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샤쿠/호감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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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 서커스단 "유구한 낙원"의 부단장, 서커스단을 위해 모든 걸 내놓을 수 있다.
아름다운 여우의 귀와 꼬리를 지니고 있다. 다만 그 누구도 건들 수 없을 뿐. (신기사 서브 스토리는 "미소를 위한 애가" 스토리에서 진행 불가
 
 
마침 저녁에 시가지를 지나가려 했는데, 공원에 가서 확인해보자.
 
 
예상 외로, 시가지의 여우선인의 정체는 세이샤쿠가 분장한 것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그녀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에도 계속해서 여우선인에 대한 소식이 들려온다. 세이샤쿠는 괜찮을까? 시가지로 가 보자.
 
 
세이샤쿠가 여우선인을 분장해 연기하는 계획은 순조로워 보인다. 갑자기 튀어나온 저 작은 여우를 제외하면......
 
 
세이샤쿠는 그 여우를 잡았을까? 궁금하다. 시가지로 가보자.
 
 
처음으로 세이샤쿠의 슬픈 표정을 보았다. 안 좋은 기억이라도 떠오른 걸까? 하지만 그 작은 여우가 위험에 처한 것 같으니 어서 가보자.
 
 
감실이 있는 그곳에 무슨 일이 생긴거지? 세이샤쿠와 가보자.
 
 
세이샤쿠는 여우선인으로 분장한 채 남자아이와 여우를 보호했다. 좋은 일을 한 셈이다. 세이샤쿠의 화난 모습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인데, 여우선인에 대한 태도가 그녀에게 있어서 그렇게 중요한 건가?
 
 
세이샤쿠가 갑자기 메세지를 보냈다. 내게 중앙 공원의 여우 선인 감실에 가보라고 한다. 무슨 일이지?
 
 
전설 속의 여우선인은 행복한 결말을 선택했다. 콜도 자신을 아끼는 남자아이를 만났다.
세이샤쿠의 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어찌 되었든 난 그녀와 함께 계속 갈 것이다.



1. 여우선인과 복실복실한 꼬리
2. 여우선인과 끝없는 바쁨
3. 여우선인과 슬피우는 여우
4. 여우선인과 알아채지 못한 분노
5. 여우선인과 보이는 미래

해당 글씨는 보이스로만 존재하는 스크립트 입니다. (괄호는 스크립트와 보이스가 다른 경우입니다.)


1. 여우선인과 복실복실한 꼬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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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소식】현대 도시의 여우선인?
저기, 그 얘기 들었나요? 시가지의 여우선인 전설?
저희 학교에서는 소문이 파다해요. 저도 친구가 알려줬거든요. 운이 좋다면 시가지 공원에서 사람 모습의 여우를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소문으로는 살랑이는 꼬리가 정말 아름답다고 해요!
그곳에는 예전부터 사당이 있었는데, 여우선인이 만족할 만한 공물을 가져가면 소원을 이루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여우선인을 집으로 데려가면 무한히 소원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아아, 마지막 말은 그냥 농담이에요! 하하.}}}

파일:영7 캐릭.png 여우선인과 복실복실한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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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의 공원은 사람이 없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녀 봤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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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갑자기, 관목 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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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와 잎들을 헤치면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어가 보니, 눈앞에는 오래된 감실이 있었다. 감실 바깥에는 여우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옆에는 많은 여우 조각상들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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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히 여우선인의 영지에 무단으로 들어오다니, 네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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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곳은 바로 이몸, 여우선인이 오랜 시간 공들여 찾아낸 안식처. 이곳에서 공양을 받은 것도 벌써 수백 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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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놈의 방자한 행동이 이몸의 화를 불러일으켰으니,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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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직한 소리가 감실 뒤에서 들려왔다. 깊은 밤 나무가 우거진 곳이라 그런지 꽤 신비롭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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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호? 대답이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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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뭐, 됐다. 관대한 이몸에게 공물을 바치기만 하면, 이번 일은 불문에 부치도록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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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어떠느냐, 네겐 괜찮은 얘기가 아니더냐. 자, 빨리 성의를 보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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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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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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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네 이놈, 대체 뭐 하는 놈이냐! 아직도 아무 말이 없다니, 이몸이 네게 저주를 내려도 상관없단 말이냐!
▶ 진짜 전설의 여우선인?

▶ 여우선인에 대한 전설은 지어낸 이야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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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그럼 거짓이겠느냐? 지금 감히 이몸을 의심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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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후, 참 귀찮은 녀석이군. (흥, 불결함이 하늘을 뚫는 놈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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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이몸의 힘을 보여주면, 순순히 공물을 바칠 마음이 들겠지.
그럼, 눈을 크게 뜨고 잘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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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모호한 주문과 함께 감실 위로 몇 덩어리의 검푸른 불꽃이 떠오르더니 허공에서 끊임없이 형상을 바꾸며, 두둥실 공터의 가장자리를 떠다니다가 갑자기 폭발하며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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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후후, 이몸이 만든 여우불, 정말 아름답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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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여우선인의 신력을 똑똑히 보았으니, 이제 공물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게야. 앞의 감실 안에 넣어두면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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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원하는 공물이 뭔데요? 현대의 여우선인이니까 옛날이랑은 다를 거 아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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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흠, 좋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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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물론 돈이 되는 물건이 가장 좋겠지만, 육포나 과일 같은 음식도 괜찮느니라...... 단, 썩은 사과만은 안 되느니라. 넣는다면, 이몸의 화를 부를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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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그래서, 너는 뭘 바치겠느냐? 정말 기대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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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바치라고 해도...... 전 지금 아무것도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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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뭐라! 이몸을 능멸할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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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어찌 이럴 수가, 너에게 천벌을 내려야 하겠구나! (천벌을 내려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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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이 다시 나타나 떠올랐고, 빠른 속도로 발 옆 지면으로 날아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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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신할 때를 틈타, 살며시 감실의 옆 쪽으로 몸을 돌렸다. 거기서 본 것은——관목 나무들 사이로 삐져나와있는 털이 보송보송한 꼬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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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빨리 공물을 바치지 않으면, 불타오르는 것은 그 땅이 아닌 네 몸이 도리 것이다. 그래도 도망칠 것이냐?
▶ 돈이 될만할 걸 찾아볼게요

▶ 순순히 공물을 바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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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흥, 처음부터 순순히 이몸의 요구에 따랐으면, 이렇게 낭패를 볼 일도 없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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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어떠냐, 찾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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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찾았어요! 이 손목시계! 풀어서, 감실 안에 놓아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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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들고 있는 척하면서, 관목들 사이의 꼬리를 향해 한걸음씩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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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후후,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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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다른 인간들도 너처럼 말을 잘 듣는다면, 이몸도 편히 지낼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쉽게도, 현대 도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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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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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을 다해 살랑거리는 눈앞의 꼬리를 향해 몸을 던졌다. 하지만, 잡히기 전에 꼬리가 재빨리 움츠러들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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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으앗! ...... 뭐, 뭐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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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감히 내 꼬리를 만지려 들다니, 널 태워서...... (잘도 내 꼬리를 만지려고 했구나! 태워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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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만해, 세이샤쿠, 이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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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듣고 관목숲의 여우선인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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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이몸은 이 땅에서 수백 년을 살아왔지만, 그런 이름은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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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꼬리, 또 삐져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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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선인」
앗! ...... 이 꼬리 정말이지 귀찮네, 옷 안에 넣어도 계속 삐져나오니...... (으앗! ... 뭐냐구, 이 꼬리! 옷 안에 집어넣어도 계속 빠져나온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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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얼굴에 불만이 한가득인 세이샤쿠가 관목 나무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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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 언제부터 안 거야?
▶ 난 원래 여우선인 안 믿었어

▶ 환력의 파동을 느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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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 아무래도 너를 실험 대상으로 선택했던 게 실수였던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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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우연히 이 감실을 발견했는데, 최근 도시에 떠도는 여우선신에 대한 전설이 떠오르더라구. 이 기회에 크게 한몫 챙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금방 들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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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는 한숨을 크게 쉬며, 감실의 문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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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요즘 누가 여우선인에 대한 전설을 믿겠어. 여기 쪼그리고 앉아서 누가 오나 한참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누가 왔구나 했는데, 그게 너라니 김 다 샜네.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역시 이걸로 돈을 벌긴 힘들려나......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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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 안에는 유리 구슬부터 팔찌까지 다양한 각양각색의 소품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제일 비싸 보이는 것은 목걸이였는데, 너무 오래 놓아두었는지 완전히 녹이 슬어 있었다.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오, 여우선인 행세를 하는 것도 의외로 괜찮겠는데!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여우선인의 전설이 어디서 온 건 진 몰라도, 믿는 사람이 제법 있잖아.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다음엔 실패하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해서 힘내야지!


2. 여우선인과 끝없는 바쁨[편집]


파일:영7 캐릭.png 여우선인과 끝없는 바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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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경험을 토대로, 곧잡 깊은 곳에 있는 감실로 향했다.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앞에서 세이샤쿠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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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대는 고민이 많아 보이는구나. 이 몸, 여우선인 앞에서는 숨길 필요 없느니라. 마음 속 가장 절실한 소원을 말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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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만약 그대의 염원에 상응하는 공물을 바친다면, 이 몸이 기꺼이 그대의 꿈을 이루어주겠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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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경건하게 두 손을 모으고, 감실 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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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저는 많은 작품을 연재한 적 있는 전업 만화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도무지 마음에 드는 작품을 그려낼 수 없어서 고민이 많습니다. 고민 때문에 잠을 설치고......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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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왜 다들 항상 이런 어려운 소원만 가져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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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좋은 소원이구나. 허나, 재능이란 본디 하늘이 하사하는 것. 평범한 자가 다룰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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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 알겠어요! 밤에 편안히 잠들 수만 있다면, 전 틀림없이 충분히 멋진 이야기를 그릴 수 있다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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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오, 이건 간단하지! ...... 그 염원, 확실히 들었느니라. 그럼, 그대는 어떤 공물을 바치겠느냐? (음, 눈치 잘 챘어! ... 흠흠! 그 소원, 확실히 들었느니라. 해서, 그대는 어떠한 공물을 바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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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공물의 값어치가 높아질수록, 소원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도 더욱 쉬어질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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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잘 생각해 보거라. 이몸을 절대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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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호주머니에서 연필 한 자루를 꺼내어 감실 앞에 공손히 내려놓았다.

파일:남성6 아이콘.png
「청년」
이건 제 행운의 연필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만화를 그릴 수 없다면, 갖고 있어도 소용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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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하? 그대는 고작 연필 따위를 공물로 바칠 셈인 것이냐...... (뭣이..? 그대의 공물은, 그... 연... 필? 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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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됐다...... 저기 오른쪽으로 가는 큰 나무 옆에 특이한 모양의 버섯을 따라 잘 말려, 자기 전에 복용하거라. 그럼 밤새 편히 잘 수 있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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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어떠냐? 더 바라는 게 없다면, 얼른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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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진심으로 감실을 향해 감사를 표하고는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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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묵 숲에 숨어있는 세이샤쿠의 옆으로 걸어갔다.
세이샤쿠는 풀밭에 앉아 머리를 비비며 매우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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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네가 그 사람에게 알려준 그 버섯 말이야, 별 일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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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정신 안정 효과가 있는 버섯일 뿐이야. 서커스단에서도 수면제로 종종 쓰였으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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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아휴, 그렇게 시간을 들여 고생한 결과가 고작 연필 한 자루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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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다른 공물이라 해 봤자 유리구슬, 헤어밴드, 각양각색의 헌 옷들 정도였고...... 가장 괘씸했던 건, 어제 찾아온 중년 아저씨가 1년 동안 모은 맥주병 뚜껑을 가져온 거였어! 10년 모으면 경품이랑 교환할 수 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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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모두들 여우선인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건 알지만, 여우선인도 이런 이상한 공물만 받으면 정말 곤란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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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애초에 여우선인인 척 하는 거잖아. 이것저것 가리면서 받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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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가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와, 세이샤쿠와 황급히 관목숲 안으로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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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빨리 숨어, 다른 사람이 봐선 안 돼! ——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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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왔는가. 여우선인인 이몸 앞에서는 숨길 필요가 없느니라. 마음 속 소원을 말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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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 앞에 나타난 사람은 매우 곤란해 보이는 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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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여우선인님, 저...... 도와줬으면 할 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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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말해보아라. 소원에 상응하는 값의 공물을 바치면, 그대의 소원은 이몸이 이루어 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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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저는 제 고양이들과 함께 의지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어제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중 고양이 한 마리가 갑자기 사라졌고, 한참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여우선인님, 그 길 잃은 아이를 되찾아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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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좋다, 그대의 염원, 이몸이 잘 들었느니라. 그럼, 어떤 공물을 바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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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세이샤쿠, 이거 진짜 실현시켜줄 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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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동물 찾는 이런 일은 서커스단 단원에겐 식은 죽 먹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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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제게는 돈이 될 만한 물건이 없습니다만...... 이건 저희 집에서 만든 육포입니다, 만족하셨으면 좋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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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 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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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후, 이 공물이면 족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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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대의 성의, 받아들이도록 하겠다. 공물을 감실 앞에 내려놓거라. 내일 아침 다시 여기에 오면, 길 잃은 고양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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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매우 감격하여 감실을 향해 허리를 굽혀 한참을 감사한 후에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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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아~ 여우선인 하기 힘들어 죽겠네...... 그래도 맛있는 걸 얻어서 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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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목숲을 막 뚫고 나오나자마, 세이샤쿠가 감실 앞에 놓인 육포를 향해 달려갔다.
▶ 아직도 여우선인인 척 할 거야?

▶ 이렇게 계속 사람을 속이는 건 좋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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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뭐 어때서, 여우선인의 전설을 멋대로 믿는 것도 그 사람들이고, 게다가 나도 소원을 잘 들어주고 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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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어차피 거짓말을 하는 건 양쪽 피차일반이잖아. 내가 여우선인인 척 하는 건 사실이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멋대로 자신들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여우선인 넉 자를 상대방에게 붙이는 것도 일종의 강요이자 사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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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아니면...... 혹시 그대가 이몸을 대신하여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고 싶은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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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대가 자진해서 도와준다면, 본 여우선인은 공물을 받고도 소원을 실현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되니, 진정한 사기라 할 수 있겠지. (그대가 고양이를 찾아준다면, 이몸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되고, 그 노인을 우롱한 것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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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어떤가, 그대가 고집하는 신념을 증명해 보이겠느냐? 아니면...... 방금 한 말은 툭 튀어 나온 말인 게냐? (고르도록 하거라, 그대는 그리하여도 본 호선을 부정하겠느냐? 아니면...... 앞서 한 말을 철회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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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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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후, 수백 년을 이몸의 앞에서 그대의 미숙함을 실컷 맛보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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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러면~ 육포의 맛이 어떤지 한 번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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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입에 넣기도 전에, 옆에서 갑자기 새끼 여우 한 마리가 튀어나와 육포를 가로채고 덤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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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 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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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또야, 이 괘씸한 여우 같으니! 어제도 말린 과일을 훔쳐가더니, 항상 내가 없을 때만 봐서 내 감실에 들어가 공물을 훔쳐간다니까...... 다음에 보면, 그땐 정말 붙잡아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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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가 씩씩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마 그 새끼 여우와 끝을 볼 때까지 싸울 것 같다.


3. 여우선인과 슬피우는 여우[편집]


파일:영7 캐릭.png 여우선인과 슬피우는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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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물 자루를 들고 관목숲에 숨어있는 세이샤쿠와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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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떼려고 하니, 세이샤쿠가 입술에 손가라을 대고 '쉿' 제스처를 취하며 조용히 있으라는 신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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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오늘 그 새끼 여우가 꼭 올 거라는 예감이 들어. 이번에야말로 꼭 잡고 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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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와 함께 풀숲에서 쭈그리고 앉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새끼 여우가 감실 옆에 나타났다. 머리를 내밀고 사방을 살피는 게, 마치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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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여우가 온 걸 말하려 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세이샤쿠가 갑자기 그물 자루를 높이 던지고 기세등등하게 그 새끼 여우를 향해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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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히얍! 이번에는 어디로 도망치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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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의 공세는 빠르고 정확했다. 새끼 여우가 그물망에 걸릴려고 할 때, 갑자기 한 소년이 달려와서 새끼 여우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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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당신들...... 우리 콜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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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콜? 저게 내 감실 안의 공물들을 계속 훔쳐서, 혼쭐을 내주려던 참이었지.

파일:남성5 아이콘.png
「소년」
감실 안의 공물은...... 누나 건가요? 설마 전설 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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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먼저 본 사람이 임자지! (맞아! 그건 내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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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얜 그냥 배가 고파서 이러는 거니, 신경 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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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역시 여우선인 전설이 사실일 리가 없지.
콜, 너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쳤어? 말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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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듯, 새끼 여우는 머리를 들어 귀를 살짝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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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콜이 아니라잖아요. 그럼 콜이 한 짓은 아니에요. 저한테 간식이 좀 있으니, 배고프면 가져가서 드세요.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흥, 내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알아? ——아, 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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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풀밭에 누웠다. 세이샤쿠는 육포를 입에 물고 있었고, 소년은 멀지 않은 곳에서 그의 새끼 여우와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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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오늘 하루는 여우선인 일 쉬기로 한 거야?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그야 정체도 드러났으니까. 그리고, 여우선인도 휴식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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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나저나 동물과 저렇게 깊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니, 조금 부러운걸.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왜 그래, 우리도 알고 지낸 지 꽤 됐잖아. 혹시 내 관심과 배려가 부족했어? ...... 여우선인 앞에서는 숨길 필요 없어. 솔직하지 못한 아이는 사람들에게 이쁨 받을 수 없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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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는 몸을 돌려 웃음기 가득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꼬리가 가볍게 몸을 툭툭 치며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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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뭐, 정말 여우선인이 존재했다면, 그 여우선인의 눈엔 너도 그저 어린애일 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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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원이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 대가는 비싸겠지만, 전부 해결해 줄 테니까——감동했어? 그럼 빨리 나한테 공물을 바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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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하지만 품에 안기는 건 안 돼. 생각도 하지 마. (아, 가슴에 얼굴 비비고 싶다는 소원은 안 돼. 그건 단념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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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너 어떻게 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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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후, 다 네 얼굴에 쓰여 있었다구. 오히려 모르는 게 더 어려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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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이래 봬도 여러 장소를 돌아다녔으니까, 너보다 아는 게 훨씬 많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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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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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미안, 네가 옛날 일을 잘 기억 못 한다는 걸 깜빡했네......
▶ 괜찮아

▶ 신경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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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 조용해졌을 때, 저 멀리 밤하늘에서 불꽃이 피어났다. 화려한 불빛이 세이샤쿠의 눈 안에서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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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사실, 난 네가 정말 부러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 편히 지금의 시간을 즐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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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수많은 일들은 아무리 잊으려고 애를 써도, 언젠간 너를 따라잡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쉽사리 망쳐버리곤 해...... (아무리 잊을려고 해도, 과거는 계속 쫓아오고, 소중한 것들을 망가뜨려버려... 인생이란 건, 원래 그런 일이 많은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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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아니다 아니다, 이런 거 말해서 뭐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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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난 소원을 들어주는 여우선인이니까, 나에게 바친 공물들을 기분좋게 만끽해야지. ——후, 마지막 한 개는 절대 안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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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뺏어 먹을 생각은 전혀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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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는 마지막 육포를 집어 들고 입에 넣으려다 손에서 미끄러져, 육포가 잔디 위에 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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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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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탄식을 내뱉은 후, 세이샤쿠는 땅에 떨어진 육포를 계속 주시했다.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 슬퍼하지 마

▶ 다음에 좀 갖다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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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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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내 그대에게 위로를 받을 줄이야, 이몸이 그대에게 신세를 졌느니라. (결국 너한테 위로받을 줄이야... 빛진 걸로 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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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럼 앞으로 제발 놀리지 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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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안~돼. 이게 네 가장 재밌는 점인걸. 이 공물로 바친 육포처럼, 그냥 내버려 두면 너무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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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하려고 할 때,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건지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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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들린 것은 여우의 가냘픈 울음소리였다.


4. 여우선인과 알아채지 못한 분노[편집]


파일:영7 캐릭.png 여우선인과 알아채지 못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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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히 감실 근처로 돌아왔다. 몇 명의 아이들이 여러 방향에서 에워싸고 있었고, 소년은 그 새끼 여우를 꼭 끌어안은 채 뒤로 물러서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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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거친 남학생」
이 여우가 여우선인인가 봐, 어쩐지 학교 끝나자마자 황급히 가더라니, 다 여우선인에게 소원을 빌려고 그랬던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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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거친 남학생」
야, 전에 컨닝하다 걸렸던 것도 네가 우리를 저주해서 그런 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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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아니야...... 콜은 그냥 평범한 여우야, 여우선인 같은 것도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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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인 남학생」
없다고? 그럼 매일 여기 와서 뭘 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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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인 남학생」
진짜 여기서 여우선인을 만나서 소원을 이뤘다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너 지금 우리를 속이고, 혼자서 여우선인을 독차지 하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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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고! 콜은 여우선인이 아니야, 우리는 그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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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새끼 여우를 끌어안고 뒤를 신경쓰지 않고 뒷걸음치다가, 그대로 감실 안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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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거친 남학생」
저 녀석, 여우선인을 데리고 궤짝 속으로 숨어들었어, 빨리 잡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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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렇게 여우선인을 만나고 싶어 하니, 이몸이 친히 모습을 보여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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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 감실 위에서 점점 타오르더니, 공중에서 거대한 형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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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거친 남학생」
여...... 여우선인이다! 여우선인이 나타났어! 여우선인,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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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물러가라! 이몸의 토지에 제멋대로 침입한 걸로 모자라 불손한 말을 내뱉다니, 네놈이 화를 부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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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인 남학생」
다, 다 들었어. 충분한 공물만 바치면, 여우선인과 거래할 수 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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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인 남학생」
어이, 여우선인, 나한테 소원이 하나 있어. 필요한 건 뭐든지 말해봐. 우리 집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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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이 예리한 화살처럼 아이의 귓가를 스쳐 지나가고, 머리카락이 타는 냄새가 풍겨왔다.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가소롭구나. 네놈은 여우선인을 뭘로 보는 거냐? 그냥 부르면 오는 거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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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거친 남학생」
하, 하지만 이게 여우선인의 책임이잖아! 소원을 들어주는 게 네 일이잖아, 뭐 때문에 안 하려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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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인 남학생」
게다가 우리가 공물을 안 가져온 것도 아닌데, 보수를 받았으면 말을 잘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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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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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의 낮은 외침과 함께 불꽃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감실 뒤에 숨어있는데도 사람을 태울 듯한 열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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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네놈들, 여우선인의 분노의 불꽃이 실재한다는 걸 이젠 똑똑히 느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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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잘 들어라. 이몸은 오는 사람을 불문하고 소원을 들어주는 기계도 아니거니와, 세상의 존재를 편견 없이 평등하게 바라보는 존재는 더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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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이몸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신세를 지는 대상도 있다. 허나, 이것들은 공물들과 관계없는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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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이후, 앞으로도 감히 이몸에게 불경스럽게 굴고 함부로 소란을 피운다면, 그땐 머리카락 몇 올 태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을 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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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하나 더. 오늘 이곳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것 중 하나라도 외부로 발설했다가는 큰 화를 입게 될 거다. 알아들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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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알아들었으면 썩 꺼져라. 다시는 이몸의 눈에 띄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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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다 허락이 떨어진 후에야 뒤도 안 돌아보고 숲 밖으로 달려나갔고, 곧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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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 여우선인 노릇이란 게 이렇게 번거로운 일까지 해야 할 줄이야. 아까 걔냬들 보고 공물은 남겨두라고 할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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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 아이를 도울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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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 문을 열자, 새끼 여우를 품에 꼭 안고 숨어있는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새끼 여우가 혀를 내밀어 소년의 손바닥을 가볍게 핥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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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걔냬들 모두......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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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저기, 누나가 진짜 여우선인 님이에요?
이렇게 쉽게 겁줘서 쫓아내고, 아까 그 불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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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모두 서커스단 분장과 소품일 뿐이야. 여우선인이 진짜 있을 리 없잖아. 오히려 너의 그 새끼 여우, 영특한 걸 보니 쟤기 진짜 여우선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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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정말 그렇다고 해도, 전 차라리 콜이 저의 새끼 여우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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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이 여우는 네 애완동물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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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아니에요. 전 그냥 이 감실 근처에서 콜을 우연히 만난 것 뿐이에요. 그때는 얘가 아직 사람을 무서워해서 접근하려 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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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나중에 매일 와서 놀아주고, 먹을 거를 가져와서 나눠주고, 그렇게 천천히 친해지고 나서야 함께 있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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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후, 도시에 퍼진 여우선인 소문이, 사실은 너와 이 여우였던 거구나?

파일:세이샤쿠 아이콘.png
「세이샤쿠」
네가 매일 먹을 가져다주니까 애기 기억하고, 이 시간마다 여기 감실 근처에 와서 널 기다렸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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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에......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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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의 말에 호응이라도 하듯 새끼 여우가 가볍게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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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 후, 소년은 새끼 여우를 안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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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 아아~ 앞으로는 여우선인 행세를 할 수 없겠네. 또 어디 가서 공물을 찾는담?
▶ 일단 다시는 아이들에게 겁주지 마

▶ 아이들한테 불꽃이나 날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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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러게 누가 그런 화 돋는 말 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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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여우선인 행세를 한 건 짧은 기간이었지만, 여우선인의 심정을 잘 알 것 같아——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그에 맞는 공물을 받아주고, 기계처럼 끊임없이, 변화도 없는 일을 평생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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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내가 정말 여우선인이라면, 틀림없이 빨리 도망치는 걸 택했을 걸. 이런 누추한 곳에 있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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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이 황폐해 보이는 신사를 보니까, 아마 그 여우선인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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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흥, 결국 여우선인 본인도 무책임했던 거라는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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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뭐, 여우선인인 이몸이 아무리 무책임하다 해도 그대처럼 이렇게 근면 성실하고 유능한 협력자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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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아까도 말한 것처럼, 이몸은 모든 것들에게 평등하지 아니하니라. 그대에게는 그동안 이몸을 따랐던 것에 대한 보상을 주도록 하지. 그럼 마지막 소원은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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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말해보거라, 관대한 이몸이 최대한 들어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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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어차피 공물 달라고 할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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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후. 하지만...... 정말 사람을 가려서 소원을 들어주는 여우선인이 있다면, 이 신사는 더 황폐해졌겠지?


5. 여우선인과 보이는 미래[편집]


파일:영7 캐릭.png 여우선인과 보이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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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날 찾다니, 설마 저번 일이 들통나서 오라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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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뭐야, 내 연기력을 의심하는 거야? 그냥 여우선인 흉내를 내는 사람이 또 있나 보러 온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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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이런 돈 안되는 일은, 역시 빨리 때려치는 편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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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가 휘청거리면서 하마타면 넘어질 뻔했다. 황급히 달려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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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최근에 좀 많이 무리했나, 아하하. 저기 잔디밭에 잠깐 앉아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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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가 잔디밭에 앉았다. 산들바람이 따스하게 불어오고, 이따금씩 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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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흔히 있는 일이야. 조금 쉬면 괜찮아져. 하~ 바람이 정말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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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잠에 든 듯 했다. 평소 살랑거리도 꼬리마저 몸에 얌전히 감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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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지났을까, 한 노인이 천천히 걸어와, 그 감실의 표면을 꼼꼼히 닦기 시작했다. 표정에는 경건함과 차분함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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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닦고 몸을 돌렸을 때, 노인의 시선이 세이샤쿠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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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오...... 여우선인님이시군요. (아아... 여우선인과 많이 닮았구려.)
▶ 여우선인이 정말 존재하나요?

▶ 여우선인의 전설을 믿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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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여우선인은 당연히 존재하네. 이 감실이 바로 옛날 사람들이 여우선인에게 감사하기 위해 지은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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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럼......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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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이 해답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마 존재하지 않을걸세. 하지만 옛날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여우선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은거하는 것 같다고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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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이것도 좋구먼. 여우선인님이 우리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해 주셨는데, 여우선인님 본인도 행복하셔야 맞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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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적어도, 여우선인님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그리 바라고 있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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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실을 깨끗히 닦은 후, 노인은 비틀거리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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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가 갑자기 만면에 웃음을 띠며 몸을 돌렸고, 여우 귀를 약간 쫑긋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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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어, 너 안 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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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방금 깼어...... 어때? 여우선인 전설에 대해 물어본 거지? 그래서 마지막에 어떻게 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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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노인 분이 그 여우선인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은거하고 있다고 하셨어. 정말 아름다운 옛날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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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음, 응~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 정말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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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나저나, 넌 왜 여우선인의 마지막이 궁금했던 거야? 그냥 궁금해서?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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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는 말울 멈추고 반은 장난기, 반은 기대로 찬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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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 응? 내 다리에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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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이고 보니,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새끼 여우 한 마리가 세이샤쿠를 중심으로 즐겁게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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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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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글쎄...... 하지만 만약 내가 이 여우라면, 이렇게 막 다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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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그렇게 했지만, 세이샤쿠는 여우를 안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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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바람이 숲 사이를 가르면서, 하늘에 온통 꽃잎이 휘날렸다. 가슴 속 깊이 스며드는 향기가 풍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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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그치? 너도 여우선인 따윈 되고 싶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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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모든 소원을 평등하게 대해야 하고, 누구와도 연줄이 생겨서는 안 돼. 아무리 여우선인이라 해도 지치고, 멀리 도망가고 싶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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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이런 여우선인 님이라면, 조기 은퇴를 하고 싶다고 해도 분명 허락받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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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한 사람과 0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관계를 만들고 유대를 쌓아가고, 결국 가장 중요한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는 것...... 여우선인과 비교했을 때, 이런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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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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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여봐라, 방금 너의 생각을 물었느니라. 대답은 어쨌느냐? 너무 이몸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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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런 삶이면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데? 잠깐, 너 이제 여우선인 안 한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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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샤쿠」
후——그대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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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꽃비가 더 많이 떨어지며, 어지럽게 시선을 가렸다. 세이샤쿠의 마지막 말 역시 성대한 꽃비에 파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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