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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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작중 행적
3. 숭산대회 이후
4. 평가


1. 개요[편집]


岳不群

김용의 무협소설 소오강호의 등장인물. 오악검파의 일파인 화산파의 장문인으로 주인공 영호충의 사부. 나이는 50세 가량으로 긴 검은 수염을 기른 청수한 외모로 마치 서생과 같은 분위기로 묘사된다. 항상 진중하고 도의를 지키는 언행으로 군자검(君子劍)이라는 별호가 붙었으며 자하신공이라는 화산파의 비전내공 수행이 깊고 검술이 뛰어나 무림에서 큰 명망이 있다. 사매인 영중칙과 결혼했으며 악영산이라는 외동딸을 두고 있다. 대제자인 영호충은 고아로 버려진 채 떠돌고 있을 때 문하로 받았으며, 자식처럼 키워냈다고 한다.

작품 진행 시점에서는 화산파가 과거 검종과 기종으로 나뉘어 싸운 결과 검종이 축출되고, 악불군이 간신히 기종 세력을 수습하여 화산파 장문인이 되었지만 내분으로 인해 대부분의 고수들이 죽거나 은거한 상황으로 다른 문파에 비해 고수가 적고 세력 또한 크게 약화되었다. 악불군은 재건을 위해 젊은 제자들을 대거 받으면서 무공습득에 힘쓰는 상황이며, 쉽게 말해 리빌딩 중.

2. 작중 행적[편집]


소설 도입부에서 복위표국이 청성파에 의해 멸망한 후, 소국주 임평지를 협박하여 벽사검보를 얻어내려던 새북명타 목고봉 앞에 나타나 그를 쫓아내고 임평지를 제자로 받아들이면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 뒤 유정풍의 금분세수식에서 일월신교의 장로 곡양과의 교우관계가 숭산파에 의해 밝혀지고, 유정풍을 설득하려했지만 실패하고 돌아선다. 그리고 여창해와 목고봉을 쫓아내고 임평지를 제자로 받아들인다. 이후 부상을 어느 정도 추스린 영호충과 임진남 부부가 목고봉에게 협박을 받던 장소에서 다시 만난다.[1][2][3]

화산으로 돌아온 뒤에는 영호충에게 화산파 계율을 어기고 방자하게 행동했음을 지적하고 사과애 면벽수련 1년의 벌[4]을 내린다. 면벽 기간 중에는 영호충의 무공이 얼마나 진보했는지 시험하러 왔다가 영호충이 사모 영중칙에게 사과애 뒷편 동굴에 새겨져있던 마교 장로의 파해식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5] 무공이 사도(邪道)에 들었다며 크게 꾸짖는다. 그리고 25년 전 화산파 검종과 기종간의 싸움을 제자들에게 말하며 기로써 검을 이기는 것이 화산파 무공의 정도임을 설파[6] 한다. 영호충이 독고구검을 전수받아 전백광을 쫓아버린 며칠 후 화산파 검종 고수들인 봉불평, 성불우, 총불기와 숭산파, 태산파, 형산파 고수들에게 장문인 자리를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는다. 그렇게 각파 고수들과 대치하던 중 사과애에서 급하게 달려온 영호충이 검종 고수 성불우에게 덤볐다가 중상을 입고 도곡육선이 성불우의 사지를 찢어버리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도곡육선이 영호충의 부상을 치료하기위해 마구잡이로 내공을 주입하여 폐인이 되버린 영호충을 보고 도곡육선과 대치하게되고, 도곡육선과 오악검파 고수들의 압박에 위협을 느껴 부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자들을 이끌고 화산을 떠난다.

원래 영호충은 여섯번째 제자인 육대유에게 맡겨 돌보도록 했지만, 딸인 악영산이 화산파의 상승 내공심법인 자하신공의 비급을 몰래 빼내 화산으로 돌아가 영호충과 육대유에게 연마하라고 주고 왔기 때문에 자하비급을 찾으러 다시 화산으로 돌아온다. 화산 초입에서 영호충과 만나지만 끝내 전백광을 죽이지 않는 영호충에게 화를 내고, 비급을 찾으러 화산 본파로 돌아가지만 자하비급이 없어지고 육대유가 죽은채로 발견됐기 때문에 영호충이 비급을 훔쳐갔다고 의심하게 된다. 영호충을 화산파 일행에 합류시키고 숭산으로 가기 위해 움직이는 도중 약왕묘에서 야습을 받는다.[7] 흑의인들의 무공이 뛰어났기 때문에 제압당하게 되고, 벽사검보를 내놓으라는 협박을 받는다. 거기다가 지나가던 숭산파와 화산파 검종 인물들까지 끼어들어 악불군을 압박하지만[8] 내공이 소실된 영호충이 독고구검으로 흑의인들의 눈을 모두 멀게 만들고, 봉불평을 비롯한 검종 사숙들을 쫓아낸다. 결국 영호충에 의해 목숨이 건져진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영호충의 무공이 크게 진보한 것을 보고 영호충이 벽사검보를 몰래 입수한 것이라고 의심[9] 하게 된다.[10][11]

검종 인물들이 화산 장문인 자리를 포기했기 때문에, 숭산에 가서 좌냉선에게 항의하겠다는 구실도 사라져 길을 나섰으나 오갈곳이 없었다. 임평지와 다른 제자들이 이렇게 된거 낙양과 복주[12]로 여행이나 가볼 것을 건의하여 임평지의 외가인 낙양의 금도왕가로 간다.[13] 거기서 금도무적 왕원패와 왕가의 인물들과 친분을 맺지만 둘째 제자 노덕약을 시켜 영호충을 감시하도록 시킨 것이 영호충의 술주정에 의해 까발려지며 또 한 번 망신을 산다. 낙양을 떠나 임평지의 일가가 있었던 복건으로 향하던 여정에서 개봉에 들른 후부터는 영호충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대접하는 임영영 휘하의 군웅들에게 거의 백안시당한다. 악불군은 이때 자신의 체면이 크게 깎였다고 생각하여 영호충에 대한 원한으로 담아두게 된다. 딸인 악영산과 제자 임평지가 납치를 당하는 등 여러가지 일을 겪다가 오패강의 집회에서 영호충만 버려둔 채 화산파 일행을 모두 끌고 떠나버린다.

이후 마교, 방문좌도의 사람들과 어울린 것을 이유로 영호충을 화산파에서 파문하는데 영호충은 소림사에서 정신을 차리고서야 알게 됐다. 영호충이 소림사를 나온 이후 일월신교의 광명좌사 상문천과 만나 항주에서 전 교주인 임아행을 구출하는 과정에서는 한동안 등장하지 않는다. 다른 인물들의 대화로만 언급이 되는데, 강남사우의 고산매장에 '풍이중' 이라는 가명의 화산파 고수로 들어간 영호충에게 감옥에 갇혀 있던 임아행이 "악불군은 거짓으로 인자한 척을 하고 있으며 내가 감옥에 갇히지만 않았으면 그 자의 가짜 얼굴을 찢어버렸을 것" 이라는 말을 하여 영호충이 매우 기분나빠한다.[14]

한동안 등장하지 않다가 복주 복위표국에서 등장하는데, 영호충이 숭산파의 고수 두 명을 처치하고 벽사검법이 적혀있는 가사장삼을 되찾았으나 상처를 입어 쓰러진 상태인 것을 악 부인과 함께 구한 것. 이때 영호충이 영영과 상문천 등 마교 사람들과 어울려 정파 사람들을 상해한 것에 대해 화를 내며 영호충을 쳐죽이려하나 악 부인이 말린다. 영호충이 흡성대법을 익힌 것을 알고는 더욱 화를 내며 항산파 문인들의 구원 요청을 씹어 항산파 사람들을 분노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노덕약이 자하비급을 훔쳤음이 밝혀지며 비급을 다시 되찾는다.

임영영을 구하러 소림사에 온 영호충과 다시 조우한다. 임아행이 지략으로 방증대사에게 승리를 거두고 좌냉선에게 패배하여 동수를 이루며 긴장감이 도는 상황에서, 무당파 장문인인 충허도장이 영호충에게 검법으로 이길 수 없음을 시인하며 소림사에서 내보내려하나 영호충을 내보낼 수 없다며 결국 무공을 겨루게 된다. [15]

일방적으로 공격만 하면서 수백 초식을 겨루고, 심지어 본인이 마도라고 비난했던 검종 제자들의 초식까지 펼치지만 방어만 하는 영호충에게 이길 수가 없었으므로, 악불군은 화산검법을 반복해서 사용하며 영호충이 지금 자신에게 패배한다면 문하로 다시 받아줄 뿐만 아니라 악영산을 시집보내어 사위로 삼겠다는 뜻을 은유하여 전한다. 그러나 영호충이 임영영의 은혜를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영호충의 검에 팔이 찔리고 패배하게 된다. 패배한 뒤 화가 치밀어 영호충의 가슴팍을 발로 걷어차버리는데, 영호충의 체내에는 이미 흡성대법으로 빨아먹은 내공들이 보호하고 있어서 오히려 악불군 본인의 다리가 골절됐음을 영호충은 후에 알게 된다.[16]

그 후 영호충이 항산파 장문인을 맡게 되고, 임아행 일파와 동방불패를 죽이고 교주 자리를 되찾는 동안 등장하지 않다가, 오악검파의 합병을 논하기 위한 숭산대회에서 다시 등장하는데...


3. 숭산대회 이후[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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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 밑에서 영호충의 항산파와 조우할 때만 해도 당연히 오악검파의 합병을 반대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태산파의 장문인 천문도장이 병파에 반대하다가 기개있게 죽고, 형산파 막대선생도 좌냉선이 대숭양수 비빈의 죽음[17]을 추궁하면서 침묵한다. 영호충은 사부의 뜻에 따른다고 했으므로 악불군의 의견에 주목이 된 상황에서 강호의 평화와 도탄에 빠진 민생 구제 등을 말하며 군자연을 하더니 오악병합에 찬성한다고 선언해버린다. 똑같이 오악병합을 주장하는 것이었지만 단순히 서로 뭉쳐서 강해진다는 좌냉선의 주장에 비해 악불군은 화산파의 흑역사인 검종과 기종의 내전까지 거론하면서 무림 분쟁의 소멸과 무림의 평화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18] 영호충을 포함해서 원래 오악합병에 반대 입장이던 사람들까지도 설득되었고, 결국 이것으로 인해 오악합병은 기정사실이 된다.

악영산이 사과애에서 배운 타파의 검초로 태산파의 옥음자와 형산파 막대선생을 연이어 이기고, 영호충이 악영산에게 양보하여 고의로 져주며 태산, 항산, 형산파 인물들을 모두 이겨 화산, 숭산 두개파만 남은 상황에서 좌냉선에게 도전한다. 처음에는 자하신공과 화산검법만을 사용하여 좌냉선에게 대항하지만 좌냉선의 무공은 정파에서도 방증대사, 충허도장에 버금가는 최고 경지에 있었기에 당연하게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와중에 악불군이 몰래 독침으로 좌냉선에게 부상을 입혔고, 초조해진 좌냉선은 살의를 담은 초식을 펼친다. 이에 맞서 악불군이 검초를 갑자기 듣지도 보지도 못한 악랄하고 빠른 검법으로 변초했으나, 좌냉선 역시 비슷한 검법을 시전하여 우위를 다시 가져오고 악불군의 검을 날려버리며 승기를 잡는듯 하였다. 하지만 검을 잃은 악불군은 누군가와 비슷한 수법으로 좌냉선을 공격하여 좌냉선의 눈을 멀게 한다. 관객들의 눈에는 악불군이 좌냉선의 살초 때문에 생사의 위기에 몰려 어쩔 수 없이 한 일로 보였다. 또 앞서 좌냉선이 선보인 벽사검법은 악불군이 고의로 흘린 가짜 판본이었다.

좌냉선은 처음에는 광분했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고 패배를 시인한다. 좌냉선까지 물리친 악불군에게 겨루자고 할 사람이 오악검파에 없었기 때문에 결국 악불군은 통합된 오악파의 장문인이 된다. 형식상 통합했지만 여전히 각 문파 출신의 인물들이 각자의 업무를 맡게 하여 자치권을 허락하면서 인심을 얻게 된다. 악불군이 좌냉선의 두 눈을 멀게 만든 수법이 동방불패의 수바늘 무공과 똑같았기 때문에 영호충과 임영영 두 사람은 악불군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경원심을 느끼고 숭산에서 하산한다.[19] 실상은 복주에서 영호충이 숭산파 인물들로부터 지켜낸 벽사검보를 악불군이 빼돌렸고, 입 막음을 위해 목격자인 제자마저 죽여버렸다. 이렇게 오악파 장문의 자리에 앉았지만 원 형산파, 항산파, 태산파, 숭산파의 사무는 여전히 각자의 인물들에게 맡기면서 자치권을 보장하여 인심을 얻었으며, 오악합병을 경계하던 방증대사와 충허도장도 안심하게 만든다.

그러다가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악영산이 영호충에게 죽었다고 굳게 믿고, 막아서던 일월신교 장로들을 죽이고 영호충을 죽이러 득달같이 쫓아온다. 자기의 아내인 영중칙이 장로들에게 잡혀 손발이 묶여 바닥에 쓰러져있는 상태였으나 신경쓰지 않고 임영영을 죽이러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나선 영호충과 벽사검법을 쓰면서 대결한다. 그러나 악불군의 수련기간이 짧아 동방불패에 미치지 못했고, 이미 동방불패와의 대전 경험, 임평지가 여창해와 그 제자들을 죽일 때 벽사검법을 살펴본 영호충은 수백초가 넘어가자 약점을 간파하게 된다. 벽사검법의 중복되는 초식을 예상하고 영호충이 헛점을 찔려 악불군은 패배한다. 그러나 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모를 먼저 구해야한다며 검을 집어던진 영호충을 뒤에서 재차 기습하는 철면피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영호충은 죽기 직전까지 갔으나 마침 일월신교 장로 포대초 등이 깔아놓은 함정에 악불군이 걸려 살아남는다. 이때 임영영에 의해 죽음을 당할 위기에 놓이지만, 영호충이 사제간의 인연이 끊어진다는 말을 하며 악불군을 죽이지는 말라고 했기에 간신히 살게 된다[20]. 그러나 악불군을 경계한 영영에 의해 삼시뇌신단을 복용당하면서 꼼짝없이 구속된다.[21] 부인인 영중칙은 진상을 알고 결국 자결하고 만다.

삼시뇌신단의 해약을 얻기 위해 또 한 번 일을 꾸민다. 항산별원에 머물던 사파의 인물들을 벽사검법을 미끼로 꾀어내 항산파 문인들을 납치하여 화산에 감금시킨다. 그리고 오악검파 장문인의 신분을 이용하여 숭산, 형산, 태산파의 주요 인물들을 화산 사과애로 불러들여 한번에 처리할 계략을 세운다.[22] 이 과정에서 난입한 좌냉선과 임평지 등 장님 일당에 의해 주요인물 수백명은 사과애 동굴 안에서 죽임을 당하고, 영호충과 임영영만 간신히 살아서 좌냉선과 임평지 일당을 처리하고 동굴 밖으로 나오지만 사실 한 명(막대선생) 더 살았지만 악불군은 이들이 나올 때 바로 어망을 던져 사로잡는다. 목숨을 빌미로 영영에게서 삼시뇌신단 해약을 얻으려 하지만 영영에게는 3년치 해약밖에 없었다. 광분한 그는 영호충과 영영을 둘 다 없애려하다가 영호충의 흡성대법에 걸려버린다. 팔을 움직일 수 없고 내공을 흡수당하는 상황에서 근성으로 장검을 영호충의 미간으로 밀어넣지만, 간발의 차이로 의림의 검에 흉부를 꿰뚫리면서 허무하게 최후를 맞는다. 만세


4. 평가[편집]


김용 소설에서 정춘추, 홍안통, 성곤, 공손지, 척장발 등과 함께 가장 악랄한 악당[23] 중 하나로 최악의 위선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소오강호만악의 근원이자 진 최종보스에 해당하는 캐릭터이다. 대만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싸우고 욕할때 좌냉선과 이 양반의 이름이 욕설로 쓰였을 정도로 악명이 높다. 소오강호 세계관에는 이 사람 외에도 무수한 악역들이 나오지만 결국 이 사람과 계략을 비교하면 한 수 내지는 한참 떨어지는 급의 악인들인데,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규화보전 탈취를 포함한 모든 악행의 중심에 있었고,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수를 맞추며 진행시키고 있었던 것을 보면 경악할 정도이다. 소설 초반부터 복위표국을 멸문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하는 여창해는 비록 수단이 잔인하고 포악하지만 악불군에 비하면 심계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 새북명타 목고봉도 탐욕스럽고 흉포하지만 생각 없이 행동하기 때문에 여창해와 나란히 임평지에게 죽임을 당한다. 오악검파의 맹주였던 숭산파 좌냉선은 지략과 무공 모두 앞의 2명과는 비교하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뛰어났지만, 오악을 합병할 야심을 숨기지 않았기에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방비할 마음은 가지게 했다. 계략에도 일가견이 있었지만 하필 뛰는 좌냉선 위에 나는 악불군이 있었기 때문에... 후반부에서 사과애 동굴을 습격했을 때도 결국 악불군의 발밑에 있음을 인증한다. 임아행은 마교 교주 짬밥이 쌓인데다가 지략에도 뛰어나고 무공도 정파 최고수들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지만, 이 인간은 자기가 나쁜 놈이라는 것을 숨기지는 않으며 항상 당당하게 대놓고 행동했다. 임아행을 계략으로 서호 감옥에 가두고 교주 자리를 찬탈한 리즈시절의 동방불패가 비할 수도 있겠지만, 작중 시점에서는 이미 규화보전을 극성으로 연마하고 반쯤 여성화되어 규방에서 바느질이나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힘들다. 이토록 끔찍스러운 인물이지만, 그래도 영호충에게 있어서는 은인이자 사부이자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아무리 악불군이 모질게 대하고 끝내 적대하게 되어도 매번 가슴만 아파했고 원수나 다름없게 된 최후의 최후까지 차마 악불군을 해치지 못했다.

또 이 양반은 이데올로기적인 면에서도 내공이 위주임을 강조하면서 초식 위주의 이념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배척했지만, 본인은 뒤에서 초식 위주인 무공을 상당히 탐닉하는 이중잣대를 보여준다. 소림사 싸움에서는 악불군이 먼 옛날부터 검종의 무공인 '탈명연환삼선검'을 몰래 수련했다는 내용이 나오고, 벽사검법 역시 정황상 초식의 무공으로 보이며[24], 심지어 본인이 이단이라고 비판했던 사과애의 무공 파훼법까지 악영산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김용 작품 전체를 두고봐도 이 정도 레벨의 위선자는 정말 찾기 어렵다. 1~2권 분량의 단편 작품들에 등장하는 악인들은 이 사람과 비교할 정도가 안되고, 김용의 장편 대표작인 영웅문 3부작에도 수많은 악역들이 등장하지만 이쪽은 선악대립이 분명한 편이기 때문에 위선자는 뭔가 찾아보기 힘들다. 의천도룡기에서 착한 사람 연기를 하며 장무기를 낚아 도룡도를 얻어보려던 주장령 정도가 전형적인 위선자라고 할 수 있지만, 그조차도 결국 눈치를 챈 장무기가 도망치면서 계획에 물을 먹고 절벽에 매달린 신세가 된데다가 일단 벌이는 악행의 규모가 악불군에 비하면 작다고 할 수 있다. 비호외전의 탕패가 강호에서의 평판이 매우 좋은 위선자형 악인이기는 하지만, 탕패 역시 악행이 개인적 차원에서 그치기 때문에 악불군에 비할 바는 못된다. 악불군보다는 떨어지지만 자신의 딸마저 이용하는 악독한 심계 면에서 연성결의 척장발이 악불군과 비교할 만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역시 무림의 명사들 사이에서는 철쇄횡강이라고 악명이 있을 정도로 악인으로 유명하다. 같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화철간도 위선에 있어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긴 한데... 그나마 다른 작가인 고룡절대쌍교에 나오는 강금(강별학) 정도가 악불군과 맞먹는다 평가받을 수 있겠다.[25]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위선은 악불군 스스로에게도 독이 되었다. 본인이 하도 겉과 속이 다른 모습으로 살아와서 다른 착해보이는 사람에 대하여도 무조건 의심부터 하고 보는데, 대표적인 예가 자신의 수제자인 영호충. 사사건건 영호충의 진정을 의심하다보니 결국 스스로 대적을 하나 만든 셈이 되었다. 또한 자신의 제자와 가족들 앞에서도 정인군자의 모습을 유지해야 했으므로 악행을 할 때 남의 손을 빌리기 어렵다는 패널티가 존재한다. 가뜩이나 화산파의 세력이 약한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 좌냉선은 뒷세계의 인물들에게 의뢰하거나, 다른 문파의 인물들을 매수할 수도 있고, 부하들에게도 눈치 보지 않고 더러운 짓거리들을 지시할 수 있다. 악불군은 시종일관 끝까지 본인 혼자의 힘으로 해야 했다. 오악검파 맹주 자리는 올랐으나 장기전으로 갔으면 이래저래 오악검파와 정파 세력을 제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본인도 예상하여 사과애 몰살 계획을 세우긴 했는데 이게 성공해봤자 제 살깎아먹기라 오악검파 수장으로서의 영향력은 줄어들기만 할 것이고, 따라서 소림, 무당, 일월신교에 대적하는 건 꿈도 못 꿀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교묘하게 몰래 악행을 저지르는 것 같았지만 결국 임아행, 좌냉선, 풍청양을 비롯하여 알 사람은 다 알고, 나중에는 그냥 이 인간의 본성이 천하에 까발려진다. 무엇보다 그의 최대 무기인 이미지 정치가 박살난 것이다. 레알 정치인 벽사검법을 익힌 뒤에는 더이상 자신을 숨길 필요도 없어졌는지라 이때부턴 본색을 드러내고 좌냉선과 다를 바 없는 패악을 대놓고 저지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악불군의 위군자 전략이 대단했다기보다는 약자라는 위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었고, 이게 먹힌 것도 어느 정도는 영호충의 주인공 보정 덕분이라고 보기도 한다. 실제 임아행, 좌냉선과 비교했을 경우, 무력 및 세력이 가장 강한 임아행은 자신의 야심과 악행을 숨기지 않고, 그보다 약한 좌냉선은 야심을 숨기지는 않지만 악행을 할 때 어떻게든 명분을 찾으려고 노력하거나 그게 안되면 신분을 속이며, 철저한 위선자인 악불군은 최약체였다. 좌냉선과의 충돌에서도 영호충의 난입이 없었다면 그대로 패배했을 상황이 최소 2회였고, 나중의 숭산대회도 이긴 것 같았지만 사실 좌냉선이 얼굴에 철판 깔았으면 숭산파가 그냥 세력빨로 밀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종합하자면 대중을 기만하는 이미지 정치에는 분명 일가견이 있지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무림에서 이미지 메이킹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존재했고, 정작 세력의 운영에 가장 중요한 힘과 수완, 배포는 부족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정파에서 군자인 척을 하면서 가면을 쓰고 뒤로는 악행을 저지르며 계략을 꾸미는 이 양반의 인물상은 수많은 무협지와 양판소에서 수많은 악역 등장인물들의 모티브가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원조 뺨칠 위선자는 없어보인다. 명성이나 권력 등에 집착하지 않고 예법과 격식에 구애되지 않으면서도 자유로움을 추구하며 자신의 정의를 끝까지 지키는 주인공 영호충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겉으로는 체면을 차리고, 문파의 문규와 예법 등을 굉장히 중시하면서 군자인 척 하지만 속으로는 권력욕에 찌들어 있는데다가 명성에도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남에게 정의를 강요하는 내로남불 모습까지 보이는 사전적 정의까지 완벽한 위선자다.

정치판에 대한 풍자 소설의 성격을 띠고 있는 소오강호에서 악불군의 인물상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숭산에서 악불군이 민생 운운하며 합병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모습은 우리가 TV에서 보는 정치인들의 모습과 별다른 점이 거의 없다. 악불군이 군자인 척 거짓 위선을 떠는 모습은 보통 국민들의 삶에 대해 평소에는 별 관심도 없는 정치인들이 선거철만 되면 전통시장에 나가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안 그런 척 하면서 뒤에서 암계를 통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한다. 높은 무공(사리사욕)과 오악파 장문인의 권력(정치판의 요직)에 집착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거세(양심을 버림)까지 불사하는 것까지도 과거부터 현재 앞으로도 계속 등장하고 등장할 몇몇 비겁한 정치인들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인물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담으로 악불군이라는 이름 또한 어느 정도 복선이 있는데, 논어에서 얘기하는 군자의 특징 중 하나가 군이불당(群而不黨)[26]이다. 그런데 군자의 특징인 '군'의 앞에 부정하는 의미인 '불'자를 달았으니 군자의 특징을 갖추지 못했다=진정한 군자가 아니다 라고 암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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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도입부분까지의 행적은 별호대로 군자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정파의 장문인으로서 마교의 악랄함을 역설하며 유정풍에게 곡양과 관련된 일은 자신이 직접 처리해주겠다거나, 오갈곳 없는 임평지의 목숨을 구해 제자로 받고 일면식도 없는 임진남 부부의 시체까지 수습하는 등...[2] 하지만 노덕약과 악영산을 무공을 못하는 일반인으로 위장시켜 복위표국을 감시하게 한 것부터 위군자로서 싹수가 보였다. 임평지 역시 이것만 봐도 아버지와 본인을 속였다며 조소한다. 또 방증, 충허를 비롯한 알만한 사람들은 늑대같은 목고봉, 여창해와 달리 품격 떨어지는 일없이 가만히 앉아있다 보물을 가로챘다고 찬탄한다.(...) 임아행 역시 경위는 불명이지만 예전부터 악불군을 위군자라며 멸시하고 있었다.[3] 작품 초반의 악불군이 어떠한 인물이었는지도 생각해볼만한 문제이다. 노덕약과 악영산을 위장시켜 내보낸 것은 확실히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니 군자답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꾸민 일이 살인이나 강탈과 같은 악행 수준은 아니고 감시 수준인 것, 게다가 위장시켜 내보낸 인물이 들통났을 때 파문등으로 팽하기도 어려운 친딸인 점 등을 생각하면 음험하고 사악한 음모라 할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임평지가 이 행적을 들어 악불군에게 위군자의 조짐이 있지 않았느냐고 악영산에게 추궁했을 때, 악영산은 듣고보니 맞는 말이라 반론은 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직접 참여한 입장이면서도) 이전까지는 딱히 그것이 악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좀 치사히기는 하지만 악행이라 단정할 정도는 아닌 행동인 것. 그리고 소오강호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강호에 사는 이는 그 누구도 세속적인 욕망과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파 인사중에서 가장 탈속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증, 충허같은 인물조차도 강호의 권력갈등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물며 악불군의 경우 세가 위축된 상태인 화산파를 책임져야 할 장문인의 신분이기까지 하니 화산파의 이익을 위해 (그것이 부도덕한 수단이 아닌 한) 여러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당위성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고봉, 여창해와는 달리 품격 떨어지는 일 없이 가만히 앉아있다가 보물만 얻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목고봉이나 여창해처럼 정직하게 직접 악행을 저질러서 보물을 강탈하려 드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할수는 없고, 평판과 운이 좋아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긴 하지만 평판이 좋고 운이 좋은 것이 나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또 이에 대해 방증, 충허등이 보낸 조소 섞인 찬탄 역시, 물론 방증이나 충허는 악불군이나 좌냉선 부류와는 비할 수 없이 정의로운 인물들이지만 이 인물들 역시 이면에는 무림에서 큰 세력을 가진 명망가의 측면이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작중 분명히 드러나듯 이 두 인물은 '무림의 태산북두는 소림과 무당이고 이 구도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여기는 인물들이기에 오악검파를 비롯하여 소림/무당 이하의 다른 문파들이 힘을 키우는 것은 이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니 견제삼아 한마디쯤 쓴소리를 박아둬도 이상한 일은 아닌 것. (물론 이것이 세력을 키우기 위해 좌냉선이나 악불군이 저지른 악행을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보면 방증/충허가 다른 정파인사들보다 더 정의로울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이미 정파세력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임아행의 경우는, 싫어하는 사람은 대놓고 비웃고 씹어대는게 취미라는 티가 팍팍 나는 사람이라 그의 인물평가는 이치에는 맞지만 공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나는 영 여협이란 사람은 알지만 악 선생이란 사람은 모른다" 는 말도 한 적이 있는데, 과연 그 말이 화산파 장문인보다 장문인 부인의 명성이 더 높아서 나온 말일까? 악불군같은 경우 딱 봐도 임아행이 싫어할만한 꼬장꼬장한 성격에 영호충 앞에서 화산파를 깎아내리려는 생각까지 있으니 일부러라도 꼬투리를 잡을만한 상황인 셈. 이런 각 평가자의 사정들을 감안하여 보면, 초반부의 악불군을 과연 위군자, 위선자라고까지 평가해야 하지는 다소 의문이라 할 수 있다. 유정풍이나 영호충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객관적 관점(독자의 관점)에서는 분명 편협한 면은 있어보인다. 다만 김용 작품 중에서도 가장 정사대립이 명확한 소오강호의 작중 배경에서 정파의 핵심인사인 악불군이 정사의 구별에 대해 편협한 것은 작중 세계의 논리로는 오히려 당연한 일일수도 있다. 그리고 작품 초반까지만 해도 전지적 관점의 내면 묘사에서 '영호충을 진심으로 걱정했다'는 서술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므로, 최소한 본격적으로 사이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스승으로써 영호충을 진심으로 아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다만 오해+영호충의 무예가 자신을 추월한 이후의 질투로 급격히 사이가 벌어진 것이고, 이후 규화보전을 얻으면서 힘과 권력에 완전히 미쳐 완벽한 악당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볼 여지도 있는 셈. 이렇게 본다면 초반까지의 악불군은 마음이 좁으니 썩 군자답지 못한 면은 있고 그 행적에도 떳떳하지 못한 면은 있지만 그래도 정파의 거두로써 나름 존경받을만한 인물이었고, 이후 타락하여 완전한 악역으로 발전했다고 볼 여지도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의천도룡기멸절사태와도 통하는 인물이다.[4] 사과애 면벽은 악영산이 영호충과 멀어지고 임평지와 정을 나누게 되는 원인이 되면서도 한편으로 영호충이 풍청양으로부터 독고구검을 전수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5] 아내이자 사매인 영중칙과 영호충이 대련을 하는 걸 봤는데 한참 합을 겨루다 영호충이 밀리자 "이건 위험하겠군" 하면서 적당히 말리려 하다가 영호충이 잘 하다 말고 갑자기 마교 파해식을 사용하는걸 보고 대경실색한다.[6] 처음 몇 년은 검종의 성취가 훨씬 빠르지만 20년 정도가 되면 기검양종의 성취가 비슷해지고 그 이상이 되면 기종 고수가 강해지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조영웅전의 곽정은 강남칠괴한테서 초식을 배울 때 별로 12년동안 진전이 없었다가 오히려 마옥에게서 내공을 2년 배우면서 무공 수위도 빠르게 올라갔다. 이는 곽정이 우직하고 잡념이 없어서 초식보다는 내공을 수련하기 좋은 체질인 것도 있지만, 내공 수위가 올라가면 몸의 움직임도 달라지면서 초식의 수련 효율이 좋아지는 것도 사실이다.[7] 좌냉선의 사주를 받은 흑의인 15인. 이들은 훗날 사과애 학살에서 매우 큰 공(?)을 세운다[8] 물론 이것도 사전에 미리 짜놓은 연기.[9] 악불군의 부인인 영중칙을 제외한 거의 모든 화산파 일행이 영호충을 의심한다. 임진남이 죽을 때 옆에 있으면서 유언을 들은 유일한 사람이 영호충이고, 독고구검은 누구도 본적이 없는 신묘한 검술이었기 때문이다.[10] 소림사의 방증대사, 방생대사, 무당파의 충허도장과 심지어 일월신교의 임아행, 상문천 마저 한 눈에 독고구검을 알아보거나 풍청양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영호충이 풍청양의 제자임을 알아보았는데, 같은 문파이자 엄연히 같이 지냈던 악불군과 영중칙이 독고구검을 모른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악불군이 밝히기를 기종과 검종의 내전 당시 자기는 소년이었으며 내전에서 죽을 뻔했다고 언급했으니 풍청양을 당연히 잘 아는 상황이며 풍청양 또한 악불군을 알고 있다. 당시 기종에서 검술이 강한 풍청양의 출전을 막기 위해 꼼수를 쓴 것만 봐도. 풍청양이 화산파 내서는 절대 독고구검을 쓰지 않았고, 일정 고수 이상에게만 독고구검을 썼다면 모를까?[11] 굳이 이유를 찾자면, 독고구검의 특성상 온갖 형태, 심지어 무공을 전혀 모르는 막싸움의 형태로까지 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독고구검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을 찾을 수 있다. 하물며 시전자까지 다르다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전혀 다른 검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 영호충과 임아행이 검술을 겨룰 때 영호충이 풍청양에게서 배우지 못한 것까지 깨우쳐서 임아행이 '누구한테서 검법을 배웠냐, 풍청양은 이런 재주가 없을텐데'라는 의혹을 품기도 하였다.[12] 낙양은 임평지의 외가, 복주는 임평지의 고향이다.[13] 특히 복주는 영호충은 임평지에게 임진남의 유언을 전해주어 반드시 임평지는 가야했다. 그런데 악불군도 유언을 전하는 자리에 있었다.[14] 스승인 점을 제외하더라도 천애고아였던 영호충을 데려다 키웠으니 악불군 부부는 실질적으로는 양부모나 다름없다. 반대로 임아행 같은 일류 이상 인물들은 악불군의 실체를 잘 알고 있었다는 장치이다. 후에 같은 오악검파인 좌냉선도 그를 위군자라 깐다.[15] 여기서는 정작 자기가 먼저 죽일 작정으로 싸움을 걸었으면서 영호충이 수비로 임관하는 모습을 보이자 감히 버릇 없는 놈이 자신과 맞먹으려고 하는 것이냐며 체면 걱정을 하는 저열한 모습을 보였다.[16] 사실 악불군의 치밀한 계획으로, 고의로 자신의 다리를 부러뜨려 무공 실력이 형편 없다고 위장했다. 그 자리에 있던 좌냉선은 이를 보고 마음 놓고 오악검파 합병을 공세적으로 추진한다. 더 소름끼치는 점은 이미 악불군은 은밀히 벽사검법을 익혀 암습으로 정한, 정일 사태를 죽일 정도의 고수였다는 점이다. 훗날 1대 1 대결에서 좌냉선은 악불군의 무공이 별 거 아니라 오판했고 무척 깔본 상태로 대결에 임했다.[17] 형산성에서 유정풍과 곡양, 영호충 등을 죽이려다가 막대선생에게 죽었다.[18] 게다가 좌냉선처럼 무조건 합병만을 추진한 게 아니고, 한 발 물러서서 급격한 합병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점진적인 합병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하였다.[19] 영호충의 시선에서 악불군은 동방불패와 똑같이 보였으며, 누군가는 위군자!라 깠다.[20] 이 과정에서 벽사검법을 수련하기 위해 남자도 여자도 아닌 고자가 됐음이 까발려지고, 임영영의 지시하에 만천하에 일월신교가 퍼트린다. 위선적인 면모부터 고자되기까지 밝혀졌으니 이미 체면이고 뭐고 없는 상황.[21] 웬만한 손발 자르는 것보다 더 큰 구속이다. 매년 단오절마다 임영영이 주는 해약을 복용해야 하며 만약 임영영이 없거나 마음이 변하면 악불군은 꼼짝없이 사망 크리. 게다가 죽는 것도 그냥 곱게 죽는 게 아니라 광견병에 걸린 것처럼 미쳐 날뛰며 다른 사람들을 물어뜯다가 죽는다.[22] 사과애에 오악검파의 실전된 검초들이 새겨져 있었고, 당연히 각파로서는 자신들도 모르는 무공을 얻기 위해 득달같이 몰려들었다. 무려 2백명 남짓한 인원이 동굴에 모여듦. 좌냉선과 임평지는 이를 전해 듣고 동굴을 무너뜨려 출구를 막고 어둠 속에서(본인들은 장님이니 당연히 더 유리하다) 영호충을 비롯한 오악검파를 몰살할 계획을 세운다. 이 또한 악불군은 눈치 채고 동굴 밖에서 관망했다.[23] 같은 작품에 나오는 좌냉선도 사악하기로 손꼽히는 인물이다.[24] 임평지가 목고봉과 싸울 때 임평지의 내공이 약했기 때문에 목고봉이 버틸 수 있었다.[25] 여러모로 악불군과 행보가 매우 비슷한 인물이다. 도의있는 언행과 검소한 생활을 통해 강남일대에서 가장 명망있는 무림인으로 평가받았으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단씨 상회의 은자를 탈취하기 위해 쌍사표국을 이용하다가 멸문시키고, 무림명사였던 철무쌍을 암살하고, 심지어 은자 강탈사건 진상이 밝혀질 위기에 처하자 아들 강옥랑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까지 했다. 또한, 강소어를 만나려는 남천대협 노중원을 암살하여 18년전 강풍과 연남천의 비극을 입막음하려고 했다. 어쩌면 악불군 이상일 것이다. 악불군도 화산파 장문에 오악검파 병합까지만 이루었던 반면에, 이 자는 강남무림 맹주의 자리까지 올라 있었다.[26] 무리를 짓지만 당파는 형성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