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유기

拾遺記

남북조시대 방사였던 왕가라는 인물이 삼황오제에서 서진까지의 일중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이야기만 긁어모아서 쓴 책. 이 책은 신선(神仙)과 방술(方術)을 선전하는 내용을 엮은 책이며, 왕가의 자를 따서 왕자년습유기(王子年拾遺記)라고도 한다. 총 10권 220편으로 되어 있다. 주울 습(拾), 전할 유(遺), 기록할 기(記)로 풀어보면 《습유기》는 주워서 전하는 기록이라는 뜻이다. 즉, 중국에 숨겨진 여러가지 전설을 모아서 만들어진 지괴소설(志怪小說)이다. 진이 육국을 멸하고 천하에 대란이 일어나자 각국 궁실의 훼손으로 당초 지식계층 중심의 문헌과 사료가 산산이 흩어졌다고 전해지며, 왕가는 잔문들을 망라하여 후세에 전하고 있고 한다.

문장은 깨끗하지만, 내용은 기괴하고 음란한 것이 많으며, 모두 사실이 아니라 한다. 한위(漢魏) 이하의 이야기는 순전히 헛소문으로만 알려진 것이 많아 정사에 기록되지 않았다.

삼황오제에서부터 서진 말, 석호의 이야기까지 쓰여졌다. 하지만 원본은 없어졌고, 현재 《한위총서(漢魏叢書)》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은 양(梁)나라 소기(蕭綺)가 다시 편찬한 결과물이다.

목차로 보면 습유기는 역사책을 닮았는데 1권부터 4권까지는 신선술을 좋아했던 왕들의 내용이 나오고 5권과 9권은 학자들의 일화, 10권은 산을 박물지처럼 언급해서 습유명산기라고도 한다.

명대의 저명한 학자 호응린은 습유기를 악평했는데 다 거짓말에 천박하고 야하며 습유명산기도 위작이다라고 했다. 반면 가정제 대의 학자 고춘은 습유기를 읽고 감동하여 글방에 새겨두어 손님으로부터 황당무계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청나라 말 담헌은 내가 어렸을적에 사람들은 습유기를 화려하고 기이한 것들을 원조이자 진기하고 훌륭하지만 내용이 다소 황당하여 경전의 요체는 못 된다고 했는데 습유기를 세번 읽어보니 사치스러운 왕조와 황제의 옛 일을 주워모은 것은 과거의 일을 들어 현재의 황제에게 간언한 것으로 옛 일로 현재를 풍자한 것이며 이 책에 담긴 충언과 흥망이 핵심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