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야오/두 사람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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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을 때, 창밖은 마치 악령이 강림한 것처럼, 이미 종말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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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끝없는 암흑은 아마 그가 깨어난 후 보았던 세상과도 같은 모습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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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와 절망이 가슴을 짓눌렀다. 자신이 귀신을 불러들이는 체질이라고 알려주던 그 사람의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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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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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종야오, 너 있어?——음, 종한구도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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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정의 문이 닫혀 있었길래 살짝 밀어보니 열렸다. 문을 열자 작은 부적이 떨어졌는데, 거기에는 종야오의 글씨로 무언가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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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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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바람이 분다고 느껴지진 않았지만, 영험한 힘이 깃들어 있는 듯 밖으로 날아갔다.
길을 안내하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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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가네 두 형제와 알게 된 후부터 나도 제정신이 아니게 변한 것 같다. 그래도 부적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 과감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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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이런 이런, 드디어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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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목소리에 따라, 가로막고 있는 잎사귀를 밀어 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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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가 눈을 반만 뜬 채로 비석 위에 누워서 한가로이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 위에 올려두고, 샐비어를 씹고 있는 게 보였다. 영락없는 소년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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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형이 나간 틈을 타서 나 혼자 바람 쐬러 나왔어. 밖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넌 왜 혼자서 돌아다니는 거야?[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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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네가 그런 말 할 때야...... 넌 정말 자각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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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죽음은 나에게도 어떤 공포심도 심어주지 못하니까. 네가 올 걸 예상하고 특별히 길을 안내해주는 부적을 남겨준 나에게 감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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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다른 사람의 부적은 함부로 받으면 용서 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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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근데 돌 위에 누워서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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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이거 묘비야, 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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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묘비 위에 누워있는 게 더 이상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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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편한지 안 편한지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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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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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농담이야, 농담. 그래도 죽은 후 몸이 어디에 묻히는지는 미리 고민해 보는 게 좋을 거야. 어차피, 아주 오랫동안 잠들어야 할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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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지휘사 , 너도 누워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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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싫어! 다른 사람의 묘비 위에 눕는 건 너무 무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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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다른 사람의 묘비가 아니라, 내 묘비야. 아까 막 세운 거지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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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이런 건 말야, 처음에는 서툴러도 계속하다 보면 익숙해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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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그렇게 무서운 말을 하는 것이, 마치 그에게 있어 죽음이란 아주 사소한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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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어때, 한 이불을 덮고 살아가기엔 늦었지만, 죽어서 함께 묻히는 건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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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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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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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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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왜 아무 말도 없이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 거야? 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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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재빨리 묘비에서 몸을 일으키며 뛰어올라, 의심 가득한 얼굴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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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설마...... 설마...... 벌써 그 썩을 형이랑 「매매 계약서」라도 쓴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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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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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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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를 드러내고 발톱을 치켜세웠던 소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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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그럼 됐고... 죽고 나서 어디에 묻힐 지 아직 못 정했다면, 나랑 계약을 맺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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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태클 걸고 싶지도 않아졌다. 이 두 형제는 왜 사람 사후의 신체에 이토록 끈질기게 집착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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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
어차피 죽고 나면 남는 게 이 몸뚱이 뿐인데, 이걸로라도 추억할 수 있잖아.[보이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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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끝이 파르르 거리며 머리 위에서 흔들렸다. 이 순간, 시간의 흐름이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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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야오의 두 눈이 반짝이며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웃음을 내보였다. 마치 진지하게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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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내, 내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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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형이 나가니까 나도 신선한 공기를 쐬고 싶어져서 말이야. 바깥은 이미 저런 모습으로 변해버렸는데, 넌 아직도 혼자서 싸돌아다니려는 거야?[1] 맨 마지막 스크립트는 보이스 상으로만 존재한다.[보이스2] 그야 인간이란 건 죽으면 시체만 남기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