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LL/플레이어''',<독백>,'''-엑스트라-'''
''' {{{#BBB0DC 은비}}} {{{#F1D2E7 사쿠라}}} {{{#DB706C 혜원}}} {{{#FCF695 예나}}} {{{#A7E0E1 채연}}} {{{#CEE5D5 채원}}}[br]{{{#B2B2B2 민주}}} {{{#B7D3E9 나코}}} {{{#F1C3AA 히토미}}} {{{#F3AA51 유리}}} {{{#567ACE 유진}}} {{{#D9598C 원영}}}'''
#2-1
<그 날 방과 후에 피터 선생님이 불러 교무실을 찾아갔다. 선생님의 얼굴을 살펴 보니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어째 예감이 안 좋은데…)
선생님 (플레이어), 요즘 어떠냐? 얼마 전 내가 당부한 대로 멤버들에게 조언을 해 주고 있는 거니?
그, 그거 말인데요. 제가 특별히 해 줄 말이 없더라고요선생님 …
다들 수업도 레슨도 성실하게 잘 받고 있고. 연예인도 아닌 사람이 조언을 하는 건 주제넘은 짓 같아서…선생님 이 멍청한 놈!
(히익…!!)
선생님 넌 매니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잘 들어라. 매니저란 멤버들에게…
(망했다. 잔소리가 길어질 것 같아…)
<긴 잔소리에 해방되고 나니 이미 밖은 어두컴컴했다.>
어? (플레이어)?<교문을 나서려는 내게 유리가 말을 걸었다.>
선생님 호출? 설마 지금까지 잔소리를 들은 거야?그렇지 뭐. 야단맞는 건 익숙해.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네가 대단하다…레슨은 끝났어? 집에 가자.미안. 나 들를 곳이 있어.들를 곳?요 앞에 있는 공원. 사람들이 잘 안와서 노래 연습 하기에 딱 좋거든.#2-2
연습은 레슨실에서 하면 되잖아.학교 레슨이 아냐. 노래 대회가 얼마 안 남았잖아? 그래서 연습을 해 두려고…유리는 IZ*ONE에서 노래와 춤 쪽으로는 에이스잖아. 레크리에이션 대회 때문에 일부러 연습할 필요가 있나?별 거 아닌 레크리에이션일지 몰라도 대표로 나가게 된 이상 최선을 다 해야지. 그 때 그렇게 했더라면 좋았을 걸 그러면서 후회하고 싶지 않거든.(으~음…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려는 거지?)
그럼 난 먼저 갈게!아, 잠깐 기다려!<나는 뛰어가는 유리를 쳐다 보다가 서둘러 뒤를 쫓아갔다. 희미한 조명과 달빛이 두 개의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 그네에 걸터앉아 눈앞에서 노래하는 유리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 유리는 정말 목소리가 좋구나)
<이 공원에 도착하고 나서 지금까지 유리는 거의 쉬지 않고 계속 노래하고 있다. 그 허스키하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듣다 보니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
후우~.<긴 발라드를 부른 후 유리는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크게 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해야겠다.<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더니 유리는 내게 미소를 지었다.>
대단하다. 진짜… 감동했다.<머릿속에 떠오른 말이 그냥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정말?<순수하게 일반인으로서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내 감상을 유리가 들은 모양이었다.>
(혹시 기뻐해 주는 건가?)
기술적인 건 잘 모르겠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래! 마음에 와닿는 것 같아. 유리의 목소리가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든 것 같았어… 응, 최고였어!<더 세련된 비평을 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말로 표현이 잘 되지 않는다.>
어쨌든 난 유리의 노래가 좋아!고마워. 음정이나 프레이징에 대한 얘기는 레슨 때 선생님께 들을 수 있지만 이렇게 솔직한 감상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거든.<유리의 얼굴을 보니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래서… 기뻐. 아주 많이!#2-3
<유리의 미소를 보니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 과거의, 아니 미래의 기억이다.>
(맞아, 이번 노래 대회에서 유리의 노래는 완벽했어)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있잖아, 유리야. 넘칠 정도로 잘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긴장을 좀 풀어도 되지 않을까?아니, 안돼!<내 말을 듣자마자 유리가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더 더 잘하고 싶어. 노래도 춤도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려면 더 연습해야 해.<유리의 표정에는 일말의 망성임도 없었다. 그 이유가 마음 속에 둥실 떠올랐다.>
유리는… 노래랑 춤을 정말 좋아하는구나응, 완전 좋아! 다른 어떤 것보다.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잘 하고 싶어. 그게 내 소원이야…<한없이 순수하고 오로지 한결같은 정열이 마치 손에 잡힐 정도로 전해진다.>
(그 마음이 있는 한 분명 더 더 훨씬 더 실력이 늘거야!)
<노래 전문가가 아닌 나도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노래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공연장은 체육관 특설 무대. 객석이 전교생이 모였고 각 반의 대표가 순서대로 노래를 선보였다.>
이제 유리 차례야.으, 응…<유리의 목소리는 긴장해서인지 조금 딱딱하게 들렸다.>
(이럴 때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매니저의 역할이겠지)
#2-4
그렇게 굳어 있을 필요 없어. 연습 많이 했으니까 잘 할 수 있을 거야!<레슨과 수업 막간을 이용해 유리는 매일같이 공원에서 연습을 해 왔다. 틀림없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그래… (플레이어)도 계속 함께 해 줬고… 내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해 줘서 기뻤어. 고마워.그런 말 하지 마. 진짜 좋았어.<달빛 속에서 들었던 유리의 노랫소리를 떠올렸을 뿐인데 벌써부터 마음이 떨린다.>
나 열심히 할게…<유리는 뭔가를 꾹 참는 듯 입을 꽉 다물었다. 그리고 젤리 봉지를 꺼내더니 젤리를 하나 입에 넣었다.>
…<눈을 감은 유리가 젤리를 오물오물 씹는 모습을 나는 말 없이 지켜봤다. 드디어 유리의 순서를 알리는 안내 멘트가 공연장 안에 울려 퍼졌다.>
유리야…<젤리를 다 먹은 유리가 눈을 떴다.>
…(플레이어), 다녀올게!<마이크를 쥔 유리가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섰다. 나는 무대 구석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유리야! 파이팅!)
IZ*ONE의 조유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노래를 시작한 순간, 유리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타고난 풍부한 성량이 무대를 울리며 객석으로 퍼져 나간다.>
좋았어…!(좋아, 이제 됐어!)
<내가 성공을 확신한 건 바로 이 순간이었는 지도 모른다.>
#2-5
얘들아~ 잔 들었지?ALL: 네~!<그 날 밤에 기숙사 식당에서 나와 멤버들은 노래 대회 쫑파티를 열었다. 주스잔을 든 멤버들이 치킨과 떡볶이로 가득한 테이블을 둘러 쌌다.>
유리야, 고생 많았어!최고의 무대였어채점을 했다면 십중팔구 유리가 우승했을 텐데.우승 상품도 받았을 텐데.무슨 그런! 난 아직…오늘은 겸손할 필요 없어.겨, 겸손하려고 그러는 게…아무튼 건배하자!찬성! 배고파 죽겠어다들 한창 성장기니까.<은비 말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유리야, 고생 많았어! …건배~!ALL: 건배~!!<쫑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평소에 레슨을 하며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푼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유리 언니, 이 떡볶이 맛있다! 얼른 먹어 봐!<치킨을 입에 가득 넣은 유리에게 유진이가 떡볶이 접시를 들이민다.>
고, 고마워. 하지만 난 매운건 잘 못 먹어서… 예나 언니 소스 좀 따로 빼줄래?[조2] 실제로 조유리는 매운걸 잘 못먹어서 씻어 먹기도 한다.
정말~ 유리는 어쩔 수 없는 어리광쟁이라니까<떡볶이 소스를 따로 덜어내서 떡만 먹는 유리를 보고 멤버들은 모두 해맑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행이다. 다른 애들도, 또 유리도 기분 좋아 보여)
<문득 대회 직전 무대 뒤에서 굳어 있던 유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긴장해서 굳은 얼굴로 주문을 외듯 젤리를 먹었겠지…)
…<그 때 유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멤버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