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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Πελίας / Pelias



1. 개요[편집]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테살리아의 지역 중 하나인 이올코스의 왕.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튀로라는 여성 사이에서 태어났고 넬레우스라는 쌍둥이 형제를 뒀다. 그리스 신화 최고의 현모양처 알케스티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2. 생애[편집]


펠리아스의 어머니 튀로[1]살모네우스와 알키디케의 딸로 강의 신 에니페우스를 사랑했는데, 어느 날 포세이돈이 에니페우스의 모습으로 튀로와 동침했다.[2] 튀로는 그 후 쌍둥이 아들을 낳았고 곧 내다 버렸다. 이 아이들은 말먹이꾼의 손에서 자랐는데 아이들 중 한 아이의 얼굴에 말발굽이 새겨져 그 아이를 펠리아스라고 부르고 다른 아이는 넬레우스라 불렀다.

두 아이는 자라서 자신들의 친모 튀로를 박대하는 튀로의 계모 시데로를 죽였다.[3] 이때 시데로는 헤라 여신에게 도망쳤는데 펠리아스는 헤라 여신의 제단에서 시데로를 죽였고 줄곧 헤라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 덕분에 헤라는 이 건으로 펠리아스에게 분노했다.[4][5]

장성한 쌍둥이, 넬레우스와 펠리아스는 고향 테살리아의 주도권을 놓고 서로 다투게 되는데 넬레우스는 펠리아스에게 쫓겨났고, 멧세네로 가서 아파레우스한테 해안가 땅을 바닷가 땅이라는 기반을 나눠 받아, 필로스 왕이었던 필라스를 이기고 그 나라를 정복했다. 한편 형제를 쫓아내는 데 성공한 펠리아스는 테살리아 주변에 거주하면서 비아스의 딸 아낙시비아와 결혼했다.[6]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인 아카스토스와 딸로는 페이시디케, 펠로페이아[7], 힙포토에, 알케스티스[8]가 태어났다.

펠리아스는 이올코스의 왕권을 차지하고 페레스[9]와 넬레우스를 축출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다른 형제이자 왕위 계승권으로 보면 오히려 적통이어서 자신보다 후계 서열이 우위에 있었던[10] 아이손을 왕실에서 쫓아내 버리고 동굴에 가두었다.[11] 아이손은 동굴에서 알키메데[12]와 결혼하여 훗날 아르고호 원정을 하는 이아손을 비롯한 여러 아이를 낳았고 이중 이아손은 켄타우로스 현자로 유명한 영웅들의 스승 케이론에게 보내어 양육시켰다.

이때 펠리아스는 한쪽에만 샌들을 신은 자가 왕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

수년이 흐른 뒤 펠리아스가 포세이돈을 위한 제전을 여는데 이때 이아손은 급하게 오느라고 강물에 샌들 한짝을 잃어버리고 이올코스에 당도한다.[13] 이를 본 펠리아스는 이아손이 자신의 왕위를 찬탈할 것이 두려워 이아손에게 자신의 왕위를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데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찾아오라고 요구하라고 대답한다. 이에 펠리아스는 이아손에게 황금 양털를 찾아오라고 명령한다.[14]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얻기 위한 아르고호 원정대라는 그리스 신화 영웅 드림팀을 만들어 그들과 함께 떠난 뒤, 펠리아스는 이들의 원정이 실패했다고 거짓말로 이아손의 아버지인 아이손을 죽이는 등 남은 이아손의 가족들을 핍박하는 인성질을 선보인다.[15] 이아손이 메데이아와 함께 원정에 성공해서 돌아왔고 그 증거로 콜키스의 황금 양털까지 챙겨서 돌아왔지만, 펠리아스는 그걸 보고도 무슨 배짱인지는 모르겠으나 고집스레 왕위를 내놓기를 매번 거절한다.[16]

펠리아스가 좀처럼 물러나지 않자, 이아손의 아내이자 펠리아스에게 있어서 조카며느리였던 메데이아는 한 가지 계략을 짜낸다. 먼저 메데이아는 펠리아스의 딸들을 속여 펠리아스를 해치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메데이아는 늙은 양을 토막 내어 삶아서 다시 솥 안에서 새끼 양이 나오는 마법을 보여주고 펠리아스의 딸들에게 아버지를 다시 젊게 만들겠노라고 속였다.[17] 딸들은 그걸 믿고 나이 든 아버지 펠리아스를 그대로 토막 쳐 살인하는 패륜을 저질러 버린다. 그러나 메데이아는 펠레아스를 삶을 땐 마법을 걸지 않았고, 펠리아스의 시신은 그대로 삶은 고깃국이 되어버렸다.[18]


3. 사후[편집]


펠리아스가 메데이아의 계략에 의해 사망함으로써 이아손은 아내의 도움으로 가족의 원수를 갚는 데 성공했다. 허나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민심을 이아손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내어 펠리아스를 폐위시키는 식으로 왕위를 쟁취한 것이 아니라 팽형으로 삶아죽이는 필요 이상으로 잔혹한 방법으로 복수한 탓에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가져온 업적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펠리아스가 약속한 왕위를 얻기는커녕 오히려 이올코스의 백성과 원로원 정치인들에게서 반발만 샀다. 펠리아스의 아들인 아카스토스가 이를 명분 삼아 두 사람에게 반격을 가해 이아손과 메데이아를 추방하고 이올코스의 왕위를 물려받았다. 이아손과 메데이아도 나빠진 민심을 감당하긴 힘들어서 코린토스로 튀어버린다.

코린토스로 튄 조카 이아손의 경우 온갖 악행을 도맡으면서 자신을 뒷바라지하던 메데이아를 버리고 바람났다가[19] 철저히 몰락하게 되고, 펠리아스를 죽게 만든 메데이아도 이아손의 사랑을 잃고 자기와 이아손 사이의 자식들을 죽이는 비속 살해를 저지른 후 다른 곳으로 튄다. 그런데 정작 조카 이아손은 그처럼 비참하게 죽었는데 조카며느리 메데이아는 나중에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딸 마카리아의 선처에 의해 낙원인 엘리시온에 가는 등 잘 먹고 잘 산다.

한편 펠리아스의 왕위를 정식으로 물려받은 아들 아카스토스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 참여했다가 프티아의 에우뤼티온을 죽이고 프티아에서 쫓겨난 펠레우스를 받아들여 정화해 준다.

그런데 아카스토스의 아내 아스튀다메이아[20]가 펠레우스에게 반하여 그를 유혹했지만 거절당하자, 복수를 하기 위해 펠레우스의 아내인 안티고네[21]에게 전령을 보내어 자신과 아카스토스의 딸 스테로페와 펠레우스가 결혼했다는 거짓을 전한다. 이 소식을 들은 안티고네는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한다. 또한 아카스토스에게 펠레우스가 자신을 강간하려 했다고 모함한다.

아내의 모함에 그대로 속은 아카스토스는 자신이 정화해 준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아서 펠레우스를 사냥터로 데려가 죽일 음모를 세운다. 그는 펠레우스의 칼을 몰래 숨겨두고 그가 잠든 사이에 혼자 내버려 두고 와서 펠레우스가 켄타우로스에게 죽게 내버려 두지만 켄타우로스 현자이자 리더인 케이론이 펠레우스를 바로 알아보고 "앞으로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결혼하여 큰 인물의 아버지가 될 자이니 이번만은 살려달라."고 다른 켄타우로스들을 진정시키고 목숨을 살려준다.[22] 이 때문에 나중에 펠레우스는 이아손과 함께 이올코스에 쳐들어와서 아카스토스와 아스튀다메이아 부부를 죽여 복수를 이룬 뒤 도시를 약탈한다. 이올코스의 왕위는 이아손 혹은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아들 중 생존자인 테살로스가 물려받았다. 결국 젊은 시절 형과 형수, 조카를 괴롭히고 왕위 찬탈한 대가를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치르게 되었으며, 형을 잔인하게 몰아내고 도둑질하다시피 차지한 왕위는 정당한 왕위 계승자에게 되돌아간 셈. 한쪽 샌들을 신은 자가 왕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아폴론의 예언도 이렇게 또 다시 이루어졌다.

4. 매체에서의 모습[편집]




4.1.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편집]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에서 등장한다. 행적은 원전과 동일하지만 여기서는 아이손의 동생으로 나온다. 원전에서는 아이손을 동굴에 가두지만 본작에서는 아이손과 형수 알키메데, 조카 이아손을 쫒아낸 수준에서 그쳤다.[23] 최후도 각색이 되었는데 딸들이 아버지도 젊어질 수 있다며 솥에 들어가라고 권하자 이를 믿지 않았고 결국 딸들이 후라이팬(?)으로 머리를 쳐 기절시키고(...) 원전처럼 토막 내진 않고 그대로 솥에 넣는다. 이후 딸들이 솥을 열자 기겁하는데 직접 장면으론 나오진 않았지만 눈을 허옇게 뜬 채로 죽었다는 식으로 각색되었다. 그러나 신판에서는 시체를 그대로 보여준다.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7권에서는 딸 알케스티스 에피소드에서 잠깐 출연했다. 페라이 왕 아드메토스[24]에게 알케스티스와 결혼하고 싶으면 사자와 멧돼지가 이끄는 전차를 몰고 오라고 요구했다. 덤으로 멜람푸스 에피소드에서 먼저 나온 넬레우스와 쌍둥이 형제로 소개됐다. 원전에서는 얼굴에 말발굽 흉터가 있다고 묘사되지만 여기서는 얼굴에 흉터가 없는 평범한 중년으로 묘사됐다.


4.2.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편집]


파일:펠리아스-아울북.png
18권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한다. 외모는 배트맨의 빌런 투페이스처럼 왼쪽 얼굴에 흉터가 있는 험악한 인상으로 묘사되었다. 성격은 '복수심이 강하고 잔인함', '교활하고 탐욕스러움', 능력은 '남을 잘 속이고 술수를 잘 부림', 특기는 '거짓말, 약속 미루기', 한마디는 "이올코스의 왕은 나야, 나!"로 소개됐다. 캐릭터 소개에 붙은 해시태그는 #포세이돈의 신탁 #지키지 않을 약속 #쫒아내기 대왕 #나중에 말이야! #앗, 이건 나의 술수 #거짓말 천국. 어머니 티로를 학대한 시데로를 헤라 신전에서 죽인 일로 헤라의 저주를 받고, 이부 동생 아이손을 내쫒고 이올코스 왕좌를 차지한다. 이아손을 처리하기 위해 황금 양털을 가져오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아손이 이를 달성했는데도 왕위를 내주지 않는다. 원전대로 메데이아에게 낚여서 자신을 회춘시키려 한 딸들에게 죽지만, 수위 문제로 시체는 나오지 않는다. 아들 아카스토스도 아르고호 원정대에 참여하나 며느리 아스티다메이아가 펠레우스를 무고한 사건으로 인해 펠레우스에게 죽는다.

5. 기타[편집]


엄연히 반신으로, 포세이돈의 아들이긴 하지만 딱히 반신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거나 포세이돈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일화도 없다. 정치 싸움에서 자신이 추방한 쌍둥이 넬레우스는 헤라클레스한테 필로스 침공을 당한 당시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아레스가 가담한 것과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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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병희 역 오디세이아 11권 258행에서는 '여인들의 여왕'이라고 묘사됐다.[2] 천병희 역 오디세이아 11권 235행에서 이 사건이 언급된다.[3] 이와 비슷한 사례로 제우스와 안티오페의 쌍둥이 아들들인 암피온과 제토스가 자신들의 친모를 학대한 디르케를 죽인 에피소드가 있다.[4] 펠리아스의 행각이 헤라에게 있어서 모욕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예시로 아테나가 자기 신전에서 놀아나는 (혹은 메두사를 강간하는 꼴을 보인) 포세이돈메두사의 건 때문에 화나서 메두사에게 저주를 걸어버린 사례가 있다. 그런데 포세이돈이 저주를 피해 간 건 포세이돈은 같은 올림포스 12신에 삼촌뻘이어서 아테나가 함부로 저주 같은 걸 걸 수 없는 대상이긴 했다.[5]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18권에서는 시데로가 감히 헤라 님의 신전에서 날 죽이려는 거냐고 묻자 "내 어머니가 당신의 핍박이 두려워 갓 낳은 나를 버릴 때 헤라 님은 어디에 계셨지?"라고 묻고, 얼굴에 난 흉터를 가리키며 "거리에 버려져 말발굽에 치인 난 결국 이 꼴이 됐지. 헤라 님이든 누구든 내 복수를 막을 권리는 없어!"라고 일갈하면서 시데로를 죽였다. 이에 분노한 헤라는 펠리아스에게 너는 그 대가로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될 거라고 저주를 퍼붓는다.[6] 다른 전승에서는 보이오티아 지방 오르코메노스 왕인 암피온의 딸 퓔로마케와 결혼했다고 한다.[7] 티에스테스의 딸이자 아트레우스의 조카 겸 후처인 펠로페이아와 동명이인.[8] 사촌오빠 이아손의 아내 메데이아에 의해 참혹한 죽임을 당했던 자신의 친정아버지와 달리 죽다 살아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9] 튀로와 크레테우스의 아들. 멜람푸스의 아버지 아미타온, 이아손의 아버지 아이손과 형제지간이다. 알케스티스의 남편 아드메토스의 아버지이다.[10] 다른 전승에선 아이손이 원래 후계자로서 이올코스를 물려받기로 되었었는데 펠리아스가 쫓아내는 바람에 원래 얻었어야 했을 왕위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튼 아이손은 어떤 전승에서든 후계자로서 서열상 우위였으나 펠리아스와의 권력 경쟁에서 져서 동굴로 쫓겨나게 된다.[11] 아이손은 펠리아스의 어머니 튀로가 이올코스의 창건자 크레테우스와 결혼해서 낳은 아들이었다. 그런데 앞서 나온 것처럼 이부형제 펠리아스에게 권력 견제의 일환으로 동굴행.[12] 혹은 폴리메데. 아르고나우티카에 의하면 알키메데는 필라코스의 딸이자 이피클로스(프로테실라오스의 아버지)의 남매라고 한다.[13]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에 의하면 이때 헤라가 노인으로 변장하여 이아손이 샌들을 잃어버리도록 도왔다고 한다. 헤라는 펠리아스에게 원한이 있는 한편, 이아손이 강물을 건널 때 노파로 위장한 자신을 도와 그녀를 업은 채로 강을 건넌 전적이 있어서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를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14] 물론 펠리아스는 이아손에게 왕위를 넘겨줄 생각 따윈 하나도 없었고 사실 쫓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미션을 준 것이었다. 황금 양털을 지닌 콜키스에는 이 양털을 제물로 받은 신인 아레스가 내려준 무서운 용이 양털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 용은 테베의 시조이자 최초의 왕 카드모스가 죽인 테베의 용과 형제란 말이 있는데 말인즉슨 아레스의 자식 중 하나라는 뜻) 많은 사람들이 이 양털을 노렸지만 양털을 지키며 잠도 안 자고 감시 중인 용에게 당해서 모두 저승행이 되었고, 콜키스로 가는 길에서 아르고호 원정대가 갖가지 난관으로 고생한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양털이고 자시고 일단 거기로 가는 길마저도 쉽지 않았다.[15] 일설에는 아이손이 자살했다고 하며 혹은 펠리아스가 죽였다고 한다. 다른 일설에 따르면 죽어가던 아이손을 며느리 메데이아마법으로 살려줬다고 한다. 다만 아이손은 이미 죽었다고만 나오는 전승도 있는 등 아이손의 최후는 전승에 따라 오락가락한다.[16] 사실 펠리아스는 이아손을 마주했을 때부터 왕위를 돌려줄 생각 따윈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그에겐 이미 아들 아카스토스가 있었고 자신의 딸인 알케스티스를 페라이의 왕 아드메토스에게 시집 보내며 여러 그리스 주변국들의 왕실하고 사돈관계까지 맺는 등 정치적 기반도 안정적으로 구축해놨는데 구태여 이아손이 돌아와 봤자 부자 세습을 하거나 그간 이뤄놓았던 자신의 권력 기반을 유지하는 데 오히려 방해물이었을 것이다.[17] 이 당시 펠리아스는 나이를 많이 먹은 노인이었다.[18] 이러한 최후가 너무 잔인하다고 보는 것인지 일부 만화나 애니에선 죽더라도 토막은 안 내거나 아기나 어린아이가 되었다고 이야기가 순화되기도 하는 모양이다.[19] 물론 메데이아가 했던 짓들이 동생/오빠 살해, 일단은 웃어른(펠리아스) 존속 살해 유도 등 불필요하고 잔인무도한 짓들이어서 정나미가 떨어졌을 거라는 반응들도 있고 창작물에서도 그렇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20] 다른 전승에서는 힙폴뤼테.[21] 오이디푸스의 딸 안티고네와 동명이인.[22] 이 은혜 덕분에 케이론은 펠레우스의 친구이자 곤경에 처할 때마다 여러 번 도와주는 조력자가 된다. 펠레우스가 동굴에서 우연히 잠들어 있던 테티스를 덮치려다 동물로 변신한 그녀에게 쫓겨나자, 어떻게 하면 그녀와 결혼할 수 있냐고 묻자 밧줄을 꽁꽁 싸매 여신이 포기할 때까지 계속 버티라고 조언해줬다. 이 과정에서 자존심이 강한 네레이드인 테티스는 어째서 여신인 내가 한낱 인간 따위와 결혼할 수 있냐며 분노와 설움을 성토했지만, 결국 제우스를 비롯한 신들의 강권에 포기하다시피 받아들이고 결혼이 성사되자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 하객으로 초대 받게 된다. 이후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외동아들 아킬레우스의 정식 스승이 되어 시와 음악, 의술, 검술과 궁술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들을 가르쳐주었다. 케이론이 없었으면 펠레우스는 그대로 흉폭한 켄타우로스들의 발길질에 밟혀 죽고 아킬레우스는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니 궁극적으로는 아킬레우스의 은인이기도 하고 트로이 전쟁에도 영향을 준 인물인 셈. 하지만 트로이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조국을 멸망 직전까지 몰아붙인 최악의 적을 만든 원흉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23] 이 와중에 쿠데타에 참여한 펠리아스의 부장 중 하나가 아이손이 쓰고 있던 왕관을 빼앗아 펠리아스에게 씌워줬다.[24] 크레테우스와 티로의 아들 페레스의 아들. 펠리아스에게는 조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