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의 날/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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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괴의 날/1일차
 | @저번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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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와중에, 가볍게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급하게 몸을 일으키자, 물건 하나가 내 얼굴에서 미끄러져 몸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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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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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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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변함없는 간단명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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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오늘 우리의 계획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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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네가 자고 있을 때 조사를 했는데,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곤란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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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계속 물어보고 싶었는데...... 넌 잠 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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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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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는 내 질문을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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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히로는 대천사의 힘을 실험하기 위해, 놈을 격리 구역으로 데리고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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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몬스터를 삼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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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어. 결과를 봤을 때, 몬스터의 힘과 대천사의 힘이 상당히 잘 융합된 듯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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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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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전술 단말기를 열어서 직접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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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채로 단말기를 열었다. 한 여자의 목소리가 전류를 타고 어슴푸레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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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목소리」
최...... 소식입니다! ...... 천사의 모습...... 몬스터...... 이동......! 주의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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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의 소리는 약해지고, 화면은 점점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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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는 어제보다 몇십 배는 커진 하얀 천사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순백의 날개를 둘러싸고 수많은 빛줄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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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은 엉망진창이었다. 먼지 가득한 하늘에, 건물은 무너지고, 땅은 초토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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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과 울부짖는 소리가 고막을 강타했다. 천사의 분노 앞에서 인간의 생명은 미세먼지처럼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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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목소리」
몬스터는 현재 시가지에 있으며, 동방거리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모든 시민들은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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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토끼 인형을 안고 있는 어린 소녀가 보였다. 여자아이는 길 한가운데에 서서 멍하니 하늘의 몬스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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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미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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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머리 위에 그림자가 나타났고, 미사는 흥분하여 머리 위의 하늘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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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천사...... 아빠다! 아빠가 드디어 보러 와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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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 안 돼...... 안 돼애애애애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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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흥분된 함성과 함께, 금색의 빛줄기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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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 전술 단말기가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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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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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달비라를 보았다. 머리는 갑작스러운 충격을 막으려는 듯 사고를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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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왜...... 이런 일이...... 미사는 아직 어린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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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대천사의 진로는 예측하기 어려워. 무작정 나서봤자 다른 사람들의 피해만 커질 뿐이야. 그러니, 공격할 위치와 시기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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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는 무언가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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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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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 머릿속에는 윙윙거리는 소리만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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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언제까지 멍 때리고 있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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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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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미사...... 죽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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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몰라. 하지만 네가 망설일 때마다,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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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맞아...... 맞아...... 서둘러야 돼, 최대한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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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달비라가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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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역시 아무것도 안 듣고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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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녀석과 싸울 곳을 확보해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해.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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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웬시 기원의 결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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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그래. 오행진은 이미 파괴됐지만, 종한구의 함정 결계가 아직 있다면, 몬스터를 끌어들일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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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하지만 동방거리가 우리와 손을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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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우리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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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할 수 있는 사람...... 중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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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응. 신의 두뇌인 안화의 도움이 있으면, 중앙청의 설비 지원도 받고, 이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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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중앙청이 우리를 도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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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일단 해 봐야지. 그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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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상황은 이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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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부탁이야, 안화. 지금 너희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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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그만 얘기해. 중앙청에서 너희를 도와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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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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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오행진은 이미 파괴되었어. 이런 일로 나를 속여봤자 너희들에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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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대천사가 나타난 후, 중앙청에서는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고 있었어. 너희들의 협조를 받으면 우리들에게도 유리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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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동방거리는 중앙청에서 맡아 소통하도록 하겠다. 동시에 몬스터의 진로를 계산하여, 폭격기로 몬스터를 오행진으로 몰아넣지. 시간 계산이 끝나면 다시 연락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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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는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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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 속에서 기다리자니, 일분 일초가 길고 견디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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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지났을까, 웬시 기원으로 향하라는 안화의 연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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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우선 한마디 하는데, 난 아직 너희들을 믿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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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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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하지만 그건 나중에 따로 따질 테니...... 지금은 저 하늘에 있는 놈에게 집중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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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응...... 내가 잘 설명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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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 방금 한 말 잊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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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은은한 진동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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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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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이쪽은 이미 준비됐습니다. 몬스터가 이쪽으로 부딪히려 할 때, 결계를 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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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하지만, 그렇게 큰 녀석은 쉽게 가둘 수 없을 테니, 저와 웬시가 밖에서 결계를 유지해야 해요. 전투는 너희 둘에게 맡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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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걱정 마. 이길 자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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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하하하하, 달비라의 자신만만한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네가 그렇게까지 말했으니, 분명 문제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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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흥...... 잘난 척 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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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지휘사 , 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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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의 목소리가 통신기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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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상황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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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예측에 따르면, 1분 이내에 대천사는 폭격기가 있는 곳을 지나갈 거다. 우리는 웬시 기원 쪽으로 몰아갈 테니, 준비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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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알았어, 몸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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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화」
그래, 너희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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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결계를 열고 닫는 순간은 너희들에게 맡기지. 흥......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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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그건 내가 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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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 살아서 나와야 해. 만약 결계를 열었는데 시체 두 구가 나온다면,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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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하하하...... 우리 책임자는 한결같이 엄격하네요. 무사히 나온다면, 제대로 한 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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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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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이 더욱 강해졌다. 그 진동이 닿을 수 없는 하늘의 장막에서 오는 건지, 깊은 땅속에서 오는 건지 알 수 없어 마음 속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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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때, 하늘에서 몬스터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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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하얀 빛이 나타났고, 곧이어 몸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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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윽......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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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방아를 제대로 찧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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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지휘사!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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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내 쪽에 있어, 걱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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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사라질 때, 기원은 이미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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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쳇...... 이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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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준비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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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이 몰아치고,
거대한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며 급속도로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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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지금입니다! 하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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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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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에게 붙잡혀 앞으로 달려갔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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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사」
쿠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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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오행진은 대천사의 격노로 인해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귀에는 괴물의 귀청을 찢는 듯한 포효가 들려왔다. 불과 빛과 먼지 사이로, 달비라는 날개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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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최후의 결투다. 와라.

——  ——
 
 
 }}}
전투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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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
하하하...... 고전중이군 그래. 자신의 힘을 이 정도로 개발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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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히로?! 어떻게 들어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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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웬시와 종한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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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
걱정은 마, 너의 오랜 친구들에게 아무 짓도 안 했으니. 난 그저 먹이를 주러 온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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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의 뒤에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이들이 걸어 나왔다. 검은 결정체가 그들의 얼굴에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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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그들의 얼굴을 파악하기도 전에, 대천사의 그림자가 그들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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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색 빛이 대천사의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 몬스터의 몸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팽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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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몬스터가 그들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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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삼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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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어떻게...... 이런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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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게 만드는 위압감이었다.
서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다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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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그렇다면...... 같이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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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의 뒤에서 날개가 펼쳐져 나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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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안녕,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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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날아가, 허공의 보이지 않는 장벽에 세게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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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한 손이 나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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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달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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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간, 나는 이미 기원의 정원으로 돌아와 있었다. 내 팔을 잡은 건 종한구의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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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뭐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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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날 들여보내줘! 달비라가...... 죽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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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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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너희들 뭐 하는 거야! 히로가 안에 있어! 달비라가 위험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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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계획을 시작하기 전에, 달비라가 말했어......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너를 내보내고, 자기는 목숨과 맞바꿔서 몬스터가 결계를 파괴하는 걸 막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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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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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는...... 일찍이 함께 죽을 각오가 되어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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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에 갑자기 조금씩 파동이 전해졌다. 무언가가 결계에 세게 부딪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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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환력이에요...... 이 속에서 두 갈래의 환력이 폭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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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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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지금은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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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미안해...... 달비라는 구할 수 없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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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미안해할 거 없어. 왜냐면, 달비라는 죽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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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가가서, 진동이 전해져오는 방향을 느끼며 서서히 환력을 주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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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부탁이야, 달비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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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은 어둠 뿐이었다. 그것은 절대적인 「무」였다.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몸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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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달비라? 네가 여기 있는 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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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달비라」
...... 당신은,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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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가 밝아졌다. 폐허 앞 어린 소년은 꼼짝 않고 나를 보고 있었고, 눈빛엔 냉담과 거부감으로 가득했다.
▶ 설득한다

▷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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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지만 투명한 장벽에 가로막혀 접근할 수 없었다.
▶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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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나는 널 구하러 온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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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달비라」
난......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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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설령 네가 필요 없고 내 일방적인 행동을 비난해도, 난 널 버리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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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달비라」
...... 위선자 놈. 모든 사람들은 다 똑같아. 너희들이 이렇게 나에게 접근하고 나를 도와주는 건, 다 너희를 위한 거잖아.
▷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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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남자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의 부름을 못 본 체 했다.

▶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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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 걸음 내딛자, 장벽이 사라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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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꿍꿍이속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야. 그냥 너를 신경 쓰고 싶은 사람도 있어. 하지만 만약 네가 계속해서 거절한다면, 그런 사람들을 놓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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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달비라」
정말...... 그런 사람이 있어?
아니...... 엄마가 죽고 나서, 그런 사람은 더 이상 없었어.

▷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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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상 무슨 말을 해도 그는 듣지 않았다. 나의 진심을 더욱 확실히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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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의 곁으로 걸어가자, 그의 모습과 토끼 인형을 안고 있던 어린 미사가 겹쳐 보였다.
▶ 그의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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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나와 가자, 달비라. 현실로 돌아가자. 네가 저지른 잘못은 나와 함께 속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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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달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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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는 몸을 떨며,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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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달비라」
신은 아직...... 나를 받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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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만약 용서받지 못한다면, 스스로가 신이 되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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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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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너는 아직 나에게 목숨 하나를 빚졌어. 갚기 전까지 절대로 널 보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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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손을 내밀어 나를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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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손을 맞잡은 순간, 온 세상이 눈부신 빛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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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 괜한 참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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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라」
그래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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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사라지고, 짙은 그림자가 나를 삼켰다.

「벌써 정한 건가?」

「...... 하하, 너 같은 녀석이 이 세상에 미련을 가질 줄은 생각도 못 했네.」

「그런...... 거였구나.」

「겨우 목숨 하나 빚졌을 뿐인데, 이런 대가를 치르다니.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어?」

「결정했다면, 보이도록 해 봐......
너의 진심을.」

「첫째, 모든 동료와의 인연.」

「둘째, 지나왔던 7일간의 시간.」

「셋째, 창조주를 향한 절대 복종.」

「...... 그럼, 너의 소원을 들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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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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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이 무거웠다. 마치 긴 꿈속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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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한 와중에, 여러 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많은 생각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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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뚜렷해지자,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환한 방 안에서 부드러운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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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방 안?!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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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갑자기 일어나자, 침대 주위에 있던 사람이 놀라 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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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어머? 지휘사님, 돌아온 걸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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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앙투아네트?!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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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안화가 시공의 파편에서 저를 찾았어요. 아...... 이제 막 깨어났으니, 목이 좀 마르겠죠? 제가 물 좀 가져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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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저... 얼마나 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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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달비라를 구하기 위해 너무 많은 환력을 사용해서, 삼 일 동안 잠들었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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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뭔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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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는 물을 따르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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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미묘한 위화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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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이상한 건 없어요. 여기 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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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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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앙투아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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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왜 그래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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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당신의 방주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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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는 고개를 숙이더니,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다리를 들어 보이며, 신나서 한 바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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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아...... 이거요? 시공의 파편에서 나오자마자 치유됐어요. 저도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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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틀려. 넌 앙투아네트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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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 지휘사 님도 참, 너무한 말도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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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넌 좀 전에 「이상한 건 없다」고 했어. 하지만...... 내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한 건 어떻게 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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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
...... 벌써 들킨건가. 아직 제대로 못 놀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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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넌 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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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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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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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히로의 연구실에서 이곳저곳 날아다니던 검은 마귀 인형의 목소리였다. 과거 나의 꿈속에 나왔던 여자아이의 목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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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단한 일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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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넌 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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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라핌. 그게 내 이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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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짧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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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달비라는...... 다들 어떻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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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달비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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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는 살짝 웃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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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아주 재밌는 실험 대상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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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실험 대상? 무슨 말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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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그는 이 세상을 전혀 신경 쓰지도 않으면서, 네가 깨어날 때 네가 사랑하는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걸 바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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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아쉽게도...... 이 세상은 네가 깨어나는 오늘날까지 버티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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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솟구쳤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가볍게 쥐고, 결정적인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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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내가...... 얼마나 잠들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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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 삼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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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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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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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애초에 너나 달비라나, 이 세상과 함께 파멸했어야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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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이미 제물을 받은 이상, 너를 다시 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을 들어줘야지. 그래서 이런 곳을 만들었어, 이곳에서 너를 기다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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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흘러버렸어. 환력 운송장치에 의지해 지금까지 억지로 버텼다고 해도, 이미 한계에 다다랐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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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그에게 날 데려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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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문을 바로 네 앞에 있어. 하지만...... 정말로 나갈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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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내려와, 얇은 문에 손을 올렸다.
뒤에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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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이곳에 남지 않을래? 외로우면 아까 했던 것처럼 너랑 소꿉놀이를 해 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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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핌」
저 문밖은 이미 아무것도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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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이미 황폐해졌고,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날 기억해주는 사람이 바로 저 문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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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자——
세상이 조각조각 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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