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 of Ruina/모드/뒤틀린 산 스토리 모드

#373a3c>모든 사람들이 츠바이 협회 같은 해결사나 손가락의 보호를 받을 수는 없다. '뒷골목의 밤'이 오기 전에 그런 사람들이 위험으로부터 몸을 피할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가로등의 역할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밤길을 아무도 걷지 않는다면 가로등의 의미는 무엇일까. 소중한 사람들조차 지킬 수 없는 내게 의미는 있는 것일까. 마지막 한 명, 동생의 이름이 적힌 초대장을 받은 순간부터 그 생각은 나를 계속 태우고 있었다. 츠바이 협회를, 동생을 도서관으로 보낸 지팡이 사무소 사장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도시의 사람들, 특히 해결사는 결코 자유로운 몸이 아니고, 원하지 않더라도 주어진 의뢰를 수행해야 하니깐. 그저 모든 것을 집어 삼킨 도서관, 그리고 무엇 하나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을 원망할 뿐이다.>>만약에 상황이 달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에 그 때 내가 선발대로 가야한다고 끝까지 말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사도라도 줄리아도 담담하게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나처럼 미련한 사람은 아니었을테니 월터 부장의 말마따나 더 이상 도서관에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여기고 선을 긋지 않았을까. 나처럼 도시의 별에 모든 것을 인질 잡힌 채 스스로를 바치지도 않았겠지. 그것이 해결사로서의 미덕이니까. 하지만 이미 늦은 일이다. 나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그들에게 이제 와서 뭐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고.>>'사람이 죽으면 별이 떨어진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도시에는 얼마나 많은 별의 조각들이 흩뿌려져야 할까. 하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집어삼키고도 도시의 별은 찬란하게 빛날 뿐이다. 아니, 너무 찬란하게 빛나고 있어서 부서진 별들이 안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지막까지 나를 비웃는 도서관에게 오늘 도시의 별이 질 것이라고 말할 용기도, 힘도 내게는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등불을 켜는 일 뿐이었다. 찬란한 도시의 별을 가리고 이 슬픈 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주변을 밝게 밝히는 것이었다. 비록 봐주는 사람이 없다 해도. 나 자신을 재가 되도록 불태운다 해도.>
>-이소티아닐의 책장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