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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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미군정~제1공화국 시절 악명높았던 정치깡패.
2. 생애[편집]
1927년 4월 21일 경기도 이천군 읍내면 중리(현 이천시 중리동)에서 태어났다.
단국대학교 법정대학 정치학과에 다니던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중퇴하고 그해 가을 경상북도 대구시에서 갑종장교로 임관했다.
처음 2년간 국방부 정훈국장 이선근 준장 휘하에서 정훈장교로 복무했는데, 이때 이선근으로부터 화랑도 정신을 여러 번 들으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2년간은 휼병감실 소속으로 복무했고, 일선과 후방 지역을 넘나들며 대민 지원에 종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시에 직속상관인 어(魚)모 소령을 구타하는 등 물의를 일으켜, 결국 진급누락으로 1954년 8월 중위만 겨우 달고 전역했다.
당시 황달과 위궤양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이천 설봉사에 들어가 약 3개월 휴양을 했다. 거의 회복되었을 즈음 동대문시장 상인조합 이사장 이정재로부터 '같이 일합시다'하는 제안을 받고 주먹으로 전락했다. 당시 조직폭력배 대부분은 일자무식 하층민 출신인데 반해, 유지광은 대학물까지 먹은 엘리트에 장교 출신이라는 끗발도 대단했다.
상기 그림은 대학을 나온, 소위 '인텔리' 정치주먹들의 대표들을 표현한 것이다.[6] 이들은 개인의 무력과는 상관없이 고학력자라는 명목으로 최소한 중간 보스급 이상의 대우를 받았다. 물론 인텔리 주먹들은 상기에 언급된 인물들 외에도 많이 있었으며, 저 정도 학력을 가지고도 깡패가 될 수 밖에 없었던 1950년대 전후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상기에 언급된 인물들은 이철승[7]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정재 동대문파와 직간접적으로 연합했다. 물론 이들은 4.19 혁명 이후 자유당 정권에 부역했다는 명목 하에 혁명재판에 회부되어 형을 선고받았고 반강제적으로 주먹계에서 밀려난 씁쓸한 결말을 맞았다.
동대문파의 두목 이정재와는 동향인데다 사돈 관계라[8] 곽영주와 더불어 이천 3인방으로 불렸다. 나이는 이정재가 10살 위에 서열도 위였으나 항렬은 유지광이 하나 위라 이정재가 말을 높였다. 유지광은 동대문파 내에서 10위권이었고, 이정재의 지원으로 새로 주먹패를 영입하고 육성했다. 그는 군대 식으로 부하들의 외박과 술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기강을 다잡는 동시에, 다른 거물 주먹패들과 연합해 화랑동지회를 결성하면서 명동을 압박했다. 결국 충정로 도끼 사건으로 명동 패거리는 무너진다.
그리고 그는 이정재의 행동대장으로서 장충단집회 방해 사건 등 여러 굵직한 정치테러의 최전방에서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4.19 혁명으로 제1공화국이 몰락하고 이어 5.16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서자 군인들에게 두 번 체포됐다.
재판 당시의 말을 하고 있는 유지광의 모습. 유지광의 바로 왼쪽에 서있는게 임화수이다. 유지광의 오른쪽은 이정재
재판 과정에서 그는 "이분들은 나라를 위해 일하신 분들이고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이 모든 짓은 죄다 저 혼자 벌인 일입니다. 저만 사형에 처해주시면 모든 게 다 해결됩니다. 부디 선처를 해 주십시오."라고 발언을 하여 오야붕 이정재, 직속 부하 등을 살리고 본인 혼자 희생하려고 했다. 혁명재판에서 유지광은 사형을 선고받지만 얼마 후 무기징역으로, 그 후에는 징역 15년으로 감형 받고 결국 5년 6개월간 복역 후 모범수로 석방됐다.
이 때 국가재건최고회의 박정희 의장이 유지광의 이정재에 대한 충성심을 기특하게 여겨 특별히 감형해 주었다는 썰이 있다. 이것은 여러 드라마나 후대 조폭들 간의 근거없는 카더라 등에서 언급되었고, 그 영향을 받아 현재에도 호사가들 사이에서 유지광이 감형받은 이유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역사적으로 전혀 고려할 가치가 없는 사항으로, 사실 역시 아니다. 당시 혁명재판부 판사였던 최문기의 증언에 따르면 깡패 관련 비리가 워낙 심했지만 여론은 형이 너무 과하다고 해서, 상징적으로 일부만 사형 집행하고 나머지는 감형해줬다고 한다.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것은 화랑동지회 두목인 이정재, 4.19 당시 실질적으로 깡패들을 지휘한 임화수, 일개 조직원임에도 사람을 죽인 것으로 드러난 신정식 뿐이다. 호사가들의 주장과 달리 유지광의 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9] 석방된 것이다.
출소 후 잠시 영화산업에 손을 대다가 1974년 고향 이천으로 내려가 유통업(동부연쇄점), 용역업체(동부기업), 주류대리점(동광상사), 식당, 농장, 지하수 개발, 건축 공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이후 1988년 3월 8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전국중소상인연쇄점협회에서 4월 예정되어 있던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 내보낼 직능대표를 선출하고 출마자 후원회를 구성했는데, 이때 고문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이천읍 토박이들의 모임인 '이원회(利元會)'의 후원을 맡고, '이천축구동우회'를 이끌며 주민 단합에 앞장서는 한편, 과거 조직에 속했던 후배들과 뜻을 같이하는 청년들을 모아 '이천애향회'를 조직하고 선도활동을 벌이며 범죄없는 마을, 불량배 없는 마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또한 이천농업고등학교 축구팀 실장을 맡아 여러 대회에서 활약하는 등 고향 발전에 기여했다고 전한다.
1983년 중앙일보 인터뷰에 의하면 이천에서 이정재의 묘비를 건립하는데 앞장섰으며 이정재를 호칭할 때는 항상 "회장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기사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을 액자로 걸어두면서 이승만 정권을 찬양하고, 자신들이 다소 과격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대의(大義)를 위한 그들만의 신념을 가지고 그에 맞게 행동을 한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깡패'라고 불리는 것을 무척이나 괴로워했고, 혹시나 자신의 후손들에게 이러한 오명이 씌워질까 매번 염려했다고 한다.
노태우 정부 이후 초기 민주화 바람이 거세지자, 친북좌익 척결을 구실로 1988년 8월 도쿄도 미나토구의 산노반점(山王飯店)에서 일본의 극우단체인 소화유신연맹(昭和維新連盟)의 야마모토 미네아키(山本峯章) 전 회장, 2인자 가토 텐카이(加藤天海) 등을 만나 연계하는 등 조직 재건을 시도했으나, 1988년 11월 12일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계림예식장에서 후배 정모씨의 결혼식 주례를 서다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쓰러졌고, 춘천시 교동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으로 후송되던 도중 결국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향년 61세. 그는 사망 이전에 평소 고혈압과 심부전증 등 심장병을 앓아왔다고 한다.
사망 후 11월 16일 고향인 경기도 이천군 이천읍 실버호텔에서 장례가 치러졌는데 엄청난 조문객들이 찾아서 놀랐다는 증언도 있다. 1988년 11월 17일자 <중앙일보>나 <경향신문>에 관련 기사가 나오는데 기사에 따르면 이석재나 김태련 같이 동대문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부터 신상현이나 김춘삼 같은 뒷세계 네임드들, 일본 야쿠자들까지 엄청난 조문객이 찾아왔었다고 하며 조의금도 그 때 돈으로 1억 정도가 걷혔다고 한다. 묘소는 이천 북쪽에 있는 설봉공원 내의 설봉산에 있는데 지금도 가끔 조폭들이 참배하러 온다고 한다.조선일보 장례식 기사
3. 여담[편집]
- <대명>을 비롯하여 여러 책을 쓰기도 했지만 자신을 미화하였기에 생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잊혀졌다. 이 책에서도 잘못을 어느 정도 반성하고 정치깡패와 자유당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으나 애초에 정치깡패와 자유당을 비판한 것은 토사구팽에 따른 반발 심리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고 조직폭력배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안 좋았기에 책을 낸 당시의 유지광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대명>을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 <무풍지대>가 인기를 끌자 <대명>을 <무풍지대>라는 제목으로 재출간하였는데 자신은 드라마를 보지 못하고 죽었으며 나한일이 당시 인터뷰에서 말하길 "1988년 초 그를 직접 만났는데 무척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쨋든 유지광의 회고록을 통해서 훗날 <무풍지대>, <야인시대>와 같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지만 본인 위주의 기록으로 지극히 미화되고 과장된 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다.
- 신동아 조성식 기자가 쓴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라는 책에서는 조직폭력배 세계에서 유지광의 위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천 지역에는 특별한 조폭은 없고 다만 예전에 유지광이 있었다."
- 대중매체에서는 주인공 보정으로 싸움을 잘하는 것으로 묘사되었지만[10] 여러 증언에 따르면 주먹쓰는 것보다 권총을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고 하며 실제 본인의 자서전에도 싸움 잘 했다는 소리는 없다. 다만 좌우익 학생 싸움에서 두각을 드러낸 전적도 있으니[11] 평균 이상은 했겠지만 본인의 지위에 비해서 특출난 정도는 아니었던 듯하다.
- 유튜브 영상에서 이후의 유지광의 모습을 볼 수 있다.재판장에서 육성증언하는 유지광. 영상 1분부터., 일본 야쿠자들을 방문한 유지광
- 유지광의 묘소와 장례식 사진을 볼 수 있는 영상이 유튜브에 있다.
4. 대중매체[편집]
- 1989년 MBC 드라마 <제2공화국>에서 김영일 배우가 연기했다. 4.18 학생 시위를 습격하기 위해 부하들을 준비시키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무풍지대와 달리 냉혹한 정치 깡패의 모습을 보여줬다.
- 1993년 영화 <대명>에서는 김지원[13]이 연기했다.
[1] #[2] 33세손 지(志) 항렬. [3] 곽영주의 1년 선배였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는 곽영주가 세 살 더 많다.[4] 나이는 이정재가 10살이나 연상임에도 유지덕이 이정재의 막내고모와 결혼하는 바람에 촌수상 유지광이 이정재보다 위가 되었다.[5] 梁在福.[6] 다만 유지광이 재학하던 시절 단국대는 표시된 위치와는 다르게 1947년 종로구 낙원동, 1949년 성동구(現 중구) 신당동에 있었다. 단국대는 6.25 전시에 부산에 있었다가 휴전 후 다시 신당동으로 컴백했고, 한남동으로 이전한 것은 1957년의 일이다. 현재의 단국대는 용인에 있다.[7] 정치깡패라기보다는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정치인이었지만, 당시 정치깡패들과 개인적인 친분이 깊었고 본인 이미지도 주먹 좀 쓰는 열혈 정치인이었던지라 언급된 듯하다.[8] 이정재의 고모부가 유지광의 형이었다.[9]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괴급은 사형 및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고, 간부급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며, 그 외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받는데, 유지광은 수괴급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잘해봐야 무기징역을 선고받는 게 최대치다.[10] 야인시대에선 최강급은 아니지만, 그 외에는 무쌍 찍을 정도로 강하게 나온다. 이정재만큼은 아니지만, 이쪽도 싸움을 못한다는 이미지가 방영 당시에 컸기에 참모가 왜 저리 싸움을 잘 하게 나오냐는 의견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많았다.[11] 물론 여기서는 단순히 "두각을 드러낸 전적도 있다고"하긴 했지만 야인시대는 물론 그외 나오는 매체들마다 "학생들의 좌우익 싸움"에서 "우익 학생들의 최선봉장으로서 좌익 학생들을 휘어 잡는데 일조했다"거나 혹은 "좌익 학생 및 좌익 학생 패들을 단숨에 평정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저 유지광의 자서전에서 만이 아니라 진짜로 유지광과 비슷한 연배 및 세대들 중에서는 나름 상당한 강자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후 유지광이 보여준 행동을 보면 순전히 그만의 실력이라기 보다는 조직을 힘을 잘 활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설사 그렇다고는 해도 유지광의 무력이 일정 이상의 수준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니 괜한 오해는 하지 말자.[12] 2002년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는 금강 역.[13] 영화감독 김지운의 형이자 김지숙의 동생. IBF 슈퍼밴텀급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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