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구분

덤프버전 :

분류

Tu-Vous Distinction. 인도유럽어친소어 체계.

1. 개요
2. 특징
3. 매체에서


1. 개요[편집]


프랑스어2인칭인 Tu와 Vous의 용례와 그와 비슷한 인구어족의 특성에 따른 구분법. 예컨대 프랑스어에서는 아예 "tu 가 이끄는 화용적 변화를 사용하다"를 동사로 tutoyer로 vous의 주도를 vousvoyer로 칭할만큼 중요한 화용론적 구별이다. 참고로 명사로는 tutoiment, vousvoiement.

중요한 것은 tu변용들과 vous변용들이 한국어의 너-당신의 차이와는 비슷해 보일지라도 정확히는 다르다는 것이다. 대개 이렇게 번역하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용법에 있어서는 헐겁게만 대응한다. Tu변용을 택한다고 하여서 한국어에서처럼 반말에 준하는 말이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낮춤말이 아예 아닌 것이 또 아니다. 당연하게도 프랑스 사회, 넓게는 유럽 사회의 관계 형식 자체가 갖는 언어적 용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오래 알아 친숙하게된 교사-제자는, 한국에서는 99.9999999999%가 너라고 칭하지 않지만, 프랑스에서는 흔하게 tu변용을 사용한다.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vous변용을 꼬박꼬박 사용한다. 이러한 미묘한 바들이 있다.

2. 특징[편집]


인도유럽어
소통 관계
존댓말
반말
소통 형태
총칭
친소(親疏)관계
존중어
평어
대칭
친소(親疎)어 등

한국어, 일본어
소통 관계
존댓말
반말
소통 형태
총칭
친소(親疏)관계
존중어
평어
대칭
친소(親疎)어 등
상하(上下)관계
높임말
낮춤말
대칭 관계 없음
존비(尊卑)어 및 상하(上下)어등

한국어일본어낮춤말높임말과 달리 유럽의 언어는 대체로 상호존대에 기반한다.[1] 한국어에서 두 명의 화자가 대화할 때 높임말(존칭어)과 낮춤말(비칭어)로 위계가 형성되는 것(존비어 문화)과는 다른 점이다. 한국어의 높임말과 낮춤말이란 개념이 상호비대칭적인 현상을 낳는데 비해 유럽의 언어는 굉장히 대칭적이다. 다만 수평적인 평등의식과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일이 늘어나면서 한국어도 점점 대칭(친소어 문화, 즉 존중어와 평어)으로 바뀌어 가고 있긴 하다. 그래도 여전히 한국에서는 직급이나 나이가 차이날 것 같으면 쉽게 낮춤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유럽의 언어는 보통 한국어처럼 어휘의 차등이 아닌 2인칭으로 존댓말을 나타내며 반말이라고 해도 한국어처럼 낮춤말로서 하대하는 것이 아닌 평어로서 친밀의 표현에 가깝다. 가족이 아니더라도 친하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도 존중어를 쓰지 않기도 한다. 이를 친칭(평어)이라고 하기도 한다.

Tu는 프랑스어로 2인칭 단수, Vous는 2인칭 복수인데, Vous는 존/소칭으로 쓰이며 Tu는 비/친칭으로 쓴다. 전반적으로 유럽 제어에서 이런 특성이 나타나므로 아예 T-V구분이라 부르게 됐다. 영어는 아예 단수인 Thou가 사라지고 복수인 You로 통일되어버렸다. 다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차원(존중어)인 Sir이나 ma'am 같은 표현은 남아 있다.[2]

간단히 정리하자면 유럽 언어에 존댓말이 존재하긴 하나 한국어처럼 비대칭적이지 않다. 그리고 반말 또한 한국어처럼 하대가 아닌 친밀함을 나타내는 표현(친소어)에 가깝다. 굳이 한국에서 비슷한 예를 찾자면 인터넷 친목모임에서의 반말 모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유럽 역시 과거 신분제 사회 시절에는 존댓말이 한국어처럼 세세하게 나뉘고 2인칭 단수가 비칭, 즉 낮춤말로 기능하여 상대방을 하대하는 일도 존재했다. 시민사회와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언어적인 변화가 발생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스웨덴어에서도 2인칭 대명사의 경우 과거에는 다른 유럽 언어들처럼 존댓말로 'Ni', 반말로 'Du'가 있었으며 상당히 엄격하게 지켜졌었으나[3] 1970년대 존칭 없애기 운동으로 인해 현재는 왕실을 제외하면 'Du'만 사용하는데, 영어에서 반말 'thou'가 없어지고 존댓말 'you'만 남은 것과 반대이다.

튀르키예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유럽에서 부대끼다보니 이 영향을 받아서 특히 이스탄불(튀르키예어의 표준어)과 서부지방에서는 2인칭 복수형인 siz가 존칭으로 쓰인다. 오스만 제국시절에는 아예 황제의 경우 장엄복수형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당대 유럽권의 풍습과 같다. 다만 현대 유럽과 달리 존칭의 개념이 튀르키예어에 남아있기 때문에 손윗사람은 존댓말로 받고, 반말로 답할 수도 있다. 2020년대 튀르키예에서는 학생들끼리 서로를 hoca(선생)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식으로 유럽식 상호존중 운동, 혹은 비칭 없애기 같은 현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미래에는 유럽권처럼 존칭이 사라질 수도 있다.

3. 매체에서[편집]


"Det er meget ligefremt og velmeent sagt, jeg vil være ligesaa velmenende og ligefrem. De, som en lærd Mand, veed vistnok hvor underlig Naturen er. Somme Mennesker kunne ikke taale at røre ved graat Papir, saa faae de ondt; Andre gaaer det gjennem alle Lemmer, naar man lader et Søm gnide mod en Glasrude; jeg har ligesaadan en Følelse ved at høre Dem sige Du til mig, jeg føler mig ligesom trykket til Jorden i min første Stilling hos Dem. De seer at det er en Følelse, det er ikke Stolthed; jeg kan ikke lade Dem sige Du til mig, men jeg skal gjerne sige Du til Dem, saa er det halve gjort!"(덴마크어 원문)출처

“I will be equally kind and straightforward. You are a learned man, and know how wonderful human nature is. There are some men who cannot endure the smell of brown paper; it makes them ill. Others will feel a shuddering sensation to their very marrow, if a nail is scratched on a pane of glass. I myself have a similar kind of feeling when I hear any one say thou to me. I feel crushed by it, as I used to feel in my former position with you. You will perceive that this is a matter of feeling, not pride. I cannot allow you to say thou to me; I will gladly say it to you, and therefore your wish will be half fulfilled.”(영어, 수잔나 메리 폴 번역)출처[4]

"그런데 나는 당신이 나를 '너'라고 부를 때마다 그와 똑같은 느낌을 받아요. 그럴 때마다 땅으로 꺼지는 것처럼 기가 죽어요. 내가 당신의 그림자로 살던 때가 생각나서 그런 거겠죠. 이건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그냥 순수한 느낌이 그렇다는 거예요. 그래서 당신이 나를 라고 부르는 걸 허락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라고 부르고 싶군요.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바가 절반은 이루어진 것 아닌가요?"(한국어, 배수아 번역)출처[5]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그림자'

안데르센의 동화인 '그림자'에서 서양 매체에서는 보기 드물게 유럽권 언어의 경어-평어가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언급되었다. 더운 나라에 온 추운 나라의 학자가 살아 움직이는 자신의 그림자를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경어를 쓰는 친소어로 대화했지만, 학자가 그림자에게 여행 경비를 신세 지고 존칭을 생략하고 말을 놓기로 하자고 하자, 그림자는 학자에게 일방하대를 하고 학자는 그림자에게 일방존대를 하게 되어 주종관계가 뒤바뀌고 만다. 덴마크어는 현재도 일상에서 존칭을 사용하는 몇 안되는 북유럽권 언어이다. 물론 북유럽의 다른 언어로 번역한다면 영어에서 비칭을 Thou로 번역했듯이 과거의 존칭 표현을 차용해야겠지만 말이다.
파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__CC.pn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1-03 23:21:59에 나무위키 T-V구분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1] 한국과 일본만이 존비어 체계가 존재한다고 볼수있는데 이 중에서도 한국은 전세계 유일하게 나이에 따른 존비어가 존재하는 국가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존비어는 대개 자신이 속한 사회 안에서의 직급에 따라 나뉘어질 뿐 접점 없는 사람들끼리 나이에 따라서 나뉘는 경우는 없다.[2] 브라질식 포르투갈어역시 2인칭 단수를 나타내는 Tu를 생략시키고(포르투갈은 존치) 2인칭 복수인 você로 통일하여 사용하고 있다. 대신 두 나라 모두 존중하는 호칭인 영어의 Sir이나 Ma'am에 해당하는 격인 Senhor(남), Senhora(여)를 사용한다.[3]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달라르나 등 일부 지역에서는 친한 정도와 상관없이 연장자나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존칭으로서 무조건 'Ni'를 썼었다고 한다. 즉 반대로 친한 정도와 상관없이 연소자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는 비칭으로서 무조건 'Du'를 썼다고 볼 수 있다.어감이 묘하다.[4] 덴마크어에서 구분되는 표현을 영어로도 구분해야 하는데, 현대 영어에서 사용되지 않는 thou로 번역차용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다만 오늘날에는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요즘 영어에서 thou라고 말하고 이에 따른 동사변형을 사용하면 현대인이 대화하는 게 아니라 사극에서 왕이 신하에게 명령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서는 단어 구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번역체로서 사용한 것이다.[5] 사실 '당신'이라는 표현도 한국어에서 존댓말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역시 구분을 위해 번역체로 사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