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표절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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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상세
3. 작가 본인의 태도
4. 문학계 인사들의 비판
5. 제 식구 감싸기 논란
6. 표절 의혹을 받는 글들[1]
7. 4년의 칩거와 활동 재개



1. 개요[편집]


2015년에 소설가 신경숙표절이 발각된 사건.


2. 상세[편집]


사실 1999년에 문단에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으나 은근슬쩍 조용히 묻혔다. 그러나 2015년 6월 16일 국가의 사생활로 유명한 이응준 작가가 허핑턴포스트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 | 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글을 기고하면서 다시 대두되었다. 이응준의 기고문 원문

이 글에서 대표적인 표절 사례로 꼽은 것은 미시마 유키오의 1983년 출간된 한국어 번역판 '우국(1961)'[2]과 신경숙의 1994년 발표작 '전설'[3], 아래 '표절 의혹을 받는 글들'의 인용을 참고할 것. 이외에도 이응준 작가는 기고문에서 파트리크 모리아노, 마루아먀 겐지, 재미유학생 안승준 등의 문장과 모티프 등을 신경숙이 베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관련해서 언론에서도 관심을 보였다."소설가 신경숙, 미시마 유키오 등 표절" 논란 재점화

루이제 린저의 작품 <삶의 한가운데>의 첫 문장은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라고 시작되는데 <엄마를 부탁해> 25페이지에 "모녀 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도 더 모르거나 둘 중 하나다."라는 문장이 들어 있다. 소설의 주제를 관통하는 문장이므로 매우 중요한 문장인데, 이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있다.

경향신문에서 다른 표절의혹 리스트를 정리한 기사를 내었다. <삶의 한가운데서>를 두 가지 작품으로 나눠 썼다는 것. 한 작품을 두 개로 쪼개서 베껴 쓰는 진정한 사생팬. 신경숙,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도 베꼈나 해외 작가의 글만 표절한 게 아니라는 의혹도 있고 <엄마를 부탁해>의 대략적인 줄거리 자체도 표절 의혹이 한참 전에 제기되었다.

2015년 6월 17일 신경숙 작가는 우국이라는 소설을 알지도 못한다면서 표절 사실을 부인했다. 관련 기사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역시 해당 부분은 전체 작품에서 일부에 불과하며 일부 표현은 오히려 신경숙의 것이 낫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였다가 문학계 등에서 전방위적인 비판을 받았고 다음 날 이를 해명하는 사과문을 다시 발표했다.

단편소설 전설 표절 의혹 관련 기사가 있다.링크

2015년 6월 18일 창작과비평사는 표절 부인을 철회했다. 관련 기사

2015년 6월 19일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로 대한민국 검찰청에 고발당했다. 관련 기사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2015년 6월 20일 정관용의 시사자키에서 신경숙이 <우국>의 문단 표절 이외에도 스토리 전개 및 주제도 표절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신문의 최재봉 기자에 따르면, <전설>의 주인공이 신혼인 장교라는 점, 신혼이라는 이유로 전쟁에 배제된 점, 동료의 죽음 이후 주인공이 심리적 갈등을 겪다가 죽음을 택하는 점이 <우국>과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관련 기사

3. 작가 본인의 태도[편집]


2015년 6월 23일 신경숙 작가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표절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기억을 못 믿겠다는 둥, 표절로 볼 수 있겠다는 둥의 표현을 쓰는 그야말로 선심 쓰는 듯한 자세긴 했지만 사과했다. 관련 기사 이쯤 되면 작가가 거짓말을 섞어가며 해명하는 것인지 기억에 심각한 문제잠복 기억상실증?가 있는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요새는 잊혀지거나 잘 모르는 사람이 많으나 신경숙 표절 문제는 "풍금이 있던 자리"부터 있었다. 신경숙은 "풍금이 있던 자리"가 많이 팔리면서 '인기작가'로 굳어졌는데 이 소설 제목은 1987년에 청하 출판사에서 나온 엄승화 시인 <온다는 사람>이라는 시집에 실린 "풍금을 놓아두었던 자리"를 차용했다고 한다. 엄승화 시인은 뒷날 신경숙이 자기 시를 차용(또는 표절)해서 낸 소설을 두고 한국문단에 따졌으나 그 무렵에 이를 받아들이거나 신경숙을 나무란 사람도 없었고 오히려 시인을 타박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엄승화 시인은 이후 더는 한국에서 시를 내놓지 않은 듯하고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4. 문학계 인사들의 비판[편집]


  • 오마이뉴스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한 문학평론가 정문순[4]은 신경숙이 위에서 언급된 문장과 스토리 전개 및 주제를 표절한 것을 넘어 신경숙이 미시마 유키오와 같은 극우 파시즘적 사상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사상과 문학 세계까지 베껴 온 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더해서 1999년 말과 2000년에 문학계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문학계 바깥까지 나가게 된 상황을 만든 문학계를 비판하였다. 또한 한국어판 '우국'의 일부 문장은 시인 겸 번역가인 김후란의 독창적인 표현이 들어가 있는데 그것까지 그대로 표절한 점을 지적하였다.

  • 2015년 7월 14일, 소설가 조정래는 인터파크 북DB와의 인터뷰에서 신경숙의 표절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표절은 예술가가 목숨을 걸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용서가 안 되는 짓"이라며 신경숙의 잘못을 다음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표절을 했다는 것. 둘째, 발각되었음에도 진정성 있게 사과하지 않아 독자의 분노를 산 것. 셋째, 표절이 한 번도 아니고 상습적이라는 것. 넷째, 하필이면 군국주의를 옹호한 일본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것.관련 기사 또 "운동 선수에게만 은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도 능력이 안 되면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며 사실상 신경숙 작가의 절필을 촉구했으며 “표절은 자살 행위인 동시에, 그의 작품이 새롭다고 믿고 이를 통해 각자의 인생에서 여러 가지를 구한 독자들의 영혼을 죽이는 타살 행위” 라고 비판했다. 관련 기사

5. 제 식구 감싸기 논란[편집]


엉뚱하게도 한국 문학계는 검찰의 수사를 반대하고 나섰다(…). 노골적인 자기 편 감싸기에 비난이 쏟아졌다.[5] 문학계에서는 자정능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제서야 그동안 묻혔던 표절 의심 사례가 나왔는데 그런 게 있을 리가…. 정말로 자정 능력이 있었다면 1999년에 처음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이 일었을 때 제대로 논의가 있었을 것이고 정말 표절이었다면 진작에 신경숙 작가는 다시는 문단에 발을 못 붙이도록 내쫓았을 것이다.

  • 신경숙이 다수의 작품을 발표한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인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의도적 베껴쓰기 아니라고 신경숙을 옹호하였다.관련 기사 신경숙 씨가 '우국'을 표절했다고 단언하는 문단의 분위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밝히며 문단의 논란을 두고 "소설가를 매장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단언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에 재반박 "베껴쓰기 CCTV로 지켜 봤나"

  • 창비 "신경숙 무차별 단죄에 동조한 이들 반성해야"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황정아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HK교수는 신경숙 표절 논란에 대해 발언한 최재봉, 이응준, 정문순 등에게 의도적 표절과 결과적 표절은 다르므로 그동안의 논란은 무차별적 단죄라며 반성(?)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했다.

  • 신경숙의 남편 남진우 교수는 표절은 문학의 종말이 아닌 시작이라면서 아내를 두둔했다. 우습게도 남진우는 과거 다수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표절 저격수'로 알려져 왔다. 공처가. 한마디로 아내의 표절 논란을 계기로 태도가 완전히 뒤바뀐 것.

신경숙의 표절 논란 당시 보였던 제식구 감싸기는 이후 고은 시인의 성폭행을 한국 문학의 대부 백낙청이 묵인했다는 것이 밝혀지는 최악의 형태로 드러났다.

6. 표절 의혹을 받는 글들[6][편집]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 미시마 유키오, 김후란 옮김, 「우국(憂國)」, 『金閣寺, 憂國, 연회는 끝나고』, 주우(主友) 세계문학20, 주식회사 주우, P.233. (1983년 1월 25일 초판 인쇄, 1983년 1월 30일 초판 발행.)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 신경숙, 「전설」,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창작과비평사, P.240-241. (1996년 9월 25일 초판 발행, 이후 2005년 8월1일 동일한 출판사로서 이름을 줄여 개명한 '창비'에서 『감자 먹는 사람들』로 소설집 제목만 바꾸어 재출간됨.)

하필 베껴도...
위 입장표명과 실드를 보고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수준의 판박인데
다음 두 가지는 JTBC 뉴스룸에서 추가로 발견한 표절 의혹이다. 기사 나머지는 목차 제목 주석에 쓰여 있는 대로 한국일보 기사에 나온 것들이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가슴에 기쁨이 넘쳐나는 바람에 서로 마주 보는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 미시마 유키오, 김후란 옮김, 「우국(憂國)」, 『金閣寺, 憂國, 연회는 끝나고』, 주우(主友) 세계문학20, 주식회사 주우


어느 순간, 두 사람의 내부에 너무도 자연스럽게 기쁨이 넘쳐나는 바람에 두 사람의 얼굴엔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 신경숙, 「전설」,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창작과비평사


자신의 내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머나먼 깊은 곳에서 땅이 갈라지고 용암이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격렬한 아픔이 솟구쳐 오르는 걸 알 수 있었다.

─ 미시마 유키오, 김후란 옮김, 「우국(憂國)」, 『金閣寺, 憂國, 연회는 끝나고』, 주우(主友) 세계문학20, 주식회사 주우


마찬가지로 자신의 내부라고 생각되지 않는 가슴속 깊은 데서 격렬한 아픔 같은 것이 솟구쳐 오르더니 흰 배구공이 튀어올라와 통통거렸다.

─ 신경숙, 「전설」,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창작과비평사

  • 안창식, 「살아는 있는 것이오 (안승준 유고집)」 vs 신경숙, 「딸기밭」

귀하.
이제는 고인이 된 안승준의 아버지입니다. 그의 주소록에서 발견된 많지 않은 수의 친지 명단 가운데 귀하가 포함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저는 귀하가 저의 아들과 꽤 가까우셨던 한 분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귀하께서 이미 듣고 계실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저는 그의 아버지로서 그의 돌연한 사망에 관해 이를 관련된 사실들과 함께 귀하께 알려드려야만 할 것 같이 느꼈습니다.

─ 안창식, 『살아는 있는 것이오 (안승준 유고집)』 서문, 삶과 꿈, 1994


귀하.
저는 이제 고인이 된 유의 어머니입니다. 유의 수첩에서 발견된 친구들의 주소록에서 귀하의 이름과 주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귀하의 주소가 상단에 적혀 있었던 걸로 보아 저의 딸과 꽤 가까우셨던 사람이었다고 짐작해봅니다. 귀하께서 이미 알고 계실는지도 모르겠고, 참 늦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마는 그의 어머니로서 그의 돌연한 사망에 관해 알려드립니다.

─ 신경숙, 『딸기밭』, <문학동네>, 1999년 여름호


  • 마그리트 뒤라스, 『연인』 vs 신경숙, 『딸기밭』

그녀는 그에게 말한다. 차라리 당신이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좋겠어요. 비록 당신이 저를 사랑하더라도 당신은 평소에 다른 여자들에게 했던 것처럼 저에게 그렇게 대해 주셨으면 해요. 그는 겁에 질린 사람처럼 그녀를 쳐다보며 묻는다. 당신이 원하는 게 고작 그거요? 그녀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는 그 방에서 최초로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 점에 관해서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는 그녀가 자기를 결코 사랑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그가 말하게 내버려둔다. 그녀는 자신도 잘 모르겠노라고 말하고 나서, 잠자코 그의 말을 듣는다.

그는 외롭다고 말한다.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사무치게 외롭다고. 그녀는 자신도 외롭기는 마찬가지라고 그에게 말한다. 당신은 어느 누구에게나 그러듯이 이곳까지 나를 따라왔군요. 그녀는 그건 자신도 알 수 없는 일이며, 아직 누구의 방에까지 따라가 본 적은 없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말은 필요없고 그가 평소에 그의 방으로 끌어들인 뭇 여자들에게 했던 것과 같은 행위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그에게 말한다. 그녀는 제발 다른 사람한테 할 때처럼 해달라고 그에게 애원한다.

그는 원피스를 잡아뜯듯이 거칠게 벗겨내 팽개치고 나서, 흰색 면 속치마를 벗기고 (중략) 그녀는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짓이니까 내버려두라고 그에게 말한다. (중략) 그의 살결은 사치스러울 정도로 부드럽다. 몸뚱이. 몸은 말랐고, 근육도 없고, 힘도 없고, 마치 병자이거나 회복기의 환자 같다. 그는 몸에 털도 없고, 남근을 제하고는 남성다운 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는 몹시 허약해서 어떤 모욕을 당해도 병자처럼 당하고만 있을 것 같다. (중략) 그는 울면서 그 짓을 한다. 처음에는 통증뿐이다. 그리고나서 그 통증은 누그러들면서, 변하여, 천천히 뿌리 뽑히고, 쾌락으로 이어져서 그녀를 감싼다. (중략) 나는 피가 흐르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내게 아프냐고 묻는다. 나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피를 닦고, 나의 것도 닦아준다.

─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너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를 사랑한다”고 그 남자는 말한다. (중략)처녀는 그 남자를 쳐다본다. 자신을 안아보라고 한다. 창고 안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하는 다정한 말이다. 남자는 떨고 있다. 처녀는 스스로 자신의 원피스를 벗어버린다. 손에 들려진 원피스를 흰 종이가 쌓여 있는 어두운 창고 바닥에 던져버린다. 그 남자의 떨고 있는 손을 끌어다가 원피스 안에 입고 있던 의 면 속치마 끈에 대준다. 그 남자의 손이 스르륵 떨어져 내린다. 그는 울고 있다.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있다. (중략) 처녀는 자신이 그남자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라고.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누구나 하는 일일 뿐이라고. 남자는 눈물을 그치고, “나는 아무래도 못 하겠어.” 고개를 떨군다. 처녀는 야전 침대에 무릎을 꿇고 그 남자의 옷을 벗긴다. 셔츠 속에서 드러나는 부드럽고 연한 속살. 그 남자의 얼굴선이 지나치게 접근 금지의 표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 반작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 어린아이 같은 속살. 열일곱이란 나이로부터 성장이 멈춰버릴 듯한 야윈 몸이 생존 본능처럼 지닌 부드러움. 처녀는 그만 울어버린다. (중략) 아차 하며 그들은 쾌락에 젖어든다. 몸에 돋은 가시는 서로의 몸 속으로 들어가 박힌다. 처녀는 자신이 하혈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제 몸의 가시를 남자의 피부 깊숙이 박고 있다. 피가 묻은 그 남자가 하혈을 닦아주며 처녀를 다시 끌어안는다.

─ 신경숙, 『딸기밭』, <문학동네>, 1999년 여름호


  • 마루야마 겐지, 「물의 가족」 vs 신경숙, 「작별인사」

물기척이 심상치 않다.

헤엄치는 자의 기척이 한층 짙어져 오고 있다.

─ 마루야마 겐지, 「물의 가족」


물마루 기척이 심상치 않아.

먼데서 나를 데리러 오는 자의 기척이 느껴진다.

─ 신경숙, 「작별인사」, 『딸기밭』, P.148, 문학과 지성사, 2000


  • 루이제 린저 (박찬일 역), 『삶의 한가운데』 vs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여자 형제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든지 혹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든지 둘 중 하나다.

─ 루이제 린저, 박찬일 옮김, 『삶의 한가운데』, P.7, 민음사, 1999


모녀 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도 더 모르거나 둘 중 하나다.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P.25, 창비, 2008


  • 루이제 린저 (전혜린 역), 『생의 한가운데』 vs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사람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 순전한 이기주의로 보더라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털어버리고 나면 우리는 더 가난하고 더 고독하게 있게 되는 까닭입니다. 사람이 속을 털면 털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는 침묵 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루이제 린저, 전혜린 옮김, 『생의 한가운데』, 문예출판사, P.131, 1998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가난해지는 일일 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때 했던 것도 같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일은 오히려 침묵 속의 공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P.112, 문학동네, 2010


7. 4년의 칩거와 활동 재개[편집]


2015년 표절 논란 이후 4년 만에 계간 문예지 창작과비평 2019년 여름호에 중편 소설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발표된 지면에 "작품을 발표하며"라는 입장문을 함께 밝혔다. 아래는 그 전문이다.

오랜만에 새 작품을 발표합니다.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습니다.

벼락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던 그 시절 많은 비판과 질책을 받으면서도 제일 마음이 쓰였던 것은 어디선가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든든했던 동료들과, 제 작품을 아끼고 사랑해준 동지 같았던 독자들께 크나큰 염려와 걱정을 끼쳤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가장 아프고 쓰라렸습니다.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는데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였습니다. 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온 분들께도 마찬가지 마음입니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습니다.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제가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분들 가운데 여럿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 앞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새삼스럽게 작은 호의, 내민 손, 내쳐진 것들의 사회적 의미, 별것 아닌 것 같은 일상의 소중함을 절절히 깨닫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글쓰기에 의해 많은 가치들이 새롭게 무장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조용히 지켜봤습니다. 감사하고 설레고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이후의 시간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저는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제 누추해진 책상을 지킬 것입니다. 제 자리에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합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입니다.

오랜만에 문학계간지의 교정지를 대하니 가슴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면을 통해 만나게 될 독자들의 눈빛과 음성이 떠오릅니다. 제가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니 차근차근 글을 쓰고 또써서 저에게 주어진 과분한 기대와 관심,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겠습니다.

2019년 5월 신경숙 드림

- 신경숙 "작품을 발표하며" 입장문 전문


“미안하고 죄송”…신경숙, '표절 논란' 사실상 사과

작가랍시고 멋드러진 문체로 사과문을 썼지만 정작 사과의 주체가 신 씨가 표절해온 숟한 대작가들을 향하지 않는다는 점은 대단히 의미심장한 지점으로 남는다. 네티즌들은 신씨의 불완전한 사과를 용인하지 않았다. 죄송하고 도둑질로 보답하겠다는 거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또 표절에도 불구하고 신경숙을 실드친 창비와 창비의 명예 편집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에 대해서도 여론이나 네티즌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반성 없는' 신경숙.. 반길 수 없는 복귀 창비 입장에서는 출판사를 먹여살린 스타작가를 배반할 수가 없을텐데, 작가로서는 거의 종말이나 다름없는 표절 사태에 있어 과연 제대로 된 사과를 보이지 않은 표절작가를 문단에 복귀시키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같은 창비의 표리부동식 태도는 1년 뒤 김봉곤 사태에 정확하게 재현되었다.

[1] 한국일보 기사를 바탕으로 신경숙의 글 발행 년도 순으로 정리함[2] 이 <우국>은 학원사판 <금각사> 안에 들어가 있던 것이다. 학원사라는 출판사는 세계문학전집을 팔았던 출판사다. (민음사 전집을 떠올리면 된다) 학원사는 문학전집을 만들면서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번역본을 냈고 그 금각사란 단행본 안에 한 책 안에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추가하고자 금각사 외에도 우국이란 단편을 하나 더 넣었다. 이 금각사와 우국은 시인 김후란 씨가 번역한 것으로, 다른 번역본들과 문체의 수준이 격이 다르다. (웅진에서 낸 그 금각사 떠올리면 곤란하다) 때문에 80년대에 나온 비교적 나온 지 얼마 안 된 책임에도 문단에서 유명한 희귀도서가 됐다. (구할 수 있으면 무조건 구하자. 참고로 한 권에 최소 몇십만 원. 이 표절 논란 전부터 김후란 번역 금각사는 아주 유명했다. 이 논란 때문에 유명해진 게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 이 논란과는 관련 없으나 김영하는 대학 시절 몇 달간 아르바이트한 돈 백만 원을 모두 털어 이 학원사판 세계문학전집을 모두 구입했다고 한다. 당시 아주 행복했다고. 물론 21세기에 이렇게 희귀도서가 될지는 몰랐겠지만. 그 시절 백만 원이면...[3] 1996년에 출간된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창작과 비평사)에 수록돼 있다. '전설'은 1994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최초 수록됐던 소설이다.[4] 신경숙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2000년도에 계간 '문예중앙'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글을 실었던 인물이다.[5] 그러나 처음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응준 작가도 문학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수사에 대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한편 현택수 원장은 <표절은 없다>라는 책의 저자로, 예전부터 표절(특히 논문)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밝힌 것처럼 쉽게 고발을 취하할 것 같지는 않았다.[6] 한국일보 기사를 바탕으로 신경숙의 글 발행 년도 순으로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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