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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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오늘은 꽤 일찍 나왔네.

아...... 나는 아침마다 요 근처에서 조깅하거든.

이 나이가 되다 보니, 제대로 운돋을 하지 않으면 몸이 쉽게 무너지더라고.


나이도 별로 안 많잖아요!


하하하하하, 몸은 일찍 단련할수록 좋지.

어떠냐, 내일부터 나랑 같이 조깅할래?

보통은 이 길을 따라 30분 정도 달리고, 저녁이 되면 다시 헬스를 하러 가지.


못 따라갈 거 같은데......

시간이 많지 않을 거 같은데......


시작도 하기 전부터 안된다고 하면 쓰나, 그건 절대로 강자의 생존 방식이 아니라고.

그래, 하나만 물어보자. 지휘사가 되기 전에 넌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으로 가득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휘사가 된 후에도, 똑같이 잘했잖아.

이건 너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거야, 절대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샤슈는 온화하게 설교를...... 아니, 응원을 하며 손바닥을 내 등에 대고 가볍게 앞으로 밀었다.


우선 좀 뛰어봐ㅡㅡ맞다. 이제 뭐 할 거야?


그냥 순찰이요.


잘 됐네. 순찰하면서 운동 좀 하자.

결국 너는 우리의 지휘사이자 접경도시의 희망이니 절대로 작은 병 따위로 쓰러져선 안 돼. 그렇게 되면 모두가 불안해 할 거야.

당신 말이 맞아요

지휘사

계속해서 운동할게요! 고마워요, 샤슈.

샤슈

고마워 할 필요 없어. 나는 너의 신기사로서, 너를 지킬 뿐만 아니라 너의 건강도 챙겨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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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감사하지만......

지휘사

하루에 30분 달리는 것도 이미 최선이라, 헬스 할 시간은 없을 거에요.

샤슈

글쎄, 너한테는 30분으로도 충분할 거야.

너는 지휘사잖냐. 나처럼 신체가 뛰어나야 할 전투원도 아니고, 그냥 건강만 지키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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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지......

나도 같이 뛰마, 가는 길에 재촉도 하고. 어때?


샤슈의 건강한 몸과 기백은 아마 이렇게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만들어졌을 거다. 오늘부터 샤슈와 함께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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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후우......


어때, 지휘사 . 좀 힘들어 보이는데.


...... 그냥 다리에 힘이 좀 풀렸을 뿐이에요.


샤슈의 체력을 얕잡아 본 것 같다. 같이 30분을 달린다 해도, 샤슈는 신기사로서 일반인보다 훨씬 빠를 텐데, 그저 따라 뛰는 것만으로도 죽을 맛이었다.


평상시에 운동을 너무 안 했구나.


당신이 너무 빨리 뛰었잖아요......

내일은 파이팅 할게요!


솔직하게 말하면, 운동 첫날에 내 뒤에 붙어서 풀코스를 달린 것도 이미 쉽지 않은 일이야.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지휘사 (이)가 15분 달리고 힘들어서 쉴 줄 알았는데......

아침 조깅을 진지하게 할 줄은 몰랐어. 이런 결심을 한 사람은 반드시 만수무강 할 거다!


"만수무강" 이라니...... 흑문 이변 발생 후, 모든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이런 축복의 말을 들은 지도 너무 오래됐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걱정 붙들어 매라, 지휘사 . 내가 있는 한, 너를 마지막 순간까지 보호해 주마.

어디까지나, 넌 모두의 희망이잖아.

그건 그렇고, 우리 딸도 숙제에다가 지휘사가 흑문을 토벌한 이야기를 썼더라고.

정말이지 질투가 나는구만, 분명 아빠의 이야기를 써도 똑같을 텐데......


에, 어떻게 된 일이죠?


지휘사 , 몰랐지. 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좋다고.

아마 소문에서 넌 아주 친절하고 좋은 사람일 거야. 항상 시민들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잖아,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너를 영웅으로 보고 있어.

아,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사인 좀 해 줘. 우리 집 작은 천사가 예전부터 갖고 싶어 했어.


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닌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샤슈에게 사인을 해 주고, 그의 강렬한 요구로 귀여운 하트를 그려주었다.


...... 좋아 좋아, 이렇게만 하면 돼. 이렇게 쉽게 사인을 받다니, 보아하니 일리 있는 소문이였군.

보답으로 지휘사 , 내가 매일 함께 운동을 해 줄게, 균형 잡힌 식사까지 더하면, 언젠가는 나보다 커질 거야!


그건 어려울 거 같은데요......


목표는 항상 있어야 해, 어쩌면 이루어질 지도 모르잖아.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못 뛰겠어요.


그래......


순식간에 두 다리가 들렸다.

샤슈는 한 손으로 나를 둘러멨고, 가볍게 목적지로 뛰어갔다.


아직 10분은 더 뛰어야 하는데ㅡㅡ


운동은 천천히 늘려 나가야지, 오늘은 이 정도로 충분해.

그러니 힘들어도 괜찮아. 내가 있으니까 너를 업고 달리면 돼.


넓은 샤슈의 등에 기대니 나도 모르게 힘이 풀렸다. 운동을 하고 나니 유난히 피곤했고, 심지어 졸리기도 했다.

어차피 샤슈가 곁에 있으니, 몬스터를 마주쳐도 무섭지 않다. 그냥 이렇게...... 잠시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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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을 하다가 샤슈를 마주쳤다. 그는 노점 앞에 서서 노점상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 듯 했다.

역광 아래, 그의 거대한 몸은 그림자처럼 노인의 얼굴에 드러웠고, 순간 두 사람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당신이 여기서 장사하시고...... 만약...... 보호비를 받으러...... 바로......

그 돈들은...... 이번 달에는 필요 없......


하지만......


됐어요. 그냥 이렇게 하죠.


ㅡㅡ샤슈? 여기서 뭐 해요?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휘사 , 여긴 갑자기 무슨 일이야.


그 말은 제가 물어봐야 할 거 같은데요......


흑문 이변이 생기기 전, 샤슈는 제대로 된 회사에서 빛을 독촉하는 일을 했다고 들었다. 설마 예전의 일을 다시 시작한 걸까? 그것도 혼자서 디저트를 파는 노인에게?


아하하하하하, 나는 우리 집 작은 천사에게 줄 도넛을 사러 왔어.


하지먼 저는 분명 돈과 관련된 얘기를 들었는걸요.


음......


샤슈는 난감한 듯 뒤통수를 긁었다.


ㅡㅡ이분은 샤슈의 동료 분이신가요?

부디 그를 보호비를 받고 다니는 깡패로 오해해서 해고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어떻게 된 일이죠?


며느리고 죽고 난 후, 우리 집에 엄청난 빚이 쌓였어요. 샤슈 선생님은 우리 가족이 당분간 돈을 갚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항상 우릴 도와줄 방법을 생각했지요.

우리 집에는 학교를 가야 될 손녀가 있어요. 도넛을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이는데, 무리해서 돈을 갚는다면 우리 아이는 학교를 그만둬야 해요.

다행히도 샤슈가 우리를 위해 상환기간을 연장시켜줘서, 돈을 아껴 학비를 낼 수 있었어요.

그 뿐만이 아니랍니다. 좀 전에 보호비를 걷으러 온 사람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샤슈 선생님이 이 곳에 계신 덕분에 저금통을 뺏기지 않을 수 있었어요.

어휴...... 전 이 사람보다 좋은 채권자를 본 적이 없어요......


무슨 채권자에요. 저는 그저 일을 하는 건데요.

그리고, 언제 빚을 갚을지 걱정하는 것보다 손녀를 잘 돌보는 게 우선이죠.

제가 아빠로서 깨달은 것은, 바로ㅡㅡ집에 귀여운 작은 천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불행한 표정은 그만 지으세요. 이 연세까지 사셨는데 그래도 좀 행복하게 보내셔야죠.


어쨌든, 너무 감사합니다. 이곳에 가끔 나쁜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만약 당신이 없었다면 저는 다른 곳으로 옮겨서 장사를 했을 거에요.


그건...... 당신이 만든 도넛이 우리 집 아가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기 때문이죠. 만약 하루라도 먹지 못한다면, 정말 슬퍼할 거에요.

그걸 위해서라도 저는 눈치 없는 깡패들을 두들겨 패줄 겁니다!

책임감 있는 아빠로서라도, 아가가 가장 좋아하는 도넛을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 싸우겠습니다.

그러니까, 이곳에서 편안하게 장사하세요.


샤슈는 할머니에게 미소를 보였다. 넓은 등은 이 순간 안정감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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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보호비 사건을 해결한 후, 샤슈와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아 도넛을 맛보고 있었다.


어때, 맛이 괜찮지?


음...


할머니가 연세가 많으셔서 도넛을 만들 때 항상 설탕을 많이 넣으셔. 아마 어린아이들 정도가 좋아하겠지. 하지만 생활이 어려우시니, 가끔씩 장사하시는 걸 돌봐드려야 해.

하하, 나의 능력으로는 그분의 빛을 갚아드릴 수는 없으니, 평상시에 이렇게 오지랖을 부리는 수 밖에.


샤슈는 사람을 돕는 걸 계속 좋아하셨어요?


약자를 돕는 건, 사나이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야...... 하지만, 업무 성과가 가끔씩 아주 나쁘다는 게 문제지.

지휘사 , 걱정하지 마. 비록 빚독촉 업무는 좀 별로여도, 신기사 업무는 내가 잘하는 거라고.


제가 해고할까 봐 걱정하는 건가요?


......

아니지? 그게 말이야 지휘사 , 내 딸이 아직 초등학교를......


농담이에요.


하하하, 그럴 줄 알았어. 우리 친절한 지휘사가 어떻게 나같이 믿음직스러운 직원을 해고하겠어.

내 업무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일하는 데 같이 가 줘야겠군. 네가 내 뒤에 있는 한 절대로 다칠 일은 없을 거야.


샤슈는 기세등등하게 맹세했다.


...... 좋아! 이제 출발하자!


저기, 아직 도넛을 다 못 먹었는데......


먹으면서 가면 되지ㅡㅡ지휘사 , 빨리 와!


샤슈는 의욕이 넘치는 표정으로 바뀌었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의 열정적인 성격으로 이제 또 어딘가에 가서 "오지랖"을 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나쁠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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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 근처에 흑문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중앙청의 정보를 받았다. 샤슈는 어린아이 세 명을 안고서는 4층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수도관을 타고 내려왔다.


... 후... 후... 후...

지휘사 걱정 마, 몬스터는 이미 유인했어. 몬스터들이 고아원 계단을 무너트려서 그 때 도망 못 친 세 아이가 있었지만 이미 내가 데리고 나왔어.


흐어엉...... 엉엉엉...... 아저씨, 안에 사람이 있어요.


천천히 얘기해봐, 또 누가 있는데?


그, 리나요, 화장실 간다고 해놓고 아직 안 돌아왔어요, 흐어엉......


리나, 리나, 전 리나를 제일 좋아한다고요, 으아아아아앙ㅡㅡ!


샤슈는 허둥지둥 옷으로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지휘사 , 이 아이를 좀 부탁할게. 다시 한 번 들어가 봐야겠어.


잠시만요! 리나의 생김새라도 자세히 듣고 가요!


...... 그것도 그래.

사나이는 울기만 해선 안 돼. 리나라는 너의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 아저씨한테 말해줄래?


흐엉, 그, 그, 리나는 여자친구가 아니라구요.


어쨌든.


아...... 아저씨, 걔는 머리를 양쪽으로 묶었고요, 아주 귀엽게 생겼어요. 아저씨가 꼭 알아볼 거에요......


양갈래에 귀엽게 생겼다라...... 우리 집 아가랑 아주 비슷하잖아. 아저씨가 이거때문이라도 너랑 약속하마. 반드시 리나를 구해올 테니, 걱정 말고 있어!


샤슈는 창문을 통해 다시 건물로 기어 들어갔고, 얼마 안 가 그의 목소리가 전술 단말기를 통해 흘러왔다.


아, 화장실은 4층 어디라고 했더라?

...... 근데 지휘사 , 들어가서 사람 하나 찾는데, 왜 이렇게 연락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야?

길 물어보라고요

샤슈

하하하하, 그렇구나, 역시 지휘사 는 역시 나를 잘 아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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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걱정돼서요

샤슈

걱정 마, 퇴근하고 집에 가서 우리 딸이랑 밥 먹어야 해. 절대 다칠 일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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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4층 복도 끝이에요!


알았어...... 응? 여기 벽은 몬스터들 때문에 무너졌네...... 지나가려면 좀 골치 아프겠어......


전술 단말기 너머에서 돌을 옮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리나야!

리나야! 리나야! 안에 있니?!...... 이상하다, 분명 소리가 들렸는데.

리나ㅡㅡ!


사, 살려주세요!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였다.


리나의 목소리에요!


큰일이네, 조금 귀찮아졌어.

몬스터 한 마리가 복도에서 길을 막고 있어. 처리하지 못한다면 리나는 나오지 못할 거야.


지원이 필요해요?


이 정도 쯤이야 나 혼자서 해결하면 돼.


무거운 물체가 바닥을 내려치는 소리와 함께 샤슈의 포효는 4층 창문을 통해 흘러내려왔다. 유리는 심하게 흔들려 깨질 것만 같았다.

이어서 쉴 새 없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흐어...... 흐어......

됐다.

아이가 몬스터의 소리 때문에 정신을 잃은 것 같아. 그저 울기만 하고 나랑 가려고 하지도 않네......

아까 그 과물이 소리를 내기도 전에 목을 잘라버렸는데, 그런 능력이 있을 줄이야.

그럼 어떡하죠!

샤슈

음...... 걱정 마! 지휘사 가 보는 앞에서 내가 아빠라는 것을 증명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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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슈는 여자아이를 잘 달래나요?

샤슈

역시 지휘사 , 이건 내가 제일 잘하는 거야! 나에게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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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야, 네가 리나 맞니?


샤슈는 자신이 온화해 보이도록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흐엉, 으아아아앙......


리나, 아저씨는 중앙청의 신기사야. 지금 널 구해줄 거야. 겁먹지 마, 몬스터는 이미 아저씨가 처리했어.

...... 여전히 반응이 없군, 그럼 강제로 안고 가는 수밖에.


얼마 지나지 않아, 샤슈는 대성통곡을 하는 여자아이를 안고 창문으로 민첩하게 기어내려왔다.


으엉...... 으아아앙...... 리나...... 리나 무서워요......


리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꺽꺽거리며 울었다.

샤슈는 할 수 없이 아이를 팔로 안은 채 앉아 마치 갓난아기를 어루만지듯이 가볍게 등을 토닥이며 이름을 알 수 없는 노래를 불렀다.

그 자장가 같은 멜로디가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샤슈의 따뜻한 품이 안정감을 주었는지, 여자아이는 서서히 잠에 들었다.

이 때 고아원 선생님이 다가와 조용해진 아이를 안고 갔다.


휴......

예전에 딸을 재우던 방법이 아직까지 유용할 줄은 몰랐네~

지휘사 (은)는 잘 모르겠지만, 자장가는 모든 초보 아빠의 필수 과목이야. 그 당시 우리 집 천사를 재울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라.

아쉽게도...... 지금은 이미 다 커서, 혼자서 자기 시작했어. 그 때 아이를 품에 안고 재웠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그립구만.

이런 느낌, 지휘사 (은)는 아마 모를 거야. 넌 아직 누군가가 너를 재워줘야 하는 나이니까.


저 그렇게 어리지 않은데요......


내 말은 지휘사 (이)가 잠이 안 올 때 나한테 연락해도 된다는 거야. 지휘사로서 스트레스가 많을 테니.


............ 응? 설마 샤슈가 나한테도 자장가를 불러준다는 건가?


우리 집에 아직 자장가 CD 한 세트가 있어. 이걸로 불면증을 치료하는 데 딱이지.


...... 그럼 고맙죠.


만약 자장가를 직접 불러야 한다면, 내가 해줄 수도 있고.


그건 됐어요. 굳이 아빠처럼 해주지 않으셔도 돼요.


하하하, 지휘사 도 내 소중한 가족이잖아.

자장가 뿐만 아니라, 목욕하고 옷 갈아입히는 것도 나라면 해줄 수 있어!


...... 얘기를 하면 할수록 나를 갓난아기 취급하는구나.

하지만, 언젠가 정말 잠이 안 온다면 샤슈의 자장가를 한 번쯤 들어볼 수 있을 거 같다. 어쩌면 정말 도움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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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휘사 , 우리 딸 어렸을 때 사진을 보고싶다고?


지금이 어렸을 때 아니에요?


매일이 다 다른 어렸을 때지!

그리고, 우리 딸처럼 예쁜 작은 천사는 하루가 다르게 귀여워지고 있어서, 꼭 봐야 하지.

....... 그래, 사실은 그냥 우리 집에서 식사 대접을 하고 싶었어. 우리 집 아가가 이틀 동안 방학이라 달려왔지. 그래도 중앙청의 지휘사 오빠/언니가 그립더라고 하더라.


그랬군요. 그냥 편하게 말하지 그랬어요.


그럼 일처리 끝나면 우리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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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슈의 숙소로 왔다. 화려하게 꾸미진 않았지만, 깔끔함에서 가정의 온기가 느껴졌고, 여러 흔적에서 샤슈는 가정적인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이 서랍에는 우리 집 아가의 성적표와 상장이 들어있어. 정말이지 아빠로서 자랑스럽단 말이야~

그리고, 이건 우리 집 앨범이야. 어때, 화기애애하지!

아, 그리고 이 앨범은ㅡㅡ


당신의 예전 사진이군요.


오, 어릴 때랑 지금이랑 많이 닮았구나.


본인 사진을 처음 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하하하, 사실 이 앨범을 안 본 지 몇 년 됐어. 이렇게 네가 펼쳐볼 줄은 생각도 못 했군. 오히려 조금 민망한데.


어린 시절 앨범의 샤슈는 초등학생 같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키와 체격은 이미 또래보다 한 뼘은 컸고, 그의 모습에서 크고 우람한 외형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중 한 장의 사진에서 샤슈는 축구공을 들고 서 있었는데, 이마에는 선명한 핏자국이 있었다. 아마 어딘가에 부딪혀 생긴 상처 같았다.


어떻게 된 거에요?


요거 말이구만...... 어렸을 때 말을 잘 안 들어서, 아마 축구시합에서 친구랑 싸우고 생긴 상처일 거다.

왜 그런 말이 있잖냐.
그래, "흉터는 남자의 훈장이다", 나는 아직도 이 말을 믿고 있지.

하지만 지금은 아빠가 되었으니, 당연히 예전처럼 충동적일 수는 없어.


자세히 보면 사진 옆에 아주 작고 어린 글씨체로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남자가 될 거야!" 라고 쓰여있다.

...... 이제 이루어진 거겠지?


하, 어렸을 대의 나는 아마 가정을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나 자신을 얕잡아보겠지. 하지만 이건 아빠로서 반드시 지어야 할 책임이야.

비록......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남자가 되는 건 모든 남자들의 꿈이겠지만.

그러고 보니, 지금 이렇게 의외로 신기사가 되어 각종 몬스터들과 싸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얻었으니, 꿈을 이룬 거라고 봐도 되겠군.


샤슈는 손을 내밀어 손가락을 사진에 비친 자신을 가볍게 튕겼다.


상상도 못 했겠지, 난 지금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하다고.

지혜로운 아내와 귀여운 딸은 물론이요, 곁에 지휘사 (이)라는 믿을만한 사람을 두었어. 아주 부럽지?


사진 속의 사람은 당연히 답이 없었다. 하지만 샤슈는 혼자 쾌활하게 웃었다.


지휘사 , 밥 다 먹고 같이 사진 찍자.


저요?


비록 지휘사와 신기사는 엄밀히 말하면 동료 관계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목숨을 서로에게 건네 준 파트너야.

이쯤 되면 나의 중요한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으로서, 가족 앨범에 네 모습이 없다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들거든......

마침 타이머 카메라를 새로 샀지. 어때, "가족사진" 찍어보자.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하자.

음, 설명서 좀 찾아볼게, 타이머 카메라는 어떻게 사용하는 거냐...... 아, 아, 이건가.


띠띠띠.


이거, 타이머 시작된 거 같아요.


응? 아직 안 눌렀는데. 잠시만, 설마 이건가...... 아, 찍는다. 이제 찍힐 거야.


찰칵!

거대한 플래시가 이쪽을 향해 번쩍였다.


으악ㅡ!


괜찮아, 아이고, 괜찮은 거 맞지? 미안해, 쓴 지 너무 오래 됐거든.


바로 이 때 카메라에서 사진이 나왔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당황한 얼굴로 렌즈 앞에 모여있었다.


...... 너무 바보 같은데요.


하하, 하하하하, 아니지, 하나도 바보 같지 않아. 이건 아주 중요한 추억아야! 잘 간직해야지......


아니에요!


아이고ㅡㅡ뺏지 마. 걱정 마, 내가 가족 앨범에 잘 보관할 테니,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