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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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의미의 확장
2.1. 문제점


1. 개요[편집]


인계철선(, tripwire)는 부비트랩, 정확히는 지뢰와 수류탄, 사제 폭발물의 격발장치와 엮는 철선이다. 군용답게 꽤 튼튼한 철사로 무광 코팅이 되어 있다. 일부에선 속칭 '피아노줄'로 부르는데, 실제의 피아노줄과는 약간 다른 물건이지만 인계철선의 기본원리가 피아노줄에서 출발한 물건이라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실패에 둘둘 말아놓은 형태로 보급되며,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사용처가 많다. 대부분의 폭발물은 신관을 교체해도 인계철선으로 잡아당기면 즉시 폭발하도록 만들 수 있으며, 격발용 외에도 전차 장애물에 보조로 깔아놔서 전차의 무한궤도보기륜등에 얽혀 진격속도를 느리게 만들거나 아예 멈추게 만들수도 있다. 이외에도 빨랫줄로 쓰거나 하는 등 일상적인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수류탄에 묶을 때는 안전핀과 손잡이에 엮어놔서 수초 후 자동 격발하게 만든다. 게다가 안전핀을 미리 뽑고 설치할 경우 사소한 충격만으로도 격발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자체로도 의외로 쓸 만한 무기가 된다. 적절한 길이를 손에 말아쥐면 대검에 버금가는 교살무성무기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주둔지 경계용의 조명, 대인지뢰에 엮어서 침투에 대비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또한 설치시 적군이 인계철선을 끊어 무력화할 때를 대비해 아예 인계철선이 잡아당겨지든 끊어지든 간에 무조건 터지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인계철선을 발견하면 방호복을 입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냥 안 건드리는 것이 상책이다.

2. 의미의 확장[편집]


정직하게 보는 관점에서 국방력을 비교하면 이제 (미군의) 2사단은[1]

뒤로 나와도 괜찮습니다. "그 뭐 공짜 비슷한 건데 기왕에 있는 건데 그냥 쓰지, 인계철선으로 놔두지. 뭐하러 거 시끄럽게 옮기냐?"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2006년 민주평통 연설


동맹국의 자동개입을 보장하기 위한 인질과 같은 성격을 지닌 주둔군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주한미군 등 해외주둔 미군. 인계철선을 건드는 순간 부비트랩이 터지는 것처럼 공격을 받는 것과 동시에 자동개입을 이끈다는 유사성 때문에 쓰이는 용어인데, 그 뜻이 확장된 것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한국 주둔하는 미군이 북한의 공격으로 하나라도 죽는 순간 미군 개입의 트리거가 걸리기에 주한미군을 인간 방패로 취급한다는, 즉 繼鐵線의 의미로 사용한다.

각종 조약 등으로 군사협력 관계를 맺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보호국은 국익에 따라 피보호국을 버릴 수 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방기(abandonment)의 위험이라고 한다. 반대 개념으로는 개입하지 않고 싶은 분쟁에 끌려들어가는 연루(entrapment)의 위험이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프랑스와 각종 조약으로 엮여 있었지만 자신들이 보장하고 있던 벨기에의 중립이 깨어지기 전까지 개입을 망설이고 있었으며,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소규모 중립 폴리스였던 멜로스는 자신들의 모식민시였던 스파르타와의 친분을 믿고 아테네의 위협에 저항했지만 스파르타는 개입하지 않았고 결국 성인 남자는 모두 죽고 여자와 아이들은 모두 노예로 팔려버리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수지타산에 안 맞으면 바로 토사구팽하는건 아니다. 피보호국을 버린 보호국을 누가 믿겠는가? 피보호국이라고 바보는 아니라서, 군사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의존하더라도 대신 받아낼 무언가가 없거나 불안하면 떨어져나가기 마련이다. 그렇다곤 해도 피보호국으로선 늘상 방기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호국의 자동개입을 보장하기 위해 각종 수단이 강구되는데, 이 중 가장 확실한 방안이 보호국의 군대를 자국에 주둔시키는 것이다. 자국의 군대가 공격받는다면 이는 곧 자국에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니까. 따라서 적국이 선택적으로 보호국의 군대를 타격에서 배제할 수 없도록 가급적이면 전방에, 그리고 피해를 무시할 수 없도록 대규모의 군대를 주둔시키게 된다. 합동/연합 지휘체계까지 구성된다면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더할 나위없는 체제가 구축됐다고 볼 수 있다. 다 알다시피 이 체제가 완벽하게 구성된 것이 한국이다.

동두천, 의정부 등 전방에 주둔한 주한미군한미연합사령부 체제는 대규모 도발 시 미국이 한국에서 발을 빼고 도망갈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즉 북한군대한민국을 침공하거나 타격했을 때 대한민국 주둔 미군이 타격을 입으면 자동적으로 미군 60만이 한반도전쟁에 반드시 참전한다는 의미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전작권 환수와 주한미군 평택 이전배치에 군 내외에서 거세게 반발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 공격받았을 경우 미군이 자동개입하는걸로 알고있는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해당되는 사항 이외에도 미군병사가 죽거나, 미군기지가 공격받았을 경우에 개입할 수 있다. 즉, 세계의 주둔미군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 대통령이 결정권을 가지고있다.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이 있는데, 이 법에 따라, 미군의 해외 무력 행동은 ▲미 의회의 ‘전쟁 선언’ ▲미국 영토와 소유물, 미군에 가해진 국가 긴급상황으로 제한된다. 미 대통령은 무력 행동 개시 48시간 내에 이를 미 의회에 통보해야 하며, 미 의회의 ‘무력 행동’ 승인이 없을 경우 최대 90일 내에 미군을 해외 분쟁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 한반도 무력 충돌 발생시, 미 대통령은 ‘긴급상황’ 판단에 따라 미 의회의 사전 승인 없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군의 해외 전쟁 수행은 어느 경우든 지 90일을 넘어 지속하려면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물론, 전통적으로 굳건한 한미 동맹관계에 따라 웬만하면 미 의회의 승인이 자연스럽게 나겠지만 다소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법과 달리 북한과 중국이 맺고 있는 조중우호 및 상호원조조약은 2조 조항에 보면 ‘체약 일방이 무력침공을 당함으로써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 체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 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동개입이며 한미 동맹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이 자동개입조항은 사실상 폐지된 걸로 알려졌다.기사 .

우리나라가 공격을 받더라도 미군이 전쟁을 선포해야 할 정도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면 미군의 원조를 전혀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중국과 북한의 조약은 건드리면 바로 폭파되는 지뢰와도 같고 한국과 미국은 별도로 작동시켜야 하는 지뢰와 같다. 하지만, 한반도에 배치된 주한미군은 북한과 중국에겐 어마어마한 견제효과가 있다.

2.1. 문제점[편집]



"미국한테 매달려 가지고 바짓가랭이 매달려 가지고 응디... 미국 응딩이 뒤에서 숨어가지고 "형님, 형님, 형님 빽만 믿겠다.", 이게 자주 국가의 국민들의 안보 의식일 수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되겠습니까? 인계철선이란 말 자체가 염치가 없지 않습니까? 남의 나라 군대를 가지고 왜 우리 안보를 위한 인계철선으로 써야 합니까? 피를 흘려도 우리가 흘려야지요. 그런 각오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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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상기의 연설 中


듣는 입장에서는 어감이 매우 나쁜 단어이다. 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현이 이를 지적하는 대표적 발언인데, 동맹국 내지 보호국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자국 군인들을 인질 내지 총알받이, 고기방패 같은 소모품처럼 활용한다는 소리니 매우 불쾌할 것이다. 따라서 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평통에서의 발언은 남의 나라를 지켜주기 위해 주둔한 주한미군을 한낱 인계철선 따위로 취급하는 대한민국 국군의 고위 장성 장교들을 향해 경고하는 발언인 것이다.

그런데도 과거에는 좌우 가릴것 없이 이 표현을 정말 스스럼없이 사용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상파 TV 뉴스에서 "주한미군 재편으로 인한 인계철선의 후퇴가 우려됩니다"란 멘트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나왔다. 인계철'선'에만 꽂혀서 대충 무슨 방위선처럼 생각했기 때문에 자주 썼는지는 몰라도, 어원을 알면 함부로 쓸 수 없는 표현이다.

또한 어디까지나 딴 나라 군대이기 때문에 위의 연설에서 지적한 대로 자국 군대는 불안한 건 사실이다. 실제로 이런 경우처럼 영토 분쟁이나 소규모 충돌, 외교적 분쟁같은 경우에는 자국군과 달리 개입을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상대 국가가 같은 보호국의 피보호국인 상황에는 중재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고, 최악의 경우 아예 방관하는 경우도 있다.

2020년대에 접어든 현재도 빈도는 줄었을지언정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표현인데 주한미군들에게 이 말은 절대로 쓰면 안된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기분 나빠한다. 그도 당연한 게, 자신들을 그저 본토 주둔 미군을 한반도의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희생시킬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는 표현이니 그 누가 좋아하겠는가?

리언 라포트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도 "우리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2]이 있다. 우리는 한국을 지키려고 왔지, 죽으려고 온 게 아니다."라며 인계철선이라는 표현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래서, 고건 전 총리의 경우는 전선 협력관계(front partnership)란 표현으로 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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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민국 국군이 아니라 의정부 동두천에 있는 미2사단을 말한다.[2] 아마도 지상파 TV 뉴스를 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