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문 작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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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커다란 문 작은 열쇠
大きな扉 小さな鍵
발매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2008년 12월 20일
파일:일본 국기.svg 2006년 10월 3일
1. 개요
2. 이야기거리
2.1. 약간 빗나가다
2.2. 열쇠고리
2.3. 마음의 열쇠구멍
3. 일러스트



1. 개요[편집]


사람마음에는 이 있다.

문이 열리지 않으면 마음과 마음은 통하지 않는다.

굳게 닫힌 그 문은 무거운 돌문일까.

아니면 오랫동안 여닫지 않아 녹슬어버린 철문일까.

하지만 그것이 벽이 아니고 문이라면 언젠가는 열릴 터.

굳게 닫힌 문을 열기 위해서는 주문이 필요할까.

혹은 열쇠가 필요할까.

그것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모양이 아니다.

반드시 멀리 떠나야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곁에 있는데도 찾기 힘든, 그런 것도 있는 법.

하지만 설령 그것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멋대로 손잡이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주문을 외고 열쇠를 밀어 넣는 데까지.

저편에서 ‘들어오세요’ 하고 문을 열어주기까지 기다리지 않으면 문은 영원히 열리지 않는다.


연극부 선배 타카기 츠카사에게 쇠르 제안을 받은 마츠다이라 토코. 반면 후쿠자와 유미와의 오해는 더욱 깊어져만 간다.


2. 이야기거리[편집]


릴리안 여학원 고등부 학생회산백합회(야마유리카이)의 선거 이후를 다룬다. 전반부는 산백합회의 발렌타인데이 이벤트 기획에 관한 이야기인 '열쇠고리'이며, 후반부는 토코의 에피소드 '마음의 열쇠구멍'이다.

2.1. 약간 빗나가다[편집]


카시와기 스구루가 외삼촌 댁인 오가사와라 저택을 방문하여 외숙모인 오가사와라 사야코, 외사촌 여동생인 오가사와라 사치코와 다과를 함께한다. 스구루는 도호쿠 지방에 스키 여행을 다녀오면서 오미야게(여행 기념품)으로 만쥬를 사왔는데, 그냥 먹으면 무척 맛이 없었지만 말차와 함께 먹으면 맛있는, 참 신기한 만쥬였다. 이것은 스구루의 고모(토코의 어머니)가 알아낸 비결이라고 했다.

스구루는 문득 사치코에게 "토코가 태어났을 때의 일을 기억해?"라고 묻는다. 당시 3살이었던 스구루는 그때의 상황이 대강 기억난다며, "고모는 토코를 낳고 퇴원하자마자, 곧장 갓난 토코와 함께 우리집에 와서 1달간 머물렀어. 아무래도 친정이 편하니까 그랬겠지. 그때 나도 어린아이였는데도, 갓난아기였던 토코를 참 예뻐했어."라는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 사치코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는 그때 2살밖에 되지 않아서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고, 스구루는 웃기만 한다.

2.2. 열쇠고리[편집]


작년 이맘때쯤 <발렌티누스의 선물 전편>에서 펼쳐졌던 부통들의 발렌타인데이 이벤트가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신문부와 산백합회에선 올해도 같은 이벤트를 하기로 한다. 이벤트 기획으로 바쁘다가도 후쿠자와 유미니죠 노리코만 남으면 꼭 마츠다이라 토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노리코는 선배인 유미에게서 "가장 좋아하는 건 토코"라는 확언을 받고서 안심하지만, 토코와 유미 두 사람의 관계는 나아가지도 후퇴하지도 않는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신문부원인 야마구치 마미발렌타인데이 이벤트 기획서를 들고 장미관을 찾아와, 산백합회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도 작년처럼 '2달 후(4월)면 장미님이 될 부통(봉오리)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부통들이 릴리안 여학원 교내에 숨긴 빨간색ㆍ노란색ㆍ흰색 카드를 학생들이 찾아내는 보물찾기'를 진행하기로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로사 키넨시스 앙 부통(홍장미 봉오리)인 후쿠자와 유미, 로사 페티다 앙 부통(황장미 봉오리)인 시마즈 요시노와 달리, 로사 기간티아 앙 부통(백장미 봉오리)인 니죠 노리코는 '2달 후면 장미님이 될 부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4월이 되어도 노리코는 여전히 로사 기간티아 앙 부통이고, 노리코의 그랑 쇠르(언니)인 토도 시마코가 여전히 로사 기간티아이다. 이는 시마코의 그랑 쇠르였던 사토 세이가 3학년 때, 1학년인 시마코를 쁘띠 쇠르(여동생)로 삼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시마코는 "나는 작년에도 부통으로서 흰색 카드를 숨겼으니까"라며, "이번에는 부통인 노리코가 흰색 카드를 숨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리코도 "2달 후에 여전히 장미님인 시마코 언니가 흰색 카드를 숨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평소 사이가 몹시 좋은 쇠르인 시마코와 노리코가 서로 '흰색 카드 숨기기'를 미루며 옥신각신하자 소녀들은 의아해하지만, 알고 보니 사실 '노리코가 숨긴 카드를 찾고 싶어서', '시마코 언니가 숨긴 카드를 찾고 싶어서'라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하여, 다시 훈훈한 분위기가 된다. '흰색 카드 숨기기'는 결국 2년 연속으로 시마코가 맡기로 했다.

2.3. 마음의 열쇠구멍[편집]


토코의 과거와 고민의 전말, 현재의 상황이 나온다. 작년 연말 토코가 부모에게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다 뱉어내고서 집을 뛰쳐나와 무작정 헤매다가 우연히 후쿠자와 가에 갔던 날의 이후로, 토코 어머니는 매일 밤 아기를 잃어버리는 악몽에 시달리고, 그를 지켜보는 토코 역시 죄책감에 고통받는다. 토코는 자신이 마츠다이라 집안의 친딸이 아니라 양녀인 것을 알고서, 그에 관해 부모님에게 심한 말을 내뱉은 듯하다.

그날도 어김없이 악몽에 시달리던 어머니가 지른 비명을 듣고 달려간 토코는, 어머니의 손을 잡아주고서 나온다. 밖에 있던 토코의 아버지는 "항상 미안하다"고 하면서 "작년 그때, 너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그러면서 토코에게 "너는 자유롭게 살아도 상관없다"고 한다. 하지만 토코는 "세상은 기브앤테이크잖아"라며, 자신이 할아버지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해야만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아버지는 토코에게 "그렇지 않아. 너의 존재만으로 나와 네 엄마와 할아버지는 많은 것을 받았어."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토코는 '내가 할아버지의 병원을 물려받지도 않는다면[1], 도대체 내가 나를 길러준 마츠다이라 집안에 보답해준 것이 무엇인가?!'라는 부채의식을 갖고 있다.

토코는 학교에 등교했다. 낙선한 토코를 둘러싸고 1학년 동백꽃반 학생들은 "무모했다"거나 "건방졌다"면서 뒷담을 하는데, 모두가 찬동하는 게 아니라 토코에 대한 찬반양론이 갈린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토코를 왕따시키는 데 동참하던 한 학생은 "이건 같은 반 급우에게 할만한 행동이 아니야"라며 뒷담까던 학생들을 비토한다. 그러면서 "토코의 연설하던 모습은 멋졌어. 자신의 모든 걸 던져 싸우는데, 같은 반 학생인 우리들이 도와주지 않은 게 잘못이야."라고 말하고, 이에 몇몇 학생이 찬동한다. 토코는 그렇다고 고마워하진 않고, 자기가 저런 이야기의 화제로 오르는 것에 진저리를 친다.

방과 후, 토코는 클럽하우스[2]에 있는 연극부실에 찾아간다. 마침 그곳에 있던 연극부장 타카기 츠카사가 반겨주며 3학년 송별회 연극 이야기를 꺼내지만, 토코는 "저는 퇴부하기 위해 왔어요"라며 퇴부 신청서를 달라고 한다. 토코의 마음속에서는 마츠다이라 집안의 가업(의사, 병원)을 돕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을 계속하는 데에 대한 죄책감, 어머니의 약해진 정신상태로 인한 피로감이 가득해 연극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츠카사는 토코를 아끼는 만큼, 토코에게 "내가 은퇴하면 네가 연극부장이 되어 연극부를 이끌며 연기자로서 부원들을 지도해야 한다"고 밀어붙인다. 그러면서 "이번 송별회에서는 나와 둘이서 연극을 하자"는 둥 청사진을 보여준다. 토코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이 설렌다. 츠카사는 토코에게 쇠르 제안까지 한다. 자신은 릴리안 여대가 아닌 외부 대학을 지망하기 위해 3학년이 되면 연극부 일을 그만두고 수험공부에 전념하겠지만, 그래도 연극부에 이름은 걸어놓을 것이기에, 전임 부장의 쁘띠 쇠르(여동생)라면 토코와 사이가 나쁜 선배 및 동급생 부원들도 토코를 건들지 못할 거라고 한다. 갑작스런 제안을 받고 망설이는 토코를 보며 츠카사는 다 안다는 듯 웃더니 이렇게 말한다.

츠카사: 알고 있어. 유미 양을 좋아하지? 네가 유미 양을 봐왔듯, 나는 줄곧 너를 봐왔으니까. 유미 양은 멋진 사람이야. 그러니까 유미 양의 여동생이 됨으로써 네가 행복해진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해 왔어. 때문에 이제껏 말하지 않았던 거고. 하지만 넌 유미 양에게 다가갈 때마다 상처받고 돌아오잖아. 참 이상한 일이지. 유미 양은 그 손에 칼 같은 건 전혀 들고 있지 않은데. 언제나 맨손인데.

토코: 분명, 저한테 문제가 있는 거겠죠.

츠카사: 알고 있구나. 그래. 네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유미 양하고는 함께 걸어갈 수 없어.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자신을 바꿀 수 있다면 아무도 고생은 안 하겠지. 네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있기가 괴로워. 이제, 유미 양은 잊도록 해. 내가 지켜줄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서 자신을 껴안아오는 타카기 츠카사의 품안에 있다면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을지 생각하던 토코는, 이내 츠카사의 품을 나오며 "그럴 수는 없어요"라고 거절한다. 츠카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토코가 달라고 말했던 퇴부 신청서를 토코의 손에 쥐어준다. 그것을 항상 가지고 부활동에 나와달라며, "언제든 그만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가벼워질 거야"라고 위로해준다. 토코는 츠카사가 심란해보여서, 빠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연극부실을 나온다.

릴리안 여학원 교문을 나서는 토코의 눈앞에, 교문 밖에서 기다리던 외사촌 오빠 카시와기 스구루가 나타난다. 카시와기는 토코에게 "이야기를 좀 하자"면서 걷더니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해 놓은 예의 빨간 스포츠카에 토코를 태우고서 토코의 집을 향해 운전해간다. 카시와기에게 설교를 들을 줄 알았던 토코는, 카시와기가 "크리스마스에 왜 유미에게 그런 말을 했니?"라고 묻자,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어요?"라고 궁금해하고, 카시와기는 "그냥 보면 안다"고 말한다. "설득력 없는 소리"라고 응수하는 토코에게, 카시와기는 이렇게 묻는다.

“그럼, 묻겠는데. 작년 여름, 토코는 어째서 캐나다에 가지 않았지? 유미 짱이 오가사와라 별장에 가는 줄 알고, 예정을 변경했잖아.”


"밑도 끝도 없는 얘기"라고 웃어넘기려는 토코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카시와기는 말을 잇는다.

“그 즈음에 고모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 삿 짱[3]

이 여동생을 별장에 데려간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토코가 '캐나다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고. 나는 그때 토코가 유미 짱을 질투해서 둘 사이를 방해하려고 별장에 갈 결심을 했는 줄 알았어.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런 게 아니야. 토코는 유미 짱이 걱정돼서 따라간 거야. 별장지에서 만나는 아가씨들은 위험하다고, 알고 있었으니까. 그 사람들은 심술을 부린다는 자각이 없는 만큼 성가시니까 말이야.”


12권 <어린양들의 휴가> 편에서, 유미는 현지의 별장에 와 있던, 오가사와라 사치코를 선망하는 졸부집 영애 3인방-아야노코지 키쿠요(綾小路菊代), 쿄고쿠 키에코(京極貴惠子), 사이온지 유카리(西園寺ゆかり)에게 골탕을 먹을 뻔한 적 있다.[4] 그리고 이들은 어린 시절 토코에게도 그런 못된 행동을 했던 것이다.

“…그래. 너는 자기가 당한 일을 유미 짱도 겪게 될까 두려워한 거였어.”


카시와기는 토코의 마음을 추측해내고, 토코는 그저 침묵한다. 과거 마츠다이라 토코오가사와라 사치코의 친척 동생[5]으로서 별장에 따라갔다가, 사치코에게 특별 대접을 받는다는 이유로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의 질투섞인 괴롭힘을 당했다. 그리고 유카리에 의해 자신이 양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카시와기 스구루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토코에게 "나는 네가 가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네가 그런 이야기를 알고 있는 줄 몰랐다"면서 분노하며 속도를 높인다. 토코는 그런 카시와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라며 차를 세우게 한다. 그리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시원한 콜라 2잔을 사서 돌아와 카시와기에게 1잔을 건네며,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 아무렇지 않았기 때문에[6], 그때의 나를 위해 오빠가 화내줄 필요는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 대답에 잠시 멍해진 카시와기는, 토코에게 "너는 좀 더 행복해져도 돼"라고 중얼댄다. 그러면서 "너 자신 앞의 행복에서, 예컨대 유미의 건 같은 일에서 더이상 도망치지 마"라고 참견하려 하니, 토코는 대화를 끊는다. 토코는 침묵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계속 후쿠자와 유미라는 이름이 맴돈다. 그러다가 결국 카시와기에게 "그때 유미 님이 내미는 로사리오(묵주)를 받았어야 했다는 이야기예요?"라며 폭발한다. 이에 카시와기는 "유미가 너를 여동생으로 선택했다고? 몰랐어, 나는. 크리스마스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건 짐작이 가서 떠봤을 뿐이야."라며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만, 토코의 반응은 차가웠다.

토코: 빤히 들여다보이는 거짓말하지 말아요.[7]

그 소리를 믿으란 말이에요? 믿었다 배신당할 정도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믿지 않는 편이 나아요!

카시와기: 아니. 넌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믿고 싶어 하고 있어. 도망치면서 쫓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어. 언제까지 그렇게 도망치기만 할 거야? 그러다가 조만간 전부 지쳐서 아무도 따라오지 않게 된다고.


카시와기는 결국 솔직하게 독설을 날리며 토코의 태도를 비판한다. 이에 토코는 "집까지 버스 타고 갈래요"라며 내려달라고 하지만, 카시와기는 보내주지 않는다. 카시와기가 "그럼 동정이라도 해 주길 원하니?"라며 묻자, 토코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동정이예요"라고 응수한다. 카시와기는 이에 동의하며, "그렇기에 토코 너는 연기를 해온 거야"라고 토코의 정곡을 찌른다. 토코는 "어째 다들 나를 책망하기만 한다"며 투정을 부리지만, 카시와기는 "그게 다 너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라고 답한다.

토코의 마음속에서는 고민이 깊어져간다. 자신은 무력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 불과해 집안의 일이건 뭐건 참견할 수도 없는 존재인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연극)을 하며 주위 사람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다. 카시와기 스구루는 "세상은 그렇게 모르는 것 투성이야. 단지 나는 오늘 너의 마음을 조금 파악하고, 너와 유미 사이의 일을 들은 데에 만족해."라고 한다. "왜 그걸 알고 싶어요?"라는 토코의 질문에, 카시와기는 "그건 토코 너도 잘 생각해보면 알 거야"라 대답한다. 어느새 집에 도착해 토코는 카시와기의 차에서 내려서 별이 뜬 밤하늘을 바라보며, '방금 그 작은 차 안에서 그렇게 어른처럼 싸우고 고민하고 했던 나의 모습을, 저 하늘의 별이 보았다면 얼마나 웃겼을까?!'라고 생각한다.

다음날 학교를 마치고 하교하던 길에, 토코는 신발장 앞에서 우연히 후쿠자와 유미를 만난다. 유미는 "같이 하교하자"고 권하고, 토코는 응한다. 같이 교문까지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걸으며, 유미는 토코에게 "우리 다시 크리스마스 전의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꺼낸다. 그러면서 "나는 네가 어떤 토코이건 관계없어. 부모님과의 관계가 어떻건, 어린 시절이 어쨌건, 그냥 토코를 원할 뿐이야."라고 말한다.

유미의 말을 들으며, 토코의 마음속 의심은 확신으로 변한다. 토코는 유미가 자신의 과거와 가정사를 알고서, 동정심에 자신에게 로사리오(묵주)를 내밀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토코는 유미를 '자선을 베푸는 자신의 모습에 취해, 어설픈 동정심을 내보이는 인간'으로 단정짓는다.

토코: 그런가요. 그런 거였나요. 내가 나라면 된다? 부모님은 관계없다? 역시, 그런 거였잖아요. 도대체 언제부터 알고 계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쇠르를 제안하신 것도 결국은 저에 대한 동정심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죠? 역시 유미 님은 세라에게 크리스마스 이브의 자선을 베풀고 싶으셨던 것뿐이에요. 제게 로사리오를 내미셨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으셨을까요.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유미 님이 저 같은 걸 여동생으로 바라실 리 없다고. 그런데 이제야 수수께끼가 풀렸네요.

유미: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토코: 무의식적으로 그러셨다면 더더욱 나빠요.

유미: 있지, 뭔가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야?[8]

토코: 오지 마세요! 그 이상 가까이 오지 마세요! 변명 같은 건 듣고 싶지 않아요.


1m쯤 거리를 두고 두 사람은 마주 보게 된다. 토코는 유미를 완전히 자신에게 자선을 베푼 거라고 단정하고 유미를 거부하지만, 진실은 그와 달랐다. 유미는 정말 토코의 개인사를 몰랐고, 그저 자신이 얼마 전 산백합회 선거 연설회를 준비하면서 결심했던 것[9], 즉 '나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토코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다. 또한 어떤 위장도 꾸밈도 없는 토코를 받아주고 감싸고 싶다.'는 생각을 실행했을 뿐이었다.

유미는 토코의 영문 모를 분노에 의문을 표할 법도 했지만, 대신 관록을 발휘하여 "토코, 너는 지금 분노에 머리를 잡아먹힌 듯해. 그러니 그 자리에 서서 100까지 세어봐."라며 등을 돌려 혼자서 교문을 빠져나간다. 유미가 떠나고 숫자를 세며 토코의 마음은 서서히 가라앉았고, 이윽고 토코가 숫자를 전부 세고 눈을 뜨니, 그 앞에는 오직 마리아님만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토코는 아직 '유미 님이 나를 동정해서 묵주를 건넨 거야'라고 오해하고 있었기에, 유미에 대한 분노와 환멸, 절망과 슬픔은 풀리지 않았다. 토코는 3학년 소나무반 교실로 오가사와라 사치코를 찾아가서, 다짜고짜 "유미 님에게 언제 얘기하신 거예요?!"라고 다그친다. 당연히 사치코는 "얘기하다니 무엇을?"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토코가 "저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 제가 우리 부모님의 친딸이 아니라 양녀라는 사실 말이에요!"라고 범위를 좁히니 표정이 변한다. 그런 사치코를 보고, 토코는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언제부터 나를 보는 유미 님의 시선에 동정심이 더해진 걸까?'라며, 그 시점을 알아내려 한다.

하지만 사치코는 토코의 질문에 크게 놀라며, 애초에 토코가 양녀라는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토코는 졸부집 딸인 키쿠요ㆍ키에코ㆍ유카리도 알던 사실을, 권세있는 오가사와라 가문의 딸인 사치코가 몰랐다는 사실에 당황한다. "그럼 방금 전 '뭔가 짚이는 게 있다'는 얼굴은 뭐였어요?"라고 묻는 토코에게, 사치코는 솔직하게 "며칠 전에 스구루 오빠가 우리집을 찾아왔을 때, 나에게 '토코가 태어났을 때를 기억하니?'라고 물었어."라는 답을 한다. (스구루가 사치코를 떠보았던 것.)

그 질문에 사치코는 "그래서 나는 '나도 어렸을 때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고, 그게 진실이야."라고 말한다. 토코는 '사치코 님도 그렇지만, 스구루 오빠도 며칠 전 이야기할 때의 모습으로 보아, 유미 님에게 그 일을 말했을 거라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결국 유미에게 자신이 양녀라는 사실을 말해준 사람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을, 토코는 이제야 깨닫는다. 사치코는 "정말이지, 너무 얕보였구나"라며 조용히 분노하고, 토코는 사치코에게 사과하지만, 사치코는 "내가 아니라, 유미 얘기야."라고 조용히 화를 낸다.

“유미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내 생각에 유미는 분명 토코 짱의 그런 사정을 모르고 있어. 그리고 설령 우연히 알게 됐다 해도, 그런 것으로 토코 짱에 대한 평가를 바꿀 아이가 아니야. 그건 언니인 내가 가장 잘 알아. 그런데도, 줄곧 네 생각만 하는 유미가 너무 가엾구나.”


사치코는 등을 돌려 고등부 건물 안으로 돌아간다. 홀로 남겨진 토코는 힘이 빠져 무릎을 꿇고서 멍하니 생각한다.

만일, 정말로 모든 것이 오해였다면 어떻게 하나. 내가 조금 전 유미 님에게 던진 말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돌이킬 수 있을까.


곁에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을 느끼며, 토코는 '누군가 나의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그저 유미가 알려준 마음을 진정시키는 주문을 외며 몸을 숙이고 떨 뿐이다.

“하나, 둘, 셋….”

일단 숫자를 세보았다. 그건 유미 님이 가르쳐 준 마음을 진정시키는 주문이었다.

“열하나, 열둘.”

백까지 세고 나면 조금은 마음이 가라앉을까.

모르겠다. 그래서 일단 세보았다.

백을 세고 나서 눈을 뜬다 해도, 이 술래에게는 더는 찾아야 할 친구가 없을지도 모른다.

‘조만간 전부 지쳐서 아무도 따라오지 않게 된다고.’

언젠가 스구루 오빠가 한 말이 숫자 세는 것을 방해했다.

그렇게 의심만 하면서 누구에게든 칼을 들이댄다면, 정말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서른여덟… 서른아홉.”

토코는 지금 고독했다.

이 세상에는 누구나 혼자 태어난다. 그러니까 인간은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양부모님 밑으로 왔다. 그래도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인간은 의외로 강한 것 같다고.

“마흔다섯.”

하지만 사실은 매우 약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자기와 연결돼 있던 인연을 제 손으로 하나하나 끊어놓고서, 외롭고 외로워 견딜 수 없었다.

스구루 오빠가 말한 대로다.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믿고 싶다 생각하고, 쫓아와주리라 생각하면서 도망쳐왔다.

그래서 외톨이가 됐다면 그건 자업자득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쉰여섯.”

눈을 떴을 때 함께 놀던 친구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해도, 다른 누군가에게 불평할 수 없는 것이다.

“예순넷.”

그래도 끝까지 셀 때까지는 알 수 없다. 정말로 모두가 사라져버렸는지, 눈을 뜰 때까지는 알 수 없다.

“일흔.”

숫자가 커짐에 따라 토코는 숫자를 세기가 두려워졌다. 백까지 세고 나면 눈을 떠야만 한다.

눈을 떴을 때 토코는 분명 학교 정원에 홀로 남겨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다.

숫자를 세기가 두렵다.

하지만 한번 시작한 이상 백까지 세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다.

“여든하나.”


숫자를 다 세고 눈을 떠야할 순간, 다가올 고독을 두려워하던 그때, 토코의 어깨에 무언가가 닿았다. 따뜻한 온기. 인간의 손이라는 것을 알고 토코는 저도 모르게 눈을 뜬다. 그 손의 주인은 뜻밖의 인물로, 바로 '불상 프로그램을 녹화해야 한다'며 일찍이 뛰어나간 니죠 노리코였다. 노리코는 "아까 네가 뭔가 이야기하고 싶은 눈치였어"라고 말하며, 그 때문에 버스를 타고 귀가하다가 중간에 내려서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 노리코를 보고, 토코는 순간 눈물이 터져나왔다. 토코는 노리코의 손을 붙잡고서 눈물을 흘리며, 노리코의 이름을 계속 부른다.

“노리코! 노리코! 노리코! 노리코!”[10]


그러면서 토코는 마리아님께 '노리코를 돌려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를 드린다. 토코에게 있어 노리코는 절망에서 자신을 건져올릴 희망처럼 느껴졌다. 노리코가 있기에 자신은 다시 한 번 믿음을 갖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토코는 노리코의 손을 잡고 일어난다.

3. 일러스트[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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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코의 양부모는 의사가 아니라서, 마츠다이라 병원을 계승할 수 없다.[2] 여러 동아리방들이 있는 건물.[3] 오가사와라 사치코의 별명[4] 키쿠요는 마츠다이라 토코와 동갑인 고1, 키에코와 유카리는 토코보다 1살 위(후쿠자와 유미와 동갑)인 고2이다. 다만 키쿠요, 키에코, 유카리는 릴리안 여학원이 아닌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다.[5] 혈연관계는 아니다. 오가사와라 사치코의 아버지 오가사와라 토오루(小笠原融)의 누나의 남편, 즉 사치코의 고모부(카시와기 스구루)의 여동생의 딸이, 마츠다이라 토코이다.[6] 듣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 대단히 예민한 토코의 기질이 드러나는 장면 중 하나로, 그 어린 나이에도 어른들의 때때로 드러나는 무신경함과 토코 자신이 가진 의심으로 사실을 알아냈다.[7] '사치코에게서 들은 게 뻔하다'고 추측하고, '처음 들은 척을 한다'고 생각하여 화를 낸다.[8] 유미가 한 걸음, 토코를 향해 발을 내디딘다.[9] 전권(24권) <가면의 액트리스>에서.[10] 예전에 마츠다이라 토코니죠 노리코를 부를 때 '노리코 상'이라고 불렀지만, 이제 '상'을 생략하고 이름만 불렀다(요비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