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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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2. 정의
2.1. 광의의 의미 투명성
3. 예시
4. 의미 투명성과 어휘화
5. 유사 개념


1. 개요[편집]


Semantic transparency

의미 투명성이란 언어 의미론에서 다루어지는 개념 중 하나이다. 다른 말로 의미 불투명성(semantic opacity)이라는 말도 쓴다.

2. 정의[편집]


둘 이상의 형태소로 이루어진 복합어,[1] 구 등에서 각각의 형태소를 통해 의미를 얼마만큼 파악할 수 있는지에 관한 개념이다.

가령 복합어의 의미가 각 형태소의 의미를 합친 것과 동일하다면, 각 형태소의 뜻을 아는 이들은 복합어의 의미도 금세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각 형태소의 의미들과는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면 형태소들의 의미를 아는 게 복합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전자처럼 각각의 형태소를 통해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을 "투명하다"라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불투명하다"라고 한다. 물체가 투명하면 그 안의 것이 훤히 보이듯이 투명한 복합어도 그 의미가 훤히 파악된다는 식의 비유이다.


2.1. 광의의 의미 투명성[편집]


복합어가 아니어도 특정 단어를 보고 의미를 얼마나 파악해낼 수 있는지 여부를 의미 투명성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김정남 2007: 3)[2][3]. 이 경우 딱 보고 의미를 알아낼 수 있는 단어는 투명한 것이고 그렇지 못한 단어는 불투명한 것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외래어는 고유어보다 전반적으로 의미 투명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투명성 개념에서 투명한 복합어들은 이 의미로도 투명하다. 여기서는 이러한 의미의 투명성은 광의의 투명성으로 언급하겠다.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 문서에도 이를 다룬 내용이 있다.

3. 예시[편집]


관용어구는 의미적으로 불투명하다. 애초에 투명하게 쓰이는 구는 그냥 구일 뿐이다. 자주 쓰이다 보니 (관용에 따른) 특수한 의미가 생겨 각각의 형태소만으로는 의미를 유추할 수 없게 된 것을 관용어구라고 부른다.

고유명사 역시 기본적으로 불투명하다. 각각의 구성 형태소는 일반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그것을 합쳐봤자 일반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특정 개체를 지시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으므로 불투명해진 것이다. 꼭 복합어가 아니더라도 광의의 투명성으로 보았을 때에도 고유명사는 지칭 대상이 줄어들었으므로 불투명하다.

한자어에서 구성 한자의 의미가 약화되는 것도 언중들이 한자어로부터 각 한자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불투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령 '가죽혁대' 같은 것은 '혁대'(革帶)의 '혁'(革)이 "가죽"을 의미하므로 겹말인데, '가죽혁대'와 같은 말을 쓰는 이들은 '혁대'로부터 "가죽"의 의미를 얻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김정남 2007: 7). 이러한 현상에는 한글전용으로 인해 한자가 문장에 표기로써 출현하지 않는 것도 한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겹말의 사용은 불투명해진 한자어에 같은 의미의 말을 부연해 다시금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티셔츠 같은 데 써져있는 문구 같은 것은 대체로 (광의의 의미로) 불투명하다. 사람의 옷에 쓰인 글자들은 대체로 아름다움을 목적으로 하지 의미 전달을 목적으로 하진 않기 때문이다. 의미를 대번에 알 수 있는 문구를 써놓으면 오히려 움직이는 광고판 느낌을 주어 어색함을 준다. 그래서 가끔 외국 배우들이 이상한 의미의 한국어 문구가 써져있는 옷을 입은 모습이 개그 짤방으로 돌아다니곤 한다. 그들에게는 해당 표현들의 의미가 외국어여서 불투명한 반면 짤방으로 소비하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너무 투명해 이질감을 주는 것이다. 옷에 쓰여진 글자여도 제복 등에 쓰여진 직위/성명 표시 등 의미 전달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들도 약간 있다.


4. 의미 투명성과 어휘화[편집]


복합어에서 어휘화(lexicalization)가 이루어졌는지 기준으로 작용하곤 한다. 두 형태소가 붙어서 단순히 합을 나타낸다면 임시로 붙은 상태일 뿐이다. 그러나 두 형태소가 형태소 각각의 의미의 합 이외의 의미를 나타낸다면 결합이 더욱 긴밀해진 셈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의미적 융합이라 하며 해당 복합어들을 융합 복합어라 한다. 이러한 융합이 일어난 복합어들은 불투명하다. 한국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서는 의미가 얼마나 융합되었는지가 띄어쓰기의 기준으로도 작용한다.


5. 유사 개념[편집]


언어학에서 투명성이라는 개념은 대체로 의미론에서 쓰이기 때문에 그냥 'transparency'라고도 한다.[4]

간혹 형태론에서도 형태론적 투명성을 언급하곤 한다. 그것은 복합어의 형태로부터 각각의 구성 형태소를 쉽게 분리해낼 수 있는지 여부에 관련된 개념이다. 가령 '삭월세'(朔月貰)라는 형태였다면 삭(朔)/월(月)/세(貰)를 분리해낼 수 있지만 '사글세'는 형태상의 융합(amalgamation)이 일어나 각 형태를 분리할 수 없다. 이때 '사글세' 같은 형태를 불투명한 형태라고 한다.

표기가 얼마나 음성과 1:1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표기 심도도 '표기 투명성'이라고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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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plex word. 이때의 복합어는 접사 등등을 통해 만들어진 파생어, 단어 대 단어로 합쳐진 합성어를 아우른 개념이다. 합성어(compound word) 문서에서도 보듯 국내 논문 중 compound word를 복합어로, complex word를 합성어로 쓰는 것들도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2] 김정남(2007), 의미 투명성과 관련한 국어의 제 현상에 대하여, 한국어 의미학, 22(), 1-23.#[3] 인용에서는 언어학 개념 중 하나인 '수월성'을 [excellence\](훌륭한 정도)의 의미로 사용하는 이들도 있고 [easiness\](쉬운 정도)로 사용하는 이들도 있음을 예로 들고 있다. '수월하다'라는 단어가 1번 뜻("그는 스스럼없이 수월하게 말을 받고 대답하고 하였다."=능숙하다)과 2번 뜻("김 대리가 맡은 일은 수월하지 않았다."=쉽다)을 모두 지녀 이러한 중의성이 발생한다.[4] 물론 구글 같은 데 transparency라고 치면 정말 공학적으로 투명한 것들만 잔뜩 나오기 때문에 semantic를 붙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