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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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종길의 시
2. 여담



1. 김종길의 시[편집]




성탄제
어두운 방 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藥)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山茱萸) 열매ㅡ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聖誕祭)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것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血液)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2. 여담[편집]


제목이 동일한 박태원의 작품 <성탄제>가 있다.

시 중간 '서러운 서른 살' 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때 시인은 43세였다.[1]

7차 교육과정 3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창조적인 문학 체험' 단원에서 등장했으며, 2011학년도 6월 모의평가 3번째 지문인 현대시 파트(19~22번)에서도 출제되었다.

안녕 자두야 원작에서도 성탄제와 관련된 내용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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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는 1969년에 발표되었고 시인은 1926년 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