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덤프버전 :


1. 臣民
2. 新民


1. 臣民[편집]


subject

사전상으로는 군주국에서 관원과 백성을 아울러 가리키는 말이다.

신민이라는 개념은 근세에 들어 생겨났다. 동양과 서양을 불문하고 근대 이전에는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으므로, 신하라 하더라도 귀족이거나 귀족의 성격을 내재하는 사대부, 양반 혹은 신사 계층으로서 이들이 상민들과 동일시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서양에서 근세에 들어 르네상스종교개혁을 거쳐 봉건적 예속 관계가 점차 해체되기 시작하자, 왕과 왕족 이외에는 모두 왕에 복종하는 평등한 존재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이런 인식에서 왕이 귀족과 특권계층(이었던 것)을 포함한 만백성을 가리키는 subject(영어), untertan(독일어)같은 용어가 생겨났다. 이 용어의 주안점은 '모두가 평등하게 왕에 복종한다'는 의미이므로, 능동적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근대 이후 공화정의 국민과는 달리 복종을 강조하는 수동적인 의미가 강하다. 신민들이 근대 이후의 공화정 민주국가에서 명시된 어떠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권리는 왕이 수여한 것에 불과했다.

신민(臣民)은 subject, untertan 등을 근대 일본에서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생겨난 용어이다. 서구를 모방해 근대화를 이루어나가고자 하지만 군주천황을 신성한 존재로 추켜세워 집권한 개화기 일본 정부는 자국의 인민을 가리키는 용어로 영어의 subject 등을 번역한 '신민'을 채택해, 국가주의적 뉘앙스가 강한 국민과 혼용하였다. 신민이라는 용어는 대일본제국 헌법에도 국민이나 인민 대신 만백성을 가리키는 용어로 들어가면서 일본의 법률 용어로도 자리잡았다. 황국신민서사의 신민은 바로 이 신민을 가리키는 말이다.

국민들이 스스로 주권을 행사하는 공화정이나 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와는 달리, 군주국의 국민들은 군주에게 복종하는 것 이외에는 그들의 주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이후 공화정이나 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들이 등장하면서 신민의 지위는 근대적인 시민으로 격상되어 국민들이 스스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가 전개된다. 신민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일본 역시 태평양 전쟁에서 패전하고 일본국 헌법을 제정하면서 법률 용어로써의 신민을 모두 국민으로 대체하였다. 전근대 군주제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영국에서는 지금도 subject라는 용어가 영국 국민 전체를 이르는 말로 종종 쓰이기는 하지만, 근세 및 근대와는 달리 왕에 대한 복종을 강조하는 의미는 많이 사라졌다.

2. 新民[편집]


한자 그대로 직역하면 새로운 국민. 1907년에 도산 안창호 등이 결성한 단체인 신민회의 신민이 바로 이 단어를 가리키며, 신민회는 군주제 하의 종속적인 신민이 아닌 새로운 국민에 의한 공화정체의 국민국가 건설을 지향하였다. 청나라 말의 정치인인 량치차오는 중국이 근대국가를 이룩하고, 그 국가의 주인이 될 국민은 기존의 군주제 하에서의 인민이 아닌, 새로운 국민이라는 뜻의 신민(新民)이라고 지칭하였다.
파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__CC.pn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2-05 23:43:04에 나무위키 신민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