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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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
2. 최명희의 대하소설
2.1. 개요
2.2. 상세
2.3. 등장인물
2.4. 줄거리



1.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편집]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으로 죽기 얼마 전에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그 크기는 종발만 하며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한다. 20세기까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장례식을 치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집에서 빠져나가는 혼불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사람들은 혼불을 목도할 적이면 먼 길을 떠날 불빛을 애도하며 두 손을 모아 망자의 명복을 빌었다고 한다.

영혼이 사람의 육신에서 빠져나갈 때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 혼불로 보인다고 한다. 대빗자루 모양의 꼬리 달린 불덩이는 남자의 혼불이고, 접시 모양의 둥글고 작은 불덩이는 여자의 혼불이다. 혼불이 집을 빠져나가고 나서야 그 집엔 어김없이 초상이 난다고 했다. [참조: 마포구 시정일보. http://www.siju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6489]


예전 7.80년대에 혼불과 관련된 얘기들이 많다
저녁 무렵이나 새벽녁에 혼불이 주로 발생되는데, 모양에 따라 두 종류가 있다. 경험상, 혼불에 꼬리가 달려서 날아가면 하루나 이틀 이후에 남자가 초상을 치르게 되고 꼬리가 없이 둥그스름한 모양이면 여자가 초상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익히 알아왔다


2. 최명희의 대하소설[편집]



2.1. 개요[편집]


최명희 작가의 대표작이자 미완성 대하소설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여 한민족의 본바탕[1]과 당시의 풍속사를 잘 묘사해낸 작품이다.

1981년 혼불 1부가 동아일보 장편소설 공모전에 당선되었으며 이후 혼불 2부 ~ 5부가 1988년부터 1995년까지 무려 7년 2개월 동안 신동아에 연재되었다. 이는 국내 월간지 사상 최장기 연재 기록이기도 하다.


2.2. 상세[편집]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 남원시 지방의 반가 매안 이씨 문중과 그에 기속한 민촌 거멍굴의 사람들, 나아가 만주로 떠나간 혹은 쫓겨간 사람들의 삶을 묘사함으로서 우리 민족의 '혼불'을 잘 나타내어 주는데, 특히 불가항력적인 시대의 흐름과 대내외적 변화들 속에서 모든 인물이 각각의 신념과 의지로 제 나름대로의 생을 살아가며 혼불을 불태우는 모습을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혼불'은 당시의 세시풍속·관혼상제·음식·노래 등의 풍속과 문화사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생생하게 '복원'시켜 낸 것으로도 문학사적, 나아가 사회 전반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작품이다. 실제로도 작가는 소설 속 모든 어휘들을 하나하나 직접 취재를 하고 사전을 찾아가며 말 그대로 건져 올렸으며 또한 그들을 가장 시기적절하게 사용하고자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여 본 작품을 집필하였다고 한다.[2] 이러한 자신의 집필 과정에 작가 스스로도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았다." 라고 묘사한 바 있는데, 문학계 또한 이를 인정하여 혼불을 한국문학의 수준을 안팎으로 몇 단계나 끌어올린 작품이라 평한다.

사건 중심인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서사기법을 쓰고 있다.

덧붙이자면 작가는 혼불의 집필 도중 난소암으로 투병하였는데, 투병생활 중에도 제 5부[3] 이후 부분을 구상하고 자료를 정리하였다고 한다. 끝까지 집필의지를 불태웠으나, 그녀는 1998년 12월 11일 난소암으로 작고함으로서 한국문학계의 큰 별이 짐과 동시에, '혼불' 소설은 끝내 미완으로 남겨지게 되었다. 그러나 혼불 하나면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참 잘 살다 갑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그녀의 작가정신은, 진정한 '혼불'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杏子板(행자판) 검자주 옻칠 소반에 정갈한 백자 지접 흰 달 같이 놓이고, 다른 반찬 소용없어 간장 한 종지 앙징맞게 동무하여 따라온 것이, 벌써 마른 속에 입맛 돌게 하는데, 간장 한 점 숟가락 끝에 찍어 흰죽 위에 떨구고 한 술 뜨면’

― 「魂불」에 나오는 흰죽 먹는 장면이라네

말 하나하나 고르며 밤을 밝힌 최명희는

시 짓는답시고 죽을 쑤는 시인보다

정말 진짜 시인이었네…

-오탁번, <시인> 中


참고로 혼불의 주 배경지는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에 있는 노봉마을인데, 이곳에는 혼불문학관이 조성되어 있다. 이 노봉마을을 중심으로 주변 서도리 지역은 혼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지역이 많다. 이 소설 하나 때문에 철거위기에 놓인 역이 살아남은 사례도 있다. 구 서도역이 그것. 일제강점기때부터 옛 역사를 그대로 쓰고 있었는데, 2002년 전라선 신선 이설로 역이 옮겨지면서 구 역사가 철거위기에 놓이자, 남원시에서 역사와 주변 시설들까지 사들여서 보존하였다. 이 소설이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사례. 여담으로 최명희 작가의 생가는 전주로, 전주 한옥 마을에는 생가 터로 이어지는 골목길인 '최명희길'이 있다.

전주문화방송에서 이 소설을 세상에 다시 피워 올린다는 뜻에서 2011년 혼불문학상을 제정, 해마다 공모전을 연다.

한편으로 전북대학교는 최명희 작가의 뜻을 받든다는 뜻에서 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원래는 시/소설 부문이 한번에 최명희청년문학상이었으나 이후 2014년 가람 이병기 시인의 이름을 내세워 가람청년시문학상으로 분리되었다)을 수상한다. 고등학생/대학생 부문이 있다.

2.3. 등장인물[편집]


  • 강모
매안 이씨 종손. 누나 강련이 있지만 일찍이 황씨 문중으로 출가했다. 사촌동생 강실과 사랑하는 사이로, 이 때문에 효원과 금슬이 좋지 못하다. 이씨 가문의 종손이지만 본인의 성정은 예술적이고 다소 유약한 면이 있다. 바이올린에 재능이 있으나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버지 기채와 갈등을 겪고, 공금을 유용해 첩 오유끼를 맞는 등 종손으로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다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육촌 형 강태와 만주로 떠난다. 무기력하고 무엇이 되려는 모습도 없으며, 10권짜리 책에서 3권까지만 나오고 그 후 거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페이크 주인공. 만주로 간 이후로는 급진적인 강태의 주장에 도무지 공감하지 못하고,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오유끼에 대해 질려하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 강실
기응과 오류골댁의 딸.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사촌오빠 강모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단념하려 애쓴다. 몸이 병약하여 여러 가지로 고생한다.
  • 강태
기표와 수천댁의 아들. 사회주의 사상을 가졌으며, 강모와 만주로 떠난다. 새터댁과의 사이에서 희재와 영재를 두었다. 사회주의자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는 부친과 정반대라고 할 수 있으나 강퍅하고 냉정한 성품은 어쩐지 부자 간에 판박이(...)
  • 강호
강모의 친척으로 사리반댁의 남편. 매안 이씨 문중의 문장(문중에서 항렬과 나이가 가장 높은 사람) 이헌의의 손자. 현재 와세다 대학에 재학 중이다. 사회주의 사상에 공감하지만 강태와 달리 온건한 편이고, 온화하고 친화적인 성품으로 가족과 마을 농민, 천민들에게까지 두루 인망이 두텁다. 애처가이기까지 해서 글재주가 뛰어나고 학문에 대한 관심이 큰 아내 사리반댁을 위해 와세다 대학의 강의록을 꾸준히 보내준다.
  • 기채
강모의 아버지. 율촌댁의 남편이다. 이병의의 장남으로 태어나 갓난아기 때 청상과부인 큰어머니 청암부인에게 양자로 입적되어 이씨 문중의 종손으로 자랐다. 이재에 밝고 책임감이 강한 성품으로 양모 청암부인과 함께 이씨 문중을 이끌었지만, 외아들 강모가 속을 많이 썩인다.
  • 기표
강태의 아버지. 냉정하고 대찬 성격에 현실적이고 수완이 뛰어나다. 작중에선 기표가 없었다면 매안 이씨 가문은 이미 크게 피해를 입었을 거라는 언급이 있다. 종가에 재산이 집중되어 있는 사회구조 상 개인적으로 상속받은 재산은 변변찮았지만 일찍이 사회 변화에 눈을 떠 문중의 재산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그 와중에 형 기채의 옆에서 눈치껏 조금씩 재산도 빼돌리고(...) 유력 인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나름 지역 유지로까지 거듭난다. 종 우례[4]를 겁탈하고 아들 봉출을 낳았지만 그 아들을 모르는 척 외면한다.
  • 청암부인
매안 이씨 가문의 종부.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과 사별하고 시동생 이병의와 이울댁 부부의 맏아들인 이기채를 양자로 맞아 집안을 잇는다. 그녀가 죽자 매안 이씨 종가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 허효원
강모의 아내. 대실의 만석꾼 집안 출신으로 혼인 첫날밤 자신을 찾지 않은 데다가 친정에 두고 데리러 오지 않는 남편에게 마음의 벽을 세우고 시어머니 율촌댁과 갈등을 겪는다. 강모와의 사이에서 아들 철재를 둔다.[5] 남편과 강실 사이의 일을 알고 있다.
  • 춘복
거멍굴 출신. 변동천하를 꿈꾼다. 옹구네와 내연관계.
  • 백단
거멍굴 출신. 당골네(무당). 남편 만동이와 함께 아버지의 뼈를 청암부인의 묘 옆에 묻었다가 들통나 얻어맞는다.



2.4. 줄거리[편집]


  • <9권>
강호가 이두석 선생을 만나러 호성암에 가서 스님 도환을 만난다. 도환은 곧 다가올 석가탄신일의 연등 행사 준비로 종이에 물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강호와 도환은 범련사로 거처를 옮긴 이두석 선생을 만나러 같이 길을 떠난다. 범련사에는 이두석의 형, 운곡재 서당의 훈장이었던 이두현 선생도 함께 있다. 이 두 형제는 독립운동가로 범련사에 몸을 피하고 있다. 범련사로 가는 길에 강호의 선대가 쓴 글씨가 새겨진, 머물고 떠나는 바위라는 뜻의 ‘체리암’을 지나고 범련사 사천왕문 앞에 도착한 도환은 강호에게 사천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범련사의 사천왕은 조국 광복의 염원을 담아 근래에 중건한 것이다. 도환은 동방지국천왕, 남방증장천왕, 서방광목천왕, 북방다문천왕의 순서로 다스리는 곳과 외양 등 사천왕에 대해 모든 지식을 망라한다. 도환은 흙바닥에 그림을 그려가며 강호에게 불교의 하늘과 십계 등 불교 교리와 ‘제석-사천왕-인간’의 관계가 단군설화의 ‘환인-환웅-단군’과 ‘조부-부-본인’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북방다문천왕의 오른쪽 발에 짓밟히고 있는 ‘가릉빈가’는 죄의 아름다움을 상징하고, 강호는 북방다문천왕의 왼쪽 다리를 어깨에 메고 있는 음녀를 보며 뜻밖에도 강실이를 떠올린다. 강실이는 석가탄신일이 지나고 열흘 후 복을 벗고, 호성암 종소리를 들으며 오류골댁과 강실이는 서로를 떠올리며 그리워한다. 강실이는 옹구네에 기차표를 구해 달라고 하고 이를 들은 춘복이는 강실이를 찾아가고 옹구네는 화가 나서 춘복이를 밀어 넘어뜨리고 멱살을 잡는다. 오류골댁은 부엌에서 강실이를 생각하며 불을 지피다가 치마에 불길이 붙어 불이 번진다. 마침 효원이 나타나 불길 속에서 오류골댁을 구해 내고 사람들이 불을 끈다. 오류골댁은 자신의 흉몽을 효원에게 말하고, 효원은 기응이 강실이를 직접 찾아가 보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강실이 같은 진예가 나타난다. 기표와 기채는 새로 부임한 총독과 정무총감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기표는 이런 시국에 강모와 강태가 만주에 있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만주로 찾아가 보겠다고 말한다. 옹구네는 강태가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부적을 갖고 와 우례에게 기표네 베갯속에 넣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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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는 소설의 제목이며 1번 항목에 서술되어 있는 혼불과도 관련이 있다.[2] 실제로 문맥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용사 하나를 쓰고자 국어사전을 샅샅이 뒤져 ‘풍연(豊衍)하다’를 찾아냈고, 작중 인물의 성품에 어울리는 택호(宅號)를 정하고자 땅 이름 사전을 몇 번이나 뒤진 끝에 ‘아느실’을 찾아내었다고 한다. 심지어 금방 눈발을 쏟아부을 것 같은 흐린 날씨의 적막함을 그리기 위해 사흘동안 방문을 열어 놓고 허공을 응시한 적도 있다고. 최명희는 혼불 속에서만 6000여 가지의 어휘를 이용하였다고 한다.[3] 혼불은 제 5부, 10권까지 출간되었다.[4] 종 정쇠와의 사이에서 꽃니라는 딸을 두었다.[5] 이도 정상적인 관계로 생긴 자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