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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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상세
3. 활약
3.1. 소인배
3.2. 영웅
4. 결말
5. 평가
6. 매체에서의 등장



1. 개요[편집]


韋小寶

김용의 소설 녹정기의 주인공. 기녀의 아들이라는 비천한 출생의 무식하지만 교활한 소년으로, 우연히 강호인들의 분쟁에 얽혀 청나라 황궁에 가짜 내관으로 들어가게 되고, 어쩌다보니 당대 황제인 애신각라 현엽과 인연을 맺어 친구이자 최측근 심복이 된다. 동시에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명 왕조를 복원시키려는 한인들의 비밀 조직인 천지회의 간부가 되면서 이런저런 역사적 사건들과 황실, 무림 세계의 풍파 속에서 아슬아슬한 처세를 이어나가는 것이 녹정기의 주된 이야기이다. 특이하게도 무협소설의 주인공이지만 무술 실력은 형편없고 본인도 무공에는 별 관심이 없다.


2. 상세[편집]


지략가적 반청운동가이자 기회주의자형 친청파. 만약 실제인물이었다면 훗날 어떠한 평가를 받았을지 진지하게 궁금해지는 캐릭터. 강간범 하지만 실존인물과 비슷한 이가 둘 있는데 바로 건륭제 시대의 권신이었던 화신과 기윤[1]을 한 데 섞은 캐릭터로 중국 김용 팬들이 추측하고 있다. 작품 내에서도 화신의 재산에는 위소보의 재산이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특유의 탐욕, 황제와의 총애와 의리로 이어지는 관계라던지 기윤의 위기에서 빛을 발하는 재치와 여색을 탐하는 모습을 따 한데 섞은 듯한 모습을 작중 전체적으로 보인다. 다만 위소보는 청조정과 천지회에 모두 몸을 담았지만, 어느 쪽에도 조직을 위해 충성하지는 않았다. 서로 적대하는 두 세력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우리네 각시탈이강토를 방불케하는 부분도 있다.

양주 여춘원의 창기 위춘방의 아들. 아버지는 그녀가 젊은 시절 받았던 손님 중 하나로, 정확히 누군지는 모른다. 이야기 마지막에 위소보가 자기 핏줄에 대해 묻자 한족, 만주족, 몽골인, 회족, 티베트인 손님을 골고루 받아서 그 중 누군지 모르겠다고 한다.[2] 확실한 건 러시아인이나 네덜란드인은 안 받았기 때문에 서양인은 아니라고. 이는 김용 초기작에서 보이는 한족 중심 주의가 하나의 중국인 관념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요소로, 김용은 개정판 서문에서 '내가 초기에 쓴 소설에는 한족 왕조의 정통 관념이 강했다. 후기로 갈수록 중국에 있는 모든 민족이 동일하다는 관념이 보이는 건 내 역사관이 약간 진보했기 때문이다. 이런 면은 천룡팔부백마소서풍, 녹정기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라고 말했다.[3]

강희제와 친구를 먹고 청나라 관직도 받은 주제에, 반청복명 단체인 천지회 간부로 양다리를 걸친다. 보통 무협소설의 주인공과 달리 무공이 약한 편이라서 사건이 일어나면 순 야바위로 해결해 나가는 인물이다. 거짓말에 있어 가히 입지전적인 인물이며 무력은 쥐털도 없으나 각종 사기와 협잡으로 난관을 헤쳐나간다는 것과, 그러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인다는 점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주인공 바우돌리노와 유사하기도 하다.[4]

자기보다 나이도 많고 강호경험은 물론 무공도 월등히 뛰어난 군웅들을 오직 잔머리 하나만 가지고 여러차례 물먹인다. 이를 통해 머리가 무공을 능가한다는 법칙을 다시 한 번 일깨움과 동시에, 이 등장하면 무공이 상대해낼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위소보말고 김용 소설에서 잔재주와 머리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대표적인 인물이 사조영웅전황용이다. 제멋대로인 성격에 거짓말과 말싸움에 능하고, 더러운 저잣거리에서 살아가는 데 도가 튼 면모 등등 두 사람의 인성과 행보가 여러모로 닮았다. 위소보는 황용으로부터 무공을 빼고 성별을 바꾼 것과 같은 모습이다. 다만 황용의 경우는 곽정이라는 안전핀이 있어서 도를 넘는 깽판은 안 치는데다 신조협려 대에 가면 나이 먹으면서 철도 들었는지 지략가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반면에, 위소보는 그런 거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마이페이스(...) 고룡의 절대쌍교에 나오는 주인공 중 하나인 강소어하고도 묘하게 닮았다.

사실 잔재주와 머리 이외에 템빨도 꽤 있다. 해대부가 가지고 있던 독약인 화시분[5], 오배의 장보고에서 슬쩍한 현철비수[6]와 보의(寶衣)[7]에, 하척수(하철수)에게서 물려받은 암기 발사장치 함사사영(含沙射影)[8] 등등. 특히 오배한테서 빼앗은 비수와 보의가 없었으면 무공 약한 위소보는 앳저녁에 맞아 죽거나 상대를 쓰러트릴 수단이 없어서 끝장났었다.

학문이나 무공에는 영 자질이 없지만 의외로 요리와 외국어에 능하다. 요리의 경우는 상선감으로서 어선방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 덕분에 식자재와 조리법에 대해 정통하게 되어 공주 출신인지라 입맛이 까다로운 구난을 만족시키기 위해 요릿집에서 들어가 직접 재료와 조리법을 전수해 줄 정도였다. 외국어의 경우에는 반년 정도 아라사에 체류했을 때 글자를 제외하고 현지인과 어지간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아라사어를 익혔다. 이 어학 솜씨 덕분에 아라사와 전쟁 때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 무림인의 자질은 거의 없지만, 뛰어난 외교관의 자질을 타고났다.

청나라를 위해 일했지만 청나라 만주족 황실이 아닌 강희제에 대해 친구로서의 의리를 지켰으며, 천지회의 향주로 활동했으나 아버지와 같은 진근남 개인에 대한 보은의 측면이 강하다.[9] 민족 혹은 그 밖의 조직과 단단히 묶인 협의가 아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인간 개인에 대한 의리로 움직이는 인물로 여러모로 아주 기이하다.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자신이 해야할 일을 마치고 두 세력을 모두 등지는 선택을 함으로써 이후의 역사는 아무래도 다음에 오는 이에게 맡기자는 식으로 물러난다. 어느 쪽에도 투신하지 않은 자유로운 인물이지만, 그래도 한 개인의 사상적으로는 진근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서인지 한족의 부흥을 은근히 지지하는 입장이다. 즉 다시 말해 천하의 태평과 백성의 안위를 위해서 보기 드문 명군인 강희제의 통치를 받아들이면서 그들의 천운이 다했을 때 국성야 정성공처럼 언제든지 한족 백성들의 손으로 강산을 되찾길 바란다는 것이 그가 가장 바라는 뜻일 것이다.[10] 태평성세를 이룩하려는 청 제국의 치적을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한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그 명맥을 유지하려는 행보를 통해 어떤 의미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민족주의자의 면모에 가깝다.[11] 요나라와 송나라의 일촉즉발의 대치국면에서 거란인이지만 누구보다도 한인들의 편에 서서 평화를 지키려고 했던 소봉과 상황과 방법은 다르지만, 백성들의 염원인 태평성세와 한족의 부흥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보려고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서로 상통하는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여담으로 아무리 불끈불끈할 나이라지만, 정력이 매우 좋은 듯하다. 한번에 무려 7명의 여자와 하면서 그 중 2명을 임신시켰다는 것은...

3. 활약[편집]



3.1. 소인배[편집]


스물도 안된 나이에 이미 주사위 눈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야바위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필살기는 술에 몽혼약 타기임신공격. 덤으로 꽤나 비열한 면모도 가지고 있다. 시작부터 적을 상대할 때 석회가루를 눈에 뿌리는 짓을 서슴지 않는다.(...) 양주에서 염효[12]들이 쓰는 것을 보고 따라한 것으로, 모십팔이 강호에서 그런 짓을 하는건 개망신이라고 무지 혼냈지만, 위기에 처할 때 마다 서슴없이 석회술을 써서 탈출한다(...)

황실에 들어가서는 상선방의 음식을 훔쳐먹다가 강희제(소현자)를 만나고 내시로 착각해서 서로 싸우면서 우정을 키워간다.황제가 고자라니 강희제는 당시 무술을 배웠지만 대련을 해도 당연히 자기를 상대로 진심으로 싸워주는 사람이 없어 낙담하던 차에 해대부에게 엉터리 소림파 무술을 배운 위소보가 온 힘을 다해 덤벼오면서 서로 사이가 좋아져서 친구가 되기로 하였다.[13] 후에 사십이장경을 훔치러 들어왔다가 오배가 강희제를 위협하는 걸 보고 강희를 도와주는 것으로[14] 완벽하게 황제와의 끈을 이었다. 게다가 황제가 남들이 보지 않으면 친구라면서 전과 같이 대하라고 하자 바로 반말을 하기도 한다. 이거 까딱하면 구족이 날아갈 죄다. [15]

영웅담을 듣고[16] 자라서 그런지 영웅이나 대협을 동경한다. 그러나 사람됨이 경박하고 게을러서 영웅이나 대협과는 먼 부류다. 의리 빼면 시체란 점을 제외하면 그냥 소인배다. 황제에게 올려서 나라를 위해 써야하는 오배의 재산에서 이(二)자 하나를 빼고 100만냥을 바치고 남은 돈을 의형제 맺은 색액도와 함께 착복삥땅하기도 했다. 덤으로 이 버릇은 끝까지 이어져서 뇌물하면 위소보가 될 정도다.

해대부는 이런 위소보를 가리켜, 매 앞에는 장사가 없으므로 자신이 엄하게 잘 가르치면 좋은 인재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사실 머리는 좋다. 작중 묘사되는 모습들을 보면 기억력이 좋고 임기응변에도 뛰어난 등 머리가 상당히 잘 굴러간다. 아마 IQ도 상당히 높을 것이다. 그런데 애당초 뭔가를 열심히 배울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하는 행동을 보면 이건 뭐...답이 없다.(...) 오늘날 개초딩 양판소 주인공의 원조라 할수 있을까.

오호단문도법의 모십팔이나, 공동파의 고수 해대부, 천지회주 진근남, 소림사 방장 회총과 반야당 징관, 신룡교주, 철검문의 구난 등 엄청난 절세고수와 인연이 많았지만 게을러서 뭐 하나 배운 게 없다. 가끔 여자 따먹으려고 익히는 시늉은 하지만.(...)

정식으로 사부로 삼은 진근남에게서는 비급까지 받았지만 얌전히 가부좌를 틀고[17] 수련할 근성조차 없었다. 그래도 유일하게 위소보가 "존경"하는 인물이 진근남이었기에 그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해보려고 노력하긴 했다.천성이 워낙 그래서 결국 실패했지만.

그나마 구난에게서 열심히 무공을 배우지만, 진지하게 무공을 배울 재목이 아님을 간파한 구난이 어디 가서 맞아죽지나 말라고 당대 최고의 경공 신행백변을 전수했다. 다행스럽게 이것만은 상성이 잘 맞았는지 위소보는 처음부터 크게 기뻐하며 열심히 배웠고, 경공만은 수준급이 되었다. 혹시 위일소의 자손이라서 그런건가??!! 자그마치 초절정 고수인 신룡교 홍교주나 일검무혈 풍석범에게 잡히지 않을 수 있었던 수준. 물론 홍교주나 풍석범은 당시 나름대로 핸디캡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과 동등한 수준이라 볼 수는 없지만 대단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수많은 사부들한테서 많은 무공을 배웠지만, 위소보를 생존하게 한 보물은 4개로 비수, 보의, 입담(거짓말)과 신행백변을 포함한 도망치는 재간, 쌍아였다. 4개라며 그리고 위소보가 평생 쌓은 절기(?) 중 가장 효과가 있던 것은 석회 던지기, 몽환약, 화시분 등등을 쓰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래저래 하는 짓이 하도 비겁하고 강간,NTR,난교 등을 해서 기존 무협에 익숙한 독자에게 적지 않게 까인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그냥 머리 잘 돌아가는 소인배에 불과하다.


3.2. 영웅[편집]


하지만 과정은 어떻게 됐건 결과만 보면 어린 나이에 강희제를 도와 대청제국을 탄탄히 하였으며 서장의 고수 여럿을 죽이고 신룡교도 패망시킨 대단한 위인이다. 거기다 여인들과 플래그 꽂는 솜씨는 절륜할 지경(...)

게다가 용기가 엄청나고, 어떤 상황에서도 머리가 잘 안 돌아가거나 입이 잘 안 움직인 예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하다. 솔직하게 말해서 무공이 없는 일반인이 무림고수를 상대로 단지 방검복 수준의 조끼 하나 입은 것을 가지고 정면승부를 몇 번이나 걸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확실하게 대단한 놈이다.

덤으로 배포도 크다. 자신이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호탕하게 봐주는 경향이 있어서 해당 인물이 역적으로 취급되는 오삼계의 부하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낌없이 사귀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제대로 된 사람의 경우 엄청난 감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나중에 큰 일을 할 때 그 사람이 아군으로 붙거나 큰 도움을 주는 효과도 가져오게 된다. 비천한 출신에 행실이 불량하고 여자를 밝히지만, 의리를 목숨처럼 여기고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면모를 보면 여러모로 한나라 창업군주인 고조 유방이 많이 생각나는 인물이다.

또한, 매우 놀랍게도 정직 같은 도덕과는 거리가 먼 안좋은 환경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일자무식인 주제에 자신이 간신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황제를 돕기 위해 개인적인 감정을 접어두고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실천하는 괴이한 모습을 보인다. 나라를 아끼는 간신 예를 들자면 간신배인 자신이 군대를 사열하면 가장 능력있고 정직한 자가 반항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기억하고는 나중에 장수가 필요할 때 역으로 그 사람을 불러다가 등용시킨다든지[18], 황하에 홍수가 일어나서 황제가 백성들을 도울 돈이 부족할 때 선뜻 고액의 돈을 주저하지 않고 바친다든지, 평소 다른 사람의 글에서 반역의 말을 잡아내서 상대방을 모함하는 종자를 실각시키기 위해 그와 적대관계에 있는 청렴한 선비들에게 계책을 언급해서 그 종자를 그가 한 방법대로 매장해버린다든지 하는 활약을 보여준다.

글을 배운 적도 없고 병법도 익힌 적도 없지만,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나 경극에서 본 계책을 응용해서 군대를 이끌고 나가 러시아와 전투에서 승리하고 후에는 국경협상조약(네르친스크 조약)도 위소보의 인명을 살상하지 말라는 황명에 부응하여 알몸으로 만들어 항복시키기, 몰래 화기를 은닉한 코사크 기병대들의 바지를 모조리 벗기는 협박[19]과 야바위급 허풍[20] 덕분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체결하게 된다. 운빨 쩐다.

그리고 의리에 대해서는 자기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키는 습성이 있다. 당장 황제의 명을 거역하거나 황제를 속이면 곱게 죽여주는 것이 엄청난 은사가 될 지경인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기군망상이라는 중죄를 몇 번이나 저질렀다고 언급할 정도로 목숨을 걸고 친구를 도와준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시랑이 자신은 감히 황제를 속일 수 없다고 하자 위소보는 자기도 몇번 기군망상의 죄를 저질러 봤지만 욕하고 야단을 칠 뿐 별일 없었다며 은근슬쩍 권해보기도 했다....... 시랑은 당연히 자신은 그만한 총애를 받지 못하고 있기에 상상도 못한다며 발을 뺌.) 당장 황제의 명을 거역하면서 천지회 영수였던 사부의 복수를 쪼잔하게(...) 해대고 모십팔을 구해주는 것만 봐도 대단한 일이다. 강희제도 그가 역모의 무리에 가담해 있다는 것을 뻔히 알고도 그의 의리을 높이 평하는 동시에 자신에 대한 우정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그를 몇번이나 용서했다. 나중에는 그에게 천지회를 배신했다는 누명을 씌워 완전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했을 정도였다.

게다가 비록 악인이거나 자신과 대립했던 사람이라도 일단 결의를 한 다음에는 그 사람이 다시 자기를 공격하지 않는 한 건드리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사람의 이익을 도와주기까지 한다. 또한 여러 사람들과 두루 친하여 그들에게 아낌없이 퍼주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반쯤은 마음 속에 따로 품은 속셈 탓이었지만, 나머지 반쯤은 정말로 친구에 대한 의리 차원에서 한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위소보의 의리 있음은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심지어 황제마저도 네놈에게는 충성심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감히 황제인 나를 자신의 친구로 생각하므로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기에 역모죄를 사해준다고 할 지경이니...

종합하자면, 행동거지가 똑바르다면 충분히 어디서나 영웅대접 받고 살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나중에는 천지회의 명사들로부터 황제추대를 받을 지경이었다. 근데 행동거지가 똑바르질 않잖아


4. 결말[편집]


진근남이 살해당한 후 일곱 아내와 함께 아들딸을 낳고 몇년 오순도순 살면서 자신에게 천지회를 토벌할 것을 요구하는 강희제에게 대신에 오삼계를 토벌하게 해줄 것을 몇번 딜을 넣어 보지만 가차없이 거절당한다. 그러는 사이 자신의 천거로 출세했던 부하나 의형제들의 계급이 자신보다 더 높아지는 것만 하릴없이 구경하는 처지가 되어 어느덧 삼번의 난이 진압되고 대만까지 평정된다. 좀이 쑤셔 견디지 못한 위소보는 시랑을 협박해서 대만으로 놀러가는데, 이때 러시아가 극동을 침공하면서 중국에서 러시아어에 유일하게 능통한 위소보의 재주가 필요해지면서 급히 부름을 받아 돌아가게 된다. 녹정공에 봉해진 위소보는 러시아를 격퇴하고 네르친스크 조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하지만 자신을 북경으로 데리고 왔던 모십팔과 마주하게 된다. 모십팔은 자신을 형제들을 배반하고 오랑캐 황제에게 충성하는 한간이라고 마구 욕설을 퍼부어 행패를 부리는데, 알고보니 강희제가 진근남을 척살한 것이 다름아닌 위소보라고 성지를 발표한 것. 위소보는 모십팔이 정신병자라고 둘러대어 그를 구출하려 하지만, 모십팔이 뻗대는 바람에 결국 강희제에게 자신의 손으로 모십팔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결국 위소보는 고민 끝에 사부의 원수인 풍석범을 사로잡아 그를 인사불성이 되도록 줘팬 다음에 모십팔과 바꿔치기하여 그를 참수하고 자신은 친구를 죽인 것이 슬픈 척 눈물콧물 짜며 연기를 한다. 이후 청목당 형제들을 찾아가 자신이 진근남을 죽였다는 오해를 풀게 되지만, 천지회는 이제 잃을 것도 없으니 자금성으로 쳐들어가 강희제를 죽이자고 요구하고, 위소보는 강희제의 호위 병력이 많아 어렵다고 자꾸 발을 빼다가 청목당의 분노를 산다. 여기에 귀신같은 강희제는 풍제중말고도 천지회에 첩자가 있는지 나에 대해 충성심을 지키는건 좋은데 언제까지 청나라랑 천지회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칠 거냐고 추궁한다. 속옷까지 땀에 흠뻑 젖은 위소보는 결국 어머니 모시러 간다는 핑계로 양주로 빤스런하고 이번에는 자신이 구해준 적이 있는 반청유신 고염무 등으로부터 아예 황제의 자리에 오르라고 청을 받게 된다. 그야말로 식겁한 위소보는 자기는 건달에 불과하다고 발을 빼지만 고염무는 한고조 유방도 건달이지만 황제가 되었다고, 솔직히 역대 황제들 중에서 강희제만한 황제도 거의 없는 명나라는 천명을 잃었으니 한족의 운명은 위소보에게 달려 있다고 부추긴다. 급기야 천지회 굉화당에서 몰려와서 위소보에게 진근남의 복수를 하겠다고 달려드는데, 고염무의 중재로 오해는 풀지만 굉화당의 새 향주 서화룡은 자기 왼눈을 뽑더니 만약 위소보가 반청복명의 대업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이번에는 자기가 위소보의 눈을 뽑으로 찾아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한쪽에서는 천지회를 잡아 족치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오랑캐 황제를 몰아내라고 하고 둘 다에게 적지 않은 의리를 가진 위소보는 견디다 못해 마누라들에게 울면서 이짓 못하겠다고 사정하는 지경에 이르고, 황제노릇 하면서 고생하는 강희를 보며 황제는 할 게 못된다고 생각했기에, 고민 끝에 마지막에는 마누라 전원과 함께 천지회의 칼에 죽었다고 위장한 채 고향인 양주로 돌아간 후 어머니와 합류해서 운남성으로 몰래 가버린다. 강희는 위소보가 쉽게 죽을 위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여러번 사람을 보내 몰래 찾게 했으나 결국 못 찾았다. 운남성에서 일곱 마누라와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위소보는, 서화룡이 어머니에게 당최 네 아버지가 한족인지 만주족이었는지 물어봐라! 라고 말을 들은게 생각나서 물어보지만[21], 네덜란드인이나 러시아인이 아닌 거만 확실하지 도무지 알 수 없으며 침대에 오르기 전에 불경을 외우며 자신을 힐끔거리는 버릇이 위소보와 같았던 티베트인 라마 같기도 하고, 위소보의 코가 오똑하니 위구르인 같기도 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22]


5. 평가[편집]


작가 김용은 "의리는 있으나 닮으면 안되는 부분이 많은 주인공으로 평가한다. 2005년 최종 개정판 후기에서 '난 물론 현대 청소년들이 위소보를 본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어머니가 기녀고, 일자무식에다 탐관오리, 형장에서 법을 무시하고 죄수를 바꿔치기 하고, 살인을 한 후 약물로 시신을 없애버리고, 연달아 일곱 명의 아내를 얻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홍루몽이나 수호전은 모두 아주 훌륭한 소설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가보옥이나 이규의 구체적인 행위를 본받지 말아야 하는 것과 같다.' 라는 코멘트를 했다. 애당초 이 소설은 한고조명태조 같이 인간적 흠결이 분명히 존재하는 영웅을 그려내어 인간의 보다 사실적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그러나 어쨌거나 인생의 승리자. 결론은 부자이며 미녀로 하렘을 만들었고, 친구들을 최대한 많이 도와주었으며, 성공적으로 위험한 곳에서 발을 빼서 은거하였으니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것으로 끝났다. 대개 이런 소인배들이 자신의 분수를 넘어서는 과욕을 부리다가 망하는데, 위소보는 자신의 그릇을 잘 알기에 그 선을 넘지 않았고 그렇기에 발을 빼서 인생을 보전할 수 있었다.


6. 매체에서의 등장[편집]


지금은 폐국되고 없어진 홍콩 CCTV에서 제작한 녹정기 드라마판에는 여성 배우인 문설아(文雪兒)가 위소보역을 맡았다.

TVB의 1984년 버전의 녹정기가 가장 유명하고, 캐스팅도 화려한데, 양조위가 위소보 역할을, 유덕화강희제 역할을 맡았고, 장국영이 주제곡을 불렀다.

1992년작 극장판에서 주성치가 이 배역을 맡았다.(참고로 오맹달이 해대부(...)) 주성치의 위소보는 당시 원작자인 김용 노사부터 이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가 없다고 했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고, 지금도 수많은 녹정기 독자들과 무협팬들에게도 최고의 위소보로 호평이 자자하다. 주성치 = 위소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완벽한 조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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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나라 건륭제 시대의 문관으로, 자가 효람(曉嵐)이라 기효람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사고전서의 편찬 총책임자였으며 말년에는 열미초당필기를 지었다. 중국에서는 신동의 이미지가 강하며 순간적인 기지를 이용한 일화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2] 청나라한족, 만주족, 몽골족, 회족, 위구르족 등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오족의 중국'을 만들었는데, 위춘방은 정확히 이 5족을 언급한다.[3] 녹정기는 무협소설에서 거의 무조건 악역으로 나오는 라마승 같은 경우도 어쨌든 악역으로 나오긴 하지만 '본토의 진짜 라마승들은 성실한 종교인이고 이들은 길을 잘못 든 일부 악인들'이라면서 집단의 일반화를 피하려는 서술이 많다.[4] 평민 출신이지만 황제와 허물없는 관계가 된다는 것도.[5] 피와 반응해 사람을 녹여버리는 독약. 사람이 녹아내린 액체를 말리면 다시 화시분이 되어 고갈될 염려도 없다. 주로 시체 처리용으로 쓰지만 살아있는 사람한테 뿌릴 경우 닿은 곳에서 맹렬한 가려움을 느끼고 긁다가 피가 나면 산채로 녹아내린다. 물에 씻기지도 않기에 살아날 방법은 닿은 부위를 잘라내는 것 뿐이다.[6] 쇠를 두부 자르듯 자를 정도로 뛰어난 위력에 매우 짧아서 신발 속에도 숨겨둘 수 있고 무공이 약한 위소보도 다룰 수 있다.[7] 부드럽고 얇고 가벼워서 옷 안에 숨겨 입기 쉽고 해대부에게 정통으로 얻어맞아도 살아남을 정도로 튼튼하다.[8] 강철침 수십 대를 발사하는 쇠상자. 옷 안에 장치한 뒤 쇠로 된 띠를 당겨 상대가 눈치도 못 채게 발사할 수도 있고 위력도 상당한데다 독까지 묻어있다. 처음에는 살상용이지만, 하척수가 원승지의 제자가 된 이후에 마비용으로 바뀐다.[9]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기보인 사십이장경을 진근남에게 바쳤다. 강희제나 구난에게도 주지 않았던 것을 진근남에게 주었다는 점에서 진근남이 위소보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독자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10] 의천도룡기에서 장무기가 황제가 될 가능성을 마다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일을 마치고 주원장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것과 비슷한 전개라 보면 된다.[11] 이미 청나라는 진근남과 구난사태가 우려하는 것처럼 이미 자리를 잡아서 힘으로 몰아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또한 삼번의 난과 몽골제국의 침입, 러시아 국경 분쟁 등으로 백성들이 또다시 전란의 도탄에 빠질 위험에 놓여있었다. 위소보는 반청복명의 뜻도 중요하지만 당장 백성들이 피를 흘리지 않고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의식한다.[12] 鹽梟. 간단히 말해서 정부 몰래 소금밀매업을 하는 사람들로, 밀매업인데다가 소금이 귀한 전근대에선 정부가 소금을 독점 판매하는 상황이었으니 당연히 정부는 이들을 불법으로 간주했다. 청대보다 이전 시대에는 염적(鹽賊)이라 불렀다.[13] 물론 위소보는 강희가 황제인 것을 안 순간부터 전혀... 온 힘을 다해 덤비지 않았다. 결국 재미없어진 강희는 유일하게 진지하게 덤비는 동생 건녕공주를 찾아가 대련한다.[14] 오배는 어린 강희제를 얕보고 있어서 강희제가 자신의 뜻을 거스리자 큰소리로 강희제를 압박했는데 이때 위소보가 끼어들었다.[15] 이 시기에는 황제를 알현할 때 별 다른 일 없이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봐도 목이 날아갈 수 있는 시대다.[16] 까막눈이라 읽지 못하니까. 제 이름 석자 가운데 간신히 소(小)자만 그릴(...) 정도[17] 해당 항목을 보면 알 수 있듯, 생각보다 어려운 자세다.[18] 자기는 무능해서 아첨을 하니 아첨하지 않는 자는 유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이 사열을 나왔을때 아첨하지 않는 한 덥석부리 장수를 기억했다가 나중에 군사를 부려야 할 일이 생기자 강희제에게 그를 추천했다. 물론 추천한 장수(조양동)와는 나중에 사이가 매우 좋아져서 의형제 사이가 되었고 그 의형제는 나중에 오삼계의 난 때 큰 공을 세운다.[19] 녹정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해학적인 대목 중 하나로 인명을 함부로 뺏지 말라는 강희제의 명과 신속히 국경문제를 끝내야한다는 목표를 이루어야하는 상황에서 적에게 죽음 대신 모욕을 주자는 발상을 냈다. 계곡으로 유인하여 무차별 포격을 퍼부으며 옷을 벗으면 살려준다고 협박하여 질겁한 러시아 군사들이 대장에게 달려들어 옷을 벗겨버렸다. 이후 회담을 요청했을 때 러시아에서 보낸 관리가 기병들에게 몰래 총을 숨겨오게 하다 발각되자 위소보가 전원 바지를 벗겨버리겠다고 대응했다. 러시아 관리와 코사크 기병대 전원은 바지 묶는 허리띠를 몽땅 잘려 기겁하여 모두 바지를 붙드느라 저항조차 못했다. 포로를 포박하는 수고를 더는 것도 덤. "공작 대인, 제 바지를 벗기면 자살할 수 밖에 없소!", "바지는 반드시 벗겨야하오!"[20] 중국사람들은 모두 혈도를 짚어 몸을 마비시키는 마술을 쓴다고 믿게하고는, 혈도술이 다름아닌 칭기즈칸이 과거 불과 2만명의 병사로 러시아를 정복할 수 있었던 비법이라고 구라를 까서 사실 모스크바도 중국의 고토이니 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러시아 측을 잔뜩 겁준 다음에, 국경조약을 일부러 지체시킨 뒤 그 틈을 타서 모스크바로 쳐들어가겠다고 몰래 말을 흘린다. 러시아측 관리는 그걸 듣고 빨리 조약을 체결하고 돌아가야겠다고 함(...)[21] 서화룡은 당연히 위소보가 순수 한족인줄 알고 네 핏줄을 잊지 말고 반청복명하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는데 정작 위소보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니 호소력이 없는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22] 이 부분은 녹정기의 주제의식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작중 끊임없이 언급된 반청복명 내지는 한족 중심주의에 대해 작가가 직접 그런 구분은 의미없다고 설파하고 있는 것. '오랑캐' 도 '중원인' 도 큰 틀에서 보면 하나의 중국인일 뿐이며, 따라서 지엽적인 굴레에 얽매일 필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