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치 위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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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오해와 해설
3. 기타


1. 개요[편집]


Thach Weave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 해군 항공대 소속의 비행단 지휘관 겸 조종사 존 태치 소령[1]이 고안한 항공전술.[2] Thach Wave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Wave가 아니라 Weav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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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 기동은 적기가 뒤에 따라 붙었을 때를 노리는 일종의 방어용 기동이다. 그림에서 적기 M이 아군기 A를 쫓는 동안 B가 공격하게 된다. 그러니까 적기가 따라 붙으면 적기에게 뒤를 잡힌 전투기는 계속 적 전투기를 끌고다니고, 동료기는 적 전투기의 사각인 측면에서 적기를 공격한다는 것이 이 전술의 주요 골자다.

타치 본인은 이 기동을 '빔 방어 대형'이라 불렀으나 동료들은 타치의 이름을 따서 타치 위브로 부르게 된 것. 빔(Beam)이란 항공기의 3시에서 9시 방향을 가로지르는 가상의 선을 말한다.

당시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F4F 와일드캣은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하는 일본 해군기 A6M(제로센)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는데, 타치 위브 전술은 와일드캣의 장점을 살린 편대 전술을 통해 단점을 커버하려는 고민 끝에 탄생하였다.

이 전술이 실현 가능하려면 적기에게 쫓기는 전투기가 쉽사리 적기에게 격추당해버려서는 안 되는데, 다행히도 F4F는 A6M(제로센)보다 선회성능 등은 뒤처졌으나 급강하를 통해 일시적으로 거리를 벌릴 수 있었고, 기체의 방어력 또한 튼튼한데다가 A6M의 무장이 상당히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4] 그렇게 쉽게 격추당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미군 항공기는 각 기체마다 제대로 무전기가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편대기가 서로 소통하면서 전술을 실행하는 것에 무리가 없었다.[5]

타치 소령은 자신과 3기의 전투기 조종사들을 차출하여 자신이 고안한 전술을 교육시키고, 에드워드 오헤어 소위에게 4기의 전투기를 주고 공격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공격을 하기도 전에 시야 사각에서 튀어나온 다른 기체에게 요격당하면서 공격은 번번히 실패하였고 여러 차례 반복된 실험을 통해 상당히 효과적인 전술임을 증명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모의실험이 끝나고 타치 소령보다 오헤어 소위가 더 흥분하면서 즐거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타치 위브 전술의 첫 실전데뷔는 미드웨이 해전이었다. 여기서 미 해군은 뇌격기를 호위하던 4기의 와일드캣으로 10기의 제로센을 상대해야 했던 압도적 열세 속에서 단 1기만을 손실하며 오히려 3기를 격추하는 성과를 거뒀고, 타치 위브는 실전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전술임이 증명되었다. 이처럼 타치 위브의 위력이 드러나자 미 해군은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과달카날 항공전에서 수많은 제로센 베테랑들을 낚으면서 악명을 떨쳤다. 일본의 유명 에이스 사카이 사부로가 라바울에서 작전을 펼칠 때 자신의 경험과 동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증언에서는 꼬리를 잡은 적을 공격하려는 찰나, 갑자기 사각에서 적기가 튀어나와 공격하는 바람에 격추당하거나 간신히 도망친 사례도 많아서 상당히 위협적인 전술이었다고 평하였다.

이후에도 미 해군항공대에서는 이 전술을 기본적으로 가르치고 있으며, 베트남 전쟁에서도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 일견 미사일의 성능이 나날이 발전하는 판국에 이런 전술에 더 이상 의미가 있을까 싶을 수 있지만, 타치 위브를 위시한 방어적 편대기동은 현대 공중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2. 오해와 해설[편집]


타치 위브의 개념도에서 아군 2기와 적 1기를 그려 놓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적으로 우세할 때 쓸 수 있는 전술이라는 오해를 종종 사는데, 실제로는 합을 맞출 아군기만 있다면 오히려 수적 열세를 효과적으로 파훼할 수 있는 전술이다. 당장 타치 소령의 최초 시연만 봐도 3:4의 수적 열세에서 번번이 승리를 거뒀으며 첫 실전인 미드웨이 해전에서는 4:10의 열세를 극복해낸 바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적기가 아무리 많아도 자신의 꼬리에 붙어 지속적으로 사격각을 낼 수 있는 적기는 사실상 단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만약 2기 이상의 적기가 하나의 목표를 쫓을 경우 필연적으로 적기들의 궤적은 점점 수렴하게 되며 이는 곧 공중충돌을 의미한다. 그런 사태를 방지한답시고 여러 방향에서 공격을 시도했다간 눈먼탄에 아군이 맞는 불상사가 생길 공산이 크다. 그렇기에 일찍이 뵐케의 금언에서부터 1기를 여러 기가 동시에 공격하는 행위를 금기시해 온 것이며, 편대 전술은 1기가 교전 중일 경우 다른 1기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엄호를 담당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게 되었다. 이는 미사일 시대에 접어든 현대의 WVR 교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열추적 미사일이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6] 요컨대 공격 위치와 방향이 한정된 도그파이트의 특성상 피상적인 수적 우위를 차지했다고 해서 실질적인 우세를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2차대전기 에이스들의 기록을 보면 단신으로, 혹은 윙맨과 달랑 둘이서 수십 기의 대편대에 뛰어들어 신나게 치고받다가 유유히 살아돌아오는 정신나간 일화가 종종 존재하는데 이 역시 그 많은 전투기 중 적극적으로 교전에 가담하는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그저 교전기들을 '엄호'하며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했던 점에서 비롯된다.[7]

이러한 배경을 놓고 볼 때, 타치 위브의 핵심은 유기적인 협동을 통해 편대원 간의 적극적인 엄호 관계를 구축하는 것에 있다. 일본기 리더가 공격을 위해 타치 위브의 함정에 뛰어들 경우 해당 교전에 한정해서는 미군 측이 2:1의 수적 우위에 놓이며 심지어 1기는 적기의 시야 밖에서 완벽한 사격각을 잡은 채 교전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날개 흔들기와 수신호에 의존하며 느슨한 편대를 유지하던 일본기의 윙맨은 이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가 어렵고, 뒤늦게 엄호를 위해 돌입해 봐야 빠르게 리더를 격추하고 미끼 역할을 교대해 대응하는 미군기의 또 다른 먹잇감이 될 뿐이다. 요약하자면 편대간 긴밀한 협동과 압박을 통해 국지적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적 편대를 각개격파하는 것이 타치 위브의 목적이다. 물론 타치 위브라고 해서 마냥 무적은 아닌지라 나중엔 일본 측에서 나름대로 대응법을 들고 나오기도 했지만 이러한 타치 위브의 기본 이념 자체는 현대에도 여전히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가르치는 내용이다.

한편 2인 1조라는 점에서 독일군이 기본으로 삼던 로테(Rotte)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로테는 편대구성하는 방법이고 타치 위브는 공중전 전술이라는 점에서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로테(Rotte)는 2인 1조가 되어 선제공격을 담당하는 '장기(Leader. '선도기'라고도 부른다.)'와 장기의 엄호·장기가 놓친 적기의 추적 및 마무리를 담당하는 '요기(Wingman, Wingmate)'를 나누어 장기가 선제공격을 실시하면 요기가 장기를 엄호해주거나 장기가 놓친 적을 추적하여 마무리하는 편대의 구성방법이다.[8] 반면 타치 위브는 2인 1조의 구성은 동일하나 장기와 요기의 구분이 없으며 공격 받는 기체가 미끼가 되어서 다른 기체가 적기의 사각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전술이므로 전술기동에 속하며 이 중에서도 방어기동에 해당한다.

로테가 편대를 구성하는 방법을 논하는 개념이라면, 타치 위브는 편대를 구성한 상태에서 어떠한 전술기동을 행해야 하는 지를 논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다소 어폐가 있는 말이긴 하지만 로테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술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부대진형을 짜는 진법의 개념이고, 반대로 타치 위브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술의 개념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3. 기타[편집]


이례적으로 밀리터리물이 아닌 SF 장르에서 등장하기도 했는데, 기동전사 건담 00 A wakening of the Trailblazer에서 ELS와 접촉을 시도하다가 위기에 빠진 건담 팀을 지원하기 위해 때마침 도착한 솔 브레이브즈 편대가 ELS를 상대로 사용하였다.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상대를 침식하는 ELS의 특성을 이용해 고화력을 갖추고 고속 기동이 가능한 가변 MS 브레이브 사병기 2기가 1조를 이루어 두 기체가 각자 ELS 무리를 이끌고 다니면서 한기가 다른 한기의 후방으로 접근하여 풀버스트의 드레이크 하울링을 발사하여 ELS를 쓸어버리고 그 때 선두에 있던 기체는 빠르게 이탈하여 다른 ELS무리를 유인한뒤 드레이크 하울링을 발사한 기체의 뒤로 접근해 드레이크 하울링을 발사하거나 두기체가 어느정도 거리를 둔 상태로 비행하다가 가변+급선회하여 서로의 후방에 드레이크 하울링을 발사해 ELS를 처리하는 등 서로 유인과 공격 역할을 바꿔가며 ELS 무리를 소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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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치 소령은 태평양 전쟁의 격전에서 살아남아 1965년 해군 대장까지 승진하는 등 군인으로서의 성공적인 삶을 살다 1981년 사망하였는데 사후 미 해군은 그의 공적을 기려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 호위함 34번 구축함에 그의 이름을 명명하였다.[2] 밤중에 전술을 고민하며 테이블 위에서 성냥개비를 이리저리 짜맞춰보다 창안했다고 한다.[3] 적기 M이 A의 꼬리를 물었을 때, A는 S자로 회피기동을 하며 적기의 사격을 피하고, A의 편대기 B는 A보다 살짝 느리게 역 S자를 그리며 적기 M을 공격하는 것이다.[4] 20mm 기관포 2문+7.7mm 기총 2정이라 언뜻 봐서는 준수해 보이지만 7.7mm는 위력이 약했고 20mm는 탄속이 느리고 낙차가 상당히 커서 두 무장을 한 번에 사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오죽하면 제로센 에이스 중 한 명인 사카이 사부로는 미군의 F4F 와일드캣을 상대했을 때 20mm를 꺼짐에 놓고 잠가버렸다고 했을 정도였다. 반대로 와일드캣의 경우는 정면에서 12.7mm 4정을 한꺼번에 갈기는 화력이면 제로센을 정면에서 일격에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였다.[5] 참고로 당시 일본기는 무전기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상태가 나쁜 경우가 허다해서 날개 흔들기와 수신호에 크게 의존했다.[6] 즉, 발사한 미사일이 적기를 따라갈지 적기를 쫓는 아군기를 따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플레어가 열추적 미사일을 어떻게 기만하는지 생각해 보자. 기체로부터 고온의 불덩이를 사출해 그 불덩이가 기체의 엔진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어 요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높은 온도의 열원을 쫒는데 갑자기 그걸 더 높은 온도의 열원이 가려버리면 당연히 다른 열원(즉 적기)를 가린 열원(아군기)를 따라갈 것이다...[7] 당연하게도 공중전에서 수적 우위가 의미가 없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수적 열세 속에서 전투에 돌입하게 될 경우 기본적으로 꼬리가 물린 채 방어적으로 교전에 임할 수밖에 없으며 설령 후방의 적을 떼어낸다 하더라도 이를 보고 돌입한 엄호기에게 얼마 못 가 다시 꼬리를 잡힐 수밖에 없다. 단지 가령 아군의 4기 편대가 적 1기와 교전한다고 해서 '4기가 동시에 공격을 가해 단숨에 격추하고 상황 끝!' 같은 일은 물리적으로 실현이 곤란하다는 문제다. 공중전에서 수적 우위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기체와 무장의 기술적 수준 및 편대전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여기서 설명하는 타치 위브 역시 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8] 이 '로테(Rotte)' 대형으로 편성된 편대가 2개 모여서 다시 편성하는 진형이 바로 '슈바름(Schwarm)' 대형으로, 이후 영국 공군에서도 4기 편대 대형을 도입하며 영어식 명칭인 '핑거 포(핑거 팁)'라는 이름으로 활용하였다. 이것은 현대 공군의 기본적인 편대구성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