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백수룡 (문단 편집) === 전생: 무공교관 27호 === 전생의 백수룡은 이름조차 없는 무인으로 27호라는 번호만 가지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혈교에 납치되어 길러져 교의 입장에선 쓰다 버리는 패로 쓰이기 딱 좋은 입장이었지만 그 시절 27호는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살아남기 위해 기른 상대를 보는 관찰력, 무공에 대한 재능을 이용해 악착같이 혈교 안에서의 지위를 높여나갔고, 자신이 속한 혈랑대에서 그는 악착같은 성질로 인정을 받아 사갈검이라는 별호를 얻었다. 교 안에서는 어떤 무공이든 세 번만 보면 파훼식을 만들 수 있는 재능을 가진 무인으로 유명했고, 이 재능을 이용해 교주의 친위대이자 혈교내 출세 코스인 혈룡대에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어느정도 출세코스에 들어가기까지 27호가 겪은 고난은 보통 고난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사람을 처음 죽인 건 아홉살. 옆에서 같이 잠을 자던 친구였다. 열 살이 되어 무공을 처음 익힐 때는 사람을 찌르는 법부터 배웠다[* 감정을 말살한 살육병기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비슷한 훈련을 한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지만 혈교는 이 잔혹한 훈련을 어린아이에게 시켰다.]. 열세살에는 처음 무공을 가르쳐준 어른을 죽였고, 열다섯에는 사람의 가죽을 산채로 벗긴 적이 있었다. 상상할 수 있는 온갖 방법으로 사람을 죽여봐서 열일곱이 됐을 땐 굳이 죽인 사람 수를 셀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혈룡대 소속 무인일 때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을 무공의 고강함만을 믿고 직선적으로 상대를 대하는 전형적인 무인의 성격이었다고 회상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단전이 망가지게 되는 것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혈룡대는 혈교 안에서도 유력 가문의 사람들만 들어가는 곳이었는데 그런 곳에 천한 출생의 놈이 들어왔다는 이유로 괴롭힘이 지속됐다. 반항이라도 했다간 대련을 빌미로 돌아가면서 싸움을 걸어 항상 몸에는 멍이 가실 날이 없었다. 이걸 극복하겠다고 27호는 무리한 연공을 하다가 단전을 다치고 만다. 혈교같이 음모나 협잡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우직하기만 한 인물은 언젠가 꺾일 수밖에 없었고 그가 꺾이는 순간은 단전을 다치고부터였다. 자기 재능만을 믿고 뛰어오르다가 추락한 그는 교 안에서 모두의 웃음거리고 전락한다. 안그래도 교 안에 아군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거의 없었던 그였다. 그나마 아군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자신처럼 밑바닥부터 올라가 정상의 자리에 오른 혈룡대주 정도였다. 그는 단전이 망가져 버려질 위기에 처한 27호를 무공교관으로 일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했다. 무공교관이 되고서도 단전을 다친 병신이 뭘 가르치느냐는 비아냥은 끊이지 않았다. 그나마 좋게 봐주던 자는 어느 무공교관이든 질문을 할 때 친절하게 답변해주던 음양마존 정도였다. 그를 비아냥거리고 비웃던 자들을 27호는 10년의 세월을 거쳐 계략을 통해 기어이 전부 죽이는데 성공한다. 애초에 무공에 재능이 있었던 만큼 가르치는 것에도 재능이 있어서 그는 무공교관중 최고의 실적을 내는 교관이 되었다. 단전이 망가진 몸으로도 어떻게든 혈교에서 살아남을 생존력을 가진 그가 혈교 탈출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신을 아껴주던 혈룡대주가 교주 암살시도의 누명을 쓰고 혈마의 손에 죽어 그나마 마음 둘 곳마저 사라진 것, 다른 하나는 네 명의 절세고수의 무공을 캐내는 임무를 맡으면서 기어이 자신이 토사구팽의 대상이 됐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선 탈출해야 함을 깨달은것이었다. 네 명의 절세고수의 무공을 알고있으나 무인으로서는 쓸 수 없는 무공교관을 혈교에서 살려둘 리가 없었고, 임무를 맡자마자 그는 즉석에서 혈교를 탈출할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긴다. 탈출계획은 납치 과정에서 망가진 절세고수들을 회복시켜서 그들의 무력을 이용해 정면돌파하는 것. 그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혈교에는 그럴싸하게 만든 가짜를 넘겨주는 것이 계획의 큰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역천신공을 익힐 기회를 얻은 것은 천운이었고 탈출에 성공할 확률은 더 높아졌다. 그러나 그 계획은 혈마의 특별지시로 네 절세고수의 무공을 익힐 후기지수 네명을 훈련시키게 되면서 틀어진다. 마뇌가 보는 앞에서 그들을 가르쳐야 했으니 어정쩡하게 가짜 무공을 가르쳐줄 수는 없던 노릇. 그는 최선을 다해 전생의 마지막 훈련생을 키워내지만 이는 무공교관 27호의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것만 같았던 그도 괴로워서 하고싶지 않았던 일이 있었다. 무고하고 순진한 이를 자신의 안위를 위해 희생시키는 일이 그것이었다[* 어쩌면 이런 면이 27호가 네 사부의 호감을 사는 측면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네 제자와의 관계에서 이런 마음은 오히려 자기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계기가 되고 만다.]. 혈마의 지시로 마뇌가 뽑아놓은 후기지수 네 명은 대부분 망종이나 다름없던 혈교의 다른 훈련생들과는 달리 영혼에 때가 묻지 않은 이들이었다. 혈마의 직속부하이자 절세고수로 만들 이들이었던만큼 마뇌는 이들을 혈교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살인기계로 만들 것을 원했다. 이십칠호는 자신이 배웠던 것처럼, 어쩌면 그보다도 더 악독하게 그들을 훈련시킬 수밖에 없었다. 순진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들에게 가장 먼저 가해진 것은 채찍질이었다. 훈련 과정에서 일호와 사호는 영구적인 상처를 갖게 되었고, 모두의 감정은 말라 비틀어져 마뇌가 원하는 상의 혈교인으로 키워진다. 가혹하게 훈련시키는 27호의 마음도 편한 것은 아니어서 심하게 그들을 몰아붙인 날에는 몰래 그들의 숙소에 상비약을 두고 가기도 했고 사호가 지나친 강도의 훈련 때문에 벙어리가 됐을 때는 훈련량을 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훈련과정이 가혹했던 것에는 변함이 없어 이들의 마음엔 평생 상처가 남고 말았다. 혈교 탈출 직전 네 사부의 조언을 듣고 마지막으로 하고싶던 말이라도 하려고 했지만 철저한 혈교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그들을 보고서는 차마 미안한 마음에 차라리 나중에 적으로 만났을 때 찝찝한 느낌이라도 없으라고 최악의 교관 이미지를 유지한 체 떠나버렸다. 이십칠호의 삶은 최후까지 비극적이었다. 네 사부의 가슴아픈 사연도 알게 됐고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만큼 정도 쌓였다. 탈출만 성공했다면 그는 네 사부 중 하나의, 어쩌면 모두의 양자가 되어서 과거의 불행했던 삶을 청산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탈출과정에서 네 사부는 모두 사망했고, 27호 자신은 혈마에게 공격받아 목숨을 잃었다. 물론 27호의 마지막 발악을 받아낸 혈교도 무사하진 못해서 사실상 중원일통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혈교는 그 세력이 반으로 꺾였고 혈마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훗날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7호가 백수룡으로 환생한 후에도 그가 자신의 계획을 시행하는데 걸맞는 무언가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해놓는 혈마의 모습을 보면 당시 27호의 마지막 발악이 혈마의 계획에 얼마나 피해를 줬는지는 불분명하다.] . 혈교가 무너지는 계기를 만드는 엄청난 위업을 이뤄낸 27호와 네 사부였지만 이들의 업적은 혈교 고위간부들 사이에서만 일부 전해졌을 뿐 세간에는 원인모를 혈교의 내분으로 기억되고 만다. 27호 자신은 알려지지도 못했고, 네 사부는 그저 어느날 실종된 전대고수로만 이름이 남았다. 환생 후 기억을 되찾은 백수룡이 아무리 몸이 약한 상태였고 주변정황을 확인할 목적도 있었다지만 두 달동안 누워만 있었던 이유는 혈교가 붕괴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허탈해져서가 더 결정적이었을 것이다. 그토록 원한을 갖고 있었고, 그토록 괴물같았던 혈교가 한순간에 붕괴했다는 이야기는 솔직히 백수룡 본인은 납득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혈교에서 보고배운 것들 뿐이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혈교의 망령으로 살았던 전생이었으니 장기 복역수가 출소 후 사회에서의 부적응기를 겪는 것과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이기 때문에 혈교 밖에서의 삶을 알려준 네 사부와의 인연은 그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