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시장경제 (r2022072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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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성향


1. 개요[편집]


/ social market economy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wirtschaft) 또는 사회적 자본주의(social capitalism)는 서유럽 대륙 국가들[1], 특히 독일자본주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라인 자본주의(Rhine capitalism)라고도 한다.

'사회적(Sozial)'이라는 말 때문에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와 관련된 개념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가톨릭 사회교리와 같은 사회정의에 기반한 온건한 자유주의(liberal) 시장경제를 의미한다. 자유시장(Free Market)과 사회정의의 조화을 추구하며 복지국가를 지향한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서독에서 콘라트 아데나워기독교민주연합 정부가 도입한 사회적 시장경제는 오늘날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내 여러 나라의 경제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2. 성향[편집]


사회적 시장경제는 독일의 질서자유주의[2]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질서자유주의대공황 이전의 자유방임경제, 그리고 사회주의민족사회주의, 파시즘에서의 중앙관리경제 양쪽 모두를 거부하며,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사회자유주의자들이나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지지하는 케인스주의와 같은 '중도의 경제정책'도 비판적으로 보았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이러한 질서자유주의를 바탕으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지향한다. 질서자유주의는 어디까지나 경제적 자유주의, 신자유주의에서 나온 개념이기 때문에 자유시장을 중시하지만, 자유방임경제에서는 독점 등의 폐해가 나타난다며 굉장히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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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자유주의의 창시자 발터 오이켄

애덤 스미스와 같은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은 정부 공권력의 독점만을 지적하면서 자유방임경제를 지향했지만, 발터 오이켄과 같은 질서자유주의자들은 시장에서의 경제력 집중으로 생겨난 독점자본도 지적했다. 질서자유주의는 독점자본이 불공정거래, 불공정 경쟁을 일삼지 못하도록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있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에 기반한 사회적 시장경제에서도 경제의 흐름을 최대한 시장의 원리, 민간기업에 맡기면서 생산, 인력, 판매 전반을 통제하고 계획하려는 시도는 자제한다. 다만,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하지만 사회적 시장경제는 질서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것이지, 이 둘이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전후 서독의 질서자유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역할을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에 대해 입장 차이가 존재했다. 발터 오이켄이나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같은 이들은 사회적 형평을 위한 정부의 개입을 인정하긴 했으나 그래도 자유시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다음과 같은 3대 사회원리를 존중함으로써 이루어진다.
1.자기책임성 원리- 이는 인간존엄의 인격존중 원리로서의 존엄성과 그 권리의신성함, 그리고 개인의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써 사회관계를 평가하는 가장중요한 평가 척도가 되어야 한다는 원리다. 이 원리는 다른 나머지 원리, 이를테면 연대성 원리나 보충성 원리보다 우선한다.
2)연대성 원리-앞에서 언급한 '자기책임성 원리'는 연대성 원리를 동반한다. 즉, 자기책임성 원리에는 고유의 인격을 지닌 타인에 대한 인격존중과 더불어 공동체 형성을 책무로 하는 '연대성 원리'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이 원리는 평등성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앞의 첫째 윈리 '자기책임성 원리'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3)보충성원리-개인성과와 연대원칙으로 문재를 해결할 수없는 경우 지원,조정,개입하는 보조 원칙이다. 단,개별구성원과 가족의 자유, 그리고 자기 책임성을 훼손시키는 작용을 해서는 안된다.보충성은 어디까지나 자기책임과 자조능력 형성 노력세 촉매가 되도록 해야한다.


한편, 알렉산더 뤼스토, 빌헬름 뢰프케, 알프레드 뮐러-아르막 같은 이들은 자유시장을 중시하면서도 사회적 형평을 위한 정부의 개입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특히,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했던 뮐러-아르막은 그의 저서 '경제조정과 시장경제(Wirtschaftslenkung und Marktwirtschaft)'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라는 용어를 고안해 냈으며, 자유시장('시장경제')과 사회적 형평('사회적')의 조화를 추구, 이를 위한 정부의 개입을 더 적극적으로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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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이끌었던 두 주역 알프레드 뮐러-아르막과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아데나워 정부의 경제장관이었던 루트비히 에르하르트는 '모두를 위한 번영(Wohlstand für Alle)'이라는 표어 아래 사회적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이끌어 나갔다. 이렇게 사회적 시장경제는 자유시장을 중시하면서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데 한해 정부가 개입하는 질서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요소에다가 사회적 형평을 위해 정부가 개입하여 각종 복지 및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고 노동자의 기업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기독교-사회적' 요소가 결합되어 형성된 독일식 자본주의 시스템인 것이다.

사회적 시장경제에서 '사회적' 요소는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와는 거의 관련이 없으며, 가톨릭 사회교리와 개신교 윤리에서의 사회정의, 그리고 기독교 민주주의와 깊은 관련이 있다. 19세기 말 독일에서는 오토 폰 비스마르크 총리가 사회주의를 막고자 사회보험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복지정책을 펼쳤고, 교회도 이러한 추세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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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자유주의자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경제장관과 기독교 민주주의자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1891년 교황 레오 13세는 교서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에서 노동자의 단결권 인정 및 적정 임금을 받을 정당한 권리를 주장했으며, 1931년 비오 11세는 교서 '40년 후(Quadragesimo Anno)'에서 자본주의의 폐해와 사회주의의 계급투쟁관에 대한 대안으로 노동자, 자본가, 정부가 참여하는 삼자 합의주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톨릭 사회교리나 개신교 윤리에 바탕을 둔 콘라트 아데나워기독교 민주주의자들은 전후 서독에 사회적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가족공동체를 위한 각종 복지 및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여 비스마르크 모델 복지국가를 강화했다.

그나마 사회적 시장경제의 '사회적' 요소에서 노동자의 기업 경영 참여를 보장한 노사공동결정제(Mitbestimmung)가 사회민주주의와 관련이 있지만, 이조차도 온전히 그런 것은 아니다. 오늘날 독일 사회적 시장경제에서의 노사공동결정제는 사회민주당 정부가 1976년 '공동결정법'을 제정하여 완성한 것이지만, 그 시작은 기독교민주연합 정부가 1951년 '몬탄-공동결정법', 1952년 '경영조직법'을 제정한 데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민주당과 독일노동조합연맹이 민주적 사회주의를 내세우면서 부분적 계획경제, 생산수단의 사회화 등을 주장하자, 기독교민주연합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경영상의 공동결정제'를 도입한 것이다. 즉 노동자노동조합 측에서 경영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허용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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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기민련(CDU) 경제정책 선거 포스터.jpg
경제의 갈림길에서[4]
사회민주당의 계획 대 기독교민주연합의 성과[5]

이후 사회민주당은 급진적인 민주적 사회주의 노선을 포기하고 보다 온건한 사회민주주의로 전환하면서 사회적 시장경제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집권에 성공한 뒤에는 연정 상대인 자유민주당,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과의 합의를 통해 '공동결정법'을 제정하여 '기업차원의 공동결정제'를 도입했다. 이렇게 오늘날 독일 사회적 시장경제에서의 노사공동결정제가 완성된 것이다.

참고로 독일에서는 기업의 이사회가 '감독이사회(Aufsichtsrat)'와 '경영이사회(Vorstand)'로 나뉜다. 감독이사회는 주주총회에서 뽑힌 사용자 측 인사와 노동자 대표로 구성되는데, 해당 기업의 장기적 전략이나 다른 기업의 인수, 합병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하며, 경영이사회 이사의 임명과 해임 등 경영진을 감독하고 견제하는 역할까지 한다.

한편, 경영이사회는 사내 이사로만 구성되며, 기업의 일상적인 업무를 주관하고 법적 또는 법 외적인 문제에서 회사를 대표한다. '기업차원의 공동결정제'란 기업의 감독이사회에 대한 노동자 대표의 참여와 공동의 의사결정권을 보장한 것이다. 기독교민주연합이 '경영상의 공동결정제'를 도입하면서 '기업차원의 공동결정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했다면, 사회민주당은 '기업차원의 공동결정제'를 전면 도입한 것이다.


독일 사회적 시장경제에서의 노사공동결정제

결론적으로 사회적 시장경제 혹은 사회적 자본주의는 시장경제에서의 생산, 인력, 판매 전반을 통제하고 계획하려는 시도는 자제하지만,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 국민 전체의 사회복지와 권리, 특히 가족공동체를 위한 복지에 있어서는 정부의 개입 및 조정을 지지하는 모델이다.

공동체적 경제를 기반으로 부분적인 시장 개입에 긍정적[6]인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사회적 시장경제는 영미권자유시장 자본주의 모델이나 북유럽사회민주적 자본주의 모델과 구별되어 서유럽, 특히 독일독일어권 국가들의 자본주의 모델로 분류되는 것이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정치적으로 주로 독일 기독교민주연합, 기독교 민주주의와 연관이 깊지만, 영국 보수당일국보수주의자들이나 미국 공화당록펠러 공화당 등의 진보적 보수주의, 일부 자유보수주의[7]와도 연관이 있다.

물론, 사회적 시장경제는 복지 친화적, 노동 친화적인 일부 중도우파만이 아니라 사회자유주의, 사회민주주의와 같은 중도좌파와도 연결지을 수 있다. 사실 사회적 시장경제는 사회민주당중도좌파 정당에서도 꽤 호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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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영국은 사회적 시장경제 요소도 있지만, 주류는 경제적 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자유시장경제이다.[2] 복지국가 자유주의자유시장 자유주의 사이에 위치하며, 영미식 신자유주의와 뿌리가 같으나 이내 갈라져 나온 독일식 신자유주의라고 볼 수 있다.[3] 영미권독일어권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과의 큰 차이점이다.[4] 1949년 연방의회 선거 당시 기독교민주연합의 경제정책 관련 선거 포스터[5] 1953년 연방의회 선거 당시 사회민주당의 민주적 사회주의 노선과 기독교민주연합의 사회적 시장경제 노선을 비교한 기독교민주연합 측의 경제정책 관련 선거 포스터[6] 일부 학자들은 "보수적 조합주의에 기반한 복지국가"(conservative–corporatist welfare state)라고도 칭한다.[7] 서유럽의 자유보수주의 정당들은 시장자유주의와 복지자유주의의 절충인 질서자유주의에서 비롯된 사회적 시장경제에 호의적인 경우도 꽤 있다. 국내의 경우 김종인유승민이 사회적 시장경제를 내세운 바 있다.