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적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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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
2. 사례
3. 관련 문서


1. 설명[편집]


/ Pathological Science

정확히 말하자면 멀쩡한 제도권 과학자가 멀쩡한 주제를 놓고 멀쩡한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면서 연구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연구자의 편견이나 편향과 같은 자기기만이 작동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결과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고집하는 현상. 과학자가 설레발치는 과학이라고 볼 수 있으며 과학계가 보여줄 수 있는 병리적인 단면의 한 사례이다. 이는 정치적 논리가 개입되는 등의 이유로 답정너식의 연구결과만을 닦달한 결과물인 쓰레기 과학(junk science)과는 차이가 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어빙 랭뮤어(Irving Langmuir, 1881~1957)가 제안한 용어로, 그 본인은 몇 가지 병적과학 특유의 징후와 함께 그에 부합하는 몇몇 사례도 함께 언급하였다. 이곳 나무위키에 랭뮤어가 지적한 병적과학에 해당하는 징후들 그리고 병적과학 필수요소들을 다시 정리하여 설명하자면 대략 이하와 같다.
  • 연구주제 자체가 잘하면 연구자에게 막대한 명예와 영광을 가져다줄 수 있다. 과학의 역사는 새로 쓰일 것이며,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다함께 환호할 만한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다. 즉, 이 연구가 끝나면 어쩌면 인간이 이해하는 세계는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 과학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놀라운 가설이 제창되며, 그에 따라 주류 과학자사회의 막대한 관심을 받는다. 각종 강연과 초청, 시상 등을 통해 최초 발견자를 어화둥둥하게 되며, 심한 경우 언론이 나서서 마구 띄워주고 홍보해 주기도 한다.
  • 발표 당시 몇 개월 동안 전 세계의 과학자들에게 폭발적인 호응과 강력한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재현성 실험에 실패하면서, 즉 최초 발견자가 주장하는 실험 설계를 고스란히 따라하더라도 다른 랩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면서, 점차 분위기가 반전되어, 점점 더 많은 비판자들이 생겨난다. 주류 학회들과 저널들을 통해 그 실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 최초 발견자의 실험에서는 여전히 재현성이 나타나지만, 단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significant)하지 않은 관계성만이 관찰된다. 그러나 최초 발견자는 이것이 매우 신뢰할 만하고 현저한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따라 각종 Ad Hoc 가설이 덧붙여지면서 끝까지 해당 가설을 고집한다. 자신이 틀렸다고 믿기에는 이 연구주제가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고기인 경우도 있고, 각종 편향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건전한 회의 능력 자체를 부지불식간에 잃어버린다.
  • 마침내 비판적인 다른 연구자들의 동료평가에 의하여 최초 발견자의 착오 및 실험상의 결함이 드러나게 된다. 주류 과학계는 이제 해당 가설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철회하고 흑역사로 간주한다. 그러나 최초 발견자는 종종 죽을 때까지도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는 경우도 있다.
아래의 N-선 사례와 같이, 복잡한 국제정세가 개입하기도 하고, 연구실 간 신경전으로 인해서 병적과학이 제대로 걸러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병적과학의 존재는 과학자들도 부족함 많은 인간일 뿐임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이다. 위의 필수요소를 읽어보더라도 알겠지만 저런 상황 속에서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거나, 설령 틀렸다고 생각하더라도 "예 제가 실수했네요. 애초에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혼란을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는 인간적으로 정말 쉽지 않다.

유사과학과의 차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유사과학과는 비슷해 보이면서도 정말 여러 모로 다르다.
  • 유사과학이 대놓고 과학적 방법을 어기거나 내지는 과학적 방법 따위는 필요없다고 주장한다면
    • 병적과학은 분명히 과학적 방법에 충실하려 함에도 불구하고 방법론 외적인 변인 혹은 편향, 특히 연구자의 확증편향발표편향이 개입되며, 이는 연구자가 처한 사회적/환경적 맥락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 유사과학이 주류 과학계에 의한 탄압을 주장하면서 탄압받는 갈릴레이를 자칭한다면
    • 병적과학은 처음에는 주류 과학계의 열렬한 환영을 받다가 뒤늦게 동료평가에 의해 진상이 밝혀져서 부정되곤 한다.
  • 유사과학이 자칭 재야과학자, 자칭 뉴에이지 과학자, 자칭 제도권 외 과학자들에 의해 유지된다면
    • 병적과학은 멀쩡한 대학교의 멀쩡한 연구실에 있는 멀쩡하던 현직 과학자에 의해 나타나곤 한다.
  • 유사과학이 기존의 과학자 사회썩은 물, 낡은 패러다임 등으로 일컬으면서 벽을 쌓으려 한다면
    • 병적과학은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과학자 사회와 상시 교류하면서 동료평가를 통한 지지와 비판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2. 사례[편집]


아마도 가장 교과서적인 병적과학의 사례일 것이며, 위의 랭뮤어 역시 N-선 해프닝을 보고 이 용어를 창안했으리라 짐작된다. 문서 참조.
1966년 소련 과학자 니콜라이 페댜킨(Nikolai Fedyakin)과 보리스 데랴긴(Boris Derjaguin)은 증류수가 유리 모세관을 통과하게 되면 그 중 일부가[1] 특수한 상태로 변한다고 발표하여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그 특수한 상태라는 것이, 말인즉슨 점성은 15배, 열팽창률은 1.4배였으며, 영하 30도까지 냉각해야 얼음이 되고, 150~400도 정도까지는 끓여야만 기체가 된다는 소름끼치는 물리적 특성을 보이는 것이었다. 학자들은 열광했으며 곧바로 윤활제, 마모방지제 등의 응용이 숱하게 제안되었다. 냉전과 엮어들어가면서 미국 정부가 수많은 지원금을 뿌렸고, 미국 언론들은 중합수 경쟁에서 소련을 따라잡았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데랴긴 본인의 후속연구에 의해, 알고 보니 이는 유리 모세관에서 불순물인 규소가 섞여든 결과라는 것이 밝혀졌다. 참고기사 이 역시 이제는 완벽하게 흑역사화되었다.
어쩌면 가장 유명할지도 모를 병적과학의 사례. 해당 문서 참고.
  • 초심리학(Parapsychology)
약간 생소할지도 모르지만 쉽게 말해서 초능력, 영적 세계, 영적 존재, 그리고 영적 능력을 연구해 보겠다고 설치는 과학자들의 모임이다. 아주 유사과학까지는 아니고 일단은 병적과학이다. 왜냐하면 초심리학의 성격이나 연구목적, 연구자들의 발언 등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초심리학은 "흔히 초능력이라고 여겨지는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을 과학적 방법을 통해서 규명하는 학문"이니까. 심지어 1973년 《네이처》에 소개되기도 한 데다, 미국과학진흥회에게 인정받은 당당한 과학분야의 하나다.[2]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는 에딘버러 대학교나 메이지 대학교 외에 초심리학을 연구하는 대학교는 아예 소멸하다시피 했다. 이 분야도 은근히 병적과학 필수요소를 다 갖고 있어서, 유리 겔러가 일약 스타덤에 오르면서[3] 화려하게 주목받으면서 등장한 분야였고, 나중에 제임스 랜디를 비롯한 폭로자들의 활약과 연구 내적인 문제[4]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만이 얻어지면서 조용히 외면당하고 말았다. 2011년에 Bem이라는 한 심리학자가 "인간은 근소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의 전인지(precognition) 내지 "Psi"를 들고 나왔다가 학계의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 초능력 논문 게재 사건 문서 참고. 2011년은 사실 이것 말고도 별의별 사건들로 인해 사회심리학계에 몹시 어수선한 한 해로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계속 연구비를 타려면 어떻게든 초능력이 존재한다는 쪽으로 실험의 결론이 나야 할 테니 편향이 개입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때 인터넷 등지를 뜨겁게 달구었던 전자기추진 엔진이지만 현실은 시궁창. 기본적인 변인통제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장렬한 삽질.

  • 그 외에도 무언가를 용해시켰던 물은 나중에도 그 용액 속의 물질이 무엇인지를 "기억"한다는 등의 물 기억(Water Memory)에 관련된 주장이 병적과학에 분류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류의 주장까지 물 기억의 일부로 포함되기도 하지만, 해당 서적의 저자 에모토 마사루 본인이 물리학자나 화학자도 아니고 물론 심리학자도 아니고 국제관계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병적과학이라고 봐야 할지는 애매하다. 원래 나왔던 물 기억 주장은 "물에게 좋은 말/나쁜 말을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 아니기도 하고. 한편 황우석 사건의 경우 병적과학이라기보다는 연구부정행위의 한 사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한편, 조셉 웨버중력파 검출 실험은 병적 과학이 아니라 변경지대의 과학에 더 가깝다. 병적 과학의 대표적 사례인 상온 핵융합 실험과 조셉 웨버의 실험을 비교해보면 첫째로 중력파는 조셉 웨버가 실험을 할 당시 이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부터 그 존재가 예견되었던 반면 상온 핵융합은 그 당시에도 그 실험을 지지할 어떠한 물리학 이론도 존재하지 않았고, 둘째로 중력파는 실제하는 현상임이 밝혀졌지만 상온 핵융합은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이로 평가해 보면 당시 조셉 웨버의 실험이 잘못된 것이었을 뿐 그 실험의 의도에 병적 과학인 면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반면 상온핵융합의 대표적 실험이었던 플라이슈만-폰즈 실험을 보면, 당시 상온 핵융합을 지지하는 물리학 이론은 없었으며 실험 결과도 실제 물리이론과는 억만 광년 떨어져있었다. 또한 이 실험이 검증되기도 전에 플라이슈만과 폰즈는 언론을 통해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과대포장이 이루어지는 등 병적 과학인 면이 드러났기에 두 실험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3.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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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불과 수 mg 정도밖에는 얻을 수 없다고 한다.[2] 이 시절엔 프린스턴 대학교 공학 학장이 이걸 연구하겠다고 프린스턴 초상공학 연구소(PEAR)란 걸 세우는 시대였다.[3] 그 당시만 해도 "과학자들이 마술사들의 충고를 무시하고 자칭 초능력자들에게 홀라당 넘어갔다"면서 현대의 과학적 회의주의자들이 그렇게나 까대는 시기였다. 그야말로 과학자건 일반인이건 온 국민들이 초능력을 가지고 입방아를 찧어대던 사회상이었다.[4] 심지어 "초심리학은 자신들의 연구주제로 삼으려는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조차 아직까지 애쓰고 있다"라는 비아냥도 듣고 있다. 초끈이론보다도 못하다. 다른 분야와 활발한 협응이 발생해야 뭐라도 결과가 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