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어

덤프버전 :

분류

행어(Hanger)
17~18세기에 사용된 육군보병의 짧은 도검.

1. 행어의 기원
2. 행어의 특징
3. 행어의 용도
4. 행어의 최후
5. 관련 항목



1. 행어의 기원[편집]


행어라는 단어는 "매달려 있다"는 의미의 행잉(Hanging)이 명사화된 단어에서 유래된다.[1] 17세기에 들어 육군보병들이 다용도로 사용하기 좋은 짧은 칼을 가방이나 허리춤에 매달아 쓰기 시작했는데 그 대롱대롱 매달린 형상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행어라는 단어는 현대에 들어서는 보통 육군용으로 쓰인 물건을 지칭하지만, 정작 18세기까지는 커틀러스와 혼용되어서 쓰였고, 숫제 커틀러스도 행어라고 부르는 경향이 상당히 대중적이었다. naval hanger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고 아예 그냥 hanger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당시에는 비교적 짧은 체급의 백소드를 싸잡아서 죄다 행어라고 불러버린 듯하다. 커틀러스라는 단어는 오히려 18세기 지나면서 해군용을 특별히 지칭하는 경향이 생긴다. 그러므로 고전 교범들이나 문학작품을 볼 때는 이 점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



2. 행어의 특징[편집]


커틀러스를 행어로 부르기도 했던 만큼 많은 면에서 특징을 공유하지만, 굳이 구분을 한다면 커틀러스가 주로 하프 바스켓힐트(Half baskethilt)와 같은 바구니형 가드를 장착하고, 60cm를 넘기는 날길이를 주로 가졌던 데 비해 더 심플한 너클 가드(Knukle guard)나 스몰소드와 비슷한 쉘가드를 가진 것들이 많다.[2] 그리고 칼날의 길이도 더 짧아서, 와키자시와 비슷하게 53cm정도의 짧은 날길이를 가진 것들도 많다. 기본적으로 넓고 절단력을 중시한 칼날을 가진 점은 같지만, 폭이 좁고 컨트롤에 더 신경을 쓴 물건들도 많은 점이 행어의 특징이다.

파일:external/www.kultofathena.com/501405_l.jpg

황동 주조의 통짜 손잡이를 가진 것도 있고 철제 가드에 목제 손잡이를 가죽으로 감싼 것도 있으며, 칼날과 일체화된 전금속제 투박한 손잡이에 천을 감아 쓰는 종류도 존재한다. 17세기까지는 제식화된 정규 도검이 아니었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길이가 취향따라 제각각이었지만, 18세기부터는 중앙집권화된 정규 보병대의 제식장비가 되었기 때문에 나라나 연대에 따라 디자인이 통일되는 경향을 보인다. 프랑스의 브리큇 같은 물건은 숫제 한가지 디자인으로 양산해서 해군 커틀러스로도, 육군 행어로도 사용했다.


3. 행어의 용도[편집]


커틀러스와 마찬가지로 전투, 작업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실전에서는 근접전이 시작되면 행어를 뽑아 대응했는데, 18세기 당시 영국군의 브라운 베스 수석총은 롱 랜드패턴이 159cm, 숏 랜드패턴이 149cm에 달했고, 착검하면 190cm를 넘어갈 정도였으므로 숲이나 시가전, 총검 간격 안쪽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는 적합하지 않았다. 바로 이 시점에서 행어와 같은 짧은 도검이 활약할 여지가 있었다. 사실 그때 당시에도 보병에게 행어가 다 주어진 것은 아니었고, 근접해서 수류탄을 던지는 척탄병들에게 주어졌다. 척탄병은 근접해야 하고, 투척시에는 총을 등에 매고 수류탄 점화를 하기 때문에 호신용으로 주어진 것. 보통 보병들에게는 굳이 제식 행어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17세기에는 각자 제각각 행어를 구입해서 썼는데 실전보다는 평상시 작업에 더 큰 효용을 발휘했다. 가지를 치거나 진지구축에 유용하게 사용했고, 행어의 날길이가 짧은 것들이 많은 것은 실전보다는 작업에 더 유용했기 때문이었다. 커틀러스와 용도나 쓰임새는 거의 완전히 동일하며, 오늘날의 마체테손도끼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라 보면 된다.


4. 행어의 최후[편집]


19세기 초까지 행어가 지급되었지만 실전의 유용함을 떠나 정예 보병대를 나타내는 장비에 더 가까웠다. 현실적으로 보병들이 교전이 벌어지면 사격을 하고, 근접전이 필요하면 총검돌격을 하면 되지 굳이 잘 쓰지 않을 검술을 구사하려고 굳이 꼭 착용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3] 당연히 19세기 중반쯤 되면 거의 폐지된다. 그러나 행어가 담당하던 역할 자체는 여전히 존재했으므로 행어가 담당하던 작업의 영역은 각자 사서 쓰는 대형 나이프가 대체했고, 남북전쟁 당시의 남군은 D-guard Bowie라는 가드가 붙은 대형 나이프를 전투와 작업 양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파일:external/kultofathena.com/400928_4_l.jpg
(남군의 D가드 보위.)

2차대전과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마체테나 구르카 용병이 사용하는 쿠크리도 용도와 역할면에서 과거의 행어의 역할을 계승하고 있다. 각 군대에서 작업용으로 보유한 벌목도도 넓은 의미에서는 행어의 계승자이다.


5. 관련 항목[편집]


  • 고대~근세기 무기
  • 세이버[4]
  • 커틀러스[5]


파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__CC.pn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2-26 06:36:21에 나무위키 행어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1] 행거가 아니다. singer를 싱어라고 읽는 것을 생각하자.[2] 물론 육군용 행어 중에서도 바스켓힐트를 장착한 것도 있다. 도검류의 디자인은 항상 어느 정도의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3] 도검을 이용한 근접전은 갑옷과 방패 같은 튼튼한 방어구가 필수인데, 이미 화기가 발달한 시대에 갑옷은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검술의 쇠퇴는 당연한 이치이다.[4] 행어의 기병용 버전[5] 행어의 해군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