 뿐이에요. 시합에서는 저를 이기지 못하는 주제에.

오스카 : 후훗, 정말이지. 꺼려지는 이야기네.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게 된 거지? 울보님?

아리엘 : 저는 패배한 개도 아니고… 험담도 하지 않았어요. 단지 믿고 있던 상대가 지금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화가 났을 뿐이에요.

오스카 : 그래. 저기, 아리엘. 모처럼이니까 좋은 걸 알려줄까?

아리엘 : 좋은 거…?

오스카 : '좋아'의 반대는 '싫어'가 아니야. 무관심이라고 하더군. 너는 그 누구 씨에게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관심을 쏟고 있구나.

아리엘 : 과, 관심이라니…! 저는 단지, 그 녀석이 형님을 쫓아다니던 게 싫었을 뿐이에요.

오스카 : 헤에~?

아리엘 : 그 녀석은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게, 저의 집안 같은 건 처음부터 신경 쓰지도 않고 있었고…. 게다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노력가고…. 그렇다고 해서 제 라이벌에 걸맞다니, 그런 생각은 전혀…! 앗…!

오스카 : 이런 이런, 아리엘은 애슐리가 몹시 마음에 드나 보네.

아리엘 : 아니에요!! 아, 아무튼! 그 녀석은 이젠 라이벌 같은 게 아니니까요!

오스카 : 그래…. 상대방은 어떠려나?

아리엘 : 네? 아….

애슐리 : 하아, 하아…. 아리엘!

하비 : 아, 오스카도 같이 있었나.

오스카 : 비밀 이야기야? 그럼 나는 여기서 실례하지.

아리엘 : 어, 혀, 형님?!

오스카 : 너는 한 사람의 남자가 될 거잖아? 무엇이든 간에 혼자서 판단할 수 있어야겠지. 하비, 너도 갈 거지?

하비 : 아, 응…. 애슐리….

애슐리 : ….

애슐리 : 아리엘. 지금까지 거짓말을 해서 미안해. 나(僕)와…. 아니, 나 (私)와 한 번 더 승부해주지 않겠어?

아리엘 : 뭐라고…?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애슐리 : 내가 여자란 것을 알고 있는 건,이 학교에서는 하비뿐. 모두에겐 말하지 않아줬으면 해.

아리엘 : 그건….

애슐리 : 내가 이기면 비밀로 해주는 거야. 괜찮지?

아리엘 : 그, 그러니까! 왜 그렇게 되는 건데! 게다가 지금 이 타이밍에 너랑 승부라니, 절대로 싫어!

애슐리 : 도망치는 거야?

아리엘 : 도망치는 게 아니야! 단지, 그….

애슐리 : 뭔데?

아리엘 : 나, 나한테도 자존심이라는 게 있어! 네가! 여자… 라는 걸 알게된 이상, 이번에야말로 질 수 없잖아!

애슐리 : 후훗….

아리엘 : 웃지 마!

애슐리 : 하지만… 후훗….

아리엘 : 우, 웃지 말라니까!

애슐리 : 너야말로.

애슐리&아리엘 : (웃음소리)


2.5. 4막 / 소원[편집]



그 뒤로 순식간에 3개월 정도가 지났다.

진급시험이 끝나고, 올해의 성적우수자가 된 나는 오스카 본인으로부터 정식으로 파티에 초대받았다.

그리고 나는 운명의 로버트 헤릭의 저택에, 다시금 발을 들이게 되었다.


오스카 :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밤은 우리 집에 모여줘서 고마워. 그리고 진급시험, 수고했어. 그렇다곤 해도 방심은 금물이야. 나처럼 유급할 일이 없다곤 장담할 수 없으니까 말이지.

청중 : (웃음소리)

오스카 : 뭐, 여기에 있는 여러분이라면 괜찮겠지. 그럼 인사는 이 정도로 하고, 건배!

청중 : 건배!

하비 : 여어, 애슐리. 학년 수석, 축하해.

애슐리 : 아, 아아…. 고마워, 하비.

하비 : 저기, 애슐리. 설마 너… 수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애슐리 : ….

하비 : 애슐리!

오스카 : 여어, 하비, 애슐리. 헤릭 상회의 살롱에 온 걸 환영해.

애슐리 : 오스카….

오스카 : 애슐리는 이 저택은 처음 와보던가? 어때, 감상은?

애슐리 : 백작가의 저택치고는 꽤나 벼락부자 취향인걸.

아리엘 : 어쩔 수 없잖아? 헤릭이 벼락부자인 건 사실이고, 이 저택도 형님의 취미는 아니니까 말이지.

하비 : 애, 애슐리…. 아리엘도 맞장구치지 마.

아리엘 : 나는 형님의 취미가 아니라고 했을 뿐이야.

오스카 : 하핫. 여긴 탈버트가의 집이 아닌, 로버트 헤릭 상회의 살롱이니까 어쩔 수 없지.

하비 : 그래도 매년 네 아버지가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셔서, 학년 마지막 파티를 열 수 있는 건 사실이니까. 감사하고 있어.

오스카 :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그렇지, 애슐리?

애슐리 : 사람이 많아서 조금 지쳤어. 밤바람 좀 쐬고 올게.

하비 : 아, 애슐리!

오스카 : 하비, 내가 가지.

하비 : 어? 그래도….

오스카 : 이 파티의 호스트는 나니까 말이지. 그리고 네가 그의 보호자인 건 아니잖아?

하비 : 그, 그건 그렇지만 ·….

아리엘 : 저기, 하비. 혹시 형님이 애슐리가 여자라는 걸 알고 있는 걸까?

하비 : 뭐? 왜, 왜?

아리엘 : 아니.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서….

하비 : 그런…. 그렇다면 어째서?


애슐리 : 그 벼락부자 백작… 하나도 정리를 안 해놨잖아! 정말이지… 저택을 화려하게 꾸밀 시간이 있으면 중요한 서류 정도는 알기 쉽게 정리해두라고!

오스카 : 그 의견에는 나도 동감한다만.

애슐리 : 누구야!? 오스카….

오스카 : 뭘 찾고 있는지… 그런 건 물어볼 필요도 없겠지.

애슐리 :….

오스카 : 그렇게 째려보지 않아도 돼. 다른 사람을 부르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애슐리 : 가까이 오지 마.

오스카 : 혹시 나를 의심하는 거야? 그렇다면 어디 보자…. 아, 여기 있네. 노리스 남작이 소유하고 있는 저택과, 농지 권리서.

애슐리 : …!

오스카 : 자, 이게 네가 찾고 있던 거지?

애슐리 : 어떻게… 내가 증서를 찾고 있던 걸?

오스카 : 무리해서 남자 말투로 얘기할 필요 없어, 애슐리. 네가 여자아이, 노리스 남작가의 아가씨라는 눈치챘었으니까 말이지.

애슐리 : 뭐?!

오스카 : 오히려 네가, 내가 눈치챈 걸 언제 알아챌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애슐리 : 내가 이 일 년 동안 했던 고생은 대체 뭐였던 거야…?

오스카 : 이렇게 증서를 손에 넣었잖아? 너의 고생은 결과적으로 꽃을 피웠다는 거지.

애슐리 : 역시 넌 짜증나.

오스카 : 후훗. 자, 받으렴. 가져가.

애슐리 : 이리 내놔! …. 이거야…! 드디어 찾았어! 이걸로, 이걸로 가족을 구할 수 있어!

오스카 : 그래, 다행이네.

애슐리 : 오스카…. 너는 괜찮아?

오스카 : 뭐가?

애슐리 : 이 증서를 나한테 넘겨주면, 네가 아버지에게 혼날 거 아냐? 게다가, 너희 집안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던 돈도 안 들어올 거고.

오스카 : 보는 대로야. 증서 한 두 장쯤은 사라져도 모를걸. 게다가 혼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벌써 몇 년이나 말도 안 섞었으니 말이지.

애슐리 : 그래?

오스카 : 응. 애초에 돈 같은 건 필요 없어.

애슐리 : 뭐…?

오스카 : 썩어 넘칠 정도로 가지고 있으면서, 아직도 더 갖고 싶어 하다니…. 어디까지 비열해져야 만족하련지.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서 착취하는 것에만 뇌가 돌아가. 너나 너의 가족에게도, 다른 불행한 사람들에게도. 피가 이어진 가족에게마저도….

애슐리 : ….

오스카 : 이익만을 좇으면서, 다른 사람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았지. 그 결과가 이거야.

애슐리 : 불쌍한 사람이네, 너.

오스카 : 뭐?

애슐리 : 그렇게 세상을 원망하고, 그래서 그 학교에 틀어박혀 있는 거야?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되고 싶지 않아서, 유급까지 하면서 몇 년이고.

오스카 : 나는…! ….

애슐리 : 너에게는 있잖아! 훌륭한 팔도, 다리도, 머리도! 너의 인생이잖아? 이 이상 빼앗기기 싫다면 자신의 힘으로 되찾아보는 게 어때?

오스카 : …!

애슐리 : 너는! …아니, 너뿐만이 아니야. 우리는, 자신이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어! 너는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있을 뿐이야, 오스카!

오스카 : …!


(오스카의 어머니 : 가렴, 오스카. 너는 어디든 갈 수 있어. 어른이 되면,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렴.)


오스카 : 어머니….

애슐리 : 뭐?

오스카 : 애슐리… 너라는 사람은!

애슐리 : 자, 잠깐, 오스카! 뭐하는 거야?!

오스카 : 고마워, 애슐리.

애슐리 : 뭐…?


2.6. 종막 / 고백[편집]



오스카 덕에 증서를 되찾은 나는 가족과 함께 원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는 사유로 사관학교를 퇴학.

다른 학교에 다니기로 결심하고, 드디어 정체를 숨길 필요가 없는 생활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애슐리 : 저기, 이 꽃은 대체…?

하비 : 어, 뭐냐니?

애슐리 : 아, 혹시 이별 선물인가요? 감사합니다.

아리엘 : 형님, 설마 설명 안 하셨어요?

오스카 : 아, 미안. 깜빡해버렸네.

하비 : 오스카….

애슐리 : 차근차근 설명해줄래?

오스카 : 아, 그렇네. 어디 보자…. 뭐부터 얘기하는 게 좋을까.

하비 : 하아…. 너는 일단 긴급보고를 하는 게 어떨까?

오스카 : 아아, 그것도 그렇네. 사실은 나도 졸업이 결정됐어. 방위군에 들어가게 됐어.

애슐리 : 그랬구나…. 축하해, 오스카.

오스카 : 후훗, 고마워.

아리엘 : 형님, 다음은 제 차례예요! 저도 애슐리에게 얘기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요!

오스카 : 그렇지만 아리엘의 근황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잖아? 아직 학생이니까.

아리엘 : 아뇨, 변했어요! 애슐리,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애슐리 : 무슨 소리야?

아리엘 : 수석 자리 말이야! 네가 없어진 이상, 겨룰 상대가 없어진 건 재미없지만, 대신 전 교과목에서 만점을 따내 보이겠어! 너에게도 결과를 알려줄 테니, 각오해둬!

애슐리 : 후훗, 기대하고 있을게, 아리엘.

아리엘 : 어, 어, 어….

애슐리 : 하비는 어쩌려고? 너도 졸업이잖아?

하비 : 응. 나는 새로운 대학에 다시 들어가기로 했어. 역시 의학의 길을 포기할 수 없었으니까.

애슐리 : 다행이다….

오스카 : 뭐, 그렇게 해서. 나와 하비는 무사히 졸업했고, 아리엘은 진급. 너도 다시 학교에 가는 거지?

애슐리 : 그래. 아직 배우고 싶은 게 잔뜩 있으니까.

오스카 : 그런가. 너답네. 그럼 오늘은 우리 네 사람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축복하지 않겠어?

애슐리 : 그래. 근데, 그것 때문에 장미꽃이야?

오스카 : 그거야말로 이야기하자면 길어지겠는걸. 내 경우엔 네가 하녀로 위장해 우리 집에 숨어들어왔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겠군.

애슐리 : 뭐? 어떻게 그걸? 오스카?!

하비 : 오스카, 그럼 안 되지! 한 명당 3분씩이라고 합의했었잖아!

아리엘 : 맞아요, 파티 때만 해도 형님은 새치기하셨었으니까요!

오스카 : 뭐, 이런 느낌으로. 공평하지 않다고 혼나버려서 말이지. 다 같이 의논했었어. 즉, 우리 셋 다 너와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긴데….

애슐리 : 네…?

하비 : 나는 아직 의사를 목표로 하는 도중이지만…. 그래도, 내 등을 밀어주었던 너와 함께라면, 올곧게 걸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리엘 : 너라는 인간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게 패배의 맛을 알려줬지. 게다가 내 구혼을 거절한다는, 그런 심한 짓을 너는 하지 않겠지?

오스카 : 너의 사랑이 내 눈을 뜨게 해줬어. 사랑해, 애슐리. 부디….

하비&아리엘&오스카 : 저와, 결혼해주십시오!

애슐리 : 아니, 저기, 그….

오스카 : 아, 물론 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에게도 생각할 시간은 필요할 테니.

하비 : 걱정할 필요는 없어, 애슐리. 행여나 우리 셋 모두 거절당하더라도, 네가 소중한 동료라는 건 변함 없을 테니까.

애슐리 : 하비…?

아리엘 : 하비… 그렇게 혼자만 우등생인 척하고, 치사하다고!

오스카 : 그러게나 말이야. 그런 방법으로 우리를 앞질러갈 생각인가?

하비 : 뭐?!

오스카 : 애슐리, 너는 어쩔 거지? 누굴 선택할 거야?

하비 : 애슐리!

아리엘 : 애슐리!

애슐리 : 저기… 새,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사람의 일생이란 것은, 퍼레이드 같은 것이다.

우리 네 명의 퍼레이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지겠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3.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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