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어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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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1. 표어 문자는 소리를 가지는가?
3. 표음문자와의 비교
4. 여담
5. 표어 문자 목록
6.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 Logograph | Logogram

표어문자란 특정 언어단어 또는 형태소와 대응하는 문자를 가리킨다. 한 문자 체계가 표어 문자로 이루어져 있으면, 표어 문자 체계(logography or logographic system)라 부른다.


2. 상형문자/표의문자와의 비교[편집]


상형 문자/표의 문자와 표어 문자를 나누는 중요한 차이점은 언어의 단어나 형태소와 결합을 했는가이다. 즉, 표어 문자는 그것에 대응되는 단어나 형태소가 존재해서 해당 글자와 결합된 형태소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며, 상형 문자나 표의 문자는 대응되는 단어나 형태소가 없이 직접 의미 대상을 가리키므로 풀어서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서 下라는 글자를 보고 한국어 "하" 라는 형태소와 결합할 수 있으면 이건 표어 문자인 것이지만, 이 문자를 보고 전혀 읽을 수가 없고, "아래 쪽", "지구 표면에서 중력이 향하는 방향"과 갈은 식으로 개념을 떠올리고 풀어서 설명해야만 한다면, 표의 문자이다.

좀 더 예시를 들면, 상형 문자나 표의 문자에 해당하는 안내 표지판, 교통 표지판 등을 들 수 있다. 이것들을 보고 즉각적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이 기호들과 대응되는 일정한 단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단어를 조합해서 유턴 금지, 개 출입 금지 등으로 그 의미를 풀어서 설명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반면에 표어문자는 하나의 기호가 독립된 뜻뿐만 아니라 독립된 형태소나 단어를 보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자 "中"은 "가운데"라는 의미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표준중국어의 zhōng(/ʈʂʊŋ˥/), 한국어의 '중'(/tɕuŋ/), 일본어의 ちゅう(/tɕuː/) 또는 なか(/naka/)라는 대응되는 형태소를 가지고 있다. 모든 한자 문자는 이와 같이 각각의 뜻과 형태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1] 한자는 표어문자 체계라는 것이다.

참고로 이 예에서 한 한자에 대응하는 한자음이 지역마다 다른 것은 한자가 표어문자이냐 아니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소리는 달라도 각 언어에서 형태소와 문자가 대응된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2] 반면, A라는 나라에서 한자를 가져다가 상형문자나 표의 문자처럼 쓰고 있다면, 그 경우에 한정해서 한자는 상형 문자나 표의 문자인 셈이다.


2.1. 표어 문자는 소리를 가지는가?[편집]


일단 표어 문자는 정의상 문자가 단어나 형태소와 결합하는 것이지, 소리와 결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음성 언어의 경우 모든 단어나 형태소가 소리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기록하는 표어 문자는 당연히 소리 값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볼 것은 모든 언어가 음성 언어인 것이 아니며, 시각 언어인 수어의 경우, 수형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 음가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어를 표어 문자로 기록하는 가상의 상황을 상정하지 않더라도, 동아시아 수어에서는 다수의 한자 차용어가 있기 때문에, 수어 단어와 한자 문자가 대응되고 그것을 기록할 수가 있는 많은 예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山은 중국어 "shan", 한국어 "산", 한국 수어의 "오른 주먹의 2지(중지)를 펴서 등이 밖으로 향하게 세우는" 수형에 대응된다.


3. 표음문자와의 비교[편집]


글자가 형태소나 단어를 가리키기 때문에 각 글자 하나하나가 변별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글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글자가 사용된 언어의 음성/음운적 배경지식이 필수적이지 않다. 따라서 읽지 못해도 문자를 사용하거나 의미를 캐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반면, 표음 문자의 경우, 각 문자가 음소에 대응되기 때문에 음성/음운적 지식 없이 이 문자를 배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문자 자체가 소리를 표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표음 문자로 표기된 언어라 해도 형태소나 단어 이상이 되면 의미를 가지게 되므로, 음성/음운적 지식 없이도 해당 언어를 배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단적인 예가 농인의 경우로, 한국 수어를 모국어로 쓰는 농인은 한국어에 대한 음성/음운적 지식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표음문자인 한글로 표기된 단어를 수어 단어와 대응시켜 외우고 한국어의 문법체계에서 각 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굴절되는지 등을 배워서 한글로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다.

표어 문자는 표음 문자에 비해 글자수가 많다.[3] 그것도 압도적으로. 예를 들어 이집트 상형문자유니코드에 등록된 것만 1072개[4], 쐐기 문자는 1156개[5], 한자의 경우는... 문서 참고. 아주 헬이 따로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언어 하나가 가지고 있는 음소는 아무리 많아도 100개 내외지만[6], 형태소의 개수는 아무리 적어도 몇 천 단위는 기본이다. 이 형태소 하나하나마다 글자를 대응시키니 자동적으로 글자 수가 1000개는 기본으로 넘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표어 문자는 글자를 익히는 게 표음 문자에 비해서 매우 어렵다.

표어 문자는 거의 항상 표음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표어 문자 중에서 음을 가리키는 글자가 하나도 없는 순수한 표어 문자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표어 문자는 음성과 결합되는 것이 아니라 단어 또는 형태소와 결합해야 하는데, 한 언어의 단어나 형태소의 수는 많을 경우 몇십만개에 이른다.[7] 완전히 순수한 표어 문자라면, 이 모든 단어나 형태소와에 대응되는 갯수 만큼의 문자가 존재해야 하며, 새로운 단어 또한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어나 형태소에 대응될 문자를 전부 가지고 있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표어 문자 시스템에서는 표어 문자 중 특정 문자를 소리에 대응시켜 표음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거의 항상 발견된다.

표음적인 요소를 덧붙이는 과정은 주로 음절 단위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특성을 보이는 표어 문자는 표어-음절 문자(logosyllabic)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마야 문자에서 b'alam(재규어)라는 단어를 표기할 때는 b'alam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 하나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b'a, la, ma라는 음절을 나타내는 글자를 조합해서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 한편 한자의 경우 일정 시기까지는 상형·지사·회의의 방법으로 글자를 만들다가 그 이후로는 죄다 형성으로 갈아타서 현재는 한자의 90% 이상이 형성자인데, 형성자는 뜻을 암시하는 형부(形符)와 소리를 나타내는 성부(聲符)로 구성된다. 즉 성부라는 표음적인 요소를 글자 내에 곁들인 것이다. 예를 들어 梅(매화나무 매)는 형부인 木(나무 목)과 성부인 每(매양 )를 결합하여 만든 글자이다.

한편 이집트 상형문자는 표음적인 요소가 있는 글자가 '음절'이 아닌 '자음'만을 가리켰기 때문에[8], 이 문자는 별도로 표어-자음 문자(logoconsonantal)이라고 부른다.


4. 여담[편집]


  • 흔히 문자와 의미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읽지 못해도 의미 소통이 원활하고 범용성이 좋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 않다. 이러한 시각에서 나온 생각이 표의 문자/표어 문자이기 때문에 숫자, 수식, 화학식 등을 사용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라비아 숫자, 수식, 화학식 등을 사용하는 이유는 현재 사용되는 기호가 다른 표음 문자 단어나 표어 문자를 사용하는 것보다 간단하고 효율적이거나 역사성, 사회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표의/표어 문자라서가 아니다. 지금 사용하는 아라비아 숫자와 수식, 화학식을 모조리 한자로 대체한다고 생각해보자. 같은 표어 문자임에도 의미 소통의 원활성이나 표기의 효율성은 포기해야 한다. 즉, 표어 문자라는 점이 반드시 의미 전달의 우월성을 담보하지 않는다. 그리고 언어가 달라서 통하지 않아도 숫자 3만 보면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도 있는데 이것은...[9]
  • 표어 문자가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글자를 공유하는 언어 간에는 소통이 좀 더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오해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 방언 간에 혹은 중국과 한국 등의 관계에서 문자적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것은 한문이라는 문어 체계가 따로 존재해서 이를 문어로 받아들인 중국과 중화문화권 나라들의 언어소통이 가능했던 것이지, 표어 문자의 속성 때문은 아니다. 표어 문자를 보고 아주 개략적인 뜻을 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동일한 표어 문자를 사용한다는 것만으로 다른 언어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거짓짝 등의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자를 아는 현대 중국어 화자가 한문을 따로 배우지 않고 한문을 독해하는 것이 어려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 표어 문자는 상형/표의 문자와 표음 문자 사이의 과도기적인 문자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표어 문자가 상형 문자에서 발달했으며, 또 많은 표어 문자가 점점 표음 문자로 형태를 바꾸어 가기도 했다.


5. 표어 문자 목록[편집]


고대에는 많은 문자들이 표어 문자였으나, 알파벳이나 아부기다와 같은 표음문자의 등장으로 인해 거의 다 사라졌다.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한자를 제외하면 현재 알려져 있는 표어문자는 전부 고대에 사용되었거나 현대의 일부 소수민족만이 사용하고 있다.[10] ☆표가 붙은 문자만 현재 사용되는 문자다.

  • 한자 - 중국어, 일본어[11], 한국어[12] 등. 사용 인구는 약 20억 명 정도로 추산된다.
  • 수 문자 - 수(水)어(수족의 언어).

  • 쐐기 문자 - 수메르어, 아카드어 등. 나중에는 글자가 이두-처럼 뜻을 대표하기도 했다가 소리를 대표하기도 했다가 한다.
  • 이집트 상형문자 - 고대 이집트어. 쐐기문자와 마찬가지로, 후기엔 표어문자이면서도 가끔 표음문자로 쓰이는 복잡한 체계가 되었다고 한다.
  • 쯔놈 - 베트남어[13].
  • 서하 문자 - 서하어
  • 거란 문자 - 거란어
  • 여진 문자 - 여진어
  • 고전 이 문자 - 이(彝)어(이족의 언어). 근대에 들어 이 문자는 중국 정부에 의해 음절 문자로 바뀐다.
  • 마야 문자 - 마야어[14]


6.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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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만 형태소가 의미를 가진 최소단위이기 때문에 뜻과 형태소를 가진다는 표현은 중언부언일 수 있다.[2] 한 언어 내에서도 여러 형태소와 결합하기도 한다. 樂은 중국어로 le, yue, yao 등의 형태소와 결합한다.[3] 음절문자는 제외. 음절 문자의 개수는 이론적으로 음절의 가짓수만큼 많을 수 있다. 특히 음절문자를 사용하는 언어가 폐음절이 주인 구조라면 그쪽도 더할 나위 없는 헬이다. 당장 유니코드 영역의 한글 완성형만 개가 넘는다! 다만 한글은 모아쓰기를 하기 때문에 각각의 자모 개수는 표어 문자의 글자수보다 적다.[4] 실제로는 5000개 넘는 글자가 사용되었다.[5] 역시 실제로는 훨씬 더 많다.[6] 아프리카 쪽 언어 중에는 자음 수가 100개가 넘는 언어도 있다.[7] 한국어 단어와 형태소의 사용 빈도 (강범모, 2009)에 따르면 1500만 어절 코퍼스를 분석했을 때, 30만개의 한국어 형태소가 분석됐다.[8] 이집트어는 아프리카아시아어족에 속하는데, 이쪽에 속하는 언어는 문자 체계에서 모음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으로 아랍어.[9] 우리가 숫자 3을 보고 그것이 "세 개"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강제로 아라비아 숫자를 배웠기 때문이다. 아라비아 숫자 문자 체계를 모르면 표의 문자고 나발이고 3이라는 문자는 아무 의미없는 기호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나라에서 수를 가르칠 때, '일', '이', '삼' 등 한글 표기를 강제적으로 가르친다면 언어와 무관하게 누구든 '삼'이라는 글자만 보고 '세 개' 라는 개념을 떠올리고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10] 나시어에서 사용되는 동바(东巴) 문자가 거론되기도 하는데, 동파 문자는 표의 문자이며, 나시어를 제대로 표기하려면 음절 문자인 거바(哥巴) 문자가 곁들여져야 한다.[11] 음절 문자가나와 혼용.[12] 주로 음소 문자한글로 표기하며, 한자는 보조적인 용도로 사용. 허나 1980년대까지는 일본어에서의 용례만큼 많이 쓰였다. 1990년대부터 바뀌기 시작했다.[13] 현재는 음소 문자라틴 문자(쯔꾸옥응으)로 표기[14] 현재는 라틴 문자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