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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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잘못된 표현인가?
3. 자기계발서, 인터넷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자존감
3.1. 자존감이 낮으면 생기는 일들
4. 과학에서
4.1. 사회관계측정이론(Sociometer theory)
4.2. 자긍심 함양의 문화적 차이
5.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자아존중감(), 혹은 줄여서 자존감()은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감정을 말한다. 일상적 활용으로는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 정도로 사용된다.

자존심과 비슷한 표현이긴 하나, 용법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자존심이 타인이 나를 존중해 주고 받들어주길 바라는 감정이라면, 자존감은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 정도로 쓰인다. 가지면 긍정적으로 보는 자존감과 달리 자존심은 나를 돌아보지 않고 타인의 경의만을 바라는 인간상 등의 이기적 이미지로 사용되는 편.

이런 말을 만들어 낸 과정은 영어 self-esteem이라는 단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Self를 自我로 esteem을 尊重으로 해석한 뒤, 감정을 뜻하는 접미사 感을 붙여서 만든 조어로 추측된다.
영어에서 "self-esteem"라는 단어 자체는 심리학 용어로서 1890년경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즉 전문어와 일상어의 차이는 한국어의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와 전혀 다르다. 이는 오히려 한국어에서 분화되었다고 이해하는 게 빠를 것이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Self-Esteem'과 'Pride'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자존감은 심리학적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손상된 자존감이다. 이는 밖으로 보이는 외현적 자존감은 낮아 보이나 내면적 자존감이 꽤나 높은 상태를 말한다.

두 번째로는 취약한 자존감인데,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괜찮아 보이나 내면적 자존감이 현저히 바닥난 상태를 말한다.


2. 잘못된 표현인가?[편집]


정신과 전문의 李修景씨는 성폭력 피해자의 후유증으로 자기학대, 죄책감, 세상에 대한 공포, 낮은 자존감과 이에 따른 사회적 기술 부족, 억압된 분노.적개심, 신뢰를 맺는 능력 부족, 역할 혼돈 등을 들면서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애착관계 형성과 성폭력 발생의 귀책이 가해자에게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 했다.

-1995년 10월 4일, 연합뉴스 기사. 기사원문


한 때 불었던 자기계발서 열풍 속에서 자존감의 개념 및 의미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자 자기계발서 유행에 반하는 여론을 중심으로 자존감이란 단어가 번역 과정에서 생긴 잘못된 표현이라던가, 자기계발서가 지어낸 신조어라는 주장이 자주 모습을 비친 적이 있다. 그러나 자존감이라는 단어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 된 편이며, 딱히 self-esteem과의 연관성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인용문에서 보이듯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무려 2000년대 이전부터 쓰여오던 단어이다. 그런다고 단순히 대충 쓰는 용어도 아니었던 것이, 1990년대에 발간된 심리학/의학 등의 논문에서도 쓰이던 표현이었으며[1], 기반이 되었을 단어인 '자아존중감'은 자존감보다 더 많은 검색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또한 단어 활용이 정착된 2010년 이후로는 학술, 업계쪽 사람들도 스스럼 없이 쓰고 있는 중이다. 또한 한국심리학회 사이트에 있는 용어사전에서 역시 collective self-esteem를 집단 자존감으로 번역하는 등, 별 다른 반대의견 없이 쓰이고 있는 상태.

2015년 이후로는 사전에서도 인터넷 사전을 위시하여 등재되고 있고, 국립국어원 역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단어이나 존중하다에 -감이라는 단어를 붙인 조어로서 활용될 수 있다 밝혔다. 어법상으로도 큰 문제는 없는 셈.

결론적으로 자기계발서가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미친 영향은 학술, 전문 용어 정도로 간간이 쓰였던 단어를 일상언어화시킨 것이지, 아예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었거나 학술용어를 멋대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3. 자기계발서, 인터넷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자존감[편집]


자기계발서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급속하게 보급되자 인터넷상에는 서로 형태가 비슷한 자존심과 자신감, 자존감을 이렇게 구별하는 포스팅도 볼 수 있다.

넌 자존심도 없냐?

걘 자존심이 너무 세.

얘는 자존심이 있다.(X)

너의 자존심이 보기 좋다.(X)

그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다. - (긍정적인 뜻으로도 쓰일 수 있다.)


너는 자신감이 있다.

걔의 자신감이 보기 좋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 (부정적인 뜻으로도 쓰일 수 있다.)


원래 자존감이 낮은 애들이 그러잖아.

자존감을 키워야 대인관계가 좋아진다.


한편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자기계발서의 용례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구별하고 있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모두 자신을 좋게 평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자존심은 타인과의 경쟁 속에서 얻는 긍정이며 자존감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긍정이다. 이에따라 자존심은 끝없이 타인과 경쟁해야 존재할 수 있으며 패배할 경우 무한정 곤두박질 친다. 반면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확고한 사랑과 믿음이기에 경쟁 상황에 따라 급격히 변하지 않는다.


이에서 알 수 있듯, 자존심과 자존감(self-esteem)의 근본적인 차이는 믿음(belief)에 있다. 널리 알려진 것과 같이 자존감과 자존심은 서로 대립되거나 연결되는 개념이 아니며 오히려 (다소의 오해를 감수한다면) 별개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용이하다.

거기다가 여러 반례들이 있다.
  • 나는 원래 잘났으니까 모두에게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해 같은 나르시시즘이나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경우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남과의 경쟁에서 이겼다거나 남과 경쟁한다는 요소는 전혀 들어 있지 않지만, 남이 볼 때는 굉장히 어처구니가 없고 기분나빠하는 경우가 많다.
  • 사회성이 나쁘고 비위를 못 맞추는 사람은 자신감이 있어도 절대 자신감 넘친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웬만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 엉뚱한 걸로 인정받으려 하는 애정결핍 같은 취급을 받는다.

따라서 자기계발서에서 쓰이는 '자존감'의 주관적인 정의는 이와 같이 말해볼 수 있다.

자신과 타인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마음.


엉터리 정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자존감이 타인보다 높은 사람에게 생기는 불이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자존심이 타인보다 강한 사람과는 달리 단 하나도 불이익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정도로 정의를 해보면 자기계발서에서 '자존감'에 대해 논할때 나오는 거의 모든 용례를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자존감이 높으면 당연히 타인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부심과 자존감은 서로 다른 뜻이라는 블로그 포스팅이나 자기계발서를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링크), 학계에서 쓰는 정의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으니 읽을 때 주의를 요한다.


3.1. 자존감이 낮으면 생기는 일들[편집]


자긍심이 낮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관련 평정 척도상에서 전체 표본의 하위 33%에 속함을 의미한다. 주로 활용되는 척도는 "Rosenberg's Self-Esteem Scale" 이다.

  •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낮은 자긍심은 개인의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이나 삶의 질을 위협한다.
  • 자신에 대한 호의적이지 못한 견해를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기혐오와 부정적인 말을 자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사람들은 "나는 잘 하는 것이 없다, 나는 자랑스러운 것이 없다, 나는 쓸모가 없다, 나는 실패자다" 와 유사한 진술에 동의한다. 또한 오히려 자존심은 높아져 자신에 대해선 방어적으로 대하며 남의 탓을 하기도 하며, 혹은 스스로와 타인을 둘다 안좋게 평가하기도 한다.
  • 타인에 비교하여 열등의식을 갖고 있다. 물론 자신의 단점을 직시하고 심사숙고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여러 측면들에 대한 왜곡된 열등감을 갖기 쉽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 사회적으로, 자긍심이 낮은 것만으로 '쟤는 좀 이상하다', '같이 있으면 부담스럽다'는 평가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산다. 본인도 타인을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에[2] 단체생활에서 소외되거나 거부당하는 등 왕따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회복 탄력성이 약하다.[3][4] 비슷한 맥락에서, 실패의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앞두고 있을 때 수행의 결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불구화 전략(Self-handicapping strategy)[5]를 더 많이 구사한다.[6]
  • 사회적 영향력이 강한 타인에게 더 쉽게 설득당하는 경향이 있다.[7] 즉 피암시성이 강하다.[8]
  • 무슨 일을 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결과에 따른 실패에 대한 우려때문에 항상 불안해한다. 그래서 집단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때 스스로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여 자신이 직접 나서서 주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 죽음을 연상시키는 이미지(ex. 부검 장면 등)를 접하면 확연히 더 불안해하며[9] 이로 인해 가까운 사람의 부고에 심적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 자존심과 자존감이 함께 낮은 경우 기본적으로 불안하거나 응축되고 기가 약해지지만 자존심은 높은데 자존감은 낮을 경우 낮은 자존감을 충족하기 위해 경쟁적이 되거나 허세/타인 비난적 성향이 강회되는 되는 경향이 있다.[10] 전자의 경우 체념형이 될 경향이 좀 더 높고 후자의 경우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이 될 가능성이 좀 더 높다.[11]
  • 직업, 학과를 선택할 때도 자신이 하고싶은 일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생각해 선택한다. 예를 들어 공업고등학교에서 용접에 흥미를 느꼈지만 용접사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 판단해 뜬금없이 공무원이 되기위해 행정학을 공부하고 있거나, 운동을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운동부원들이 학교 조례시간에 전교생 앞에서 상을 받는 모습을 보고 뜬금없이 운동부에 가입을 한다든지.... 대개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자부심이 없고, 자신이 생각하는 멋의 기준에 엄청 집착하며 그 멋의 기준에 맞는 직업을 가지면 자신 또한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멋있다고 생각한 집단에 들어와놓고 후회하는 일이 다반사. 그러나 이들은 후회하지만 쉽게 또 바꿀 수 없다. 이미 사람들의 시선에 취해있기 때문이다.
  • 자기자신보다 자기가 소속된 조직에 더 자부심을 가진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고 XXX집단에 소속된 자신을 자랑스러워 한다. 이점은 윗내용과도 겹친다. 자기가 소속된 조직이 사회적 인식이 좋다는 이유로 자기 자신보다 그 조직만을 사랑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12]
* 자기 자존감이 높은지 낮은지 간단하게 알 수 있는 테스트들이 많지만, 크게 믿을 바는 되지 않는다.


3.2. 자존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편집]


"이제 와서 이런 충고를 드리는 것이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자긍심 같은 건 잊어버리세요. 대신 자기통제(self-control)와 자기수양에 더 집중하세요. 최신의 연구에 따르면, 이 두 가지가 여러분 개인이나 우리 사회에게 더 이롭습니다."

-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R. Baumeister), 2005[13]


  • 자긍심이 높은 개인은 더 현명하고, 매력적이며, 일을 더 잘 하고, 더 호감이 가는 생활을 한다.
➜ 물론 여러 평정 척도들을 통하여 이러한 응답들이 얻어지기는 해도, 결국에는 이것도 자기보고(self-report)다. 자긍심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자기가 그렇다고 믿을 뿐이지, 남들이 보기에도 객관적으로 그가 그런 사람일지까지 예측하지는 못한다. 자긍심이 높더라도 그 사람이 실제로 현명하거나 호감이 갈지는 그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 과제 수행의 경우에는 실제로 상관관계는 존재하나, 잘 하기 때문에 자긍심이 높은 것이지 자긍심이 높기 때문에 잘 하는 것은 아니다.

  • 점점 더 많은 현대인들이 낮은 자긍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미국 한정으로 거짓. 미국 중학생들의 1975년에서 1995년까지의 자긍심 데이터는, 이 기간 동안 자긍심 점수가 60점에서 80점까지 꾸준히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당시 출간된 많은 대중심리학 육아지침서들이 자녀의 자긍심을 가능한 한 높여주라고 충고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14]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기간 동안 이 세대의 학업성취는 더 떨어졌고 반사회적 행동들과 각종 적응상의 문제들은 도리어 증가했다.[15] 이 세대가 2000년 이후 현대 미국의 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한다는 것에 주목해 보라.

  • 공부를 못 하는 학생에게는 우선 그 학생의 학업수행을 격려함으로써 자긍심을 높여 줄 필요가 있다.[16]
➜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된다. 학업수행 실패에 대한 피드백으로서 소위 "자존감 강화 메시지" 를 전달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이 자신의 나쁜 성취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게 한다. 관련 실험에서는 자존감 강화 프로그램을 통과했던 하위 성적 집단의 시험성적이 유의미하게 더 떨어졌다.[17] 구체적으로 첨언하자면, 실험집단에서는 D(…)를 받은 학생의 성적표 뒤에다 "고개를 들라! 스스로의 자긍심을 높여서 더 나은 학점을 받고 자신감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는 등의 격려 메시지를 첨부해 보여주고, 통제집단에서는 성적표만 제공하거나, 성적표 뒤에 "학생은 스스로의 학점에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생활을 통제할 필요가 있겠네. 주의하게." 와 같은 경고 메시지만을 제공했다.[18]

  • 자신감이 높으면 자기 능력의 500%가 발휘되지만 자신감이 낮으면 30%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각종 자기개발서와 넷상에서 성공 명언이랍시고 돌아다니는 말 중 하나이다. 보통 영국의 심리학자 하드필드가 저서 '힘의 논리'에서 한 말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500%라는 괴물같은 수치는 둘째치고 실상을 보면 저 말의 신빙성에 의문이 간다. 자세히 파보면 저 말은 정신분석학자 제임스 하드필드(James Hadfield)가 저서 'Psychology of Power'에서 한 말이다. 심리학도라면 알겠지만 정신분석학은 보통 심리학으로 여기지 않거나 좋게봐도 비주류로 여긴다. 게다가 저 양반이 연구한 것은 자신감이 아닌 정신분석 치료이고, 뭣보다 저 양반은 텔레파시와 사후세계를 믿는 사람이었다. 나폴레온 힐 같은 자기개발서 저자들도 초능력을 옹호하며 헛소리한게 한두 번이 아닌데 과연 이 양반이 신뢰할 만 할까?

➜ 실제 조사결과, 인과관계는 둘째치고라도 상관관계부터 아예 없거나 미약한 수준이었다.[19] 또한 10대 조폭 일원들, 테러리스트들, 강력범죄 수감자들이 평균보다 높은 자긍심을 갖고 있더라는 정반대의 연구결과도 있다.[20] 이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학계에 발표됐을 때 큰 논란에 휩싸였으며 그 결과 자긍심에 대한 좀 더 회의적이고 엄밀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음을 고려한다면, 위키러 여러분들에게 일견 이 연구가 믿어지지 않는다 해도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4. 과학에서[편집]



4.1. 사회관계측정이론(Sociometer theory)[편집]


사회관계측정이론은 자존감이 개인이 지각한 자신의 사회관계를 반영하는 척도라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즉 만약에 누군가가 원만한 사회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그는 자존감이 높을 것이고, 반대로 사회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거나 최소한 자신이 원만하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자존감이 낮을 것이라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21] 이 이론은 인지행동치료의 선구자인 앨리가 처음 아이디어를 제공한 후 2000에 Leary가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제시한 이론인데 현재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회관계측정이론은 과거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 협동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 서로 사회적 관계를 단단히 유지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러기 위해 자존감을 개발하여 자존감이 떨어지면(=사회적 관계가 약해지면) 자존감을 보충하도록 사회적 관계를 강하게 하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몇몇 연구들은 실제로 이들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어떤 연구에서는[22] 자존감이 낮을수록 사람들이 타인이 자신을 수용하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리고 fMRI 연구결과[23] 사람들은 타인에게 거절당할 경우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회관계측정이론은 자존감의 크기와 자존감 불안정성(self-esteem instability:자존감이 변동하는 정도) 사이에 부적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메타분석 결과 사실로 나타났다.[24] 이외에도 많은 연구가 사회관계측정이론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자존감=내 사회적 관계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피진스키와 연구자들은[25] 사회관계측정이론을 지지하는 연구결과들이 다른 이론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피진스키가 미는 이론인 공포관리이론(Terror Management Theory,TMT)에 따르면 자존감은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가치인데, 자신이 타인에게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면 당연히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자존감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사회적 관계가 불안정한 히키코모리보다는 사회적 관계가 원만한 정상인들이 자존감이 더 높은게 당연하다. 게다가 피진스키는 사회관계측정이론을 지지한 연구들이 모두 개인에게 의미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했다고 강조한다. 즉 위의 연구들에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정확하게 자기자신의 가치과 관련있는 사람과의 관계에만 영향을 받았다는 것. 이는 상당히 중요한데 실제로 사회관계측정이론에 따르면 주변사람에게 무시당하거나 욕먹으면 자존감이 떨어져야 하지만, 인터넷 등지에선 남에게 먹은 욕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관종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위의 논문을 작성한 저자들은, 이런 면에서 자존감을 사회적 관계만으로 설명하는 사회관계측정이론보다는, 자신의 가치라는 면에서 자존감을 설명하는 공포관리이론이 더 뛰어난 이론이라고 밀고 있다. 저자들의 관점을 지지할지는 개개인의 자유지만, 사회관계측정이론이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한계 또한 가지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4.2. 자긍심 함양의 문화적 차이[편집]


상기했듯이 1970~1990년대에 북미권의 수많은 가정들에서는 "우리 아이 자존감 키워주기" 가 최대의 핫이슈가 되었었다. 물론 그 당시의 교육관행이 오늘날까지도 어느 정도는 잔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게나 '자존감' 이라는 단어가 중요하게 취급된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이전에는 의외로 서양에서도 자녀가 뭘 하든지 무조건 칭찬해 주거나 자녀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처럼 취급하는 경향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1930~1940년대 서구권 육아지침서에는 "만일 당신의 자녀가 떼를 쓰면, 세상이 자기들 맘대로 그리 만만하게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철저히 깨닫도록 해 주어라." 라는 문구가 버젓이 있었을 정도였다.

동아시아의 경우 뜻밖에도 의도적으로 자녀의 자긍심을 깎아내리는 문화적 특징이 과거에 존재했었다. 자기 자녀를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동아시아의 문화적 특징은 서구 연구자들에게 줄기차게 연구되어 왔으며,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극복되긴 했지만 일부 노년층들 사이에는 아직 잔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 취학 전 연령의 자녀를 타인에게 소개 : "제 돼지새끼 같은 못난 놈들입니다."[26]
  • 자녀가 학교에 입학할 때 교사에게 소개 : "제 자식은 때려야만 말을 들어먹는 놈입니다."
  • 자녀가 기업에 취직할 때 사장에게 소개 : "제 자식이 아직 여러 모로 불민한 놈이지만 믿고 써 주시니..."[27]

문화심리학 계통의 서구 연구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비하 → 타인의 추켜세움 과정불문율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 잠재적 역기능이 최소화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즉 공동체적인 가치와 질서를 개인이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부모가 낮추고 타인이 높이는 전략을 채택한다는 것.[28] 참고로 이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곳은 바로 중국.

하여간 이제는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이런 식으로 자녀를 소개했다간 자칫 자녀의 앞길을 망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소개가 아닐 경우에도 이러한 문화적 맥락은 여전히 작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빼어난 미모를 지닌 될성부른(?) 어린이에게 유치원 선생님이 일부러 "너 못생겼어! 아유 못생긴 녀석!"이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29] 이 역시 이 아이가 훗날 "나 쫌 잘생긴 듯? 후훗~" 하면서 민폐를 끼치지 못하게 하고 겸손함을 갖게 하려는 의도이지만, 많은 현대인들의 관점에서는 쉽게 이해되기 힘든 양육방식일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이러한 의도적인 깎아내리기는 문화충격까지도 초래할 수 있을 정도이다.

5. 관련 문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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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취관련 스트레스 경험 후 완벽주의와 자존감이 우울발생 및 지속에 미치는 영향, (The) effects of perfectionism and self-esteem on immediate depressive reaction and enduring depressive reaction after experiencing achievement-related stress, 김연수, 학위논문(석사, 가톨릭대학교)[2] Sommer, K. L., & Baumeister, R. F. (2002). Self-evaluation, persistence, and performance following implicit rejection: The role of trait self-esteem.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8(7), 926-938.[3] Shrauger, J. S., & Rosenberg, S. E. (1970). Self‐esteem and the effects of success and failure feedback on performance. Journal of Personality, 38(3), 404-417.; Shrauger, J. S., & Sorman, P. B. (1977). Self-evaluations, initial success and failure, and improvement as determinants of persistence.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45(5), 784.[4] 쉽게 말하자면 역경에 처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실패를 경험했을때 좌절감을 올바르게 잘 극복할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5] "내가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실패하면 나는 정말 존재가치가 없으니까,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도록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어" 의 동기로 인해 발생하는 인지적 전략이다. 시험 전날부터 반의도적으로 자기 컨디션을 망치거나 게임을 하고, 시험을 망친 뒤 '이유가 있어서 시험을 못 본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6] Tice, 1991; Tice & Baumeister, 1997.[7] Brockner, 1984.[8] 이와 반대로, 자아존중감이 너무 떨어져서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도 못 믿는 것이다.[9] Greenberg, J., Solomon, S., Pyszczynski, T., Rosenblatt, A., Burling, J., Lyon, D., ... & Pinel, E. (1992). Why do people need self-esteem? Converging evidence that self-esteem serves an anxiety-buffering fun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3(6), 913.[10] 이들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낮은 자존감을 충족하려는 경향이 있어 어떤 식으로든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하는 경향이 강하다.[11] 어느 쪽이든 기본적인 자기확신과 자신/타인에 대한 신뢰가 낮은 편이기에 관계하면 다른 사람들이 피곤함을 느끼기 쉬운 유형이 된다.[12] 물론 자기가 속한 집단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뜻은 xx집단에 들어간 자랑스러운 나가 아닌 단순히 xx집단만을 사랑한다는 것이다.[13] 주요 저서로서 국내에도 번역된 《소모되는 남자》 가 있다.[14] J.M.Twenge & W.K.Campbell, 2001.[15] L.E.Berk, 2005.[16] "결과에 대해 칭찬하기 vs 과정에 대해 칭찬하기" 와는 관계가 없는 연구임에 유의할 것. 낙제 학생에게 자긍심을 높이고 "당신은 가치 있는 학생입니다" 와 같은 위로를 전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이다.[17] Forsyth, Lawrence, Burnette, & Baumeister, 2007.[18] D.G.Myers, 《사회심리학》(11th ed.), p.64.[19] Baumeister et al., 2003.[20] Dawes, 1994; 1998.[21] Leary, M. R., & Baumeister, R. F. (2000). The nature and function of self-esteem: Sociometer theory. Advances in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32, 1-62[22] Anthony, D. B., Wood, J. V., & Holmes, J. G. (2007). Testing sociometer theory: Self-esteem and the importance of acceptance for social decision-making.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3(3), 425-432[23] Eisenberger, N. I., Inagaki, T. K., Muscatell, K. A., Haltom, K. E. B., & Leary, M. R. (2011). The neural sociometer: brain mechanisms underlying state self-esteem.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23(11), 3448-3455.[24] Okada, R. (2010). A meta-analytic review of the relation between self-esteem level and self-esteem instability.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8(2), 243-246.[25] Pyszczynski, T., Greenberg, J., Solomon, S., Arndt, J., & Schimel, J. (2004). Why do people need self-esteem? A theoretical and empirical review. Psychological bulletin, 130(3), 435.[26] 실제로 코망쇠 형제로 잘 알려진 오원석 화백의 만화일기 시리즈에서 바로 이 용례가 등장한 적이 있다.[27] 이런 말에는 '날 생각해서 해주는 말일텐데 또 스스로 자존감만 깎아내리고 있네 역시 난 구제불능이야' 라며 더욱 부정적인 영향의 위험이 있다.[28] 즉 위의 사례에서 사장은 관습적으로 "아유, 아닙니다. 이 친구가 그래도 맡은 일을 금세 배워서 곧잘 해 주니 회사에 크게 도움이 되는걸요." 라고 답례하게 된다는 것.[29] 물론 이들도 주변 어른들이나 해당 어린이의 부모님에게는 아이의 외모에 대한 칭찬을 한없이 늘어놓곤 한다. 그런데 진짜로 아닌 경우가 있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