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야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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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야생아, 또는 모글리 현상으로 유명한 미국 출신 여성. 흔히 지니라는 가명으로 알려져 있다. 본명은 수잔 M. 와일리(Susan M. Wiley)이다.
2. 생애[편집]
1957년 생. 그녀의 아버지 클라크 와일리(1901-1970)는 부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로 인해 고아원에서 불행한 성장기를 보낸 항공기 정비사 출신이고, 어머니 도로시 아이린 와일리(1921-2003)는 대공황의 여파로 만성적인 시력장애를 가져 남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 두 사람 사이에서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늦둥이다. 지니의 언니(첫째)와 큰오빠(둘째)는 생후 3개월도 안 돼 요절했으며 바로 위의 오빠(셋째) 존은 생존했으나 역시 학대를 당해 발달이 늦었다.
지니는 출생 직후 그리 큰 건강이상이 없었으나, 극심한 피해망상이 있던 아버지 클라크는 지니가 발달장애가 있다고 믿었고, 지니가 생후 20개월 때 클라크가 정신적으로 의존하던 지니의 친할머니[1]가 손자인 존과 길을 걷다 뺑소니를 당해 사망하자 이 피해망상이 더욱 심해져, 이후 지니에 대한 본격적인 학대가 시작되었다.
클라크가 지니에게 가한 엽기적 학대는 가히 충격적인 수준이었는데, 방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도록 가둬놓은 후 낮 동안에는 기저귀를 입히고 유아용 변기에 묶어놓아 방치했으며, 밤에는 침낭에다 묶은 후 침대에 뚜껑을 씌워 나오지 못하게 했다.
창문은 알루미늄 호일로 막아놓아 빛이 방에 거의 들어올 수 없게 했으며, 먹을 것도 오트밀 이유식만 먹이고 가끔 계란을 주었다. 또 소리와 언어 사용을 극도로 억제해 지니가 소리를 낼 때마다 몽둥이로 폭행을 가했고, 본인이 지니와 소통을 할 때도 오직 개처럼 으르렁거리는 짐승의 울음 같은 소리만 위협용으로 낼 뿐이었으며, 가족인 아이린과 존에게도 지니 앞에서는 절대로 말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지니는 인격 형성에 극도로 중요한 아동기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는 커녕 기본적인 언어 습득조차 거의 하지 못했다. 평범하게 클 수 있었던 한 소녀가 이 과정을 거치며 정상적인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기회를 영원히 잃고 말았다.
클라크에게 계속 의존하며 주기적으로 폭행을 당하던 아이린은 1970년 지니가 13살일 때 드디어 남편과 크게 다툰 뒤 지니를 데리고 집을 나와 친정집으로 갔고, 이후 시각장애인 지원금을 신청하러 인근 복지관에 지니와 함께 방문했는데, 복지관 바닥에 침을 뱉으며 난동을 부리는 지니를 제지하던 사회복지사가 여느 아이들과 달리 말을 듣지도 않고, 하지도 않는 것을 보고 경악하여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된다. 지니는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클라크와 아이린은 당연히 경찰에 체포되었는데 이후 클라크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법원 출석 직전에 아들 존과 경찰에 편지를 한장씩 남기고 자택에서 권총으로 자살한다.
아이린은 남편에게 위력으로 압도당하던 상황이 참작되어 무혐의를 인정받고 처벌받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클라크는 평소 집안에 있을 때도 무릎 위에 총기를 놓고 있었을 정도였다고. 가족 구성원들이 얼마나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행동에 제약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지니는 오랜 감금의 결과로 지적장애를 갖게 되어[2], 당시 13세였음에도 '그만', '하지마' 등의 극히 일부 단어를 제외하고는 말을 하지 못했으며, 몸을 가누지 못해 똑바로 서있지도 걷지도 못했고, 갇혀있던 방의 너비인 3m 이상 눈의 초점을 잡지 못했으며 매우 공격적이었다. 이 밖에도 일반적인 사람이 당연하게 갖추는 모든 사회적인 기능이 거의 전무해 아예 바닥부터 재교육이 필요했다.[3]
이런 극히 희귀한 케이스를 눈여겨본 여러 학자들이 지니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와 테스트, 그리고 교육을 이어갔고, 지니의 사회화 치료와 연구를 위한 팀이 꾸려져 그 일원이었던 정신과 교수인 데이비드 리글러의 집에 4년간 위탁되기도 했다. 리글러의 집에서도 지니는 결국 일반인에 필적할 정도로 발달하지는 못했고 여전히 다소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였으나, 그나마 여러 부분에서 발전을 이루고 행복한 생활을 누렸다. 하지만 지니에 대한 언론과 학계의 관심이 잦아들자 연구비가 끊기는 등 비용 문제가 생기고, 지니의 어머니 아이린이 연구진에 대해 그리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던지라 그녀와의 다소간의 갈등도 있었다.
결국 1975년에 아이린의 요청으로 지니의 리글러 가에서의 생활은 끝나고 모녀가 함께 살게 되었는데, 지니의 행동을 견디기 힘들어한 아이린이 연구진에게 고지하지 않고 다른 위탁가정에 지니를 보내고, 이후 연구진에 대한 윤리 논란, 법정 소송이 벌어지며 그들에게 적극적인 보호를 받기가 어려워졌다. 지니는 실질적인 생활의 어려움 등이 겹쳐 여러 위탁가정을 전전한 끝에 결국 아이린에 의해 1978년(당시 지니는 21세)을 끝으로 더 이상 추가적인 연구도 불가능해지게 되었다. 게다가 일부 위탁가정에서 다시금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아며 지니 스스로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면서, 70년대 초반 이루어진 여러 기능 발달도 대부분이 다시 퇴화되어 도로아미타불 행이 되고 말았다.
이후에는 증인보호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으며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시설들에서 여생을 보내게 되었다.
지니의 어머니 아이린은 남편의 학대에서 벗어난 후 몇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두 눈이 먼 채[4] 2003년에 사망했고, 여동생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학대를 받으며 성장한 오빠 존(1952~2011) 또한 피해자였음에도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당뇨병과 정신질환 등에 시달리다 2011년에 죽었다. 지니는 현재까지 요양시설에서 살고 있다.
지니 본인은 결국 어린 시절의 학대를 평생 극복하지 못한 채 불행한 삶을 살게 되었지만, 영아기부터 사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살아온 극히 드문 사례로 여러 학문, 특히 언어학 연구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그녀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제1언어(L1)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린 시절 일정 기간 안에 해당 언어에 대한 노출과 교육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소위 결정적 시기 가설 등의 언어습득 관련 연구에 중요한 사례로 인용되었고 언어학 내지 영어학 교과서에도 비중있게 등장한다.
3. 관련 문서[편집]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2-17 21:41:40에 나무위키 지니(야생아)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1] 젊었을 때 매춘부로 살면서 클라크에게 가스라이팅을 일삼았다. 이러니 아들이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이다.[2] 이 장애가 학대로 인한 후천적인 것인지, 클라크의 믿음대로 선천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3] 예컨대 화가 났을 때 짜증을 내는 법을 몰라서 화가 날 때마다 자해를 할 뿐이라서, 화가 날 때는 소리를 지르거나 문을 쾅 닫거나 바닥을 두들기거나 하는 식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법을 위탁모가 가르쳐줘야 했다.[4] 눈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 시절 머리를 크게 다쳤다가 대공황의 여파로 제때 치료받지 못했다. 남편 클라크가 오랫동안 이를 방치해 뇌의 시신경이 죽어버리면서 손을 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