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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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줄거리
3. 해석
4. 등장인물
5. 미디어
5.1. 영화
5.2. 드라마


1. 개요[편집]


극작가 오영진의 대표작인 걸작 희곡으로, 3막 4장으로 꾸며서 1949년에 발표한 희곡이다.

간단하게 보면 친일 잔존 세력이 몰락하고 질서가 제대로 잡힌 정의롭고 건강한 사회로 새로이 바뀌었으면 하는 희망사항이 담겨 있다.

고등학교 6차 교육과정의 국어(하)에도 3막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최신 교육 과정의 중3 국어에도 3막의 내용이 실려있다.


2. 줄거리[편집]


  • 1막
주인공인 이중생은 전형적인 악역으로, 일제강점기 때에는 자신의 외아들까지 징용보내는 등 갖은 친일행각으로 사리사욕을 꾀하였다가 일본이 패망한 뒤에도 광복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틈타 갖은 비리를 일삼아왔다. 그 예로, 달러 융자를 받을 목적으로 자신의 둘째 딸 하연을 미국 원조 기관 직원 란돌프의 정부로 이용하는 것. 장차 장관까지 될 것을 꿈꾸고 있었으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고, 그의 갖은 비리들이 낱낱이 밝혀지며 경찰에 잡혀가고 재산은 몰수당할 위기에 처한다. 게다가 하연을 정부로 들인 란돌프는 실은 사기꾼이었다.[1]

  • 2막
보석으로 나온 뒤[2] 고문 변호사 최씨와 짜고 재산을 지킬 방법을 찾다가 궁여지책으로 전 재산을 사위인 송달지의 명의로 빼돌리고 자살한 것처럼 꾸미기로 결심한다. 그 이유는 의사인 송달지가 의술이 우수하고 사람됨이 성실할지언정 다른 능력은 부족하기 때문에 이중생의 충직한 재산 관리인으로 써먹을 수 있을 것이라 봤고, 게다가 만만해 보이는 만큼 장차 이중생이 그로 행세하며 지내는 것도 가능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망 진단서에 도장만 찍어주면 되는데 송달지가 이를 거부하자 이중생이 직접 송달지의 도장을 훔쳐 찍음으로써 사망 진단서를 위조하기에 이른다. 여기까지가 2막.

  • 3막
자살로 위장한 이중생의 거짓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조문객이 올 때마다 죽은 체하며 누워있기를 수 차례 하다가 국회특별조사위의 김 의원이 이중생의 집에 찾아온다. 김 의원의 등장은 잘 돌아가려던 일이 막판에 뒤틀리며 재산을 지키고자 했던 이중생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김 의원이 언변으로 송달지에게 상속받은 재산으로 무료 병원 건립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부추겼고[3] 평소 '의사는 환자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지 장사꾼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송달지는 이에 동요하여[4] 얼떨결에 김 의원의 무료 병원 건립 제안을 받아들인다. 김 의원이 나가고 난 뒤 이중생은 길길이 날뛰며 송달지와 최 변호사에게 화를 내며 따지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 게다가 이 과정에서 최 변호사가 화를 내며 결별하고 만다. 재산 지키려고 용쓰다가 자기 무덤만 판 꼴이 됐으니 이를 어찌하리오.
송달지도 말없이 욕을 듣고 있다가 나라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고, 징용 갔다가 10년 만에 돌아온 아들 하식 역시 쉴드를 쳐주기는 커녕 송달지의 의견에 동조하며 아버지를 비판하였다. 결국 거짓 자살극까지 꾸며가면서 재산을 지키고자 했더니만 하루 아침에 전 재산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아들에게까지 외면받으며 그야말로 게도 구럭도 다 잃어버린 이중생은 진짜로 자살하였다. 마지막에 하인이 이중생의 시체를 보고는 기겁을 하며 누가 관에서 시체를 꺼내놨다고 외치는 장면이 압권.(하인은 이중생이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당에서 자살한 이중생을 보고 시체가 밖으로 나온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3. 해석[편집]


주인공인 이중생의 이름을 한자로 쓰면 '李重生'이 되는데 성씨(李)는 '두 '(二)와 발음이 같다. 이를 토대로 치환해 보면 이중생활(二重生活)에서 마지막 글자를 떼어 낸 것과 같아져서, 거짓 자살극을 꾸민 주인공이 잠깐동안 처해진 운명(살아 있는 이중생과 죽어 있는 이중생)을 의미한다. 또한 활(活) 자는 살 활자이므로 '살아있는(活) 이중생(二重生) 각하'라는 제목 뜻풀이를 해보면 안에 이중생활이라는 단어가 모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름 끝글자인 생(生)앞에 마음 심(心) 변을 붙이면 성(性)이 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또 치환해보면 이중성(二重性)이라는 단어가 된다. 주인공의 운명을 암시하도록 이름을 잘 지은 경우이다.

이중생의 형 이름은 이중건인데, 거기서 '건'은 '세울 건'(建)이다. 앞의 해석대로라면, '다시 세운다'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의 '중건'이라는 이름의 한자는 '경복궁 중건(重建)'의 그 중건과 같은 한자를 쓴다. 새로운 대한민국이 다시 세워지기를 희망하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중건이 초반에 이중생의 친일행각과 그 밖의 갖은 비리에 대해 말하며 이중생을 신나게 디스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럴 수도...[5]


4. 등장인물[편집]


  • 이중생: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일제 시대엔 자기 외아들까지 징용을 보낼 정도로 갖은 친일행각을 일삼았고 해방 이후엔 사회적 혼란을 틈타 비리를 일삼을 정도로 탐욕이 강하고 교양이 없는 인물. 결국 자기 죄로 붙잡혀가고 재산을 몰수당할 위기에 처하자 자살한 걸로 꾸며 재산을 보존하려 했지만 완전히 실패. 거기다 아들 하식에게까지 외면받자 결국 자살하고 만다. 해방 직후의 사회에서 배격되어야 마땅할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인물.

  • 우 씨: 이중생의 부인. 남편을 대단한 존재로 알고 뻐기며 살지만 하인들 부리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고 최소한의 사회적 상식이나 준법의식도 결여된 우매한 인물.

  • 하주: 이중생의 첫째딸. 어머니처럼 아버지를 대단한 존재로 알고 뻐기고 다니는 데다 최소한의 사회적 상식이나 준법의식도 결여된 욕심많은 인물. 거기다 자존심이 강하여 자기 목소리도 큰 편. 남편인 송달지를 다달하며 살고 있고 이중생이 끌려간 뒤엔 집안사정에 냉소적인 하연과 자주 충돌하고 다닌다. 결국 마지막에 일이 다 틀어지자 원인 제공자인 남편에게 악을 쓰다가 수정 싸닥션을 맞고 만다.

  • 하연: 이중생의 둘째딸. 어머니나 언니와 달리 학교도 졸업하는 등 상당히 교양있고 현대적인 인물. 아버지의 사업 문제로 미국 원조 기관을 사칭하는 란돌프의 정부가 되어 인천의 별장에서 머물다가, 그 별장이 이중생의 것이 아니라 관리인을 속여 빼앗은 사실이 들통나 쫓겨난다. 그리고 란돌프는 가짜. 이 때문에 아버지를 미워하고 냉소적으로 보게 되었다. 대사 하나하나에 아버지에 대한 조소와 냉담함이 묻어날 정도. 집안일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자기 나름으로 회사에 취직을 하며, 재산이 몰수당한다는 소식에도 시큰둥했다.

  • 송달지: 이중생의 사위이자 하주의 남편. 의사로 일하고 있지만 생활력이 없는 탓인지 벌이는 신통치 않은 편. 일제 시대 몇 번이나 감옥 신세를 졌던 경력이 있다. 이중생과 아내 하주에게 구박당하며 살고 있다가 이중생의 모략으로 인해 상속자가 되는 형태로 이름을 빼앗길 처지가 된다. 그러나 이중생과 달리 평소 그 나름의 양심이 있던 탓에 끝끝내 그의 계략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으며, 결국 의사로서의 양심에 따라 김 의원에게 무료병원 건립에 전 재산을 기부하는 형태로 이중생의 계략을 망쳐놓고 만다.[6] 말없이 이중생의 욕을 듣고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의사를 표명하기 시작했고, 하주에게 수정 싸닥션까지 날렸다. 해방 직후의 무력한 지식인들을 상징하는 인물.

  • 최 변호사: 이중생의 고문 변호사. 비열하고 책임감 없는 기회주의자이다. 이중생에게 자살한 척 하여 재산을 빼돌릴 것을 제의하는, 사실상 이중생을 파멸로 몰고 가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7] 난관에 빠진 이중생을 도운 것도 그저 한 몫 잡기 위해서였을 뿐. 일이 틀어지고 이중생에게 욕을 들어먹다 결국 본성을 드러내고 자기 몫이나 제대로 계산하라 협박조로 말하며 결별해 버린다. 허나 이중생은 진짜로 자살해했렸으니 이 변호사의 탓이 크다..

  • 이중건: 이중생의 형. 이중생의 친일행각으로 인해 전부터 피해를 많이 봤으며, 살던 집이 이중생 명의로 되어있어서[8] 그의 재산몰수에 덩달아 집을 빼앗길 처지가 되어 이중생 집에 드러눕게 된다. 하지만 그 역시 그리 건실한 인물은 못 되며, 다소 경솔한 구석도 있다.[9] 이중생 재산이 보존되면 새로운 집과 일제 시대부터 지불해준 것들의 보상으로 삼백 만 환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본인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은 게(...) 극중 이중생의 장례식에 조문 온 사람들이 이중생의 재산이 1억 환이니, 2억 환이니 이야기하자 혼잣말로 '그런 걸 이눔이 단돈 삼백만 환.'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로 봐서는 본인도 별로 이중생에게 양도받을 돈을 이중생의 재산에 비해 큰 돈으로 생각하지 않은 듯. 하지만 그 돈마저 이중생의 재산은 다 기부 형태로 몰수되고 이중생도 자살했으니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 하식: 이중생의 외아들. 또 다른 주인공으로 아버지와 정신적 면에서 완전히 반대인 인물. 일제 시대 이중생의 친일 행각으로 인해 하인 용석 아범의 아들과 함께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게 된다. 갖은 고생을 하다 화태(사할린)에 억류되어 있었고, 이중생 측에서는 10년 동안 소식도 알 수 없었다가 그의 거짓 자살극 당시 겨우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이런 과거 때문인지 아버지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이었고, 또한 투철한 정의감과 애국심, 민족주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나라에 닥칠 새로운 위기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태도가 아버지에 대한 외면이 되어, 사실상 나락에 빠진 이중생을 자살로 몰고 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용석 아범: 이중생 집안의 하인. 아들이 하식과 함께 강제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죽은 일 때문에 늘 시름에 잠겨 살고 있다. 기본적으로 소심한 인물. 아들이 광복군으로 가려다 맞아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서글퍼하면서도 나름대로 대견해 하다가, 진짜로 자살한 이중생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 박씨: 이중생의 옆집에 살고 있는 여인네. 우씨가 신뢰하는 유일한 인물. 우씨의 부탁에 따라 자주 이중생 집안의 일을 돕곤 한다. 마지막에 재산도 다 잃고 아들에게도 외면받아 망연자실해 있던 이중생을 발견하고 귀신이라 기겁을 하고 도망갔는데, 이 일이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을 친 격이라 이중생의 자살에 확인사살을 가한 셈.

  • 임표운: 이중생의 비서. 이중생 옆에서 보좌를 맡고 있지만 그렇다고 달리 탐욕스럽거나 한 인물은 아니다. 이중생이 경찰에 구속되고 재산을 몰수당할 위기에 처했음에도 옆에서 여러 일들을 묵묵히 처리해나갔다. 하연에게 취직 제안을 받거나 같이 산보를 나가자는 말을 듣는 걸 보면 하연이 그에게 마음이 조금 있는 듯.

  • 김 의원: 국회특별조사위에서 나온 인물. 강직하고 타협을 모르는 인물로 보인다. 최 변호사가 환심을 사려고 술을 권하자, 초상집에서 그럴 수는 없다고 딱 잘라 말하는 걸 보면 원리원칙에도 충실하며 차가운 성격으로도 볼 수 있겠다. 이중생과 같은 인물들에게 처벌을 내리는 국가를 상징하고 있다.


5. 미디어[편집]



5.1. 영화[편집]


1958년 유현목 감독의 영화 《인생차압》으로 만들어져 개봉했다. 인생차압 참고.


5.2. 드라마[편집]



1985년 3월 16일 하오 9시 30분 KBS 1TV TV 문학관에서 방영했다. 제173화 '인생차압'이라는 제목으로 김순철이 주인공 이중생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본 박성조, 연출 맹만재.

기본적인 내용의 틀은 원작을 따라가고 있지만 일부 요소는 각색되었다. 시대 배경이 해방 직후의 사회혼란기에서 1960년대 초[10]로 각색되었고, 이중생은 1950년대 말경 잘 나가던 자칭 '불세출의 사업가[11]'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한데다 일찌감치 부동산에도 눈을 떠서 큰 부를 축적한 인물로 나온다. 드라마 오리지널 설정으로 이중생은 해방 전에는 '나까무라'라는 일본인이 경영하던 목재소 관리인이었다가 패전 이후 목재소 사장이 일본으로 건너가자 얼씨구나 하고 그 재산을 차지했다고 언급되며, 국유림을 불법으로 받아서 일확천금을 노렸다는 설정이 추가되었다.[12] 결말도 진짜로 자살하는 게 아니고 속이 터진 이중생이 자기도 모르게 관에서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조문객들에게 쫓기는 걸로 마무리되었다(...). 그 와중에 "이 이중생이 살아 있다고!"라는 이중생의 절규 뒤에 주요 인물들의 어이상실한 표정이 차례로 지나가는 연출이 압권이다(...). 극중에 간간이 나오는 원로 성우 황원의 맛깔나는 나레이션도 볼거리.
[1] 이 일 때문에 하연은 아버지를 무척 싫어하게 되며 이후 벌어지는 아버지의 위기에 대해선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2] 교과서에서는 재산 정리를 구실로 한 단기 보석, 다른 버전에서는 꾀병을 부려 병보석.[3] 죽어서라도 재산 지키려고 별 쑈를 해봤자 이미 지은 죄들의 성질상 어차피 재산 몰수당하는 건 똑같다. 김 의원 또한 그걸 잘 알고 있기에 무료 병원 드립 이야기를 한 것.[4] 김 의원의 제안이 평소 송달지의 생각과 맞아떨어져서 자신도 모르게 김 의원의 말에 힘을 실어준 꼴이 된 것이다. 최 변호사:뭐요?[5] 이중건의 대사 중 '어디 어떤 낯짝을 들구 들어오나 보자. 글쎄 일정 때부터 출세한답시고 문중선산 문전옥답 다 팔어 헤쳐놓구 내 아들을 잡어다 바치질 않았나 그것두 모라자서 늙은 형놈의 집 한 간마자 뺏어먹어'가 있다. 비록 동생이기는 해도 정말로 가루가 되도록 깔 만하다. [6] 단 어차피 재산을 몰수당할 수밖에 없다는 걸 감안하면 딱히 그가 원인인 것은 아니다. 그저 몰수당하는 형태를 다른 방향으로 만들었을 뿐.[7] 3막에서 이중생의 가족들이 자작극이 들킬까 우려하자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겠냐'라는 말을 하는데, 그렇게 자신만만하다가 결국..[8] 원래는 본인 집이었는데, 이중생이 '형님이 겨우 초가삼간에 살아서야 자기 체면이 깎인다'며 헐고 새로 기와집을 지을 것을 종용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다시 지은 기와집의 등기를 자기 명의로 내버렸고, 졸지에 이중건이 집을 빼앗긴 것.[9] 김 의원이 듣는 중에 최 변호사에게 내가 초 잡은 게 어떻소? 라는 말실수를 하고 만다.이것은 유서를 조작하는 데 이중건이 개입했다는 소리가 된다.[10] 한국전쟁 이후 박정희 정권 하에서 경제 성장의 초석이 다져지던 시기였다.[11] 극중 나레이션에서 표현하기를 욕심 많고 뱃심 좋고 거기다 사업수완까지 뛰어나서 '이중생 각하'로 통했다고.[12] 미국인에게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딸을 이용했다가 사기를 당하고 수감된 뒤 보석으로 풀려난다는 설정은 원작과 동일하다. 단 TV 문학관 버전에서는 원조 기관 직원이 아니라 미국인 사업가의 자금 지원을 노린 것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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