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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역사
3. 여러 가지 형태
3.1. 엇?
4. 쓰임
4.1. 과거형 어미 '-(으)ㄴ'과의 비교
4.2. 중복 활용 '-었었-'
5. 다른 언어와의 비교
6. 여담


1. 개요[편집]


한국어에서 용언(동사와 형용사, 서술격 조사)의 과거를 나타내는 시제형 선어말 어미의 하나로, '--'(미래/추측), '--' 등과 같은 부류이다. 용언 연결 어미 '어/아' + ㅆ이 합쳐진 꼴이다.


2. 역사[편집]


지금은 '었'이 과거 시제 어미의 대표 주자지만, 처음으로 쓰인 것은 16세기 경으로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다. 월인천강지곡(1449)에서 '엇' 이나 '앗'을 검색해 보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었-'은 완료를 나타내던 '-어 있다' 꼴에서 온 것인데, 이 영향으로 '-었-'은 지금도 완료의 의미를 강하게 지니고 있다. '과거'의 의미를 나타내지 않고 '-어 있다'의 의미로 쓰이는 흔적을 보여주는 용례로는 '게 섰거라'와 같은 게 있다. 이 때문에 현재와 무관한 비완료 과거를 나타내기 위해서 '-었었-'이 등장했다는 견해가 있다. 참고로, 여기서 '있다'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는데'와의 결합을 볼 수 있다. 본래 형용사 어간 다음에는 '-(으)ㄴ데'로 나타나고 동사 어간 다음에는 '-는데'로 나타난다. 그러나 형용사가 '-았/었-'이나 '-겠-'을 취하면 '-는데'가 결합한다(ex: 예쁘다: 예쁜데/예뻤는데/예쁘겠는데). 이 역시 어원상은 '있-'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었-'이 생겨나기 이전까지 과거를 의미하던 어미는 주로 '-더-'였지만 '-었-'이 이를 밀어냈다.[1] 이것이 관형절에는 조금 더디게 적용되어서 '-더-ㄴ'은 여전히 과거를 나타내고 있다.[2] 여담으로 이 시절의 현재 시제는 '-ᄂᆞ-', 미래 시제는 '-리-'였다. 이들은 현재도 'ㄴ', 'ㄹ'의 형태로 남아있다.

이렇듯 훈민정음 창제 이후에 굳어진 문법 형태이므로 훈민정음 창제 전 차자 표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파일:이러라.png

우리가 創造(창조)를 發刊(발간)하메 臨(임)하여、무론 文藝(문예)에 主力(주력)을하엿지만 朝鮮語彙(조선어휘)에도 적지안흔 노력을 하엿다。

(중략)

小說(소설)에 잇서서도 그때의 先輩 春園(선배 춘원)의 文章(문장)에도 아직舊態(구태)가 만히 남어 잇섯다。가령말하자면 『P』라하는 小說의 맨마지막 한구절에 『P는남자러라』[3]

한것이잇는데 그것은 비단 그소설뿐 아니라『이러라』『이더라』『이라』等(등) 아직 채口語化(구어화)하지못한 말이 만히 잇섯다。創造를發刊함에 잇서서 우리는同人會(동인회)를열고 그런 文章은 죄 拒否(거부)하여버리고 純口語體(순구어체) 로만쓰기(본문 큰 글자)로 작정하엿다. 地方(지방)사투리ㅅ가운데서도 쓸만한 말은 모도 추어서 使用(사용)하여 朝鮮語를 豊富(풍부)하게 하도록 하자고 결의하엿다.

김동인, 문단 십오 년 이면사(裏面史), 창조잉태 (5), 조선일보 1934년 4월 5일자 2면#(유료), 이희정(2009: 236-237)[4]

참조.

소설가 김동인이 '이러라, 이더라' 등을 지나간 문어로 보고 '이엇다'(당시엔 ㅆ 받침을 쓰지 않았음)를 사용하자고 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서에서도 인용하고 있듯이 이전에 과거를 나타내던 '-더-'가 어말어미 '-다'를 '-라'로 변화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었기에 본의 아니게 어미가 '-라'에서 '-다'가 되었다.


3. 여러 가지 형태[편집]


양성모음 뒤에 들어가는 '았', 여 불규칙 활용 '하다'의 '였', 그리고 그 원형인 ''이 있다. 세 개를 개별적으로 적기엔 그다지 양이 많지 않고 활용법이 동일하니 ''이나 ''에 해당하는 이야기도 여기에 모두 합쳐서 적는다. '되다'의 과거형에 등장하는 ''은 자주 틀리는 한국어 중 하나로 개별 문서가 만들어져 있다.

용언 어간이 'ㅓ'나 'ㅕ'로 끝나면 '었'을 쓰지 않고 어간 밑에 바로 'ㅆ'을 쓴다. 그런 동사로는 '서다(섰다)', '건너다(건넜다)', '켜다(켰다)', '펴다(폈다)' 등이 있다. '았' 역시 마찬가지로 '가다(갔다)', '바라다(바랐다)', '사다(샀다)' 등이 그런다. 또한 동사 어간이 'ㅐ'나 'ㅔ'나 'ㅞ'로 끝나면 '었'을 그대로 쓸 수도 있고, 준말로 어간 바로 밑에 'ㅆ'을 쓸 수도 있다. 그런 동사로는 '지내다(지내었다/지냈다)', '떼다(떼었다/뗐다)', '꿰다(꿰었다/뀄다) 등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어에서 정말 많이 쓰이는 동사/접미사인 '하다'는 여 불규칙 활용으로서 '였'이 붙어 '핬다'가 아닌 '하였다'가 된다. 원래는 모음조화대로 '하야' 꼴로 '야 불규칙'(이렇게 말을 붙이진 않았지만)이지만 1940~1950년대를 거치면서 '하여'가 되었고, 1960년대 즈음부터 '해'로 줄어들게 되었다. 뉴스 라이브러리 '하야' → '하여' → '해'로 사용 빈도가 변화하는 것은 어떤 법령에 따른 것은 아니다.

'ㅗ다' 용언과 'ㅜ다' 용언은 'ㅏ/ㅓ'와 붙으면서 'ㅘ/ㅝ'로 합쳐지기도 해서 '왔다', '웠다'가 되기도 하고(ex: 배우다→배웠다, 오다→왔다, 주다→주었다/줬다), ㅂ 불규칙 용언은 항상 '왔다', '웠다'가 된다(ex: 돕다→도왔다, 춥다→추웠다).

'ㅡ다' 용언이면 'ㅏ'나 'ㅓ' 앞에서 'ㅡ'가 탈락한다(끄다→껐다, 뜨다→떴다, 노느다→노났다). '푸다'는 옛말이 '프다'인 우 불규칙 활용으로서 활용할 때 'ㅜ'가 탈락하기 때문에 '펐다' 식으로 쓴다. 퍼가요. 몇몇 '-르다' 용언은 'ㅡ다' 용언의 일종으로서 '들다'(들르다), '따다'(따르다)로 쓰이기도 하고, 러 불규칙 활용으로서 '푸르렀다'(푸르다)로 쓰이기도 하고, 르 불규칙 활용으로서 'ㄹ' 받침이 첨가되어 '흘다'(흐르다)로 쓰이기도 한다.

'ㅣ다' 용언은 'ㅓ'와 붙으면서 'ㅕ'로 합쳐지기도 해서 '였다'가 되기도 한다(ex: 기다→기었다, 지다→졌다, 아니다→아니었다/아녔다, 이기다→이겼다, 하시다→하시었다/하셨다 등). 'ᄒᆞ이다'가 살아남았으면 '하여'는 '하다'의 사동사 '하이다'의 활용형이 되었을 수 있다.

명사의 서술격 조사 '이다' 역시 과거형 '었'이 붙어 '이었다/였다'가 된다(ex: 떡이었다, 바보였다). 받침이 없으면 대개 '명사의 끝 모음' + '이-' + '-었-' 세 모음을 연달아서 말하는 것이 부담되어서 '였'으로 합쳐지는 듯하다. 어간과 어미의 두 모음을 연달아서 말하는 것도 부담되기는 하지만 다른 용언들과 달리 명사 끝에 받침이 있으면 '였다'로 줄일 수 없다(ex. 먹(墨)이다→먹이었다; 반면, 용언 '먹이다'(食)는 '먹였다'로도 변화 가능). 그 대신에 '순행동화'라고 \[머기엳따\]처럼 발음할 수도 있고, 다른 용언들도 \[기엳따\], \[아니엳따\]처럼 발음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두 모음을 연달아서 말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는 'ㅎ' 받침인 가운데 형용사 '좋다'와 모든 동사와 ㅅ 불규칙 활용도 해당 사항이 아니다(ex: 긋다→그었다(O)/겄다(X), 낫다→나았다(O)/났다(X), 낳다→낳았다(O)/났다(X), 잇다→이었다(O)/였다(X)). 이쪽에는 순행동화도 적용되지 않아 '지었다'는 \[지엳따\]로 발음하면 안 되고, '좋았다'는 \[조:왇따\]로 발음하면 안 된다. 중세에는 'ㅏ', 'ㅓ'가 같은 모음 뒤에서 생략되지 않아 '나았다'는 '나다'의 과거형이었다. ㅎ 불규칙 활용이면 'ㅎ'도 탈락하지만 'ㅏ/ㅓ'가 'ㅣ'로 어간과 합쳐진다(하얗다→하다). 이는 여 불규칙 활용의 잔재이다. '(그/이/저)러다'는 '(그/이/저)리하다'의 준말이고 '어쩌다'는 '어찌하다'의 준말이기 때문인지 '(그/이/저)래', '어째'로 활용된다.

'많다'와 '않다'도 '○하다'의 준말이지만 이쪽은 규칙 활용을 하는 용언이다(많았다, 않았다).

주로 쓰이는 용언들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형용사인지 동사인지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접속하므로 형용사/동사 여부는 구분하지 않았다.

  • 았: 같았다, 닿았다, 살았다
  • 었: 접었다, 벗었다, 굽었다, 밀었다, 걸었다, 되었다(→다), 지내었다(→지냈다), 떼었다(→뗐다), 꿰었다(→뀄다)
  • 였(여 불규칙): 하였다(→했다)
  • ㅆ(ㅓ 생략): 섰다, 건넜다, 켰다, 폈다
  • ㅆ(ㅏ 생략): 갔다, 샀다, 바랐다, 만났다, 났다
  • 렀(러 불규칙): 이르렀다, 푸르렀다
  • ㅡ 탈락 + 렀(르 불규칙): 흘렀다, 눌렀다, 일렀다

ㅆ 문서에 쓰여 있는 대로 ㅆ 받침을 쓰게 된 일은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 때의 일로, 그 전까진 '엇'이라 쓰고 뒤에 모음(글자로는 )이 오는 경우에 ㅅ을 이어서 적었고('하얏슬') 자음이 오면 그냥 '엇'으로만 적었다.


3.1. 엇?[편집]


ㅆ 받침 '었'은 이렇게 과거형의 주축이지만 같은 발음의 '엇'은 그다지 쓰이지 않는다. ㅆ이 키보드를 여러 번 눌러야 하기 때문에 '었' 대신 '엇'을 쓰는 경우가 많다. 표준 어법에 맞게 쓰는 경우는 '엇갈리다', '엇각' 등 '서로 마주치지 못하다'라는 뜻의 의미일 경우에 한정된다. 잘 쓰이지는 않지만 '엇다'라는 형용사가 있기도 하다. '어떤 일을 하기에 좀 모자라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구한말에는 '어찌', '어떤', '어떻게'를 '엇지', '엇던', '엇더케'라고 쓰기도 했다. '어찌'의 '찌'가 '~할지'의 '지'와 유사하다고 본다면 나름대로 형태를 살린 표기이기는 하지만 그 유사성(어원의식)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으므로 현대에는 '어'라고 쓰고 뒷소리를 된소리로 쓴다.

'앗'의 경우 '빼앗다', '앗아가다' 등의 어간으로 가끔 쓰인다. ''은 단독으로 쓰이는 명사가 존재한다.

이 문서에서는 주로 과거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의성어로 쓰일 때에는 소리나는 대로 쓰는 게 맞으므로 의성어로 쓰이는 '엇', '앗', '엿' 등은 꽤 자주 볼 수 있다.

그 외에 단독으로 왔을 때 발음이 같은 글자는 얻(얻다의 어간), 엊(엊그제), 엋, 엍, 엏 등이 있다. 뒤의 세 글자는 현대 한국어에서 쓰이지 않는다. '엊'은 보통은 쓰이지 않으나 '엊그제' 에서 '어제'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ㅈ 받침을 쓴다. '엋'은 네이버에 찾아보면 가끔 瑒(옥잔 창/옥이름 탕)이라는 글자가 '엋'으로 깨진 게 검색되기도 한다(...).


4. 쓰임[편집]


한국어의 대표적인 과거형 어미이다. 한글을 타이핑할 때 시프트를 많이 눌러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 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두벌식에서 ㅅ을 2번 쳐서는 ㅆ 받침을 입력할 수 없다.[5]

뒤에 명사를 수식하는 관형어로 쓰기 위하기는 '-'을 붙인다(ex: 갔 길). 기본형으로 '-'을 붙이는 것과 차이가 나는 부분(ex: 가 길). 이 때의 '던'은 ''과 헷갈리기 쉬운데 선택해야 할 때는 '-든', 과거일 때는 '-던' 식으로 학교 문법 시간에 외웠을 것이다. '뭘 했든지간에' vs.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던지' 등. '던'과 '든'의 구별 문서 참조. 경상 방언에서는 '었는'의 형태로 쓰이기도 한다.[6]

이따금 관형어로 '-()'을 쓰기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으)ㄹ'은 '추측, 예정, 의지, 가능성 따위 확정된 현실이 아님을 나타내는 어미'로 풀이되어 있는데, 과거형 '-었-'과 합쳐지면서 묘하게 후회와 아련함이 드러나는 표현이 된다(ex: 그때 공부하면 성공 텐데... / 그때 난 학생 거야. (아마도 그럴 것이라는 추측), 그때 공부했으면 성공했을 텐데... / 그때 난 학생이었을 거야. (아마도 그랬을 것이라는 추측)).


4.1. 과거형 어미 '-(으)ㄴ'과의 비교[편집]


비슷하게 과거를 나타내는 어미로는 '-(으)'이 있다. '한'(하다), '먹은'(먹다), '넘은'(넘다), '넘는'(넘늘다) 등. 이 어미는 형용사에서는 현재형으로만 쓰고(ex: 예쁜(예쁘다), 가는(가늘다)) 동사에서만, 그것도 선어말 어미가 아닌 관형어 꼴로만 과거를 나타낸다(ex: 떠난 사람). 동사 과거형과 형용사 현재형이 어원상으로 유관해 보인다. <> 문서 참고.

일반적으로 같은 과거형이어도 '~었던'이 '~(으)ㄴ'보다 더한 과거이다. '-'이 미완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중세에 '-더'가 과거로 나타난 것이 잔재). '떠난 사람'은 이미 떠나고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이지만, '떠났던 사람'은 과거에 오랫동안 떠난 적은 있으나 지금은 여기에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되어 떠나게 된 시점은 '떠났던 사람'이 더 오래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어원상으로 '떠나 있던 사람'과도 거의 같다. 그런 의미로 '-(으)ㄴ'은 영어의 현재 완료에 비교적으로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 이 의미의 '-(으)ㄴ'은 문장 끝에서는 쓸 수 없기 때문에 문장 끝에서는 '-었-' 꼴과 대응된다(ex: 숙제 사람? - 저 숙제어요. - '숙제했던 사람?'이라고 물어보는 것은 어색하다). 형용사는 그 자체로 완성이기에 '-던'이 형용사 뒤에서는 완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교적으로 더한 과거인 '-었던' / '-었었(다)' 역시 그런 대응 관계가 성립하지만 하술한 대로 한국어에서는 대과거를 그렇게 섬세하게 따지지 않기 때문에 뚜렷하게 대응되지는 않는다(ex: 한국에 갔다 왔던 사람? - 제가 거기 갔었어요. / 이 경우는 '한국에 갔었던 사람?'이나 '한국에 가 있었던 사람?'이라고 물어도 그다지 이상하지는 않다). 다만 '관하다', '의하다' 등 문법화된 듯한 용언들은 '~에 관했던', '~에 의했던'처럼 안 쓰이며 '~에 관한', '~에 의한' 등 '-ㄴ' 꼴로만 쓰인다. '한국어/불규칙 활용' 문서의 '사실상 불규칙 활용' 문단 참고.

4.2. 중복 활용 '-었었-'[편집]


이처럼 '었'은 과거형의 대표주자이기 때문에 '었'을 두 번 쓰는 용법도 있다. 이 경우는 앞의 'ㅆ' 받침이 이어져서 뒤의 '었'은 /썯/으로 소리가 나게 된다. 주시경, 최현배, 허웅 등은 이 '-었었-'이 과거보다 더한 과거인 대과거를 뜻한다고 보았다. 또한 완료형의 일종으로 과거에 시작된 일이 지금은 이어지지 않는다(과거완료의 단속상)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었었-'의 관형사형은 '-었던'이다. 따라서 '갔었던' 같은 말은 과거 시제를 세 번 쓴 것. '-었-'은 과거만 말고 대과거, 대대과거 등도 포괄하기도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었'과 '었었'의 상황 예시
  • 예전에 이 저수지에서 물고기 낚시를 했다.
    • 과거에 물고기 낚시를 했고, 현재도 할 수 있을 때 사용함. 상의 단절.
  • 예전에 이 저수지에서는 물고기 낚시를 했었다.
    • 과거에는 물고기 낚시를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할 수 없을 때 사용함. =예전에 이 저수지에서는 물고기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가능성의 단절 포함.

이처럼 중복 활용을 하는 경우에도 '닿았아'가 아닌 '닿았어'인 것처럼 모음조화를 지키지 않는다. '닿다'는 과거형을 한 번 쓰는 때에는 '닿았다'라고 '았'을 쓰지만, 중복해서 쓰는 때에는 '닿았았다'는 아니라 '닿았었다'가 된다. 이 역시 '-었-'에 기원적으로 '있다'가 들어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었-'과 '-었었-'이 의미 차이를 내는 동사들의 특징을 살피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다. 어떤 것은 과거에 일어난 일이 지금도 이어지는(영어로는 현재 완료)의 것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동사가 생각 밖으로 매우 복잡하게 세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을 보자.

  • 민수가 공책을 위로 들었다.
  • 민수가 공책을 위로 들고 있다.
  • 민수가 공책을 위로 들었었다.
  • 민수가 공책을 위로 들고 있었다.

보다시피 어떤 동사는 단순 과거형이 '-고 있다' 구문과 비슷한 의미를 띤다. 물론, 같은 것은 아닌데, 단순 과거형은 엄연히 과거형이기에 과거 부사와 쓸 수 있지만 '-고 있다'는 현재형이기에 과거 부사와 쓸 수 없다. 위 문장들 앞에 '아까'라는 부사를 넣고 읽어 보자. 그리고 이 경우, '-어 있다'를 과거형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었었-'의 이중 과거형 역시 단순 과거형의 과거로서 제 역할을 한다.

  • 민수가 극장에 갔다.
  • 민수가 극장에 가 있다.
  • 민수가 극장에 갔었다.
  • 민수가 극장에 가 있었다.

어떤 동사는 단순 과거형이 '-고 있다'는 아니라 '-어 있다'에 대응하기도 한다. 이는 위 내용처럼 '-었-'이 '-어 있-'에서 나온 흔적이다. 이것도 '-고 있다'와 마찬가지로 '-어 있다'에는 과거 부사를 쓸 수 없다. '아까'를 문장 앞에 넣어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이중 과거형이 제 기능을 한다.

  •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었네.
  •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어 있네.
  •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어 있었네.
  •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었었네.
물론 '피었네'가 과거에 펴 있던 꽃을 묘사하는 경우에도 쓸 수 있지만, 보통은 현재 피어 있는 광경을 묘사할 때 더 자주 쓰인다. 현재는 꽃이 피어 있지 않다는 의미 또는 꽃이 피었는데 도로 지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 보일러 켰어?/켰었어?
현재 보일러가 켜져 있는 상태라면 '켰어?'가 맞고, 켜져 있다가 꺼져 있는 상태라면 '켰었어?'가 맞는다. 상태의 변화를 유발하는 동사의 경우, 의문문에서 '-었-'과 조합하면 그 상태가 현재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히 이중 과거형이 제 기능을 함에도 '-어 있다'와 '-고 있다' 가운데 그 어느 것도 단순 과거형과 유의 관계를 획득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다음이 그 예다.

  • 민수가 연필을 꺼냈다.
  • 민수가 연필을 꺼냈었다.
  • 민수가 연필을 꺼내 있다. (×)
  • 민수가 연필을 꺼내 있었다. (x)
  • 민수가 연필을 꺼내고 있다. (×; 단순 과거형과 관계가 완전히 없어짐)
  • 민수가 연필을 꺼내고 있었다.(x)

이처럼 '-었-'과 '-었었-'이 분명한 의미 차이를 나타내는 경우라도 동사에 따라 그 양상이 뚜렷하게 달라지므로 쉽게 따질 수 없다.

한편 이 '-었었-'이 영어의 번역체 문장에서 나왔다는 주장도 있다(#) '-었었-'의 옛표현인 '-엇엇-'은 한국어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유길준의 대한문전(大韓文典(1909), 40p.)이라고 되어 있는데(#), 해당 문장에는 딱히 외래 어법이라는 내용이 없다. 그리고 바로 위의 예문들과 같은 점 때문에 '-었었-'을 번역체로 함부로 몰아가면 안 된다. 과거완료의 단속상이 아니어도 '-었-'이 비과거의 의미로도('사실은 지구였다', 'XXX는 좋았다', 소망 표현 등) 쓰이기에 이르자 과거의 의미로도 '-었었-'을 쓰기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한 예로, 무엇이 '알고 보기' 전에도 ○○이고 말한 사람의 깨달음이 '현재'이면 그 사실 자체는 과거부터 그래왔음을 나타내고자 '-었-'을 쓰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깨달음이 '○○이 아니게 된 뒤'이면 '-었었-'을 대신 쓰기도 한다. 아무튼 한국어에 생긴 지 100년은 넘은 셈이다. 이 때문에 '-었었-'이 외래 어법이라느니 비공식이라느니 하는 홀대를 그만둬야 한다는 기사도 올라왔다(#).

국립국어원 답변에 따르면, '-었었-' 꼴 역시 한국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또한 한국어에서 활용하는 것도 두 번까지로, 세 번을 넘어가서 '-었었었었...'과 같은 표현은 구어에서 농담처럼 쓰긴 하지만 과거, 대과거 밖으로 넘어 대대과거까지 사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엄밀한 문법적인 의미로 쓰인다고 할 순 없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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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른 언어와의 비교[편집]


영어에서는 과거형으로 주로 동사 원형 + 'ed'를 사용하고, 형용사는 자체적으로 과거형은 없고 'be'동사의 과거형을 쓴다. '-었었-'과 같은 대과거를 지칭할 때는 과거 완료형 'had' + 과거분사(p.p.)를 사용한다.

일본어에서는 주로 ''가 과거형의 역할을 맡는다. 어미의 하나로 보는 한국어 문법과는 달리 일본어 문법에서는 이 문법 요소를 과거형 조동사로 본다. 일본어 문어체에서는 'た' 밖에도 직접과거 조동사 ''나 간접과거 조동사 'けり' 등이 쓰였으나 た가 이를 대체했다. 재미있게도 이 'た' 역시 '어 있다'에서 파생된 '-었-'처럼, 완료형 'てあり'에서 파생되었다.[8] 'てあり'가 고문에서 조동사 'たり'로 굳어졌고, 이후로 'たり'가 'た'로 변화하였다. 'た'나 'き', 'けり'는 모두 연용형에 붙는 조동사로 현대 일본어에서는 음편화되었다(行く → 行きた → 行った 촉음편).


6. 여담[편집]


본 위키에서는 이 '었'에 볼드 강조가 된 문장을 종종 볼 수 있다. 옛날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단속(斷續)])을 나타내기 위해 '었'을 강조하는 것이다. 과거의 서술이 점차적으로 누적되는 위키 형식의 페이지 특성상 '과거'와 '현재'를 명확하게 분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쓰이는 강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표현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위키 사용자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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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더라도'를 중세식으로 보고 현대식으로 바꾸면 '했다도'로 바꿀 수 있겠다.[2] 종속절 문장은 일반 문장보다 문법의 변화를 더디게 겪는 경우가 많다. 독일어가 SOV 어순에서 SVO로 변했지만 종속절에선 SOV 어순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그 예.[3] 이광수의 ≪윤광호≫라는 소설의 문장이다.[4] 이희정(2009), <창조> 소재 김동인 소설의 근대적 글쓰기 연구. 국제어문, 47(0), 231-264.[5] 대체로 세벌식 계통은 ㅆ 받침을 시프트를 누르지 않고 입력할 수 있게 돼 있다.[6] 지난번에 갔는 길이에요(=지난번에 갔던 길이에요), 그렇게 했는 줄 알았어요(=그렇게 했을 줄 알았어요) 처럼 사용된다.[7] "내가 9시에 왔고, 철수가 7시에 왔었고, 그 때 영희는 이미 왔었었다."와 같이 세 사건이 대비되는 드문 경우에나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영희는 7시 전에 올 것이고, 철수는 7시에 올 것이겠으며, 나는 9시에 올 것일 것이겠다." 같은 대미래 형식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시제> 문서 참고. Comrie에 따르기로는, 전세계적으로도 시제 기준점이 2개 이상 쓰이는 언어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모양이다.[8] 寺村秀夫 (1984)『日本語のシンタクスと意味 II』p.76,くろしお出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